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러스α] 효과적인 정보전달을 위한 타이포그래피 활용 ②

아름다우면서 전달력도 높은

정용욱 _ 퍼셉션 커뮤니케이션디자인팀 팀장

제목용 서체는 지면에서 독자의 시선을 잡아주고 본문과 어울려 시각적인 즐거움을 준다. 잘못 사용된 제목용 서체는 독서의 흐름을 방해하고 정보의 중요도를 통한 정보전달이 어렵게 한다. 본문용 서체는 정확한 정보전달을 목적으로 독자가 글을 읽으며 불편하지 않도록 가독성이 높아야 한다. 우리는 익숙하고 많이 보아온 서체를 가장 잘 읽게 된다.

 

효과적인 정보전달을 위한 타이포그래피 활용 ②
 

우리는 지면을 디자인하거나 기획서 등을 작성할 때 제목과 본문에 사용할 서체에 대한 고민을 한다. 오늘날 한글도 다양한 서체를 개발하여 지면 혹은 화면에서 보다 더 풍부한 표현이 가능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다양한 서체들이 프로그램을 통해 쉽게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많은 사람들은 다양하게 개발된 서체의 특성을 이해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본문용 서체 ... 독자가 글을 읽기 불편하지 않도록

서체는 그 특성에 따라 제목용 서체와 본문용 서체로 구분한다. 제목용 서체는 지면에서 독자의 시선을 잡아주고 본문과 어울려 시각적인 즐거움을 준다. 지면에서 조형적인 기능의 제목용 서체는 다양한 크기와 이미지로 사용하게 되는데 조형적인 기능에만 충실하여 사용될 경우 제목으로서의 제 기능을 상실 할 수 있다. 독자는 잘못 사용된 제목용 서체로 인해 독서의 흐름을 방해받고 정보의 중요도를 통한 정보전달이 어렵게 된다. 제목용 서체는 조형적인 아름다움과 함께 주변 이미지들과도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본문용 서체는 정확한 정보전달을 목적으로 독자가 글을 읽으며 불편하지 않도록 가독성이 높은 서체를 사용한다. 우리는 익숙하고 많이 보아온 서체를 가장 잘 읽게 된다. 대부분의 본문 서체는 가독성이 높고 친숙한 명조체를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페이지의 이미지 및 성격에 따라 고딕체를 본문서체로도 사용한다.

서체에는 어느 것이 본문용이고 제목용인지 명기되어 있지는 않다. 우리가 전달하려는 정보와 함께 독자를 고려하여 제목과 본문 각각의 특성에 적합한 서체를 찾으면 된다. 그러나 독자에게 전달하려는 내용이 많다고 서체의 종류까지 많아질 필요는 없다.

에릭 슈피커만과 E.M 진저가 지은 『타이포그래피 에세이』에서는 우리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서체는 다음과 같은 특성이 요구된다고 하였다. 이런 설명에 부합하는 서체라면 팩스로 보내기에도 좋을 것이다.



1. 안정된 보통 두께- 너무 가늘면 복사본(요즘은 한 번쯤 복사되지 않는 게 없다)에 나타나지 않고, 너무 두꺼우면 글자들의 형태가 뭉개진다. 2. 적어도 하나 이상의 볼드체-보통 두께를 보완할 만큼 대비가 뚜렷해야 한다. 3. 아주 읽기 쉬운 숫자-최악의 경우, 숫자가 헛갈려 보이면 정말로 위험할 수 있으므로 특히나 확실해야 한다. 4. 경제성- 주어진 공간에 많은 양의 내용이 들어갈 수 있도록 폭이 충분히 좁아야하지만,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눌려져 있으면 안 된다.

제목용 서체 ... 시선을 잡고 시각적 즐거움 줘야

현대카드의 유앤아이(YouAndI)서체를 시작으로 최근 국내 대기업들은 기업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주기 위해 전용서체를 개발하고 있다. 서울시에서도 남산체, 한강체 등을 개발하여 서울시에서 진행하는 모든 홍보물들에 전용서체를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서체들은 각 기업 및 관공서의 아이덴티티를 살리기 위해 제목용으로 사용하기에 적합하지만 작은 사이즈의 서체를 사용해야하는 본문에서 사용할 경우에는 가독성이 떨어져 사용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본문용 서체의 경우 기존에 개발된 서체 중에서 전체적인 이미지가 유사한 서체를 지정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90년대 후반부터 영화 및 공연 포스터에는 캘리그래피(calligraphy)가 유행처럼 번져 지금까지도 많은 영화 및 공연 포스터들이 사진과 함께 캘리그래피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캘리그래피는 지면에서 제목용으로 사용되기 위해 만들어진 글자이다. 이렇듯 제목용 서체는 각각의 컨셉에 맞추어 다양하게 개발되고 아이덴티티를 보여주기에 좋은 도구가 된다. 그러나 본문용 서체는 정확한 정보전달을 위해 가독성이 우선되어야 함으로 다양한 변화를 줄 수는 없다.



[그림1] 현대카드 지면광고. 현대카드 전용서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 [그림2] 명동예술극장 '밤으로의 긴 여로'포스터. 공연의 이미지에 맞추어 타이틀을 캘리그래피로 표현하였다. 타이틀을 제외한 다른 텍스트들은 모두 명조체로 사용되었다.
◀ [그림1] 현대카드 지면 광고. 현대카드 전용서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 [그림2] 명동예술극장 '밤으로의 긴 여로' 포스터
공연의 이미지에 맞추어 타이틀을 캘리그래피로 표현하였다.
타이틀을 제외한 다른 텍스트들은 모두 명조체로 사용되었다.

시각의 흐름과 문자와 이미지의 공간 배치

다양한 매체가 개발되고 디자인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한 가지가 있다면 독자들이 문자를 보는 시각의 흐름일 것이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시각의 흐름은 문자들과 이미지 사이의 공간을 배치하는 데 중요한 요소이다.
 

명동예술극장의 공연 프로그램이 기존의 A4(210*297mm)사이즈에서 B5(182*257mm)로 지면의 사이즈가 작아지고 페이지수가 늘어났다. 내지의 서체 및 레이아웃에 변화를 주어 캐주얼 한 이미지로 바뀌었다.
 
명동예술극장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  프로그램_A4(210*297mm)
▲명동예술극장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 프로그램_A4(210*297mm)
 
명동예술극장 '시라노 드 베르쥬락' 프로그램_B5(182*257mm)
▲명동예술극장 '시라노 드 베르쥬락' 프로그램_B5(182*257mm)

레이아웃은 공간을 배치하고 나누는 방법이다. 문자를 포함한 각 디자인 요소를 계획에 맞추어 배열하고 이를 통해 독자는 자연스럽게 정보를 받아들인다. 지면과 화면에서 레이아웃에 대한 정확한 법칙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독자에게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레이아웃의 목적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짧은 시간동안 타이포그래피를 이해하고 배우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앞서 이야기 했듯이 지금까지 주변에서 쉽게 지나쳤던 문자들을 관찰하고 정보를 전달하려는 독자들을 고려하여 사용할 서체를 고민하고 사용해보자. 지면 혹은 화면에서 변화된 문자 이미지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정용욱 필자소개
정용욱은 국립 한경대학교 시각디자인과를 거쳐 동대학원에서 한글타이포그래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주)퍼셉션 커뮤니케이션 디자인팀장으로 서울대 및 연세대, 명동예술극장, 유한킴벌리 등의 홍보물 디자인을 총괄하고 있다.
 
  NO.108_2010.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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