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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켓 3사, 상반기 공연시장을 말하다 ②
.지난 ‘티켓 3사, 상반기 공연시장을 말하다 ①’에서는 2018상반기 공연시장을 전체적으로 개괄하고 공연 외부적 요인들-세계적 이벤트, 사회적 사건, 환경문제와 주 52시간 근무제·공연비 소득공제 등 새롭게 시행된 제도가 공연시장에 미친 영향에 대해 살펴보았다.
2편에서는 최근 티켓 판매의 새로운 플랫폼으로 부상한 홈쇼핑과 같이 새로운 플랫폼이 기존의 플랫폼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최근 이슈가 된 가격탄력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울러 하반기 이슈에 대한 전망과, 공연시장 활성화를 위한 제언을 들어보았다.
일시 : 2018.9.4.(화) / 장소 : (재)예술경영지원센터 회의실
사회 : 김일송_공연칼럼니스트(이안재 대표)
참석 : 이선재_예스24 ENT 사업본부 본부장, 정기훈_클립서비스 문화전략사업부 부장,
정태호_인터파크 ENT부문 마케팅 팀장
_소셜커머스/홈쇼핑
김일송 예매시장에서 소셜커머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정도일지 추정하고 있는가?
정기훈 일반적으로 소셜커머스를 3차 시장으로 분류해왔다. 이들은 잘 팔리지 않는 하위 좌석들을 중심으로 땡처리 방식을 이용해 티켓시장에 진입하기 시작했는데, 그 외에도 여러 가지 마케팅 툴을 제시하게 되면서 점점 상위좌석 판매까지 진입을 시도하는 중이라고 볼 수 있다.
이선재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매출을 분리해 발표하지 않으니 알기 어려울 뿐더러 구체적인 수치를 이야기하는 건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예전에는 영업현장에서 부딪히는 경향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그런 일이 별로 없다. 이전에는 공격적 마케팅을 펼쳤다면 요새는 그 공격성이 좀 떨어진 것 같다. 정점을 찍고 내려오는 과정이 아닐까 싶다.
김일송 소셜커머스에 이어 홈쇼핑도 티켓 예매처의 경쟁상대로 등극한 것 같다. 타격은 없나?
정태호 단지 몇몇 사례일 뿐이다. 사실 공연을 많이 보는 이들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좌석 선점인데 홈쇼핑이 아직 그런 부분까지 지원해주지는 않는다. 기획사들도 홈쇼핑을 대체 플랫폼보다는 하나의 마케팅 툴로 여기는 것 같다.
정기훈 홈쇼핑은 홍보수단의 하나로 이용하는 것이지, 매출로 직결되는 판매방식은 아니다.
김일송 하지만 뮤지컬 <시카고>의 경우 1회 방송을 통해 7,200장을 판매했다. 공연장의 객석 수나 공연기간을 확인하지 못했지만, 이 정도라면 티켓의 상당수를 판매한 것이 아닐까 한다.
이선재 <시카고> 한 편만 본다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공연시장 전체로 보자면 이벤트성에 가깝지 않을까? 우리도 홈쇼핑을 주시하고는 있지만, 이 채널이 주류시장으로 편입될 것 같지는 않다. 아직까지는 공연초반에 홍보매체 중 하나로 이용하는 것 같다.
정태호 공연분야는 마케팅에 사용할 수 있는 예산이 극히 제한적이고, 활용할 수 있는 마케팅 도구 또한 한정적이다. 홈쇼핑도 이런 환경에서 나온 하나의 채널 정도라고 생각한다.
이선재 영화나 드라마, 음악의 경우 공격적으로 제작발표회를 하는데, 공연 분야는 상대적으로 미디어 노출 경쟁에 굉장히 뒤처져 있다. 그렇다보니 실제 구매력이 있는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홈쇼핑 같은 미디어 노출을 더 많이 이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김일송 최근에 뮤지컬 주말할증에 대한 기사가 나왔다.
정기훈 가격탄력제가 문제라면 비수기·성수기 숙박요금을 달리 받는 것부터 문제 제기가 되었어야 하는 것 아닐까? 유통사나 제작사 관점에서 봤을 때 가격탄력제는 반드시 적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선재 가격고정은 수요와 공급법칙을 무시하는 일이다. 도서나 영화는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의 보편적 문화소비재니 그럴 수 있다 해도, 공연 티켓가격 탄력에 저항을 준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정태호 시장논리로는 탄력제 도입이 당연하다. 이전부터 주중의 마티네 공연은 반대로 가격을 할인하지 않았나.
이선재 소득수준이 높은 관객을 위한 고가의 티켓이 있어야, 반대로 저소득층을 위한 저렴한 티켓이 생길 수 있다. 말씀하신 기사를 봤는데 주말 가격 할증이 당장의 사회적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고, 오히려 더 확산되는 게 당연하다고 본다.
김일송 이번 가격 할증이 일종의 견인차 역할을 해, 공연 티켓의 전반적인 가격상승으로 이어질까 우려한 것 같기도 하다.
정기훈 공연은 균일가를 책정하거나 재고가 남는 물건·재화가 아니다. 공연은 시간을 파는 상품이기에 가격차등은 필요하다.
이선재 도서나 영화는 복제가 가능하지만 공연은 실연이다. 공연의 티켓 가격이 적정한지는 시장이 알려줄 것이고, 시장에 의해 자연스럽게 조정될 것이다. 단순한 문제는 아니지만 공연의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조건 나쁘게 볼 것은 없다.
