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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을 변화시키는 축제 브랜드 만들기
송태성_마포문화재단 지역문화팀장지난 10월 24일, 수림문화재단에서 열린 <2018 예술경영 컨퍼런스>에서는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예술경영 우수사례 공모’에 지원한 팀들이 예술현장의 다양한 운영 사례를 나누기 위해 10개 단체가 모였다. 각자 쌓아왔던 수년간의 노하우와 결실을 발표할 때마다 단체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졌다. 지난 해 ‘3C하모니 경영전략으로 조직을 혁신하라’는 타이틀에 이어 올해에는 두 지역축제의 브랜딩에 대해 발표한 마포문화재단은 이번 컨퍼런스에서 공공기관 부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하였다. 지역 곳곳에서 수많은 축제들이 태어나고, 없어지기도 하는 요즘 마포문화재단이 갖는 지역문화예술축제에 대한 상(像)은 무엇인지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예술경영지원센터 <2018 예술경영 우수사례 공모>에서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이번 공모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마포문화재단은 올해 ‘지역을 변화시키는 축제 브랜드 만들기’란 제목으로 <2018 예술경영 우수사례 공모>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추진해 온 지역 생활예술과 전문예술의 축제 브랜드 구축 사례를 정리하고 공유와 홍보 차원에서 진행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공공부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하게 되었어요. 아직도 얼떨떨하지만, 그동안의 노력을 인정받은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마포문화재단 지역문화팀에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계시는데요. 그 중 ‘커뮤니티아트마포 프로젝트 『꿈의무대』‘와 ’M-PAT 클래식음악축제‘를 우수사례로 꼽으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각 축제에 대한 간단한 소개도 부탁드립니다. 우선 각 축제를 간략히 소개하자면 먼저 ‘커뮤니티아트마포 프로젝트 『꿈의무대』(이하 꿈의무대)’는 연극·합창·무용·밴드·카니발·전시·오케스트라 등 총 7개 장르로 구성되어 있으며, 1,400여명의 시니어·주부·직장인·장애인 등 다양한 지역주민들이 10개월 간 마포구 곳곳에서 준비하는 생활예술축제입니다. 마포구에서는 지난 2015년 꿈의 극단 23개, 2016년 꿈의 합창단 및 특수합창단 등 19개, 2017년 무용커뮤니티 4개가 꾸준히 창단되어왔습니다. 예술단 창단부터 축제 무대에 서기까지 중장기 계획을 통해 ‘꿈을 꾸는 사람들의 꿈을 실현하는 무대’입니다.
’M-PAT 클래식음악축제(이하 클래식음악축제)‘는 올해로 3회를 맞이해 9월 5일부터 10월 26일 50일 동안 열린 클래식 전문예술축제입니다. 클래식의 대중화를 위해 마포구민 누구나 어디서든 즐길 수 있는 축제를 목표로 만들어졌어요. 올해는 대규모 오프닝·개막공연 ’K클래식 스페셜‘을 비롯해 ’클래식 마포 관광브랜드‘, ’특별한 공간 특별한 클래식‘, ’마포 구석구석 클래식‘ 등 7개의 프로그램으로 구성했습니다. 이를 위해 마포 곳곳의 문화 공간을 개발하고, 클래식 중에서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뽑아 일상 속에서 예술의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월드컵 경기장에서 야외 제작오페라를 공연하기도 하고, 공연 장소도 라이브 클럽부터 서울함 공원·경의선 숲길·기업 로비까지 다양화했어요. 그 결과 34개의 공간에서 70여회의 도심 속 클래식 공연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꿈의무대’는 생활예술축제로, ‘M-PAT 클래식음악 축제’는 전문예술축제로 마포문화재단의 축제사업의 큰 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생활예술축제로서 지역주민이 예술활동을 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고 예술가들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문화생태계의 기반을 조성하는 역할을 합니다. 축제를 통해 주민들이 공동체 정신을 함양하고 이를 체감할 수 있도록 변화를 이끌어내고자 합니다. 또한 전문예술축제인 ‘M-PAT 클래식음악 축제’는 경의선 숲길, 공원·목욕탕·시장 등 도심 전역을 문화공간으로 만들고 클래식의 대중화를 이끌어내며 지역주민들이 순수예술을 향유할 수 있도록 앞장서왔습니다. 이처럼 기초자치단체(마포구)와 기초문화재단(마포문화재단)의 협력에 기반을 둔 두 축제를 통해, 생활예술과 전문예술의 브랜드 구축이 가능했다는 생각입니다.
