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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롭고 다양했던 전문예술 단체 및 법인의 활동들을 주목하며
리뷰_2016 예술경영 컨퍼런스올해로 4회째를 맞는 예술경영 컨퍼런스가 지난 11월 28일(월)과 29일(화) 한남동에 위치한 블루스퀘어 카오스홀에서 열렸다. 28일(월) 개최된 예술경영 우수사례와 29일(화) 기업협력사업 공모전 발표에서는 전년도 보다 조직적, 경영적 측면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모습의 예술단체들을 만날 수 있었다.
예술경영 컨퍼런스는 전문예술법인 및 단체의 예술경영 우수사례를 소개하고, 끊임없이 발전하고자 노력하는 단체와 기업 간 협력사업을 공모를 통해 발굴하고자 함에 목적이 있다. 또한, 이를 통해 동시대에 활동하고 있는 예술단체에게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발전모델을 제시함으로써 공연단체 발전에 촉매제 역할을 하고자 마련되었다. 이번 컨퍼런스는 문화예술 현장에서 성공이라는 화두로 열정적으로 달려온 단체들의 피와 땀이 어린 경연의 장이자 여러 가지 지원방향의 정책적 화두를 포괄적으로 인식하게 해 준 장이었다.
또한, 장애인을 직업적·사회적으로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단체들의 전문적인 운영방법이 눈에 띄었으며, 예술경영을 비보이라는 장르를 포함해 대중적인 장르로 확장했다는 특성도 있었다. 사업 기획의 참신성과 수행능력, 조직 운영의 전문성, 재원 조성 확충 노력 등을 기준으로 공모가 이루어졌고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체계를 갖춘 다양한 단체들이 등장하여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성공사업으로서 그 위상이 높아지고 있음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예술경영 우수사례를 발표한 10개 단체 중 사회적협동조합 드림위드앙상블이 우승을 차지하였다. 드림위드앙상블은 음악을 기반으로 한 국내 최초 발달장애인 전문연주자 ‘창직(昌職)’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과 상금 1,000만 원을 받았다. 이 밖에 부평구문화재단은 지역가치 재창조를 조명한 창작 음악극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로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 표창(상금 500만 원)을 수상했고, 지난 7월 열린 부천세계비보이챔피언십(BBIC)을 주관한 진조크루는 수림문화재단이사장 표창(상금 500만 원)을 받았다.
수상자 중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받은 드림위드앙상블은 다중이해 조합원으로 구성된 사회적협동조합이다. 발달장애를 가진 연주자들이 하트 클라리넷 앙상블이라는 이름으로 연주 활동을 해오다가 2015년 전문연주 단체로 독립해 활동하고 있다. 매월, 분기별, 연 단위 회의를 거쳐 민주적으로 의사를 결정하고, 고용구조 개선 및 복지혜택을 제공하는 등 조직 역량을 통해 성과를 이루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놀라웠다. 결국, 예술경영의 근간은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조직운영이며, 이는 단체 활동의 방향성과 미래를 이끌어 내는 핵심 요소임을 확인시켜 주었다.
(재)인천광역시 부평구문화재단의 창작 음악극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은 대중음악 발원지인 부평 지역의 스토리를 토대로 만든 창작 음악극이다. 대중음악의 시초가 된 미군 부대 주변 음악클럽의 이야기를 소재로 하여 음악사적 변화와 부평의 이미지를 그려낸 점이 인상 깊었다. 좀 더 대중적인 음악을 소재로 드라마를 구성하여 부평의 문화정체성을 확장한 점에서 예술경영의 좋은 사례로 평가할 수 있었다. 공연작품을 재단이 만들어 내는 과정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충분히 상상이 되지만 향후 국내를 넘어 해외로 진출할 예정이라고 하니 이 또한 기대된다.
