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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더 많은 교류의 경험이 필요하다
한일 관계와 문화예술교류 좌담회일본 정부의 화이트리스트 배제에서 비롯된 한일 관계의 난맥상이 계속되고 있다. 일본군 종군위안부, 강제 징용 판결 등 한일 관계의 질곡에서 비롯된 일련의 사태는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성격의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최근 한일 관계 악화의 영향으로 양국 간 문화교류가 위축되는 일들이 발생하고 있어 우려를 더한다. 국가 단위의 불편함과는 별개로 민간의 문화교류는 지속되어야 한다는 전제하에 실제 교류 활동에 참여하는 분들의 경험을 나누고자 좌담회를 열게 되었다. 한일 간 문화교류의 특징이 있다면 무엇인지, 문화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일시/장소 : 2019. 9. 5.(목) / 대학로 작업공간 섬
진행 : 안태호(웹진≪예술경영≫ 편집장)
참석 : 김규원(한국문화관광연구원 콘텐츠산업연구센터장, 웹진 편집위원)
설승아(제천국제음악영화제 사무국장)
이재상(극단 MIR 극작가‧연출가)
조지은(미술그룹 믹스라이스 작가)
여러 분야에서 한일 간 문화교류에 직간접적인 경험들을 가지고 계신 분들을 모셨다. 우선 각자의 교류 경험들을 들려주시면 좋겠다.
조지은 'r:ead-레지던시 동아시아 다이알로그' 사례를 공유하고 싶다. 처음은 일본 큐레이터의 기획으로 시작했고, 레지던시 형식으로 한국, 일본, 중국, 홍콩, 대만 등 동아시아 작가와 기획자들이 모여 모국어 토크 중심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2015년 한국, 2016년 홍콩에서의 행사를 마지막으로 총 5회 진행되었다. 한국에서 개최했을 때는 열흘 일정으로 진행되었다. 각 국가마다 작가 한 명과 큐레이터 한 명, 한일 통역가, 중한 통역가(한국의 경우) 4명이 페어가 된다. 재미 있는 것은 통역자들, 이를테면 예술 번역자들이 대부분 예술계에 있는 연변의 조선족, 재일 조선인 같은 ‘경계인들’이라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동아시아의 경계와 동시대적인 근대에 대한 구체적 이야기가 오갈 수밖에 없다. 이 만남에는 모국어를 사용하는데 이것은 이 레지던시의 일종의 특이한 룰이다. 각자의 모국어를 사용하면서 오히려 동아시아 서로의 상황들을 감각적으로 이해하게 되는 지점들이 생긴다. 번역의 오류도 오히려 그 경험을 뽀족하게 드러낸다. 이 경험은 한일관계가 양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동아시아라는 구조를 함께 들여다보는 게 필요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가지게 했다.
이재상 1994년 <아시아마임축제>에서 일할 때부터 일본과 교류를 시작해, 축제나 극단과의 협업, 개인 작업 등으로 교류를 지속해오고 있다. 직접 쓴 <물의 기억>이라는 극본으로 일본 극단이 공연하게 되면서 2009년 작품 연출과 워크숍을 진행했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2012년에는 일본에서 ‘아트만’이라는 극단을 창단했다. 그 외에도 작년부터 ‘아시아희곡축제’를 시작해 아시아 각국의 희곡들을 공유하고 낭독극과 미팅을 진행하는 행사를 열고 있다. 올해의 경우 이란, 필리핀, 홍콩, 일본의 희곡작품을 갖고 작가와 공연 팀들이 참여한다.
