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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든 읽혀지게 하려고 고민 중이다
웹진《예술경영》 400호 특집좌담
2008년 4월 12일, 웹진《예술경영》이 400호를 발간했다. 차곡차곡 쌓아온 수많은 정보들, 독자의 관심과 격려로 이루어진 성과이지만, 한편으로는 지난 길을 반추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창간 당시에는 문화예술을 다루는 ‘웹진’ 자체가 생소했고, 더구나 10년이 넘은 시간 동안 그것이 유지되는 사례 또한 드문 현실이다. 하지만 현재는 《예술경영》외에도 공공기관에서 발행하는 문화예술 웹진이 수 없이 많고, 또 각자의 전문분야와 색을 가지고 있다. 400회를 맞이하여 《예술경영》의 이웃 웹진의 담당자들과 함께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웹진의 역할과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자리를 마련하였다.
일 시 : 2018.4.10.(화) 오후 3시
장 소 : (재)예술경영지원센터 회의실
참석자 : *가나다순
김가진_한국예술인복지재단 전략홍보팀
박영도_서울문화재단 서울연극센터
신근우_대구문화재단 홍보발간팀
이정아_예술경영지원센터 전략기획팀
사 회 : 김혜진 예술경영지원센터 전략기획팀장
김혜진: 웹진《예술경영》 400호 특집 좌담으로 공공기관의 웹진이 갖는 역할과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자리를 마련하였다. 우선 각 기관의 웹진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 부탁드린다.
이정아: 2008년 창간된 웹진《예술경영》은 예술 현장의 이야기를 주로 담고자 만들어졌다. 주요 독자는 문화예술계 기획자들이고, 2차 독자라고 한다면 현재 관련 분야 공부를 하고 있는 학생, 문화예술 향유자 등 문화예술 유입단계에 있는 분들이라고 볼 수 있다. 격주 목요일에 발행하고 있고, 운영인력은 전략기획팀 한 명 외에 편집위원이 있는데 현재 9기 편집위원 여섯 명이 있다. 기획과 구성은 내부에서 하고 콘텐츠를 웹상으로 구현하는 것만 외부 업체에 맡기고 있다. 모바일 버전을 제공하고, SNS는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운영한다. 창간 때부터 2015년까지는 1년에 한 번씩 한 해에 유의미한 기사들을 엮어서 무크지를 발행했었는데 현재는 발간하지 않고 있다.
박영도: 웹진[연극in]은 말 그대로 연극 장르에 특화해 창작자들의 이야기, 시민 관객들이 연극에 대해 궁금해 하는 이야기를 온라인화 시켜서 콘텐츠로 만들고 있다. 시작은 홈페이지 방식으로 시작했다가 현재는 모바일로도 읽을 수 있게 제공 중이다. 타깃은 연극 창작자, 관계자, 그리고 시민 관객들이라고 볼 수 있다. 서울연극센터의 미션 중 하나가 시민 관객 개발이기 때문에 이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도 웹진을 제작 중이다. 한국연극 등 기존의 연극 관련 매체들이 인지도 높은 연출자, 창작자들에 주목한다면, [연극in]은 신진 창작자들을 위한,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콘텐츠의 방향성을 잡고 있다. 외주는 하지 않고, 외부 편집위원으로 6-7명 정도로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137호까지 발간되었다. 격주 목요일에 발간하고 있다.
좋은 정보를 빨리, 많이 수급해 소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콘텐츠의 질을 고려한다면 2주에 한 번의 발행주기가 빠듯한 감도 있다. 웹로그 분석을 해보면 2-3년 전부터 80%이상의 독자가 모바일로 우리 웹진을 보고 있고, 평균적으로 3-5분 동안 사이트에 머물며 보고 싶은 콘텐츠만 읽는 경향이 있어 반응형으로 홈페이지를 구축했다.
신근우: 웹진‘대문’은 예술담론웹진을 지향하고 있다. 원래는 계간지 형식으로 오프라인 책자를 발간하다가 웹진으로 플랫폼을 구축해 기존의 콘텐츠를 똑같이 올리고 있다. 뉴스레터 ‘바라봄’이라는 재단 소식지 역시 별도로 격주마다 발행을 하고 있어서 기존 콘텐츠를 뉴스레터와 함께 발송하다가 ‘대문’의 독자층이 어느 정도 규모가 생기고 나서는 따로 메일링 서비스도 하고 있다. 일단 웹진의 성격을 따라가려고 노력만 하는 단계인데, 지금의 포맷을 가지게 된지 1년 정도 됐다.
