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책갈피] 『물과 꿈』

물질적 상상력으로의 탐험

임도완 _ 사다리움직임연구소 소장, 서울예대 교수

 
가스통 바슐라르 저, 이가림 역 문예출판사, 1996

가스통 바슐라르 저, 이가림 역
문예출판사, 1996

이 책 『물과 꿈』(원제 L'eau et les rêves)은 쉽게 풀어져 읽기 좋은 책은 아니다. 번역이 그리 잘된 편도 아니다. 그러나 젊은 예술가라면 반드시 한번쯤은 뒤적여 봐야 할 미학책이다.

가스통 바슐라르(Gaston Bachelard)는 '물질적 상상력'에 대하여 깊이 있고 다채로운 탐구를 해놓았다. 예술가의 몽상이 관념에만 머물지 않기 위해서는 구체적이고 물질적인 몽상을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 인류사를 떠나지 않는 강한 이미지들은 모두 물질적 상상력과 결합된 것임을 예증을 통해 잘 증명한다.

나는 이 책을 90년대 프랑스 유학시절, 학교 선생을 통해 접하게 되었다. 움직임학교를 이끌던 자크 르콕(Jacques Lecoq)이라는 나의 선생은 물질과 원소의 이미지를 무대에 구축하는 데에 이 철학자의 사상을 많이 접합시켰다.

이 세상과 자연은 함축된 은유로 가득하다. 그 중에서 가장 의미심장한 은유를 가진 것이 물질과 원소이다. 물질과 원소는 모든 살아있는 것의 기본 텍스추어(texture)이다. 그리고 인간의 상상력은 그 한 줌의 흙과 두려운 강줄기 속에서 예술이란 이름으로 이제껏 무성하게 자라오고 있다.



 
임도완 필자소개
임도완은 배우이자 연출가로, 사다리움직임연구소 소장이자 서울예술대학 연기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프랑스의 자크르콕연극학교의 무대장치, 교수법 과정을 졸업했다. <벚나무 동산>(2006)으로 동아연극상 새개념연극상을, <보이첵>(2007)으로 에든버러프린지 베스트피지컬씨어터상과 헤럴드엔젤어워드, 올해의예술인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unmatin@hotmail.com
 
  NO.117_2011.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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