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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이 현실이 되는 가상현실
인터뷰_김태원 고든미디어 예술감독VR, 가상현실이라는 단어가 한동안 인터넷과 뉴스를 떠들썩하게 했다. 말그대로 VR이 대세다. 하지만 가상현실이 우리 일상과 밀접하게 와 닿아 있지 않기 때문에 그 단어가 많이 언급됨에도 현실에서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가상현실을 알지 못한다. 급성장하고 있는 VR시장에서 고든미디어는 ‘전통예술’을 결합한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전통예술과 가상현실을 융합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는 김태원 고든미디어 예술감독을 만났다.
“VR은 사람들이 욕망하는 것을 구현하는 매체입니다. 화가가 회화로 표현하고, 감독이 영화로 촬영하는 것이 가상현실과 무관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과거에는 프레임 안에서 표현하던 것을 점차 탈프레임화하는 것이 가상현실입니다. 김만중의 구운몽이 가상현실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소설이라고 생각해요. 구운몽의 주인공은 꿈에서 일어난 일을 현실로 착각하잖아요. 가상현실이 사람들에게 그런 경험을 하도록 해주는 것입니다.”
VR이 한풀 꺾였다고 말하는 현장 사람들도 있습니다. 3D TV와 같은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여기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하지만 구글과 페이스북 등 해외의 기업은 아직도 VR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고, 그만큼 VR은 산업적 측면에서 큰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애플 아이폰3가 나왔을 때도 일부 사람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어요. 이게 과연 오래갈까? 하지만 4가 나오고, 다양한 앱이 개발되면서 아이폰은 큰 붐을 일으켰어요. VR이 끝났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아요. 하지만 이제 하드웨어 개발이 끝난 것뿐이에요. 이 VR기기에 무궁무진한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어떠한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느냐가 관건입니다.”
대부분의 가상현실은 게임이나 테마파크 등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미국 할리우드에서는 VR영화 제작 움직임이 일기 시작했고, 뉴욕타임스는 정기구독자에게 VR로 뉴스를 볼 수 있도록 구글 카드보드를 제공했습니다. VR은 게임, 영화 등 엔터테인먼트와 미디어 등에서 본격화되고 있는데, 고든미디어가 예술에 주목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회화가 가진 소통의 부재, 그것을 대체하는 것이 영화인 것 같습니다. 영화를 대체하는 것이 가상현실이고요. 회화에서 가상현실까지의 과정이 프레임을 탈프레임화(프레임의 해체)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미학적 가치를 고려한 콘텐츠를 제작해야겠다고 생각해서 결국 예술콘텐츠를 가상현실과 결합하게 되었어요. 탈프레임에 가장 적합한 것은 미학적 가치의 예술이라고 생각한 거죠.”
“회화에서 가상현실까지의 과정이 프레임을 탈프레임화(프레임의 해체)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미학적 가치를 고려한 콘텐츠를 제작해야겠다고 생각해서
결국 예술콘텐츠를 가상현실과 결합하게 되었어요.
탈프레임에 가장 적합한 것은 미학적 가치의 예술이라고 생각한 거죠.”
특히 전통문화, 문화재를 콘텐츠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전공이 회화였어요. 학교에서 회화 복원 강의를 들었었는데, 우리나라는 이탈리아와 비교하면 복원에 대한 인식과 기술이 적어요. 또 대학원에선 미디어아트를 전공했는데 그런 모든 게 연결되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전통문화를 사업 아이템으로 생각하게 된 것은, 전통문화는 우리가 겪어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소실된 문화를 가상현실을 통해 경험하고 판타지를 충족시켜 주는 거죠. 백제를 알기 위해서는 문화재밖에 없잖아요. 가상현실을 통해 유물이나 작품을 보고 더 나아가 상상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고든미디어는 예술, 특히 전통예술과 문화재 등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를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사람들이 과거에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이 문화재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책으로 읽는 것이 아니라 직접 체험하는 거죠.”
