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러스α] 예술인을 위한 자산관리①

소비 지출 관리에서 시작하라

이정민 _ 경희사이버대학교 자산관리학과 교수

참조 이미지 - 신용카드
참조 이미지 - 가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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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이미지 - 지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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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모르게 숨겨놓은 비상금으로 큰소리도 치고 남자다운 면모를 과시하기도 했던 그런 시절이 있었다. 이 비상금은 어쩐지 밥 먹지 않아도 우리 남자들을 배부르게 했다. 하지만 시절이 변해 비상금이 사라지고 통 큰 신용카드가 지갑 속을 차지하면서 그 행복감은 사라지고 한 달에 한번 받아드는 카드명세서에 한숨과 눈치만 늘어가는 현실이 되었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만든 백화점카드, 은행카드, 할인매장 카드, 놀이공원카드, 커피숍카드, 교통카드, 캐시백 카드, 통신회사카드 이루 다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카드는 지갑에 다 들어가지도 못해 카드전용 지갑이 있어야만 한다. 내 지갑을 한번 객관적인 눈으로 들여다 보자. 도대체 어떤 카드를 소유하고 있는지 내게 정말 필요한 카드는 무엇인지 한번쯤 점검해 볼 일이다. 요즘은 카드를 사용하지 않으면 손해를 보고 사는 듯한 느낌을 준다.

카드 없는 세상은 생각도 못할 정도로 카드는 우리 생활에 밀착되어 있다. 그러나 늘어난 카드만큼 내 소득도 비례해서 같이 늘어났는지 살펴봐야 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 생활 속의 자산관리이다. 소비 지출을 할 수 있는 환경과 여건은 빠르게 증가하는데 소득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소득만큼만 지출하고, 소득 안에서 모든 것이 해결 된다면 좋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수입도 중요하지만 소득만큼 소비를 합리적으로 영리하게 내 소중한 자산을 운영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 봐야할 시기이다. 자산관리 전문가로서 내 자산을 운영하는 방법 딱 두 가지만 이야기하고 싶다.

티끌모아 파산하는 신용카드부터 싹둑!

현금은 없지만 신용카드는 지갑에 항상 대기 중이다. 커피전문점에서 오늘은 내가 쏠께 하며 그은 몇 천원, 별 필요도 없었는데 할인마트에서 원플러스원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산 물건들, 이런 사소한 몇 천원이 모여 한 달 후 날아오는 카드 명세표를 보면 내 월급의 절반을 훅 가져가 버린다. 마치 누군가에게 매달 도둑맞는 느낌이다. 명세표를 보면 도대체 어디서 이 카드를 썼는지 황당하게만 느껴지는 순간도 있다. 카드대금을 결제하고 나면 며칠 지나지 않아 다시 마이너스 통장을 사용하게 된다.

어떻게 하면 매달 반복되는 이런 신용카드의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이렇게 반복되는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과감한 카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구조조정 방법으로 신용카드 대신 직불카드를 사용한다. 직불카드는 아무래도 신용카드보다 사용 가능한 금액이 적을 수밖에 없다. 즉 소득에 비례해 지출을 맞추어 나가는 것이다.

반복되는 악순환의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절제력과 인내심이 필요하다. 직불카드는 통장에서 현금이 당장 인출된다고 생각하면 구매 전에 통장잔액이 있는지부터 생각하게 된다. 즉 구매 전에 이성적으로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몇 달만 이를 악물고 신용카드 사용을 자제하고 꼭 구매해야 하는 것은 직불카드를 사용해 보라. 그래야만 월급의 반절이 날아가 버리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고 내 소득 안에서 작게 설계하며 만족하며 살아가는 법을 배우게 된다. 그래야만 티끌모아 태산을 배우게 되리라.

