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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뮤지컬 해외 진출을 위한 솔직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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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2016년 11월 4일(금) 오전 11시
장소 : (재)예술경영지원센터 회의실
참석자 : *단체명 가나다순
이재진 극단 액터스랩 숨 대표
강병원 라이브 대표
박서연 라이브 기획실장
엄동열 문화공작소 상상마루 대표
김영조 문화공작소 상상마루 제작감독
조성환 알앤디웍스 PD
홍은지 알앤디웍스 PD
이수진 야긴뮤지컬컴퍼니 작가
김지원 이엠케이인터내셔널 대표
이순정 이엠케이인터내셔널 팀장
윤호진 에이콤 대표
홍지원 에이콤
사회 : 김선영 (재)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
지난 10월, 한국 창작뮤지컬이 중국 상하이 윈펑극원에서 쇼케이스를 선보였다. 한국 창작뮤지컬의 해외진출 기반을 마련하고 유통 활성화를 위해 진행된 <2016 K-뮤지컬 로드쇼>는 중국에서 큰 호응을 끌어내며 중국 공연예술 관계자 및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이에 이후의 성과와 해외 진출을 위한 후속 방안 등을 이야기하기 위한 자리가 예술경영지원센터 내 회의실에 마련되었다. 김선영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의 사회로 진행된 간담회에는 쇼케이스에 참여했던 단체가 참석하여 중국 상하이에서의 경험담과 성과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와 더불어 지원사업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고민해보았다.
김선영(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 올해 처음으로 ‘창작뮤지컬 해외진출 플랫폼 운영 사업’을 진행했는데, 현지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고 들었다. 오늘 간담회 참석자 간 논의를 통해 추후 사업이 더 나은 방향으로 가도록 하겠다.
윤호진(에이콤 대표): 상하이문화광장(Shanghai Culture Square) 측에서 <영웅>에 관심을 보였다. 2017년 라인업은 이미 구축되어서 2018년 라인업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고, 7일 예그린뮤지컬어워드(Yegreen Musical Award) 때 중국 프로듀서들과 많은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시상식은 중국 관계자들이 한국 뮤지컬 현황과 리서치를 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조성환(알앤디웍스 PD): 2015년 유사한 포맷으로 상하이를 방문한 경험이 있기에, 그리고 한중간 정치적 이슈도 있었기 때문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예상보다 행사 규모가 커서 놀랐다. 행사 중 홍보물이 부족한 사태가 발생해서 준비를 잘해야겠다는 자기반성을 하게 되었다. 알앤디웍스는 예그린뮤지컬어워드에 초청받은 중국 관계자와 미팅하기로 했다.
김지원(EMK International 대표): <마타하리>는 메이킹 영상 등을 준비해갔는데, 중국 현지에서는 이런 영상을 볼 기회가 없기 때문에(실연 영상이 아닌 메이킹 영상) 신선했다는 반응을 이후 네트워킹 파티에서 중국 제작사들에게 들었다.
윤호진: 한국시장이 축소되는 상황에서 중국 진출을 논의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다만 중국은 3년 후쯤에 시장이 형성될 것 같다. 우리는 지금부터 미리 준비하는 시간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중국은 최근에서야 한국 뮤지컬 수준이 상당히 높다는 것을 인지했고, 관심이 높아지는 그 시기에 우리가 갔다. 그날 중국의 메이저급 프로그래머들이 많이 왔었는데, 여건이 되지 않아 많은 것을 보여주지 못한 점이 너무 아쉽다.
김선영: 당장은 성과가 구체화하지 않았지만 3년 이내 중국 뮤지컬 시장이 경쟁력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중국에서 한국 창작뮤지컬의 가능성을 보았는지?
강병원(라이브 대표): 아시아 정서가 비슷해 시장에서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그전에 라이센스로 <총각네야채가게>도 총 130분 공연을 했었는데 반응이 괜찮았다. <마이버킷리스트>도 시장성이라든지 정서적으로 반응이 있을 것이라고 해서 중국 진출이 가능할 것 같다. 당장은 라이센스피가 일본에서 20회 공연하는 것과 중국 130회 공연한 것이 같다. 아직 중국시장은 수익을 내기 어렵다.
