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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블록체인 기술을 입다
예술분야 블록체인 기술의 활용 전망인류 공동체의 발달 및 지속적인 기술혁신과 동시에 개인과 조직의 사회활동으로 인해 소유라는 개념이 발생하게 되었다. 소유의 권리와 가치를 교환하기 위해 물물교환이 생겨났으며, 점차 화폐가 만들어지고 자본의 형태 또한 진화해 주식과 같은 개념도 탄생하게 되었다. ‘블록체인(Block Chain)’ 역시 발달하는 소유권 교환 기술의 소산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블록체인 기술은 재화의 거래와 유통에 수반되는 물리적·지리적 한계를 극복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2018년 초 열풍으로 인해 널리 알려진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과 같은 암호화폐는 블록체인 기술 중 한 부분에 불과하다. 조금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디지털 재화(암호화폐)의 소유권을 관리하는 기술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하지만 암호화폐가 블록체인 기술의 전부라고 볼 수는 없다. 블록체인 기술을 최대한 일반적인 용어로 설명하자면 ‘순수 분산 P2P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나의 원장(거래를 계정별로 기록·계산하는 장부)을 암호화된 키를 통해 모두가 확인하고 기록하는 것이 가능해, 중간 매개자 없이 낮은 비용으로 투명하고 빠른 거래가 가능하게끔 하는 기술이다.
이러한 블록체인 기술은 금융거래 외에도 여러 분야에서 적용과 활용이 가능하다.
암호화폐 거래소
일반인이 암호화폐를 취득하기 위해, 이를 직접 사고파는 사람들을 기능적으로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곳이다. 2010년 비트코인 마켓이 세계 최초로 설립되었으며, 같은 해에는 마운트 곡스(Mt.gox)가 생겨났다. 한국 최초의 거래소로는 코빗(Korbit)이 설립되었고, 현재 업비트(UPbit), 빗썸(Bithumb)또한 세계 10권내에 드는 한국 암호화폐 거래소이다.
탈중앙화 거래소
기존의 중앙 집중화식 거래소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로 등장한 거래소 모델로서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해킹으로부터 보다 안전하며 익명을 유지할 수 있고, 즉각적이고 신뢰성있는 거래를 제공함과 동시에 상대적으로 낮은 수수료가 장점이다. 하지만 현재는 기술 완성도가 높지 않아 중앙화 거래소와 상호보완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중이다. 카이버네트워크(KNC), 제로엑스(ZRX)등의 코인이 있다.
국제송금 서비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국제 송금 수수료를 인하하거나 없앨 수도 있다. 비트코인의 장점인 낮은 수수료와 송금 기능을 활용한다면 국경을 넘어 자유로운 송금이 가능하다. 예를 들자면 빔(Veem)이라는 스타트업 회사는 현재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수수료 없이 60여 국가에 송금과 수취가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국제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은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며, 국제 송금의 중간 매개자를 거치지 않음으로써 대기업에 비해서 자본과 지적재산의 보호에 상대적으로 열악한 중소기업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전망이다.
에너지 P2P 거래
미국 스타트업 LO3에너지(LO3ENERGY)는 지멘스(Siemens AG)와의 협업을 통해 블록체인 에너지 거래를 시범 프로젝트로 시행하고 있다. 이는 기계의 사용으로 전력소비가 늘어나는 사물인터넷 시대를 대비한 것이다. 이른바 P2P 방식으로 전기를 공급하는 것인데, 중앙 집중형 발전소에서 생산해 장거리 송전되는 에너지를 전력회사가 도매가로 매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금전적 손실을 줄임으로써 효율적인 에너지원 공급이 가능해진다.
블록체인으로 만든 사이버 애완동물
액시엄젠(AxiumZen)은 작년 12월 세계 최초로 블록체인 기술과 가상화폐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 가상 애완동물 육성 게임 ‘크립토키티(CryptoKitties)’를 출시했다. 저작권 관리에 필요한 ERC-721라는 기술을 게임 캐릭터의 랜덤 생성에 활용한 것이다. 고양이 캐릭터를 수집·교배하면서 가상화폐를 통해 거래할 수도 있다. 이 게임은 전 세계에 20만 명에 달하는 매니아층을 생성해, 올해 3월까지 거래액이 200억 원을 넘어섰다. 가상화폐를 게임에 접목시키는 새로운 시도로 가상화폐의 거래를 활성화시키고 있다.
음악 스트리밍 및 미술 소장품 진위 감정 플랫폼
또한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한 세계 최대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인 스포티파이(Spotify)는 올해 4월 블록체인 스타트업 미디어체인(Mediachain Labs)을 인수했다. 디지털 음원의 로열티 미지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책으로, 앞으로 음원 저작권료 지급과 관련해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 나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유니콘 기업 :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기업을 전설 속의 동물인 유니콘에 비유하여 지칭하는 말
이외에 블록체인 소장품 진위 감정 플랫폼인 프레이체인(Freychain)은 블록체인과 RFID, IoT를 결합한 상업생태시스템인 월튼체인(WTC)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세계에서 가장 큰 중국 예술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을 만큼, 중국 예술 서적의 대부분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였고 20만개 이상의 출판물을 보유하였다. 이를 통해 예술품의 낙찰가를 예측하거나 평론 등으로 플랫폼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보상으로 코인을 지급한다. 지급받은 코인을 사용해 플랫폼을 활용해 교육 및 전시회와 같은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궁극적으로는 국경 없는 예술품 유통 플랫폼을 구현하는 것이 바로 프라이체인의 목표이다.
