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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기술 기반 문화예술교육의 가능성을 실험적으로 모색하다
리뷰_예술 해커톤 : 차세대 문화예술교육 편4차 산업혁명. 어떤 면에서는 식상함마저 느껴지는 단어이지만, 문화예술교육 영역에서 이에 관한 풍부한 담론과 실천사례를 확인하기는 아직 어렵다. 그러나 문화예술교육 종합계획(2018~2022)에서도 시대에 걸맞은 대응계획, 새로운 콘텐츠 개발 및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듯이, 지금은 구체적 실천을 통해 논의를 이끌어 내야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하 진흥원)은 2017년 기술 융복합형 문화예술교육 콘텐츠 개발경험을 바탕으로, 4차 산업혁명 이슈에 대응하여 올해는 국제 심포지엄, 해외 전문가 초청 워크숍, 신규사업 모델 개발, 콘텐츠 개발 오픈랩(lab), 기술 융합 연수 프로그램 개발 등을 다각적으로 시도해보고 있다.
지난 5월 말 23일부터 27일까지 ‘4차 산업혁명, 문화예술교육의 재발견’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제7회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행사에서는 ‘창의의 재정의’, ‘예술의 접근성’을 키워드로 시대의 흐름에 따른 문화예술교육의 본질과 역할을 성찰하고, 융합과 협업을 통해 지속가능한 문화예술교육의 가능성을 모색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 중 ‘예술 해커톤: 차세대 문화예술교육’은 (재)예술경영지원센터의 7번째 해커톤이자 진흥원과의 공동기획사업으로 진행되었다. 5월 19일의 사전프로그램과 5월 26-27일 무박 2일,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진행된 이번 해커톤에서는 미래 세대를 위한 문화예술교육 기반의 창업 아이디어들이 도출되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지식과 정보, 전문가 또한 많지 않은 상황에서 진흥원은 그간 다루어보지 못했던 ‘문화예술교육+미래기술+비즈니스 적합성’ 등을 고민하는 데 있어 ‘해커톤’ 방식을 활용해 보고자 하였다. 진흥원 입장에서는 ‘차세대 문화예술교육’에 대해 어떤 분야의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지, 어떤 해석과 기대를 가지고 참여할지, 해커톤의 결과물은 현재의 문화예술교육 현장에 어떤 의미를 던질지 등의 예측되지 않는 어려움도 있었다. 그럼에도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짧은 기간 몰입하여 특정 이슈에 대한 솔루션을 제시하는 해커톤 방식의 즐거움과 가능성, 그리고 그 한계에 오히려 기대를 가지게 되었다.
다양한 배경과 관심사, 연령대의 참가자들이 예상보다 많이 모였는데 사전 워크숍을 통해 문화예술교육과 미래기술의 관계를 탐색해 보기도 하고, 문화예술교육자·개발자·기획자·디자이너가 반드시 함께 팀으로 구성되도록 하는 팀빌딩 사전 프로그램도 진행되었다. 실제 해커톤에서는 총 10개 팀, 총 70명이 다양한 시각으로 차세대 문화예술교육 모델 및 예술교육 콘텐츠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열정적인 시간을 보냈다.
또한 아이디어 발굴 및 아이템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이 함께 진행되었는데 예술교육 분야는 최빛나 작가(언메이크랩), 예술-기술 융합 분야는 미디어 아티스트 그룹 방앤리(방자영, 이윤준), 창업·비즈니스 모델 분야에는 배인식 대표((주)키클롭스)가 멘토로 참여해 아이디어의 창의성과 실현 가능성, 핵심기술의 활용 등을 중심으로 참여자들과 고민을 함께 나누었다.
다소 애매하고 폭넓은 주제였음에도 기존의 문화예술교육 콘텐츠나 사례 발표와는 다른 수준의 구체적인 결과물울 확인할 수 있었다. 각 팀들은 AI기술을 활용하여 보다 손쉽게 만화나 시 창작에 참여하는 프로그램이나, 머신러닝을 이용해 전시 감상 및 도슨트를 제공하는 웹서비스 등을 프로토타입으로 구현해 시뮬레이션 해내었다. 또한 해커톤 심사기준 중 하나였던 비즈니스 가능성, 즉 사업화나 제품화 가능성 측면에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DB 플랫폼, 예술강사 협업 플랫폼을 제안한 팀들이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약 4시간가량 진행된 피칭과 심사를 통해 최우수상은 미래기술을 접하기 힘든 시니어를 대상으로 VR기술을 접목한 문화예술교육 홈 큐레이션 서비스를 개발한 루미너스(Luminous)팀과, 이용자들이 주체적인 감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블록체인 기반의 그림 감상 플랫폼을 선보인 발사미(balsami)팀에게 돌아갔다.
<예술 해커톤 : 차세대 문화예술교육>은 두 기관의 협력사업으로 추진됨에 따라, 이후 후속지원 컨설팅과 창업지원이 이어질 예정이다. 또한 참가한 10개 팀의 아이디어 개선 및 비즈니스모델 고도화를 위한 컨설팅을 진행하며, 일정기간 내 창업한 팀에 한해서는 마케팅, 기술, 행정지원을 포함한 창업지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해커톤이 콘텐츠의 완성도를 떠나 새로운 시도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장이었다면, 후속 지원사업을 통해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를 포함한 여러 부분들을 보완해 의미 있는 사례를 남길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번 해커톤을 통해 문화예술교육과 적극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핵심기술들의 실제사례를 탐색해보았으며, 나아가 미래기술과의 가능성과 영향까지 가늠해 볼 수 있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해커톤에서 도출된 결과물의 의미를 해석하여 미래기술이 문화예술교육의 확장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를 구체적으로 설계해야하는 과제를 확인할 수 있었다.
문화예술교육 분야에서는 기술변화 트렌드에 집중하기 보다는 오히려 인간과 예술에 대해 고민하는 문화예술교육의 역할에 대해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는 입장이 중요한 한 축이다. 어쩌면 문화예술교육의 맥락에서 4차 산업혁명에 관한 논의를 시작하는데 이번 해커톤이 의미 있는 시작점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김자현은 더 많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자신의 취향과 방식대로 문화예술을 즐기는 데 기여하고자 문화예술분야 공공영역에서 일하고 있다. 2005년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설립시기부터 기획사업 및 지원사업을 담당하였으며 2011년부터는 유네스코 협력사업, ODA, 국제공동연구 등 국제교류사업을 담당하였다. 사회 곳곳에 문화예술교육이 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되기를 기대하며 R&D, 연수센터, 홍보 및 국제교류 등 기반조성 업무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