웹진‘대문’과 뉴스레터가 각각 별도의 예산을 갖고 있고, 절반 정도는 재단 내에서 콘텐츠를 직접 생산하고 있다. 운영은 홍보발간팀 한 명 외에 외부 편집위원 다섯 명이 함께 하고 있다. 계간지이다 보니 시기성을 고려해 특집 주제를 잡아 콘텐츠를 구성한다. 예전에는 비평지 형식이었는데 웹진으로 넘어오면서는 조금 더 가벼워져서 예술 담론을 다루는 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대구 출신의 예술가, 또는 문화 공간 중에 특색 있거나 이색적인 곳을 소개하고 있다.
김혜진: ‘대문’은 디자인 면에서도 트렌드를 최대한 반영하고자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오프라인 계간지에서 웹진으로 이동하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신근우: 예산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오프라인 발간물은 발송하는 비용이 많이 들었고 배포에 한계가 있다 보니 2017년부터 웹진으로 바꾸어 진행하게 되었다.
김가진: ‘예술인복지뉴스’는 2016년부터 시작해서 최근 24호까지 발간한 월간 웹진이다. 전국의 예술인들에게 예술인복지재단이 있다는 걸 알리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라 소책자 크기로 발간해 전국의 공연장 등에 배포 중이다. 온라인은 다른 곳들과 마찬가지로 반응형으로 구축했다. 예술인복지재단이 설립되고 ‘들음’이라는 웹진을 발간한 적도 있고, 재단 사업 홍보 위주의 뉴스레터도 발간했던 이력이 있는데, 최종적으로 현재의 소식지 형태를 발간하고 있다.
재단에서 예술활동증명을 받은 분들은 자동으로 뉴스레터를 수신하게 되어서 독자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데, 실제로 발송 받은 메일을 클릭해 읽는 분들은 대체로 그 비율이 비슷한 편이다. 그래서 올해 목표는 실 구독자가 늘어나도록 콘텐츠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다. 웹진은 현재 담당자 한 명이 운영하고 있지만, 외주 방식으로 하고 있어서 외부 업체에 기획자 한 명, 편집자 한 명이 있다. 내부적으로 이슈가 있을 때는 다른 직원들이 참여하기도 하지만 주로 재단 사업 홍보 위주로 콘텐츠를 구성한다. 예산에는 인쇄비와 발송비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미 온라인으로 발간된 내용을 오프라인 소책자로 발간하는 게 과연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 고민 중이다. 홍보는 재단에서 운영하고 있는 트위터, 페이스북을 통해 하고 있다.
김혜진: 팀장으로서 웹진《예술경영》을 맡게 된 지 2년 정도 된 것 같은데, 우리 기관의 소식을 알리는 역할과 예술계 담론을 다루는 역할의 사이에서 고민이 많았다. 처음 《예술경영》이 생겼을 때는 예술계 담론을 다루던 거의 유일한 웹진이었는데 10년이 지난 지금은 거의 모든 문화예술 기관들이 웹진을 발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예술인복지뉴스’나 ‘대문’은 기관 소식을 많이 담고, [연극in]은 연극계 현장의 이야기를 더 다루려고 하는 것 같다.
박영도: 서울문화재단은 기관지가 별도로 있기 때문에 연극, 무용, 문학 각 장르별로 [연극in], [춤in], <비유>와 같은 매체를 운영할 수 있는 구조가 되어있다. 하지만 예술경영지원센터의 경우는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전 ‘weekly@예술경영’ 때부터의 정체성을 다시 살펴볼 수도 있고, '@예술경영 무크지'의 경우 이슈를 정리해 오프라인 발간물을 내는 방식이 예경이 하는 일들을 더 돋보이게 했다고 생각한다. 대구문화재단이나 예술인복지재단과는 방향이 좀 다른 것 같다.
신근우: 우리도 선택과 집중의 면에서 재단 소식과 웹진을 분리 시켰다. ‘대문’에는 사실 재단 사업 홍보가 거의 들어가지 않는다. 문화재단으로서 시의성 있는 주제들과 이슈를 다루다보니 독자가 꽤 많다. 발행 후에는 콘텐츠를 강의에 사용해도 되는지 문의가 오거나 면접 준비에 도움이 되었다는 등의 피드백이 오기도 하고, 필자 정보를 묻는 전화를 받기도 한다. 문화재단이다 보니 보다 다양한 주제를 다룰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편집회의를 통해 콘텐츠를 결정하지만 그 때 그 때 이슈가 되는 것을 찾기도 한다. 다만 생각했던 주제에 맞는 필자가 일정이 되지 않는 경우 등의 변수가 있어 조금씩 방향이 바뀌는 경우도 많다.