“저희는 사업명을 K.View Project라고 정했어요. 우선 우리나라는 ‘K’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좋아하잖아요? 실제로 K-POP뿐만 아니라 한국의 전통문화 등을 보여준다는 뜻에서 K를 썼고요.”
“전통문화는 우리가 겪어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소실된 문화를 가상현실을 통해 경험하고 판타지를 충족시켜 주는 거죠.
사람들이 과거에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이 문화재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책으로 읽는 것이 아니라 직접 체험하는 거죠.”
그렇다면 K.View Project가 무엇인가요? 예술을 어떻게 가상현실로 구현하는지 알고 싶습니다. “K.View Project는 관람자의 문화재에 대한 예술 경험의 확장을 가능하게 하는 가상현실 테크놀로지 프로젝트입니다. 기존의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전달하는 문화재의 시각적인 재현을 넘어서는 공감각적 인지 경험이 K.View Project입니다.
현재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 대학원과 서울여자대학교, 엠허스트, 수원시립미술관과 협업하여 융합형 가상현실 문화전시 프로젝트 <가상현실 화성능행도>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각 교수들과 협업하여 화풍을 고증하고, 동양화가가 화성능행도를 모사합니다. 이 콘텐츠를 점차적으로 구현시켜 미술관에서 하나의 콘텐츠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이 외에도 체험하는 가상현실 역사교과서 제작 등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고든미디어가 기획하고 개발한 예술 결합한 가상현실 콘텐츠는 어떤 것이 있나요? “지난 6월 프랑스에서 열린 KCON 2016 FRANCE에서 한국 전통의 미와 최신 기술을 결합한 가상현실 콘텐츠를 선보였습니다. 반응은 생각보다 폭발적이었어요. 프랑스에서도 유명한 이영희 한복디자이너의 아틀리에에서 이영희 디자이너가 직접 아틀리에를 소개하고, 본인의 작업 과정을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한옥에서 열린 한복 패션쇼를 가상현실 기기를 통해 볼 수 있었습니다. 프랑스인은 이 콘텐츠를 통해 한복뿐만 아니라 한옥 등 한국의 문화를 접하게 현실감 있게 접하게 되는 거죠.”
아직까지는 가상현실을 활용하기 위한 하드웨어가 너무 무겁고 비싸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고든미디어의 콘텐츠를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는 하드웨어를 대량으로 구매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점은 어떻게 해결하나요. “가상현실 기계는 상당히 비쌉니다. 기술은 발전되어 있지만 하드웨어가 비싸기 때문에 현실적인 어려움도 많습니다. 점차적으로는 각 박물관·미술관, 지자체,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등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저희가 제작한 콘텐츠를 유통시키고자 합니다.”
예술과 가상현실이라는 콘텐츠가 현실에서 수익이 날 수 있는지, 산업적 콘텐츠로의 가치가 있을까요? “가치는 충분합니다. 2017년에는 가상현실 기기들이 작고, 가벼워지면서 비용적으로도 합리적으로 변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기기가 가벼워지고 싸지면 현재의 휴대폰처럼 널리 보급될 것에요. 중요한 건 가상현실 기기로 어떤 콘텐츠를 제공하느냐가 될 것입니다.
저희는 한국 전통문화가 한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믿고 있어요. 실제로 한국에 사업차 방문을 했던 사람들은 또 한국을 방문하고 싶어 합니다. 이런 수요를 바탕으로 저희의 전통문화 콘텐츠를 해외에도 수출하고자 합니다.”
가상현실과 예술을 결합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점은 무엇인지, 그리고 고든미디어와 가상현실의 전망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사실 예술과 기술을 결합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기술자는 예술을 잘 모르거나 예술가는 기술에 대해 무지한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고든미디어는 예술적 가치를 높이기 위해 직원들의 교육에 힘을 쏟습니다. 직원들에게 예술과 기술 교육을 각각 시행함으로써 예술과 기술의 융합을 꾀하고 콘텐츠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합니다. 2017년에는 가상현실의 전망이 더 밝아져서 전통예술의 더 다양한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했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