블록체인과 SNS의 만남
기존의 네이버·다음 등의 대형포털이나 페이스북·트위터 등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콘텐츠 생산자들은 광고나 프로모션을 통해 수익을 창출했을 뿐, 해당 플랫폼으로부터는 이득을 얻지 못했다. 그러나 콘텐츠 기반 보상시스템 스팀잇(steemit)에서의 블록체인 기반 콘텐츠에 대한 구독과 좋아요 증가는 곧 ‘스팀’이라는 블록체인 활용 코인 획득으로 이어져 실질적인 이득을 얻을 수 있다. 스팀(Steem), 스팀파워(Steem Power), 스팀달러(Steem Dollars) 세 가지 형태의 코인으로 운영되며 이는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하면서 스팀잇의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다.
블록체인을 통해 콘텐츠의 생산자와 소비자 간에 직접 거래가 가능해졌다. 저작권을 둘러싼 이슈와 그 해결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 시점에서, 현재 음악계를 예로 들자면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음반제작사와 연계기획사에서 대부분의 수익을 가져가는 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다면, 창작자와 소비자들이 직접적이면서 제약 없이 거래를 할 수 있게 될 것이고, 이로 인해 더욱 창의적인 창작 활동의 기반이 마련될 것이다. 즉 기존의 제작사·기획사 위주의 중앙집중화된 구조에서 탈중앙화를 통한 새로운 음악 산업 생태계가 만들어질 것이며, 이를 기반으로 기존의 구조가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이러한 구조는 비단 음악계뿐만 아니라 출판이나 미술품 등 저작권 이슈가 발생하는 다양한 비즈니스 분야로의 발전이 가능하다.
블록체인 상의 스마트 계약은 기존의 과도한 복잡성을 극복하면서 음악 산업에서 음반사가 담당했던 핵심 역할을 대체할 수 있다. 또한 유통전문가와 기술배포자에게 집중되었던 그동안의 비즈니스 모델을 퍼블리셔 중심으로 재설계 하는 것이 가능하다. 팬(소비자)으로부터의 데이터(정보)를 활용해 제작사·음반사는 앞으로의 사업에, 예술가는 창작활동에 이를 반영할 수 있다. 그리고 팬들은 또다시 아티스트들에게 제공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참여한 만큼의 코인을 보상받고 이를 활용하여 팬미팅, 음반구입, 스트리밍, 도서 및 창작물 구매활동 등을 지속적으로 영위해 나갈 수 있다.
예술가들은 음악·사진·그림과 같은 자신의 창작물들을 공유하는 방법과 범위에 대해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예술가와 소비자 간 유통 구조가 간소화·단순화 될 것이며 이로 인해 서로 간의 소통과 교류는 보다 적극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그동안의 불공정거래로 인한 문제들이 투명하고 공정한 거래로 전환되어 예술가는 자신의 창작물에 대해 공정한 대가를 지급받고, 이는 또 다른 우수한 창작물, 콘텐츠로 연계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블록체인 기술 자체가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실제 비즈니스 영역에서의 성장과 연결이 수반되어야 한다. 사용자들에게 외면 받지 않기 위해서는 기술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의 설계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이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이 남아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네오, 퀀텀과 같은 다양한 코인과 메디블록, 펀디엑스, 바이낸스코인, 제로액스와 같은 토큰들도 실은 기술 개발 중인 것들이 대부분이다. 대중적인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보다 필요하다. 또한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서는 국가별로 다르게 적용되는 법률적 이슈들이 존재하므로 국가 간의 충돌 역시 고려해야 할 요소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블록체인 기술의 도입이 필요 없는 사업영역까지 무리해 그 인프라를 블록체인으로 반드시 바꿀 필요는 없다고 생각된다.
그럼에도 블록체인은 현재진행형으로 성장하고 발전해나가고 있다. 지금의 인터넷도 초창기에는 미숙하고 부족한 점이 많은 통신망이었으나 지속적인 인프라와 사용자 확보로 현재의 모습에 이르렀다. 인터넷이 그랬듯이, 기존에 한 곳에만 집중된 정보와 가치로 인해 중앙화된 불합리하고 비효율적인 구조가 탈중앙화를 통해 생태계내의 모든 구성원들이 평등하게 정보와 가치를 분배할 수 있게 될 것이라 전망한다. 이를 통해 서로 성장할 수 있는 서비스들이 개발되어 문화예술분야의 다양한 영역에서도 창작자와 소비자 간의 활발한 경제활동이 일어나길 바란다.
정근용은 인큐블록 본부장, TIPSTOWN 기획운영 등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전문가로, 현재는 블록체인 프로젝트 진행, 블록체인 스타트업 발굴 및 육성에 힘쓰고 있다. 그 밖에 국내 주요 대학등에서 특강 및 멘토링을 진행하는 등으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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