김가진: 이름 자체에 ‘예술인 복지’가 들어가다 보니 다룰 수 있는 주제가 복지, 노동 등 한정적인 편이다. 처음에는 멋있게, 넓은 의미를 담아 매체의 이름을 짓자는 생각도 했지만, 또 저희만이 다룰 수 있는 내용이 있을 것이라 생각해 지금의 이름으로 결정했다. 단기적으로 볼 때는 독자가 원하는 것이 굉장히 명확하다. 지금 당장 예술인에게 유용한 복지재단의 ‘지원사업’에 대한 내용을 다룰 때에는 단기적으로 방문자 수가 늘어난다. 또 한편 장기적으로 회자되는 내용은 기획기사인 경우가 많다. 열심히 기획을 해서 내보낸 기사가 별로 반응이 없을 때는 실망하기도 하지만 몇 년 후에 반응이 오기도 한다. 균형을 잡고 우리 기관만이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있다.
이정아: 《예술경영》에서 다루는 분야는 기획·제작, 재원조성, 홍모마케팅, 조직경영 등이다. 이에 대한 이슈나 정보를 담는 방식에 따라 칼럼, 인포그래픽, 영상, 웹툰 등으로 코너명이 정해져 있다. 각 코너마다 기관지로서의 정보와 예술경영 분야를 다룬 정보들이 혼재가 되어있어 독자로부터 이에 대한 혼란과 더불어 어느 한 방향에 집중하면 좋겠다는 피드백을 받기도 한다. 형식의 면에서 보자면 개편 전에는 글을 게재하는 지면이 많았다. 그러다 신규 독자 유입을 위해, 쉽게 예술경영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따라 2016년에 현재의 코너들로 개편하게 되었다.
김혜진: 거의 모든 기관의 뉴스레터, 홍보소식지 등을 메일로 받아보고 있다. 어쨌든 기관의 웹진이 다루는 장르나 분야는 조금씩 다르더라도 독자층은 예술계 현장인으로 비슷할 것이라 생각된다. 그런데 너무나 많고 다양한 웹진, 소식지들에서 오는 피로감이 있다는 의견들이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각자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독자층과 타깃층을 어떻게 구분해 나누고 있는지가 궁금하다.
박영도: [연극in]은 비교적 독자층이 명확한 편이다. 창작자들은 주로 다른 사람들의 창작 방식을 궁금해 하고, 시민 관객들은 공연 정보를 얻기를 원한다. 공연작품에 대한 프리뷰와 리뷰, 그리고 공연 평점에 해당하는 꽃점으로 주로 구성되어 있고, 리뷰의 경우 담론 혹은 평론의 성격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예술경영》의 경우 기관 홈페이지의 ‘일자리정보’와 ‘자료공간’을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이 정보들을 웹진에 잘 녹여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조금 더 특화된 타깃으로 개편할 필요성이 있지 않을까?
김혜진 : 말씀하신 것처럼 문화예술 지망생들이 예술경영지원센터 홈페이지를 자주 찾아보는 편인데 그들을 어떻게 웹진의 신규독자로 유입시킬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편집회의에서 지속적으로 논의 중이다.
이정아 : 이를 위해 2016년 개편 시 웹툰, 카드뉴스, 영상 등 비교적 짧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코너들을 만들어 개편 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칼럼’과 예경 소식을 중점적으로 전달하는 ‘Kams Is’ 코너가 클릭수도 높고 반응이 좋은 편이다. 예술경영학과가 증가함에 따라 각 학과의 신규입학생들을 타깃팅하는 방안이 필요하지 않을까 고민 중이다.
신근우: ‘대문’도 대구 예술가들이 타깃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시민들에게 읽힐 수 있는 매체를 만드는 것 또한 큰 고민이다. 서비스 제공방식에서도 웹진을 꼭 메일을 통해 뉴스레터의 방식으로 제공해야 하는 걸까하는 생각이 든다. 현재 구독자는 2만 명 쯤 되는데 막상 뉴스레터 메일의 오픈율은 굉장히 낮은 편이라, 열심히 만든 입장에서는 마음이 아플 때가 많다.
