[!!] 소셜미디어② 소통과 협력의 세상이 열리다

정보의 소통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유대

송인혁 _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 부문 기획

연재순서 ② 소통과 협력의 세상이 열리다
의미 있는 이야기들을 누구나 접할 수 있도록 공개하고 자유롭게 퍼뜨리고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변화하고 있다. 남 좋은 일 시킨다고? 절대 아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이야기들이 노출될수록 그들은 이야기들을 더 퍼뜨리고자 애를 쓸 것이며, 정보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한 관심 역시 더욱 커지게 된다.

2009년은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이 심장마비로 타계한 역사적인 해로 기록되었다. 그러나 그의 죽음은 또 다른 의미를 가지는데 바로 인터넷 역사를 새로 쓴 날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마이클 잭슨의 사망 소식을 처음 전한 곳은 [티엠젯닷컴]이라는 인터넷 연예 전문 사이트였다. 이 소식은 즉시 트위터를 통해 전파되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을 하기 시작했다. 그의 죽음이 사실임을 접한 이들은 또 다시 관련 트윗을 재전송하거나 자신이 방문한 사이트의 주소와 함께 의견을 담아 트윗을 날렸다. 이날 트위터는 유래 없는 트래픽으로 서비스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였고, 처음 소식을 전한 티엠젯닷컴 역시 엄청난 트래픽으로 서비스 불가상태였다. 트위터 내에 마이클 잭슨과 관련된 메시지는 전체의 16%가 될 정도였다.
 

마이클 잭슨의 죽음이 소셜 네트워크로 전파되자마자 폭발적인 트래픽을 기록했다.

마이클 잭슨의 혼수상태를 알렸던 [LA 타임즈]도 바로 다운이 되어버렸을 뿐만 아니라 그의 소식을 전하는 다른 매체들도 연이어 서비스가 불가능 상태에 빠져 버렸다. 구글 검색엔진은 마이클 잭슨에 대한 검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스팸 공격으로 간주, 검색 요청 시 인증 확인을 요청하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할 정도였다. 야후 역시 뉴스 방문자 수가 1천 640만 명으로 신기록을 기록했고, 특히 특정 뉴스 한 건이 시간당 약 5천만번의 조회수를 기록하는 대 사건이 발생했다. 이날 특종의 진원지는 마이클 잭슨의 아버지로, 친분이 있는 [티엠젯닷컴] 기자에게 마이클 잭슨의 사망 선고를 알려줬고 18분 후에 인터넷에 기사가 되어 올라간 것에서 시작된 것이었다. 이날 매스미디어는 한참이 지나 브레이킹 뉴스를 전하는 게 다였다. 가장 빠르게 소식을 전한다는 매스미디어는 이날 특종 보도에 있어 뒷북을 치는 상황이 벌어졌다.


마이클 잭슨, 대폭설, 오바마 ... 그리고 소셜 네트워크

한국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지난 1월 4일, 106년만이라는 기상청 기록에도 찾을 수 없는 유례없는 대폭설로 온 나라가 마비 상태가 된 사태가 벌어졌다. 기상청 예보는 완전히 빗나갔고 월요일 아침 여느 때와 다름없이 출근길에 오른 사람들은 갑자기 내린 많은 눈으로 오고 가지도 못하는 상황에 빠지게 되었다. 평소에 10분에서 15분이면 출근할 수 있는 거리가 2시간이 넘는 상황이었고 다른 지역에서 출퇴근 길에 오른 사람들은 어디가 어떻게 막히는지 지금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 수 없이 몇 시간 동안 꼼작 없이 갇혀있는 상황에 빠지게 된 것이다.

이제 세계 곳곳의 사건사고 소식도 현장에 있는 일반이니 생중계한다.
라디오나 TV 방송에서는 눈에 의해 정체된 도로에 상황에 대해 이야기할 뿐 눈사태에 발이 묶인 시민의 고통을 해결해 주는 데는 속수무책이었다. 이런 막막한 상황에 사람들은 트위터에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언제 어떻게 이 상황이 해결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자기가 있는 지역의 교통상황을 알려주기도 했고, 어떻게 길을 우회해서 나갔는지 경험담을 알려주었다. 심지어 자신이 그 자리에 있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교통 관련 트윗을 재전송해 주느라 열심인 사람도 많았다. 사람들은 그날 트위터 덕분에 교통지옥 속에서의 불편함을 덜기도 했지만, 동일한 상황에 있는 수많은 사람과의 네트워킹을 통해 답답함을 달랠 수 있었고, 함께 힘든 상황을 이겨가고 있다는 공동체 의식 속에서 무언가 뿌듯한 동질감 같은 것을 느낄 수도 있었다.

2008년 11월 4일, 미국은 최초의 흑인 대통령 오바마가 당선되는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그러나 이날 오바마의 당선은 '흑인 대통령'의 탄생보다 '네트워크 대통령' 탄생이라는 점에서 더 주목을 받고 있었다. 오바마의 선거 전략의 핵심이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소셜 네트워크를 이용한 유권자들의 물결 효과였기 때문이다. 그에게는 돈도 조직도 보잘 것 없었다. 그러나 그에게는 당시 470만 명의 페이스북 지지자들과 13만명의 트위터 팔로워, 두 개의 블로그와 유튜브, 플리커(Flickr)가 있었다.