정기훈 대부분 주말 가격 할증에 따른 평일 티켓값 상승을 우려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주말 가격이 오르면서 평일 가격을 낮출 여지가 생긴다. 예상하건데 동등한 매출군을 두고 거기서 더 가격을 올리기만 하는 게 아니라 탄력운영하면서 BEP(손익분기점)을 따라가는 정책이 마련될 것이다. 기존 가격에서 주말 가격만 올릴 것이라는 해석은 모순적이다.
이선재 악용으로 볼 일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가격이 오르기 마련인 것은 모든 상품이 마찬가지이다. 세계적인 팝 아티스트들의 주요 수입원은 음반이 아니라 콘서트로, 보통 공연 수입의 30~50%를 가져간다. 그들의 티켓 가격은 지난 십여 년 간 꾸준히 상승해왔지만 티켓 구매자들의 소득 수준과 결부되어 있기 때문에 가격이 무한정 오르진 못한다. 가격 상승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되려 그 이면 구조의 역학관계를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정태호 나 역시 가격탄력제에 적극적으로 동의한다. 이 이슈는 좌석등급제와도 연결된다. VIP석의 비중은 낮게, 가격은 높게 책정하면 다른 좌석의 고객은 상대적으로 더 낮은 가격으로 관람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는 것이다. 아직은 고민이 거기까지 미치지는 못한 것 같다. 과제가 아직 남아있다.
김일송 하반기에 대형공연들이 몰려있는데, 어떻게 전망하나?
정기훈 주목받는 공연이 많다. 이슈가 되는 하반기 대형공연들의 사전 단체구매 요청문의가 확연히 증가하고 있다.
김일송 콘텐츠 외에 공연을 둘러싼 기술개발 등 다른 이슈는 없을까?
정태호 모바일 티켓에 관한 아젠다가 있었다. 카카오가 공연계에 진출했는데, 대승적인 입장에서는 반길 일이다.
이선재 우리와 조금 다른 지점이 있다. 인터파크와 예스24의 DNA는 티켓 유통이지만, 카카오의 경우 기본적 DNA가 티켓 유통은 아니다. 따라서 티켓 유통 비즈니스가 그들의 마중물이냐, 본물이냐가 중요하다. 카카오가 문화 비즈니스를 본체로 생각하는지 아직 잘 모르겠지만, 앞으로 진행되는 상황을 지켜볼 일이고 과도하게 티켓 시장을 교란하는 쪽으로는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정태호 카카오라는 우산 아래서 어떻게 티켓 시장에 시너지를 낼지 의미를 두고 지켜보려 한다. 어떤 의미에서는 방향선회가 이루어지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김일송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머리로 추측하는 시장과 실제 시장과의 차이가 큰 것 같다.
정태호 인터파크에서는 공연을 5가지 카테고리로 분류하는데, 뮤지컬·콘서트에 80%, 연극까지 포함하면 95% 시장이 편중되어 있다. 비중이 낮은 나머지 장르를 생각하면 너무 안타깝다.
이선재 티켓시장에 대한 정보는 인터파크나 예스24 등 티켓사들이 갖고 있다. 대형 기획사라고 해도 타사의 정보나 타 장르의 정보를 알지 못한다.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선재 마지막으로 정부 정책에 대해서 이야기가 필요하지 않을까.
정기훈 어떤 법령이 상위법령이냐에 대한 해석이 문제가 될 때가 많다. 일례로 김영란법이 먼저냐, 문화접대비 제도가 먼저냐의 문제가 있다. 무엇이 상위법령인지 몰라 현장에서 발생하는 혼선이 많아 이에 대한 정돈이 필요하다. 문화접대에 대한 세제혜택처럼 살아있지만 시행되지 않는 제도를 회생시킬 필요도 있다. 그 외에는 티켓 사업자들에게 부가세를 발급할 수 없게 한 제도들을 정비하면 좋겠다.
이선재 ‘1+1 티켓’ 같은 행사는 앞으로 없었으면 좋겠다. 그건 체리피커(cherry picker)를 양산하는, 가격을 직접 건드리는 잘못된 방식의 지원이다. ‘문화가 있는 날’도 의도는 좋았을지 모르겠으나 의도만큼 결과가 나온 정책은 아니라고 본다. 물론 정부의 입장이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아쉬운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정기훈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동력을 활성화시키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예를 들어 네이밍스폰서에 대한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식으로 민간자본들이 들어와서 사회 공헌적 활동을 할 수 있게 말이다. 기업에서는 후원을 통해 받은 티켓으로 청소년, 소외계층에게 공연관람의 기회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사회공헌이 가능하다고 본다. 공연활성화에 관해 정부가 모든 일을 다 소화할 수는 없다. 민간 참여를 독려한다면 큰돈을 들이지 않고도 대단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정태호 앞서 첫머리에 국내에 공연 보는 인구 비중이 크지 않다고 말씀드렸다. 그 인구도 서울·경기도·부산·대구 등 일부지역에 편중되어 있다. 다른 지역에서는 공연을 할 수 있는 인프라가 충분치 않다. 민간 기업이나 지자체에서 시설투자에 힘을 쓸 수도 있겠지만, 정부에서도 관객 저변확대를 위한 노력을 해주면 좋겠다.
김일송은 공연문화월간지 씬플레이빌 편집장으로 재직했으며, 서울무용센터 웹진 춤:in 편집장을 지냈다. 현재 이안재 대표로 재직하며, 월간 THE NEIGHBOR에 공연 관련된 원고를 기고하고 있으며, 공연관련 일반인과 예비 기획자 등을 대상으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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