두 축제는 각각 ’장르별 생활예술 축제‘와 ’클래식 특화 축제‘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이 두 키워드가 어떻게 도출되어 축제를 만드셨는지 궁금합니다. 이전의 생활예술축제는 연극이나 합창 등 한 개 장르를 소규모로 발표하거나, 발표하는 행사 자체를 지도강사에게 맡기는 정도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한계나 아쉬운 점들이 많았지요. 주민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해 삶에 활력을 줄 수 있는 축제, 무대·조명·음향과 같은 전문 영역을 지원할 수 있는 축제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전에 마포구에서 진행된 축제를 예를 들자면 젊은 연령 대상의 락페스티벌이나 특정 관객 중심의 실험예술 공연, 또는 연예인이 출연하는 DMC 페스티벌 정도였습니다. 마포는 홍대나 연남동 등이 포함된 소위 핫플레이스이고, 외국인관광객이 연 784만 명이 유입되는 곳입니다. 이런 지역에 필요한 지속가능한 공연예술축제가 과연 무엇일지를 고민했고, 그것이 ‘클래식 특화 축제’를 만들게 된 출발점이었습니다.
나아가 매년 여름 40만 명의 관광객을 끌어 모으는 독일의 ‘브레겐츠 페스티벌(Bregenz Festival)’이나 백야 기간에 밤새 열리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페스티벌(White Nights Festival)’ 등 세계적 관광 키워드가 된 기초예술축제를 마포에도 만들어 경쟁력을 키워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도심 곳곳에서 지역 주민의 문화수요를 충족시키는 축제, 도심 속 모든 공간이 클래식 공연장이 되는 축제, 관광객의 소비패턴을 변화시키는 축제에 대한 고민이 기초문화재단의 역할이라 생각하였기에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지역을 변화시키는 축제 브랜드 만들기’라는 슬로건이 무척 인상적입니다. 마포문화재단이 추구하는 ‘지역’의 역할과 진정한 ‘생활예술’이란 무엇일까요? 기초문화재단은 지역주민과 접점에 서있는 최일선의 현장입니다. 생활예술은 시대의 요구이고 주민의 요청입니다. 물론 전문예술의 기반이 없이는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마리 토끼를 잡기는 어렵다고 하지만 한 방향에 있는 토끼는 두 마리 뿐만 아니라 여러 마리도 잡을 수 있습니다. 즉, 기초예술을 증진시키면서 동시에 생활예술을 활성화 하는 것은 지역에서 고민하는 ‘선순환 구조의 예술 생태계 구축’에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 만 본 사람은 없다’는 말처럼, 그 지역축제의 관람자가 참여자가 되고 나아가 예술의 후원자가 되는 시대를 만드는 것이 지역에서 해야 할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경기연구원에서 발간한 『경기도 생활문화지원 육성 정책방향』에서 한국사회는 ‘문화’와 ‘예술’을 구별하기도 하고 혼재해서 사용하기도 했음을 했음이 언급되어 있습니다. 문화정책과 예술정책에서도 이 두 개념은 혼용 혹은 혼동되어 사용되는 경우가 많았어요. 생활문화에 대해서도 생활예술과 생활문화의 혼용 혹은 혼동의 사례가 일어나는 것은 여기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합니다. 서울문화재단과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공동 연구한 『서울 생활예술 2031 액션플랜 연구』에도 ‘생활문화’를 문화예술 감상자 시점으로, ‘생활예술’을 문화예술 행위자 시점으로, ‘전문예술’을 예술장르의 전문적 행위자로 개념적인 구분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생활예술영역을 생활문화영역과 분리해서 정책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어요. 이처럼 지역문화진흥법에도 없고 문화예술진흥법에도 없는 생활예술은 이에 대한 명확한 개념정리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나아가 앞으로는 일반 민중이 창작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으며 실생활의 일부분이 되는 생활예술에 대한 논의가 더욱 활발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체적으로 축제를 운용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동안의 애로사항이 있다면 이를 해결해 온 과정도 함께 말씀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생활예술축제 ‘꿈의무대’는 무엇보다 예산확보 과정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시작 무렵인 2014년에는 시범사업을 통해 지역 커뮤니티 합동공연을 기획해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었고, 이를 생활예술의 중요성을 부각하는 계기로 삼아 예산확보의 기반을 마련했어요. ‘클래식음악축제’는 처음 2015년에는 넌버벌 공연과 거리퍼레이드 위주의 마포공연예술관광축제로 시작한 축제입니다. 지역성을 살릴 수 있는 축제 콘텐츠를 고민하면서는 토정 이지함을 소재로 활용한다거나 루미나리에 빛 축제로 기획을 해보는 등의 과정을 거쳤습니다. 결국 도심 속의 문화공간을 개발하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갖추어 지역주민이 일상 속에서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축제를 목표로 하다보니 현재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길고도 긴 고뇌의 시간이었네요.