설승아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이하 제천영화제)에서 일하고 있다. 이번 영화제가 일본 화이트리스트 한국 배제 발표 직후 민감한 시기에 열렸는데, 전체 상영작 128편 중 준비한 7편의 일본 영화의 상영 여부에 대해 관심이 뜨거웠다. 화이트리스트 한국 배제 발표 이전에도 일본영화 상영에 대한 직‧간접적인 관심은 있었지만, 그 이후 이에 대한 공식적인 인터뷰 요청이 많았다. 특히, 7편의 작품 중 일부는 미국, 아르헨티나, 프랑스 등 다른 나라와의 합작영화도 있고, 감독 역시 일본인이 아닌 미국과 아르헨티나 감독의 작품으로 일본의 제작사가 해당 영화의 일본 내 흥행을 염두에 두고 일부분 투자한 경우이다. 일본 제작 작품이긴 하지만 감독이 캐나다 국적이고, 일본의 시인이자 동요 작곡가의 삶과 동요에 대한 애정을 그린 극영화 등 정치적인 내용이 개입되지 않은 음악영화들이다. 최종적으로 영화제 내부에서는 일본영화 상영작 7편의 상영은 취소 없이 진행하기로 했다.작품 관람을 선택하는 건 어디까지나 관객들의 몫이다. 결국 상영은 진행되었고, 객석 점유율도 생각보다 높았다. 민간 교류와 정치는 나누어 생각하는 게 맞다는 걸 점유율이 말해주지 않았나 싶다.
김규원 연구자의 입장에서 몇 가지 상황이 떠오른다. ‘일본 대중음악 개방’ 연구에 참여했었는데, 우려가 무색할 정도로 개방 이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2017년 사드 배치 논란 때도 중국에서 진행 예정이던 공연과 한중 수교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었던 적이 있다. 몇 가지 논점을 제기해볼 수 있겠다. 첫째, 일반적으로 공공기금을 받아 진행한 행사에서 예술의 내적 가치보다 정치적 관계 우호를 위해 교류가 진행될 경우 향후 정치적인 변수에 행사가 좌우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두 번째는 검열 문제다. 일본은 내부 검열 외에도 타국에 대한 검열이 많았는데, 서양 문화 유입에 대해서는 멀게는 메이지 유신 때 있었고 우리의 경우에도 가깝게는 왜색 문화 혹은 소위 퇴폐문화로 낙인 찍혀 검열하는 부분이 있었다. 이러한 다른 문화에 대한 검열에 대한 문제를 이야기 할 수 있다. 셋째로 상업성 문제가 있다. K-POP 스타가 중국이나 일본 이슈에 대해 발언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비일비재하다. 순수 예술 뿐만 아니라, 대중 예술 영역에서도 이에 대해 상업성에 의한 자체적인 검열의 문제가 이야기 될 수 있다.
일본과의 교류가 갖는 장점이랄까, 이유가 있다면 무엇일까?
이재상 가깝고, 비용 부담이 덜하며, 같은 아시아권 국가로서 서로 이해할 수 있는 영역이 크다. 해외 교류를 준비하면서 처음에는 일본에서 교류 경험을 쌓고, 그다음 아시아권으로, 그다음은 유럽으로 활동 반경을 넓히고자 했다.
조지은 시각예술은 음악이나 공연예술과는 달리 간접적‧국소적인 특성을 갖는다. 비슷한 지역에 사는 사람 간에 공감할 수 있는 요소가 언어화 되는 경우들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특징이 시각예술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선 일본이 가장 가까운 동네인 셈이다. 또 다른 측면으로 일본이 문호 개방을 먼저 한 나라이고 연구나 리서치가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잘 보존되어 있다 보니, 역사적인 작업 혹은 작업리서치를 할 때 일본의 자료들을 거쳐야 진행되는 영역들이 있다. 부정적으로 보자면 일본을 통해 진행된 근대화, 긍정적으로 보자면 일본의 자료들은 우리의 과거로 접근하는데 지나쳐야 하는 통로, 과정과 같다고 본다.
설승아 영화제는 문화 올림픽 개념이다. 제천영화제는 전 세계 영화들 중 정체성에 맞는 다양한 음악 영화를 선정하고 상영한다. 일본에는 수집 문화가 발달했다. 한국 다큐멘터리 감독을 만나면 보존된 자료가 많지 않고 음악저작권 문제 등 풀어야할 문제들이 많아 어려움을 겪는데, 일본에는 자료가 많아 양질의 영화를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음악이라는 특정 장르를 다루는 영화제에서도 일본 영화가 선택될 여지가 많은 게 아닌가 싶다.
