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재 다양한 축제들의 연합체를 운영한다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다. 구성원들과의 의사소통, 의사결정 등은 어떻게 진행되나?
힐데 비에르쿰(이하 힐데) EFWMF는 현재 약 50여 개의 축제들이 회원으로 소속되어 있으며 전반적으로 유럽 회원이 많다. 일반적인 조직체라기보다는 네트워크적인 성격이 강해 회원 간의 상호 존중이라는 원칙 아래 전문가들끼리 지식과 경험, 정보 공유를 주요 목적으로 삼고 있다. 초기 가입 조건은 유럽 지역을 대상으로 적어도 3년 이상 운영되고 있는 축제여야 했고 이사회를 통해 축제 프로그램에 대한 질적 판단을 거쳤다. 사실 내부적으로 비유럽 권역의 회원 가입 확대를 염두에 두고 그 대상을 넓혀 가려는 움직임이 있지만 이에 대해서는 지속적이며 좀 더 시기를 두고 천천히 진행하고자 한다. 물론 축제들과의 협업을 염두에 두고 있으며 최근 한국과도 작업을 했다.
EFWMF의 예산은 적지만 회원들의 회비로 충당하고 있으며 연간 총회나 시기별 회의를 진행하면서 워멕스(WOMAX)와 같은 행사에서 회원들을 친구나 동료처럼 편하게 만나 의사소통의 창구로도 활용하고 있다. 이런 자리에서 다음 프로젝트를 어떻게 추구할 것인지, 예술가 네트워크에 대한 프로모션을 어떻게 진행할 지 서로 의견을 교환한다. 사실 아트마켓이나 포럼에 가서 정확하게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바로 만나는 것이 중요한데 이것을 처음부터 기대하기는 힘들다. 적절한 만남이 되려면 만남을 지속시킬 수 있는 시간도 필요하다.
관객개발, 정확한 준비와 대응이 중요
박용재 이런 연합체에서 CEO의 역할은 무엇이며, 당신이 이 역할을 수행하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여겼던 부분은 무엇인가?
힐데 해외 네트워크와의 지속적인 관계 구축을 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한 의미선상에서 예술경영지원센터와 협력해서 EFWMF의 회원 축제에 참가하는 공연단체를 지원하고 있는 데 이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사실 예술적인 풍부함과 다양성 확보를 위해 일반 유럽 관객들에게 한국음악을 소개한다고 해서 지금 당장 관객들을 모이게 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적어도 우리는 다른 지역의 예술가를 지속적으로 소개하고 순회공연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나 역시 노르웨이에 돌아가면 노르딕 회원들에게 한국의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을 할 예정이다.
박용재 축제를 통해 다른 음악을 소개하는 것도 국제교류의 일환일 것이지만 이를 진행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 예산이냐 작품의 예술성이 문제냐 등 여러 난제들이 발생하는 데 이 부분을 어떻게 풀어왔나?
|
|
힐데 일단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어떻게 정확히 대응하느냐가 제일 중요하다고 본다. 나로서는 관객들이 어떻게 음악에 몰입하고 이해하는지가 제일 중요하다고 보는데 예를 들어, 우리가 소개한 예술가들의 공연에서 관객들이 바로 반응을 해서 행사장에서 음악CD를 구입한다면 바람직하겠지만 실상 이런 경우는 많지 않다. 대부분 음악을 생소하게 느낀다든지 내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든지 때로는 언어적인 장벽도 발생한다. 이런 부분을 극복하기 위해 관객들에게 가능한 많은 배경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려고 노력해 왔다.
이번 방한을 통해 한국음악에 대한 여러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었는데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월드뮤직전문가교류지원사업을 통해 한국음악과 문화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우리도 '예술가를 만나다'라는 무료운영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예술가와 고유 악기, 문화까지도 만날 수 있게 해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흥미로웠다. 그리고 이런 만남을 뒷받침해 주는, 아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콘서트홀을 가지고 있는 것도 좋다고 본다. 지난 2010 워멕스 오프닝에서 한국공연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 한국의 음악가들은 역량을 뛰어날뿐더러 다양한 워크숍이나 관객 형성을 위한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는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