박영도: 너무 일희일비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사실 우리가 너무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고, 우리 같은 기관들이 한 둘도 아니지 않나. 그러다 보니 독자들도 지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다고 해서 클릭을 유도하는 자극적인 제목이나 기사를 늘 쓸 수는 없는 것이고, 지속적으로 정보를 수급해서 배포하는 것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
신근우: 유입경로를 분석해보면 홈페이지나 메일이 아닌 다른 채널을 통해서 기사를 읽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SNS에 유료광고를 내거나 다양한 매체에 채널을 개설하는 등 어떻게든 읽혀지게 하려고 노력중이다.
박영도: 새로운 플랫폼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플랫폼을 만들고, 정보를 수급해 유통할지를 고민해야 하는 지점에 놓여 있다. 이제는 콘텐츠 자체는 안정기에 들어섰다고 판단이 되었기 때문에 그 다음 단계에 대한 고민이 있는 것 같다.
김혜진: 기관에 따라서는 자체적인 웹사이트를 유지하지 않고 별도의 블로그와 같은 채널로 옮겨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
김가진: 우리도 블로그를 활용 했었는데, 독자들이 내용이 한 군데에 잘 모여 있었으면 좋겠다는 요구가 있어 현재와 같이 발행하고 있다. 그렇지만 더 많은 대중에게 노출되고 싶다는 욕구는 늘 있는 것 같다.
김혜진: 문화정보원의 문화포털이 사실은 문화체육관광부 외에 다양한 공공기관의 각종 소식들, 각 정보들을 집중하는 곳으로 활용하기 위해 만들어졌는데 기대만큼 활성화는 되지 않은 것 같다. 각 기관별로 너무나 많은 웹진과 소식지가 있는데 소비자 입장에서는 각각 찾아봐야 하니 번거롭기도 할 것이다. 각자 1차 타깃들은 비슷할 텐데, 우리끼리의 제로섬 게임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결국 콘텐츠가 가장 중요한 것은 맞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독자의 피드백이 무엇보다 필요한데, 각 웹진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나?
이정아: 《예술경영》은 2015년까지 3기까지 독자 모니터링 제도를 운영 했었고, 온라인 설문조사도 정기적으로 시행했었다.
박영도: 데이터 기반의 웹로그 분석은 서울문화재단 자체적인 분석을 통해 진행하고, 상호간의 소통에 대해서는 댓글이나 해시태그(hashtag)가 활발한 편은 아니다. [연극in]의 경우 작품에 대해 이야기 할 때는 무조건 좋은 내용만 다룰 수도 없기 때문에 조심스럽다. 그러나 관객들, 독자들의 피드백을 계속 받으려고 한다. 시민 기자단의 운영은 서울문화재단 전체에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웹진에서 별도로 운영은 하지 않고 있다.
김혜진: [연극in]의 객석다이어리 코너는 독자 리뷰를 어떤 형식으로 운영하고 있나?
박영도: 독자를 대상으로 원고를 공모하고, 수급된 원고는 편집위원회에서 진행여부를 결정한다. 하지만 들어오는 원고가 많지 않고, 웹진에서 기대하는 글의 방향이나 질에 부합하는 원고도 매우 드물다. 또 시의성 있는 내용을 다뤄야 하는 데 그런 경우가 많지 않은 상황이다.
김가진: 독자가 만드는 콘텐츠가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일시적으로 진행한 적이 있었다. 짧은 수기를 보내주면 상품을 보내주는 방식으로 진행했었는데 웹진에 수록할 수 있는 정도의 콘텐츠가 들어오지 않았다.
신근우: 오히려 재단의 각 사업팀에서 대학생 기자단을 운영하는데, 웹진이 속해있는 우리 팀에는 없는 상황이다. 이벤트성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피드백도 받아보려고 각 팀에서 만든 홍보물, 기념품을 받아 제공하려고 하지만 솔직히 별로 반응이 없다. 무조건 ‘좋아요’를 누르는 것 외에는 피드백이 없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예산을 확보하려고 노력 중이다.
김혜진: 모니터링위원이나 독자 참여 코너를 만드는 것도 결국은 새로운 독자가 유입되었으면 하는 생각에서 고려하는 방안이다. 그러나 예산이나 운영인력 면에서도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한편 기획을 통한 섭외가 아닌, 독자들이 투고하는 글을 게재하는 코너를 마련할까도 고민하고 있으나 글이 우리가 원하는 만큼의 양과 질로 들어올지 확신할 수가 없다.