한일 간 교류 행사가 연기되거나 취소되고, 공동으로 작업한 결과물들 역시 발표가 보류되는 등 다양한 일들이 벌어졌다. 예술가로서, 혹은 기획자나 연구자로서 최근의 상황을 어떻게 보고 계신지 궁금하다.
조지은 일본의 미술관에서 일하는 재일조선인 친구는 심리적인 부담감을 느낀다고 토로 했다. 최근에 일본으로 리서치를 갈 예정이었는데, 한일 간 과거의 일을 취재하는 일이라 방문해도 괜찮을 시점일지 의식적으로 생각하게 되더라. 국제 교류 시에는 교류국 간의 상태를 파악하고, 문제를 우회할 방법을 고민하게 된다. 일종의 자기검열이 작동하게 되는 거다.
이재상 일본과 오랜 기간 동안 교류를 갖다 보니, 이 나라가 전체주의 성격이 강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일본에서는 서로 종교나 정치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는데, 이 영역에 대해 상대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물어보면 폐가 될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게 이번에 좀 더 드러난 것이라 본다. 습관적인 자체 검열이 강한 사회라고 생각한다.
설승아 이번 사태로 영화 상영 자체가 문제될 수 있다는 걸 ‘인식’하게 되었다. 검열의 기제가 발동된 거다. 이러한 사태들로 발생한 자기검열 기제의 발동은 개인적으로 문화행사를 기획하는 기획자 입장에서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아마 다른 영화제들도 자체적으로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을 것이다. 영화 포스터 전시 공간에 일본어가 노출되어 있다거나, 일본 배우가 관객과의 대화에 기모노를 입고 참석한다거나 하는, 이전에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들을 점검하게 되었다. 사실 요즘은 영화의 국적을 따지는 것이 무의미해진 시대다. 이번에 상영했던 <지미페이지 따라하기>는 다국적 합작 영화지만, 자국 흥행을 위해 일본 예산이 투입된 상황이었다. 그런데 심사를 통해 대상을 받았고 폐막작으로 선정된 작품임에도, 야외 상영을 해도 괜찮을지 고민하게 되더라. 이러한 사태들은 문화행사를 기획하는 기획자 입장에서는 행사의 정체성을 우선으로 생각해야 하는데, 검열의 기제가 발동되어 자체적으로 검열을 진행하는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다.
이재상 지방 의회에서 정치적 목적으로 무언가를 제시한다면, 지자체는 따를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제천 영화제의 결정이 반가웠다.
설승아 영화 상영에 대해 시의회가 입장문 발표까지 한다는 건 꽤 큰일이다. 내부에서도 많은 고민이 있었는데, 영화제 조직위원장이자 제천시장이 SNS를 통해 ‘이 작품들은(일본상영작 7편) 일본의 정치적 내용과는 무관한 순수예술 작품들이며, 순수하게 예술 활동을 하고 있는 일본 영화인, 작품까지 보이콧하는 것은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민간교류의 장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신중한 부분”이라며 “단순한 일반화의 오류를 경계하고 편견 없이 128편의 상영작을 그저 세계 순수 예술의 흐름으로 바라보았으면 좋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사실 지역에서 진행되는 행사들은 정치적 도구가 될 위험성이 많은 행사다. 보조금을 받아 예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지만, 자기검열 외의 정치적 개입의 우려가 있어 이러한 부분들을 경계하고 중심을 지키며 가야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러한 부분에서 영화제 조직위원장인 제천시장의 SNS입장 발표는 영화제 입장에서 영화제 정체성을 지키며 영화제를 진행하는데 큰 힘으로 작용하였다.
민간 문화교류가 지속되어야 한다는 데에는 정부 차원에서도 이견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실제 현실에서는 ‘국민정서’를 바탕으로 한 문제가 끊이지 않는다. 특히나 상업적 이익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는 콘텐츠들은 스스로 자기검열을 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현상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안이 필요할까?