박서연(라이브 기획실장): 현지 프로듀서들과 이야기하면서 한국 콘텐츠에 대한 니즈가 존재한다는 것을 느꼈다. 자본과 극장은 있는데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모두 하더라. 현장에서 한국 뮤지컬을 봤을 때 굉장히 놀랬다는 이야기도 많이 했다.
김지원: 중국은 조금 더 가볍고, 쉽게 찾을 수 있는 공연을 원했기 때문에 규모 면에서 부담스러워 했다. 대규모 극장 규모의 프로덕션에 관심 가진 사람은 두세 명 정도였다. 대형 공연을 핸들링할 수 있는 니즈가 있는 사람들은 그 정도였다. 따라서 현지 참석자에 대한 밸런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또한, 제작 방식에도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는 극장이 있고, 제작사가 있다. 중국은 극장이 기획 및 제작을 자체적으로 하므로 극장 관계자가 많이 참석해주는 것이 실질적 도움이 될 것 같다(다롄(大連)의 오페라극장 콘텐츠 담당자 등).
이수진(야긴뮤지컬컴퍼니 작가): 중국에서의 뮤지컬 제작, 라이센스는 저희 팀의 규모를 봤을 때 무리였다. 중국은 배우, 무대 등 전체를 계약해서 공연하길 원하는데, 저희 프로덕션은 그런 방식을 하기에는 작은 편이다. 중국 측에서 제시하는 비용은 여행경비를 마련하는 정도에서 끝난다. 수익이 확실하게 보장되지 않는다. 그리고 중국의 성향상 처음에는 다 지원하겠다고 하지만 사실상 다 주는 것이 아니다. 중국은 자본이 형성되어 있다고 말을 한다. 우리는 자본의 구체화가 어디까지인지, 어디까지 현실인지 파악해야 한다.
김선영: 마천청 중국연출행업협회(중국 내 공연장 및 기획사 연합회) 뮤지컬 부위원장 및 협회 회원들이 참석했는데, 내년에는 더 많이 참석하도록 적극적으로 홍보하겠다. 우리나라처럼 제작사가 극장을 대관하는 시스템과 다르게 중국은 극장에서 라인업을 잡는다. 내년에는 에이전시뿐만 아니라 극장관계자들도 적극적으로 유치하도록 하겠다.
강병원: 시장점유율과 홍보 면에서 중국 진출 준비는 지금부터 해야 한다. 추후에는 이 사업에서 쇼케이스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미팅 자리, 나아가 비즈니스 매칭 프로그램이 마련되었으면 한다. 물론 부스가 마련되어 있었지만, 그전부터 그런 프로그램이 있어서 짧은 시간이라도 매칭하는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한다.
이재진(극단 액터스랩 숨): 더 많은 단체에게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쇼케이스라는 게 한정적인 무대에서 한정적인 부분만 보여드리는 것이지만, 그렇게라도 많은 단체가 참여한다면 좋을 것 같다.
이수진(야긴뮤지컬컴퍼니 작가): 실연이 아닌 영상 쇼케이스로 참여했다. 그런데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배우가 출연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다. 그럼 실연 쇼케이스 팀과 영상 쇼케이스 팀의 차별성이 뭔가라는 생각에 당황했다. 로드쇼가 끝난 뒤 상하이에서 열리고 있는 연극제를 방문했다. 우리는 창작 교류부터 차근차근 시작하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을 내렸고, 거기서 만난 연출가와 이에 대해 논의했다.
김지원: <마타하리>도 영상팀으로 참석했다. 실연팀은 준비를 많이 해 왔는데 저희는 예산 안에서 프레젠테이션만 준비하다 보니 규모상의 온도차가 존재했다. 투트랙 프로그램에 대한 구분과 경계가 관객에게 충분히 인지되어야 한다. 관객 입장에서는 실연팀을 보다가 영상팀을 보면 지루하다고 느낄 수 있다.
