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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예술경영 전문매체를 위한 네 가지 방안
웹진《예술경영》 400호를 기념하며예술에 과연 경영이 필요한가? 예술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경영이 이익만을 추구하는 순수하지 못한 부류의 것이라 치부하고 자신이 거기에 오염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반면, 경영하는 사람들은 예술가들은 현실을 모르고 이상만 추구한다고 생각한다. 즉, 예술가들은 경영의 금전지상주의를 경계하고, 경영자들은 예술의 예술지상주의를 비판한다.
그러나 경영의 목적이 이익 추구만이 아니라 효율성 추구에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공공사업이라 하더라도 동일한 자원 투입에 실적이 높아지면 효율성이 높아지고 그 결과 더 많은 사람들이 문화예술의 혜택을 누리게 된다. 예를 들어 효율적인 예술마케팅을 통해 관객이 늘어났다면 국민들에 대한 문화예술의 혜택은 증가했다고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경영하는 사람들도 예술을 이해해야 한다. 예술은 공익적인 성격을 가진 감성제품이다. 경영하는 사람이 예술의 특수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감성이 풍부하고 창의적인 예술가들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공공 예술사업의 성과는 극대화되지 못할 것이다. 만약 일반기업에서처럼 이익이나 매출실적을 챙기듯이 예술가들을 작품 수만을 가지고 평가한다면 창의적이고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예술과 경영은 충돌의 대상이 아니라 융합의 대상이다. 예술과 경영이 각자 자신의 주장만 한다면 모두 피해를 볼 것이고 융합을 한다면 그 효과는 배가될 것이다. 예술과 경영의 융합영역을 개척한 것이 예술경영이다. 예술경영을 융합학문이라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동안 예술경영은 우리나라에서 도입된 지가 오래되지 않아 예술가에게나 경영자에게 생소한 분야였다.
예술경영의 이해도를 높이고 예술과 경영 둘 간의 간극과 오해를 줄이는데 기여한 것이 바로 웹진《예술경영》이라고 할 수 있다. (재)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이하 예경) 발행하고 있는 웹진은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예술경영 전문매체이다. 2008년 10월 30일 창간해서 벌써 10년째에 접어들고 있고, 400호에 이르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웹진이 400회를 넘어가는 것은 쉽지 않다. 더구나 다양한 볼거리 읽을거리가 많아지는 요즘시대에 구독자가 증가하고 있고, 한 분야의 대표웹진으로 남아 있기는 더욱 쉽지 않다. 웹진《예술경영》은 이렇게 쉽지 않은 실적을 쌓아온 것이다.
되돌아보면, 웹진은 400호를 거듭하는 동안 칼럼, 해외 예술경영사례, 사업소개, 예술경영뉴스 등을 통해 그동안 예술경영이 무엇인지, 최근 문화예술경영의 트렌드는 무엇인지를 독자들에게 보여주었다. 뿐만 아니라 새롭게 제기되는 주요이슈에 대해 예술경영의 관점에서 해석하고 실무자들이 어떻게 적용해야 할 것인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주는 역할도 하였다. 예를 들어 예술계에 많은 영향을 주었던 김영란법, 일자리 창출, 펀드레이싱, 창업 등의 이슈가 있을 때마다 예술가나 관련기관에서 참고할만한 정보를 제공하여 업계와 예술인들의 방향성을 제시해 주었다. 이런 점에서 웹진은 우리나라 예술경영의 컨설턴트라고 할 수 있다.
예술경영은 응용학문이므로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바로 학문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예술현장에서 적용되는 경영, 경영현장에 활용되는 예술 등은 바로 예술경영의 기초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예술경영은 이러한 현장을 바탕으로 이론이 정립되고 개발되고 있다. 웹진은 현장의 소식을 전해주기 위해 발로 뛰는 취재를 했고, 업계 관계자들의 인터뷰 기사를 내보냈다. 이런 현장의 생생한 정보는 구독자들에게 예술경영의 모델을 제시해주었고, 성공사례를 보여주었다. 웹진《예술경영》은 우리나라 예술경영의 현장 전수자라고도 할 수 있다.
웹진《예술경영》은 예경이 하는 일들에 대해서도 비교적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 예술경영을 지원하는 기관으로 웹진을 제작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하는 일 중의 하나이지만 센터가 추진하고 있는 서울아트마켓과 같은 예술경영과 관련된 사업을 웹진에 소개하고 공유한다. 웹진《예술경영》은 예경에서 하고 있는 예술의 산업적 기반조성, 예술의 유통활성화, 예술의 해외진출 등의 사업에 대한 기사와 조사를 통해 확보한 각종 통계 등을 담고 있다. 또한 웹진편집에 있어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예술경영 기관으로서 예술경영지원센터의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웹진《예술경영》은 이런 점에서 예경의 정보제공자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 지속가능한 웹진으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향후 대응도 중요하다. 첫째, 영역확대의 문제이다. 현재는 공연과 시각 분야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앞으로는 음악, 전통, 하위문화, 박물관 등 다양한 문화예술분야로 웹진의 내용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 웹진《예술경영》이 공연과 시각 외에 다양한 예술경영 영역을 포함시킨다면 우리나라의 명실상부한 예술경영 전문매체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독자층의 확대이다. 현재 독자층을 보면, 주로 현업에 종사하는 정부나 기업, 그리고 학생들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제작과 유통종사자 등 사업과 연관되어 있는 독자들이 많다. 그러나 직접 사업에 관여하지는 않더라도 잠재적인 예술경영자, 일반 소비자, 창업자 들이 구독할 수 있도록 기사 발굴을 통해 문호를 좀 더 개방하는 것도 필요하다. 셋째, 경영 분야의 확대이다. 예술경영 중에서 마케팅, 조직관리, 펀드조성, 제작프로세스 관리 등 예술경영의 각 분야를 골고루 다루는 것이 필요하다. 균형감각을 가지고 예술경영을 다루어야 관계자들도 균형 있는 시각을 가지고 정책이나 전략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SNS,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등 새로운 변화에 적응해야 할 것이다. SNS가 보편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소셜미디어와 커뮤니티의 기능을 잘 살려 내용을 구성하고, 트렌드를 읽거나 기사를 편집할 때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4차산업혁명이 도래하고 있는 즈음에 웹진도 다시 한 번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웹진《예술경영》의 400호까지의 발간은 무엇보다 더 나은 웹진을 위해 고민하고 고생한 편집진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매호마다 고객을 분석하고 달라지는 고객의 요구에 따라 콘텐츠를 달리하면서 현재까지 발전되어 왔다. 이러한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가 오히려 웹진을 더욱 굳건하게 만드는 요소가 되었다. 앞으로도 변화하는 예술경영 환경을 잘 읽고 대응한다면 우리나라 예술경영을 리드할 수 있는 웹진이 될 수 있으리라 본다.
고정민은 홍익대학교 경영대학원 문화예술경영전공 교수이고, 문화예술경영, 문화산업 등을 연구하는 미래산업전략연구소 소장이다. 현재 세종학당 이사, 문화관광부자체평가위원, 재정투자심사위원, 재정사업평가자문위원회, 문화산업포럼 등의 활동을 하고 있고, 과거에는 삼성경제연구소, 삼성영상사업단, 영화진흥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웹진《예술경영》 7-9기의 편집위원을 역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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