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웹진에 실린 글의 내용은 (재)예술경영지원센터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TEL 02-708-2293 FAX 02-708-2209 E-mail : weekly@gokams.or.kr
문화예술 공공기관 입사를 위한 인사팀장의 조언
문화예술 공공기관 채용 좌담회“문화예술분야 공공기관에 취직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요?”
몇 년 전부터 방학기간동안 우리 팀을 거쳐 갔던 대학생 인턴들이 항상 하던 질문이다. 비슷한 궁금증은 ‘공기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모임(네이버 까페)’을 비롯해 문화예술·예술경영 관련 블로그, 페이스북 등에서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어디에서든 속 시원한 답변을 찾긴 힘들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2016년 대졸자 직업이동 경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예체능계열의 입직경로는 ‘인터넷 구직사이트를 통해(24.7%)’, ‘가족·친지 및 지인의 소개/추천으로(19.7%)’, ‘공개(수시)채용시험에 합격하여(19.1%)’, ‘학교선생님의 소개나 추천으로(11.1%)’ 순인 것으로 조사됐다. 인문·사회·교육·공학·자연 등 타 계열에 비해 채용시험에 따른 입직의 비율이 낮고, 추천으로 인한 입직은 높은 편이다. 그만큼 취업정보에 대해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정보의 비대칭성’이 높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를 조금이나마 해소해보고자 문화예술분야 공공기관의 인사업무담당 팀장들과 함께 채용의 현주소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만들어 보았다.
일시/장소 : 2018. 8. 30(목) / 예술경영지원센터 회의실
진행 : 김혜진 (예술경영지원센터 전략기획팀장)
참석 : 김영균 (국립박물관문화재단 경영관리팀장)
오윤서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경영지원팀장)
장희경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경영관리팀장)
정일한 (서울문화재단 인사팀장)
각 기관마다 신규채용, 특히 정규직 채용이 진행되고 있는가?
김영균(박물관) : 현 정부의 이슈 중 하나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이다. 따라서 이미 기관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을 대상으로 정규직 전환을 우선해야 한다. 비정규직도 가능한 줄여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점점 더 신규 취업의 문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얼마 전 국립박물관문화재단에서는 오랜만에 정규직 공채를 진행했는데 5명 채용계획에 600여명이 지원할 정도였다.
정일한(서울) : 서울문화재단은 1년에 한번 정규직 공채를 진행하고 있다. 정원은 정해져 있지만 연중에 퇴사 등의 사유로 결원이 발생하고 있어 비교적 정기적으로 공채를 진행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
오윤서(공예디자인) :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은 정규직 채용이 정기적으로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마찬가지로 정원이 정해져있기 때문에 결원이 발생해야 신규채용을 진행하게 된다. 올 초에 있었던 정규직 3명 채용에 500명 정도가 응시하는 것을 보면 취업이 쉽지 않은 것을 실감하게 된다.
장희경(교육) :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도 작년에 비정규직 직원 모두를 정규직(공무직)으로 전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원 등으로 작년에 4차, 올해도 현재 4차까지 채용이 진행되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으로 인해 자리가 좁아지긴 했으나 기회는 꾸준히 있는 셈이다.
신규채용 시 경력이 필요한가?
김영균(박물관) : 신입 채용 시에도 3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분들이 대부분이다. 우리나이 세대에서는 대학을 졸업하면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지금은 대학교, 대학원까지 졸업한다고 해도 취직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공공기관에서라도 대학 졸업 이후의 신입사원을 채용할 수 있는 T.O를 일정 정도 보장하는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지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든다.
김혜진(예경) : 예술경영지원센터도 신입채용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부분 어느 정도 경력이 있으신 분들이 들어오고 있는 실정이다.
정일한(서울) : 공공기관의 경우 NCS(국가직무능력표준)를 도입해야 하는데, 이 중 경력에 대한 점수가 있다. 서울문화재단도 이 부분과 관련하여 NCS 도입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공공기관의 경우, 정부로부터 NCS(국가직무능력표준) 도입에 대한 요구가 점차 강해지고 있다. 현실은 어떠한가?