이순정(EMK International 팀장): 다행히 우리는 이전부터 미리 준비해둔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상이 있어서 오디션부터 제작 과정 등 모든 요소를 촬영한 영상이 사전 제작되어 있었다. 사전 제작 및 편집이 완료된 상태라 센터에 자료를 제출할 때 그나마 수월했다. 만약 미리 준비를 해두지 않았으면 벅찼을 것 같다. 준비할 시간을 더 주셨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또한, 나아가서 다른 국가, 더 큰 시장으로의 진출 기회를, 네트워킹할 기회를 마련해주길 바란다. 적어도 아시아에서도 나아가고 있다는 걸 보여줄 기회를 만들어주길 바란다.
엄동렬(문화공작소 상상마루 대표): 이런 사업이 일회성으로 끝나는 경우가 있다. 하나의 브랜드로서 지속해서 좋은 콘텐츠가 해외 진출하는 통로 역할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후에 후속 조치할 수 있는 연계지원 사업이 있었으면 한다. 또한, 상하이국제아트페어가 같은 시기에 개최되었다. 이번 행사도 연계해서 진행했지만, 실제로 쇼케이스와 비즈매칭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향후에는 좀 더 긴밀한 매칭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이럴 경우 훨씬 더 좋은 성과가 날 것이다. 두세 번 봐야 비즈니스로 연결될 기회가 있으니까 그런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엄동렬: 중국은 특수시장이다. 중국의 공연법, 중국과 사업하는 데 필요한 정보 등이 부족하기 때문에 가이드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티켓 등록을 어떻게 해야 하며, 마케팅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사실은 잘 모른다. 지금은 뮤지컬을 소개하고 개척하는 단계이지만, 그다음 단계로 갈 수 있는 정보 등을 예술경영지원센터를 통해 제공되고 공유되고 보완되길 바란다.
윤호진: 중국시장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지만 있다면 좋은 프로젝트가 많이 나올 수 있다. 중국 뮤지컬 시장이 우리보다 역사가 오래되었지만, 발전이 부족했고, 우리는 짧은 시간에 노하우를 축적했다. 우리는 상품을 만들어서 이 노하우를 누려야 한다. 이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방안을 찾아줘야 한다. 중국은 아직 표를 구매하는 관객이 많은 것이 아니다. 중국 시장을 개발해야 하는데 이것을 민간에서 하는 것은 어렵다. 정부 차원에서의 지원이 필요하다. 여기서 더 나아가 중국에서 뮤지컬 코리아주간을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이재진: 맞다. 중국은 우리와 정치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국가가 개입하지 않으면 안 되는 부분이 많다. 개개인의 프로덕션에서는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을 국가의 개입으로 해결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즈니스를 할 수 있게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순서이다. 덧붙이자면 중국은 가서 공연하는 것보다 관시(关系) 즉, 관계가 지속적으로 쌓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 플랫폼이 중국과 꾸준한 관계를 맺어서 대한민국 공연예술을 중국에 소개할 수 있는 링크가 되어야 한다. 뮤지컬을 ‘산업’이라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산업 안으로 들어오지 않았고 산업화하기 위해서는 단계가 필요하다. “아직 산업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원이 필요하다”는 등의 중앙에서의 정책적 논의가 필요하다. 독자적인 뮤지컬 마켓을 개발해서, 채널을 이원화해서 균형을 맞춰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센터 사업으로 뮤지컬 관련한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하다. 서울아트마켓은 아트마켓대로 살려내고, 새로운 섹션에 대한 마켓 툴 등을 세팅해서 독립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김선영: 염동렬 대표의 말처럼 팔로우업(연계)이 되어야 한다. 일회성 사업보다는 후속 연계 지원사업이 필요하다. 서울아트마켓 활용 등 구체적인 방안을 연구해보겠다. 또한,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2008년 에든버러 프린지 진출 매뉴얼인 <에든버러 프린지 A to Z>을 발간했다. 이번에는 중국 진출 공략 가이드 등을 마련하도록 하겠다. 내년에는 위 의견들이 잘 반영되어 ‘창작뮤지컬 해외진출 플랫폼 운영사업’이 더 좋은 성과가 나도록 하겠다. 앞으로도 국내 뮤지컬 관계자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