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책갈피]『잠들면 안 돼, 거기 뱀이 있어』
김석만 _ 서울시극단 단장
올 여름은 참 덥다. 여름 더위를 이기기 위해서 산에도 가고 책도 읽는다. 책은 주로 토요일 신문에 실리는 서평에서 찾는다. 『잠들면 안 돼, 거기 뱀이 있어』는 아마존 유역의 원시부족 피다한 사람들을 관찰한 기록이며 인류학적 언어학적 보고서이다. 제목이 재미있어 눈에 띄었다. 더위를 잊을 수 있을 기대감으로 읽기 시작하여 단숨에 두 번이나 읽었다.
책 제목은 아마존에 사는 원시부족 피다한 사람들이 헤어질 때 사용하는 인사말이라고 한다. 그들의 언어에는 환경에 적응하여 살고 있는 문화가 배어 있다. 한 청년이 부족의 언어를 배워 그들의 언어로 성경을 번역하고 선교하러 들어가 30년 세월을 보낸다. 그 세월 동안 말을 배우고 삶과 문화를 이해한 뒤, 거기서 “신도 진리도 없는 유쾌한 세상”을 만난다. 믿던 기독교도 포기하고 선교사인 아내로부터 이혼도 당한다. 하지만 그들의 삶을 알게 되어 자신의 삶이 윤택하게 되었다는 깨달음을 얻는다.
삶의 변화속도가 너무 빠르면 현재를 즐길 수 없다. 과거의 아픈 기억으로 오늘을 발목 잡히고,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오늘을 저당 잡힌 삶은 곤궁할 뿐이다. 왜 오늘은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삶이 힘들 때, 책 한권을 들고 아마존 밀림을 탐험해 보자. 책을 읽고 나서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표현의 의미 확장에 대한 깨달음도 얻었다. 그것은 배우 훈련 과정에 도입할만한 연구과제도 얻었다. 번역도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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