오윤서(공예디자인) :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은 2017년부터 NCS를 도입하긴 했으나, 체계적인 적용은 올해부터이다. 절차는 서류→필기→면접 순이고, 필기는 인적성 검사와 논술평가로 이루어진다. 인적성 검사는 전문기관에 대행을 맡겨 일반적인 유형을 사용하는데 적성검사의 경우 문화예술분야 구직자들에게는 다소 어려운 것 같다. 실무경험이 많더라도 NCS 시험 준비를 철저히 하지 않으면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또한,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NCS에는 경력점수가 있어서 얼마나 관련한 업무를 했는지, 관련 기관 경력이 있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보게 된다. 때문에 문화예술분야 공공기관에 관심이 있다면 처음부터 정규직만을 고집하기 보다는 인턴이나 비정규직과 같은 기회를 통해 관련 경험을 쌓는 것이 장기적으로 현실적인 준비 방법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장희경(교육) :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도 서류→필기→면접 순으로 진행된다. 2017년부터 NCS를 도입하긴 했으나, 약간은 변형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필기전형의 경우 NCS 상의 체계를 어느 정도 준용하여 논술시험으로 진행한다. 논술문제는 직무를 기반으로 하여 직무별·난이도별 1~2 문항이 출제되며, 외부 전문가의 평가로 결정된다.
김영균(박물관) : 공공기관이라면 정부정책에 따라 NCS 도입은 필수적인 것 같다. 우리기관도 마찬가지로 서류→필기→면접 전형으로 이루어져 있고, 투명성을 위해 NCS는 외부용역에 모두 맡기고 있다. NCS는 문제가 일반화되어 있기 때문에 기관 상황에 맞게 변경하기 힘든 부분이 있지만, 대학교 수능시험처럼 정형화된 시험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사무·행정능력에 대한 검증은 담보된다고 생각한다. 또한 시험 중에 포함된 성격유형검사로 개인의 성향을 파악할 수 있어 실제 면접 때 도움이 되고 있다.
정일한(서울) : 서울문화재단의 정규직 공채 절차는 서류전형→필기(논술)→실무·영어면접→종합직무능력검사→최종면접으로 이루어져 있다. NCS는 아직 도입하지 않고 있고, 대신 작년부터 내·외부 전문가들로 <문제출제위원회>를 구성했다. 각 직무에 연관된 출제위원이 문제와 함께 모범답안까지 미리 준비해둔다. 문제는 시험당일 추첨으로 결정된다.
필기시험, 논술, 면접에서 출제되는 문제를 알려줄 수 있을까?
정일한(서울) : 서울문화재단의 올해 1차 공개채용 시 <문화예술 기획 및 행정분야>의 논술형 문제 중 하나는 <‘도시 공간, 문화적 향유’를 주제로 자신만의 독창적인 시각을 서술하고 문화이벤트를 제안하시오>였다. 논술시험은 얼마나 논리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지에 중점을 두고 있다. 단답형 문제로는 총 15문제 중 수험자가 10문제 정도를 선택하여 그 개념을 2문장 정도 서술하는 것으로 <메세나, 번아웃증후근, 베이비부머세대, 젠트리피케이션, 인면조, 소확행> 등이 공통으로 출제된 문제였다.
장희경(교육) : 논술시험은 해당직무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직무전반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어떤 직무에서는 문제점과 향후 방향에 대한 나름의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풀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김영균(박물관) : 최근 채용 시에 마지막 면접을 발표면접으로 진행했다. 주제를 알려주고 30분 안에 준비하여 관련 의견을 발표하는 것이었다. 주제는 정부정책인 <사회적 가치>, <극장 용에서의 3.1 운동과 관련 공연기획> 등이 있었다. 논리적인 설득력과 기획력뿐만 아니라 예산, 홍보 등의 일정 계획 능력까지 보려고 했다. 흔히들 ‘기획’과 ‘계획’의 차이를 잘 모르는 것 같다. 기관에서는 사업을 기획하고, 계획에 맞게 추진할 사람이 필요하다. NCS에서는 계획성 있는 부분은 잘 드러나는 것 같아 오히려 면접 등에서는 ‘기획력’에 대한 준비가 더욱 필요하다.