오바마의 유권자들은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그의 메시지를 전파했고, 너나 할 것 없이 새로운 정보가 들어오면 경쟁적으로 업데이트를 시도하였다. 이들 유권자들에게 필요한 행동은 그저 버튼 한번 클릭 또는 자신의 지지를 담은 140자 이내의 메시지 하나면 충분했다. 나머지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물결 효과를 통해서 널리널리 퍼져나갈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반면에 매케인 진영은 전통적인 방법대로 거대 매스미디어를 통해 광고를 했고 유세캠페인을 했다. 매케인이 세상이 변했음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늦었다. 그의 팔로워는 단지 5천명 정도였고 선거 결과는 우리가 알고 있는 그대로다. 일본도 2009년 8월에 투개표 된 제45회 중의원 의원 총선거 결과를 예상하는 ';입소문@총선거2009'; 프로젝트에서 소셜 미디어 상의 모든 게시물들과 메시지들을 추출해 그 안에 등장하는 후보들의 빈도수를 측정을 했더니 오바마와 매케인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트래픽이 곧 그 후보의 당선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입증하기에 이르렀다.

이뿐만이 아니다. 근래 들어 급증하고 있는 세계 곳곳의 참변 현장의 최전선에는 언제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자리 잡고 있었다. 현장에 있는 사람이 곧 기자이고, 현장에 있는 사람이 곧 미디어였다. 그들은 사건 사고 소식을 트위터로 내보냈고, 수많은 사람들이 메시지를 재전송시켜 기하급수적으로 사건을 퍼뜨려나갔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전지구적인 관심과 지원을 이끌어내는 사건들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매스미디어는 이제 현장으로 기자를 파견하는 대신 현장에 있는 트위터인을 찾는데 혈안이 될 정도로 상황은 바뀌었다.

고든브라운 전 영국총리는



지구촌을 넘어 글로벌 소사이어티

트위터가 어떻게 라디오 뉴스나 교통방송보다 더 도움이 되었던 것일까? 그것은 다수의 참여자가 실시간으로 서로에게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려 했기 때문이다. 몇 명의 지인들에게 문자나 통화로 정보를 전달 받는 것과는 달리 트위터는 단지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수준만으로 충분하며, 공감할 만한 이들의 이야기에 RT라고 부르는 재전송 버튼 한번이면 수많은 사람들과도 공유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제 참여자들의 완전한 소통을 통해 기존 미디어가 커버하지 못했던 커다란 공백을 채우고 있는 것이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단지 '공감할 만한 무언가'일 뿐이다. 이것이 이른바 중국에서 나비가 날개짓을 한번 하면 뉴욕에 폭풍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는 나비효과의 실체인 것이다. 지구촌은 이제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거대한 공명체로 발전하고 있다. 고든 브라운 전 총리는 이를 지리적 공동체 개념인 지구촌이 아닌, 문화적 공명체인 '글로벌 소사이어티'라고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세계 지성의 향연 TED
한편 최근 지성의 향연으로 전 세계적인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미국의 TED(기술, 엔터테인먼트, 디자인 Technology, Entertainment & Design) 컨퍼런스가 화제가 되고 있다. 연사의 모든 발표들은 온라인으로 공개되고, 누구나 자유롭게 다운로드 받을 수 있고 스크랩하거나 소셜 네트워크로 퍼뜨릴 수 있다. 비용은 무료. 그러나 컨퍼런스에 직접 참가하기 위해서는 무려 700만 원에 육박하는 돈을 내야 하며, 그것도 1년 전에 등록해야 하고, 왜 내가 이 컨퍼런스에 꼭 참석해야 하는지에 대한 에세이를 써서 내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엄청난 경쟁을 해야만 한다. 온라인으로 무료로 볼 수 있는데도 왜 사람들은 비싼 돈을 내면서까지 경쟁하려고 들까. 현장에서 느끼는 가슴 벅찬 감동을 동영상으로는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들은 감동을 느끼고, 자리에 돌아와 무료 동영상을 열심히 전파하여 또 다른 추종자를 만들어 내어 그 다음 해에 그들을 꼭 데려가려고 애를 쓴다. 결국 ';TED Talk';(TED 컨퍼런스 동영상 자료)는 자발적 공헌자에 의해 13개 언어로 번역, 85개국에서 총 1억 번 시청될 정도로 사람들이 열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제 분명히 패러다임이 바뀐 것이다. 가치 있는 정보들을 소수가 독점하고 이를 돈을 받고 공개하여 이익을 나누는 시대가 아니라, 의미 있는 이야기들을 누구나 접할 수 있도록 공개하고 자유롭게 퍼뜨리고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하는 형태로 말이다. 남 좋은 일 시킨다고? 절대 아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이야기들이 노출될수록 그들은 이 이야기들을 더 퍼뜨리고자 애를 쓸 것이며, 정보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한 관심 역시 더욱 커지게 된다. 때문에 예술 문화 분야에 있는 사람들에게 소셜미디어는 새로운 가능성과 가치가 넘치는 블루오션인 것이다. 이것이 소셜미디어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충분한 이유가 아닐까 한다.





송인혁  

필자소개
송인혁은 KAIST 전산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 부문에서 기획업무를 하면서 창조 아카데미 커뮤니티인 LILY(http://lily.or.kr)를 운영하고, TED컨퍼런스의 지역 행사인 'TED×Seoul'의 에반젤리스트로 ';Inspire, Share, Change'; 모토를 우리 사회에 전파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최근에는 집단 지성의 힘으로 만들어낸『모두가 광장에 모이다』저서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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