돈으로 얽힌 관계를 끊고 재무목표 세우기

감성이 풍부한 사람들은 어려운 처지의 이야기를 들으면 남의 일 같지가 않다. 이런 인간적인 사람들이기에 주변에서 친구 혹은 가족, 선후배가 찾아와 어려운 처지를 종종 털어 놓는다. 믿을 사람이 없다는 말에, 한 달만 사용하고 준다는 말에 대출까지 받아 돈을 빌려 주었지만 빌려준 돈은 지금 어떻게 되었는가? 그 돈 때문에 회생되어 고맙다는 이야기를 듣는 사람은 극소수이다. 금융권에서 해결하지 못하고 지인에게 어려운 처지를 말하는 경우는 대개 파산 직전이라고 보면 된다. 그 돈을 빌려 줄때는 지금까지 맺어온 인간관계까지 정리된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행동하기 바란다. 아예 받을 생각 하지 말고 내 능력껏 기부한다고 생각하고 주어 버리는 편이 낫다. 조금은 냉정하게 들릴지 모른다. 하지만 나를 지켜줄 사람은 나 자신밖에 없다는 것을 명심하면서, 이제부터라도 나 자신과 우리 가정의 재무계획과 목표를 스스로 수립하고 재점검해야 한다.

재무계획, 재무목표 그러니까 거창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교육이 제대로 안 된 결과이지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니다. 소비를 할 때 정말 충동구매는 하지 않았는가? 카드 포인트 적립이 나에게 얼마나 보탬이 되었는가? 그리고 1년, 3년, 5년 후 어떤 모습으로 어떤 일을 하고 있을 것인가? 우리 집 가족 구성원은 어떻게 바뀌어가고 있을까? 10년 계획을 세워보자. 그리고 매년 새해가 오면 1년, 3년, 5년 재무계획을 점검하여 매년 계획이 현실로 바뀌어 가는 재무목표 달성의 성취감을 느껴보자. 재무계획이나 목표는 아주 작은 것부터 실천하며 달성해 나가야 한다.

행운을 찾기보다 행복을 만들기를

인생이 허망하고 쓸쓸하게 느껴질 때 귀가 솔깃해지는 소리가 있다. 누가 복권이 당첨되어 큰 부자가 되었고, 주식투자로 많은 돈을 벌었다는 소문이 들려온다. 주식, 복권, 경마, 도박. 한방이면 인생역전이 될 수 있을 듯하다. 작은 돈으로는 나의 욕망을 채울 수가 없다. 이렇게 사는 것이 시시하고 구질구질 한 듯 느껴진다. 몇 천원, 몇 만원은 눈에도 안 들어 온다. 그래 나도 한번 해보자.

처음 몇 십만원, 몇 백만원을 투자하여 작게 주식에 손을 댈 때는 금방 수익이 나고 내 뜻대로 모든 것이 움직일 것 같다. 돈 버는 일이 이처럼 쉬운데 왜 여태 힘들게 살아왔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금방 부자가 될 것 같다. 쉽게 번 돈이기에 씀씀이도 헤프다.

차츰 다음에 투자할 때는 내 능력을 한껏 발휘하여 처음 투자액의 몇 십 배까지 투자액이 늘어난다. 이 투자금액에서 10%만 수익을 낸다면 생각만 해도 오싹할 정도로 기분이 좋다. 하지만 인생이 뜻대로 되던가? 불과 몇 달 사이에 반토막이 된 주식, 이제 내 밑천은 어찌해야 하나? 외국계 자본이 들어오면서 자본시장에서 일반개인은 정보 분석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수익을 내는 일은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렵다. 주식으로 얼마나 많은 가정이 붕괴되고 얼마나 많은 영혼이 상처를 입었는지 이루 말 할 수 없다.

네잎클로버를 찾기 위해 헤매본 기억이 우리에겐 있다. 네잎클로버의 꽃말은 '행운'. 그런데 우리가 너무나 흔히 볼 수 있어서 차라리 무관심 했던 세잎클로버의 꽃말이 '행복'이라는 것에 놀랐던 기억이 있다. 우리는 주변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행복을 뒤로하고 '행운'을 찾기 위해 두리번거린다. 인생은 한탕주의로 이뤄지지 않는다. 끊임없는 한발 한발의 노력이 우리 인생을 하나하나 수놓아 가는 것이다.

인생은 열정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그 열정은 정확하고 간절한 목표와 그 목표를 향한 노력만이 열정의 욕구를 채워갈 수 있는 길이다. 예술가의 열정과 자질을 가지고 태어난 것은 신의 축복이다. 그 축복을 채워 나가는 것은 이제 나의 실행 노력이다.

 
이정민 필자소개
이정민은 건국대학교에서 부동산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LG산전과 한국부동산신탁에서 재직한 바 있으며, 현재 경희사이버대학교 자산관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ljm001@lycos.co.kr
 

 

  NO.104_2010.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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