두 축제를 운영하면서 이루어진 결실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그리고 지속적으로 마포구민들과 축제를 개최하시면서 향유자들의 변화나 발전을 어떻게 체감하고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생활예술축제 ‘꿈의무대’는 매주 1,400여명이 10개월간 마포구 곳곳에서 꿈을 실현하고 있고 4년간 4,552명의 생활예술가를 양성하였습니다. 이것은 주민과 접점에 있는 기초문화재단의 노력이자 주민예술가 1만양성의 기반을 마련하였다고 자부합니다. 전문예술축제인 ‘클래식음악축제’ 또한 클래식의 대중화와 공연장 이외의 곳에서 만나는 클래식으로 2018년에는 79회 공연과 450여 명의 아트스트가 참여하는 등 총 3년간 246,385명의 관객이 참여하는 전문예술축제로 성장하였습니다. 향유자들은 60여회의 자발적인 사회공헌활동 및 관 내외 문화행사 참여 그리고 정기공연 등의 개별 발표회와 공연에 활발히 참여해왔습니다. 이러한 적극적인 참여는 전국골든에이지합창경연대회 문화체육관광부 대상, 산청전국항노아실버합창경연대회 대상 수상 등의 결실로 이어졌습니다.
축제를 준비하시면서 특히 마포의 민간 예술 공간, 예술가, 기획자들과의 협업 사례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분들의 주요 관심사와 고민은 무엇이었나요? 커뮤니티 활동을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두 축제의 경우 가장 어려운 점은 전문가의 지도와 연습할 공간입니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서울연극협회 마포지회, 한국 무용협회, 홍대 J-LINE 밴드, 라퍼커션 등 예술 기관과 협력하여 지역주민의 예술활동을 지원할 전문가들을 구성했습니다. 또한 마포노인종합복지관, 대한노인회 마포지회, 구청 주민센터, 교회 등의 공간 확보를 통해 실제 생활권에서 예술활동과 축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어요. 이런 구조에서 축제를 만들다보니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예술가나 예술단체가 주민과 함께 만드는 프로젝트 자체에도 관심이 많지만 지역과 예술의 선순환 구조와 생태계 구축에도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파악하기로는 150여명의 예술가들이 일자리를 갖게 되었고, 지도강사 워크숍이나 대표자회의를 통해 지속적으로 모두가 함께하는 축제를 모색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향후 마포문화재단의 축제에 대한 목표나 계획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생활체육은 탁구, 농구, 배드민턴 등 분야별 연합회가 구성되어 있고 동 조직으로도 구성이 되어 활발히 활동을 합니다. 개인적인 꿈이 있다면 생활예술에서도 이러한 활동이 가능하게 되었으면 해요. 이를 위해 장르별 단원 대표자 모임을 통해 예술장르연합회를 만들어 주체적으로 예술 활동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또한 욕심일 수 있겠으나, 생활예술축제 ‘꿈의무대’와 전문예술축제 ‘클래식음악축제’가 마치 살아있는 생명처럼, 지역주민과 전문가와 함께 소통하며 변화하고 발전하는 축제가 되길 바랍니다. 그러면서도 어디서든 좋은 토대를 마련해 마치 복제하듯 이와 같은 축제들이 곳곳에 생겨났으면 합니다.
송태성은 극단 아리랑에서 배우 및 극장운영, 기획을 하였고 축제 무대감독 등 예술 현장에서 활동하였으며 문화체육관광부의 장관비서실, 공연전통과 근무를 통해 예술 정책의 수립과정을 경험하였다. 현재는 마포문화재단 공연기획팀 및 지역문화팀에서 근무하면서 ‘생활예술축제’, ‘클래식음악축제’, ‘문화채널 마포 <수요예술포럼>’, ‘아트인 스토페이스’ 등 지역주민과 접점에 있는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