신근우: 트렌드가 바뀌는 게 무섭다. 32살에 입사해서 9년 째 재단에서 일하고 있는데, 그 당시에는 페이스북의 활용이 폭발적인 반응을 가져왔었다. 그런데 이제는 그 많던 사람들이 어디로 간 것인가 싶다. 다양한 소셜미디어가 생겨났는데 요즘의 대중들, 다른 젊은 층들은 또 다른 곳에서 모여서 소통하고 있는 것일까? 잘 모르겠다. 정보를 나누고 싶은 사람들을 태그(tag)해서 사람들을 모으는 문화가 이제는 더 이상 대세가 아닌 것 같다.
박영도: 공유가 트렌드였다면 이제는 감추어진 정보를 공유하는 것, 그리고 너무 많은 노출이 아닌 제한을 둔 개인화 된 공유가 트렌드 인 것 같다.
김혜진: 요즘에 해외문화홍보원, 세종문화회관 등도 오프라인 매거진을 웹진으로 바꾸는 움직임이 있었다. 또 한편으로는 민간에서 자생적으로 몇몇이 모여 웹진을 만들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추세에서 공공기관의 웹진이 해야 할 역할이 있다면 무엇일까?
이정아: 공공기관으로서 어려운 점은 사기업이나 민간매체처럼 재미있고, 파급력이 있는 콘텐츠만 다룰 수는 없다는 지점이다. 시의성이 있어야 하되, 그럼에도 공공기관이라서 조심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 기관의 성격과 너무 상충되지 않게 매체를 조율해 나가야 한다는 점도 그렇다. 예산과 인력이 부족한 내부적 상황에서 플랫폼이 다양화·다분화되는 추세인 외부의 흐름을 파악하고 따라가야 하지만 쉽지 않다.
박영도: 시의성 있는 주제를 다루되, 기관이 가지고 있는 중립성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면 최근의 ‘미투운동’처럼 시의성 있는 이슈를 놓칠 수는 없는 것이다. 그 외에, 내 주변의 연극인들을 보면 페이스북을 넘어서는 플랫폼은 아직은 없는 것 같다. 다음 세대를 준비할 필요는 있지만, 현재로서는 급변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이정아: 자체 웹사이트가 아닌 플랫폼으로의 이동, 혹은 동시운영을 하고 있는 기관들이 있다. 하지만 뿌리 자체는 적어도 고유의 웹사이트에 존재하고 이에 기반을 두어 아카이빙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공공기관이 고수해야 할 지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환경적으로도 외부의 플랫폼 간에 검색 노출의 한계도 있다 보니 더더욱 다양한 채널을 계속 오픈하게 되는 것 같다. 공공기관으로서는 현명하게 취사선택해야 하지 않을까?
박영도: 각 플랫폼들이 급변하는 시대에서, 기관이 주체적으로 아카이빙하는 기능은 지켜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김가진: 공공기관으로서의 무게감과 책임감도 있지만, 가끔은 부담이 되기도 한다. 최근 ‘미투운동’을 다룰 때만 해도, 이슈를 조심스럽게 다루다 보니 자체적으로 신중하게 검토할 수밖에 없다. 예술인의 입장에 서서 전향적으로 나가고 싶지만 그럼에도 사실 위주로 다루되 거리를 두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실무자로서 칼럼을 쓰는 필자의 의견을 존중하는 편이다. 예를 들어 재단에서 발간하는 웹진이긴 하지만 재단의 사업을 비판하는 내용을 쓸 수도 있고, 그것이 웹진에 게재 될 수도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재단의 상위기관과의 입장과 재단의 입장이 상충되었을 때 어려운 부분이 있다.
신근우: 우리는 대구시 출연기관이기는 하지만 크게 그에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 전체적으로 보면, 그 기관의 성격을 가진 콘텐츠를 꼭 만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기가 없고, 예산이 줄고, 인력이 없다 하더라고 꼭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공공기관이기 때문에 그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중심을 잡아줘야 이 웹진을 보고자 하는 사람, 독자가 있기 마련이니까.
김혜진: 《예술경영》에 대해 조언해 줄 수 있는 게 있을까?
신근우: 조언이라기보다, 앞서 하신 타깃에 대한 고민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는 없는 것 같다. 그 외에는 인포그래픽 등 자료에 기반 한 기사의 경우 현장과 기관의 실무자들이 매우 유용하게 보고 참고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김가진: 일단 시각을 유지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애독자로서, 기획기사 뿐만 아니라 구인, 구직도 열심히 보고 있고, 어떤 내용을 선정해서 올려주셨나 관심을 가지고 보고 있기 때문에 열심히 해주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