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담신청] 멘토와 함께 한걸음① 탐색전
김정이 _ 지식에너지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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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경력개발에 대한 고민 때문에 면담을 신청해 온 현장종사자들은 대개 세 그룹으로 나뉜다. 첫 번째 그룹은 20대 초·중반으로 대학졸업을 앞두고 예술경영으로의 입직을 원하는 케이스다. 그들의 경우 문화예술 분야에는 어떤 직업이 있으며 어떤 일부터 시작해야 하는지를 묻거나, 예술경영 관련 대학원의 진학 상담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두 번째 그룹은 20대 중·후반부터 30대 초반의 업무경력이 3년 미만인 경우로, 예술경영 관련 일을 하는데 있어 미래전망에 대한 불안감과 현재 직장에서 제대로 일을 배우고 있는지를 궁금해 하며 이직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는다. 역시 대학원 진학 혹은 해외유학에 관심을 갖는다. 세 번째 그룹은 30대 중반 이후로 업무경력이 3년 이상이 되어가면서 겪게 되는 일에 대한 다양한 불만족(처우, 과다한 업무, 직장 내 갈등 등)에 대한 원인을 궁금해 하고 현실을 타개할 수 있는 구체적 해결방안을 고민하면서 이직 혹은 창업에 관심이 많다. 대학원 진학과 유학을 역시나 꿈꾼다. 당테스 군은 누구인가?시즌2의 면담자, 당테스 군(가명임)은 소규모 단체에서 나름 중요한 직책을 맡고 있다. 입사한 지 채 1년도 되지 않은 그가 중요한 직책을 맡게 된 것은 '운빨'이라고 봐야할까? 그런데 운이라는 것도, 그의 외모와 태도에서 풍겨져 나오는 신뢰성이 한 몫 했다고 본다면 어쩌면 그는 늘 준비된 태도와 마음가짐으로 삶을 살아온 게 아닐까 싶다. 훤칠한 키와 듬직한 몸짓, 신뢰감을 주는 얼굴, 중저음의 안정된 목소리, 차분하게 풀어가는 이야기 등으로 인해 처음만나는 순간 20대 후반의 나이가 맞나 싶은 혼동이 생길 정도였다. 무릎팍 도사마냥 무슨 고민이 있어 이렇게 면담을 신청했냐고 물었다.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아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되었는데 제대로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좀 더 일을 차근차근 배우고 싶은데 이렇게 계속 단체에서 하나하나 일을 해결해 가면서 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아니면 제대로 된 직장으로 이직해서 일을 가르쳐주는 분을 만나 배워나가는 게 맞는지 모르겠어요. 궁극적으로는 경영자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만, 예술경영을 통해 안정된 미래를 가질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불안한 마음이 일견 있습니다." 그는 자식들의 인생에 대해 개방적인 부모와 자신의 꿈을 찾아 안정적인 직장 대신 새로운 모험을 택한 누나가 있다. "외국어고등학교를 다녔지만 음악을 전공했고 수석졸업이라는 성취감도 맛본 경험이 있습니다. 무슨 일에서건 일단 부딪히고 보자는 성향인 편이죠. 독서는… 나름 열심히 하는 편인데 난해한 책보다는 가벼운 책읽기를 즐겨합니다. 누구나 부모님에게 자랑스러운 자식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겠지만 저 또한 빨리 예술경영 분야에서 제대로 배워 좋은 경영자가 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올해 초 예술경영대학원에 입학하여 예술경영 입문과 해외사례를 통해 많은 자극을 받았고 더 많은 배움의 욕구가 생겨난 상황입니다. 그런데 현재 단체에서는 함께 논의하고, 함께 풀어갈 사람이 없습니다." 예술경영 전문가, 관점을 달리해서 보자
한 분야의 전문가가 그 분야의 일에서 뛰어난 업무수완을 발휘하여 막힘없이 능수능란하게 하는, 즉 문제해결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라면 당테스 군은 아직 초보자이다. 한 분야의 전문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스페셜리스트이자 제너럴리스트가 동시에 되어야 한다. 한마디로 한 영역에 있어서는 매우 전문적이면서도 다양한 분야에 대한 안목을 동시에 갖춘 인재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만일 경영을 전공했다면 예술경영 분야에서는 예술에 대한 다양한 안목을 동시에 갖추어야 하며, 반대로 예술을 전공했다면 경영에 대한 다양한 안목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그는 예술을 전공했고, 예술 단체를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다. 그러나 경영을 전문적으로 배워본 바 없는 그에게 단체의 생존과 결부된 중요한 일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고 그와 같은 상황은 그를 매우 부담스럽게 만들고 있다. 지금 그는 누군가가 옆에서 차근차근 일을 가르쳐주며 제대로 된 예술경영 전문인의 길로 이끌어주길 갈망한다. 그러나 한마디로 말하자면 누군들 안 그러랴. 예술경영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 누군들 아름다운 배움 속에서 성장한 사람이 있을쏘냐, 싶은 게 내 속마음이다.