부천세계비보이챔피언십(BBIC)을 주관한 진조크루는 스트리트 댄스로는 유일한 전문예술단체이다. 예술경영 컨퍼런스가 낯설고 발표 자료가 체계적이지는 않았지만 그렇기에 더욱 신선했던 단체였다. 예술이란 자칫 고상함을 생각하기 쉬운데 대중적인 요소로 예술경영에 대한 인식을 확장한 측면이 인상 깊었다. 또한, 어느 일정 시기에만 유행하고 사라지는 다양한 공연분야들이 많은데 이와 대비하여 진조크루는 이를 유지하고 발전시켜 나가고 있어 그 점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이 밖에도 (재)부산문화재단의 ‘소주, 지역문화와 손잡다’는 낮은 재단의 인지도를 극복하고 민간 재원 유치의 필요성을 느껴 직접 기업후원을 유치한 사례다. 술자리에서 우연하게 늘 가까이에 있으나 그냥 지나치기 쉬운 소주병을 보고 소주병에 직접 홍보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점이 평소 얼마나 재단 홍보를 위해 고민했는지가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대목이었다. 이를 위해 지역 거점의 BN그룹 대선주조를 방문하여 협약식을 맺고 소주병 라벨에 부산문화재단 슬로건이나 사업내용 등을 홍보하였으며 또한 향토기업과 문화예술인들이 만날 수 있는 장을 마련하였다. 지역사회에 문화예술이 스며든 좋은 사례였다.
또한 (재)성남문화재단의 ‘성남형 학교문화예술교육주간 운영사업’은 공연 ‘관람형’과 성남시 고등학교 재학생들이 직접 공연을 만들어 보는 ‘참여형’으로 이루어졌다. 오태석 연출의 <템페스트>와 <인간 vs 로봇 피아노 배틀> 등 수준 높은 작품이 선정되었다는 점이 인상 깊었으며, 참여했던 청소년들의 만족도가 반영되어 지속적인 사업으로 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심사위원의 심사평으로 발표가 마무리되었다. (사)극단 맥의 품앗이 형태 국제교류 플랫폼 '맥 오프 페스티벌'은 현장 예술인의 열정과 거침없는 도전에 심사위원들마저 경의를 표하는 사례였다.
다음으로 (사)춘천마임축제는 마임축제의 위기와 한계성을 극복하고자 ‘물의 도시 춘천을 불의 도시로’라는 슬로건으로 만들어낸 다양한 사업을 소개하였고, 구보댄스컴퍼니의 인천아트마켓은 공연예술단체가 유통을 통해 지역거점을 극복하고 자생하고자 한 부분을 우수 사례로 꼽았다. 장애인인식개선 오늘은 대한민국장애인창작활동 지원사업 확산 프로젝트 사례를 통해 한층 더 전문적인 활동을 소개했으며, 부산문화연구회는 ‘도시철도에서 책과 사랑에 빠지다’라는 주제로 민간기업의 후원을 통해 성공한 사례를 소개했다.
29일(화) 열린 기업협력사업 공모전에서는 브릿지뮤직(대표 김수진)이 최우수 사례로 선정되어 상금 1,000만 원을 수여받았다. 그 외 (주)눈썰미아트앤디자인, (주)더브릿지컴퍼니, 배우협동조합 사이, 스페셜아트, 와이즈발레단, 창작그룹가족, 코어스토리 등이 우수사례로 꼽혔다. 수상을 한 브릿지뮤직은 장애인 음악가를 양성하고 예술활동을 지원하는 장애인 전문 음악기관이다. 음악치료사로 일해오던 김수진 대표가 장애인이 음악가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해 2016년 단체를 설립했다. 기존 음악은 장애인이 표현하기에 한계가 있고 이에 감동을 전달하기에 부족하다. 김수진 대표는 이를 개선하고자 기업협력사업을 구상했다. 장애인의 삶과 애환을 창작에 그대로 묻어날 수 있도록 한 점이 눈에 띄었다. 오디션에서 제작, 콘서트 개최까지 체계적인 준비와 진행을 통해 양질의 콘텐츠를 확보하고 기업과는 공동기획을 진행하되 철저히 업무를 분담하였다. 기업은 예산은 물론 기술과 장비, 공간, 인력 등을 지원하고 브릿지뮤직은 프로젝트의 실무를 운영하는 방식인데, 장애인 음악가를 발굴해 자신만의 콘텐츠를 확보하고 자생력을 키워갈 수 있도록 한 것은 우수한 사례가 되기에 충분했다고 본다.
수림문화재단은 올해도 ‘예술경영 컨퍼런스’를 후원함으로써 컨퍼런스가 지속해서 발전하는데 큰 원동력이 되어주었다. 다만, 공모전을 통해 입상한 단체만이 아닌 다양한 단체들이 참석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내년에는 더 다양하고 전략적인 사례들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으로 글을 마친다.
김영신은 뮤지컬과 콘서트 전문극장인 블루스퀘어에서 공연장 운영팀장을 맡고 있다. 공연장 하우스매니징 분야 국가 자격 개발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전문적인 극장운영과 관객개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