오윤서(공예) :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은 지난 채용 시 논술시험의 주제는 <‘문화예술의 산업화‘에 대한 개념의 정의, 정책의 성공 및 실패 사례를 통한 문제점, 개선방안 제시>였다. 주제에 대한 견해와 설득력을 가지고 일관성 있게 논리적으로 전개해 나가는지가 중요하다.
대부분 채용정보는 기관 홈페이지와 공공기관 알리오, 워크넷, 사람인 등의 채용사이트를 주로 이용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구직자들의 궁금증이 잘 해소되지 않을 수도 있는데 혹시 <채용설명회>와 같은 계획이 있는가?
정일한(서울) : 채용설명회의 필요성을 느끼고 계획해 본적은 있으나 사실 진행해본 적은 없다. 채용규모가 적기 때문에 단독으로 진행하기에는 여러모로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대신 서울시 주관의 채용박람회에 많이 참가하는데 일반 기업들과 함께 있으면 아무래도 구직자들의 대부분은 일반 기업 쪽에 관심이 더 많다.
김영균(박물관) :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진행하는 채용컨설팅을 지금보다 확대하여 <일자리 엑스포>처럼 각 기관의 인재상이나 채용 준비사항을 알려주는 방법도 좋을 듯하다. 수시채용이 많은 문화예술분야에서는 어려울 수도 있으나, 일정정도 기간을 맞추어 여러 기관이 함께 하면 좋을 듯하다.
마지막으로 문화예술분야에서 일자리를 준비하는 분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장희경(교육) : 기본적으로 문화예술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바탕으로, 행정업무를 원활히 수행할 수 있는 분이어야 한다. 요즘 거의 모든 정보가 공개되어 있기 때문에 기관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정보와 자료들을 사전에 파악하고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리고 정규직으로의 채용 기회는 점점 줄어들고 있기에 비정규직, 인턴 등으로 실무경험을 쌓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실무경험을 쌓다보면 언젠가 더 좋은 기회가 찾아올 것이다.
오윤서(공예) : 온라인에 공개된 기관자료와 더불어 문화체육관광부와 관련한 문화예술정책을 잘 파악하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공공기관의 종사자로의 책임감과 여러 일에 협력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김영균(박물관) : 무엇보다 사회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현재 사회가 어떻게 변화해가고 있는지에 대한 흐름을 파악하고, 현재 정부정책이 추구하는 방향은 무엇인지를 잘 알아야 한다. 문제점은 누구나 알 수 있다. 관건은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해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앞서도 언급했지만, 공공기관에 더욱 더 기획력 있는 사람이 필요한 이유다.
정일한(서울) : 서울문화재단은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각각의 사업보다는 사업들 간의 연계와 융합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하고 있다. 채용시험에서 어느 특정한 분야의 전문적 지식을 요구하지는 않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넓은 시야와 안목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어느 한쪽으로 치우지치 않고 중심에서 조율하는 균형 감각도 키워야 한다.
마무리하며
무엇이든 사람에서 시작해서 사람으로 끝나는 문화예술분야인 만큼 ‘사람’을 채용하는 일은 중요하고도 중요한 일이다. 취업의 기회가 줄어드는 만큼 각 기관들은 공정하고 투명한 채용절차와 방식을 갖추면서도 기획과 행정 능력을 고루 갖춘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시도하고 있다. 그만큼 더 채용 준비가 많아진다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문화예술분야 취업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10월 24일 서울시 홍릉에 있는 수림문화재단을 찾아가보길 추천한다. 2018년 예술경영 취업컨설팅 “문화예술 잡(Job)으로 가자!”가 열리기 때문이다. 다양한 문화예술분야 공공기관, 기획사, 단체 등의 인사담당자들과 취업 컨설팅·자기소개서 클리닉 등 직접 만나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되어 있다. 예비 문화예술인 모두 더욱 힘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