그런데 내가 공부하고 있는 분야에서는 초보자와 전문가의 구별에 대해 좀 다른 접근을 하고 있다. 필요한 배움과 업무에 있어 초보자는 밀어줘야 하는(Push) 사람들이고, 전문가는 스스로 당겨서 하는(Pull) 사람들이란다. 이런 의미로 보자면 이미 당테스 군은 전문가의 자질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 우연히 받아본 메일에 면담신청 내용을 보고 겁 없이 일단 지르지 않았는가. 그리고 현재 우리 앞에 앉아있는 당테스 군은 열심히 자신의 삶을 노출하며 자신에게 필요한 내용을 당기고 있다. 따라서 그에게 필요한 배움이 현재 단체에 있는지, 보다 큰 다른 조직에 있는지는 두고 보아야 할 문제이다. 즉, 남느냐 떠나느냐는 아직 우리가 결론 내릴 지점은 아니다. 문제해결의 열쇠, 자신안에 있다
당테스 군의 경우도 그렇지만 경력개발과 관련한 다양한 질문들을 보면 그 질문들이 아직도 매우 추상적이고 모호하다는 것을 느낀다. 삶이란 건 살아보니 삶이 되어버린 경우가 대부분일지나 일단은 당테스 군이 꿈꾸는 배움과 경영이 무언지 좀 더 정교화할 필요가 있다. 우린 앞으로도 세 번의 만남을 가지게 될 것이고, 각 만남에 있어 다양한 질문과 과제, 필요하다면 또 다른 누군가를 더불어 만나가면서 당테스 군은 스스로의 문제를 정교화해 나갈 것이다. 당테스 군의 나이를 감안할 때 그의 앞에는 넓은 들판이 펼쳐져 있고, 다양한 배움과 다양한 경영 전문가들이 만들어놓은 발자국을 분명히 발견할 것이다. 그 길을 따라갈 수도, 새로운 길을 만들어갈 수도 있는 그의 나이 자체가 힘이다. 어디까지나 경력개발에 있어 답은 본인에게 있는 것이며, 난 단지 그 길에 질문을 던지는 사람일 뿐이다. 난 공연예술 분야의 전문성도 시각예술 분야의 전문성이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나의 역할은 촉진자(facilitator)로서 그가 스스로 그의 성장에 대한 답을 찾아가도록 방향을 함께 고민해주고 발견해주는 것이다. 나의 질문이 동기를 불타오르게 하는 불쏘시개가 되어 당테스 군의 열정과 욕망이 쉽게 꺼지지 않는 불길로 살아나길 바랄 뿐이다. 우람하게 자라난 메타세콰이어 나무(Metasequoia, 삼나무과의 낙엽성 침엽수)의 크기에서 그 씨앗의 크기를 추측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듯이 예술경영 분야의 전문가로 성장한 사람들이 어떻게 시작했고, 어떤 어려움을 겪었는지를 궁금해 하는 경우도 별로 없다. 그의 큰 몸짓처럼 당테스군이 예술경영계의 우람한 메타세콰이어 나무가 되어주길 바라며 1차 면담의 소감을 마친다. 다음 만남은 당테스 군의 고민에 대한 본격적인 구체화 과정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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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137_2011.07.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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