김규원 보조금이나 공공기금을 받는 예술가나 단체는 외부 환경에 영향을 받게 될 때 어떻게 대응할지가 중요하다. 정치적 외압이 있을 때 예술가‧예술단체의 입장을 지지할 사람이 많아져야 한다. 문화예술 교류나 예술 활동이 갖는 고유의 가치가 무엇인지, 그 필요성과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고 공유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해외에서 호평을 받는 한류 콘텐츠를 한국의 민족성과 국가 상징으로 일치시킨다면 곤란하다. 예술 작품이나 대중문화를 국가와 결부시킬 게 아니라, 한국에서 만든 콘텐츠 정도로 적당한 거리감을 갖고 콘텐츠로 승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조지은 공모와 심의 과정을 통해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는 건 지원 대상을 신뢰한다는 의미다. 국가나 지자체가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론적인 태도가 필요하다.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일본은 국가 지원뿐만 아니라 기업 차원의 지원도 많은 편이다. 그에 비해 한국은 기업 지원이 적고, 더구나 ‘교류’에 초점을 맞춘 국제 지원이 적다는 것이 아쉽다. 실질적인 교류 경험 자체가 더 많아져야 이에 따른 담론과 예술적 결과물도 넓은 시야에서 동아시아 이야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이재상 한일 간의 문화예술 교류를 크게 3세대 정도로 나눌 수 있는데, 1세대는 일본 문물을 일방적으로 수용하는, 배운다는 측면이 강했다. 2세대는 서로의 문화를 알아가는 시기, 그리고 최근의 3세대는 굳이 한국과 일본 것을 나누는 게 무의미해졌다. 나와 같이 한국인이지만 일본에 극단을 두고 오가면서 극작과 연출을 병행하는 한국 출신 연출가의 존재가 자연스러워진 것이다.
국가나 지자체 간 교류가 아닌 민간 간의 교류에서도 지원을 고리로 사업의 중지를 결정하는 경우가 발생하곤 한다. 이런 과정에서 양국 간의 유사성이나 차이점이 있다면 어떤 걸까?
설승아 영화제 쪽은 커뮤니케이션에 일종의 글로벌 스탠다드가 적용된다. 영어로 교류해서 그런 것일까 싶기도 한데, 상영작 섭외를 진행하는 프로그램실 입장에서 상영일정과 상영료, 게스트 섭외 등 업무 진행 과정이 일본과 다른 나라 사이에 차이점이 있지는 않다고 한다.
이재상 예를 들면 공연 섭외의 과정이 다르다. 한국에서 단체의 스케줄과 공연비를 동시에 제시하며 가부를 묻는다면, 일본은 처음부터 공연비를 언급해서는 안 된다. 우선 스케줄만 묻고, 공연비는 그 다음에 언급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일본 측 담당자가 계속 부재중이거나 출장 중이라며 답변을 피하는 상황을 맞닥뜨리게 되는데, 그게 그들의 간접 거절 방식이다. 기본적으로 우회적인 화법을 갖고 있는데, ‘사과’에 대한 정서적 의식 차이도 이와 비슷하다. 우리는 ‘제대로 된 사과’ 즉 직접적인 사과를 원한다고 하지만 일본 측 입장에서는 우회적이어서 그렇지 사과를 한 셈이다. 물론 직접적인 표현을 하지 않는 것은 책임지지 않으려는 의도도 있다고 봐야한다.
조지은 일본과 교류하면서 느낀 바는, 형식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이었다. 예를 들면 세미나나 토크 중에 서로 돌아가면서 이야기를 할 경우 한국 작가들은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 그 내용 자체를 중요하게 여긴다면, 일본 측은 각 참가자에게 발언권의 비중이 고르게 배분되었는지, 피드백은 제대로 오갔는지 마무리 발언들이 있었는지 등 전체적인 진행을 중요시하는게 달랐다.
이재상 한국이 청년이나 신진, 생애주기별로 지원 대상을 고려하는 추세라면, 일본은 유명할수록 더 많이 지원받는 편이다. 신진 예술가들은 거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반면 유명 예술가들은 국가나 기업 차원의 지원을 많이 받으면서도 창작 활동에 있어 자유롭다. 그래서 아이치 트리엔날레 사건에서 정부가 직접적으로 손을 댔다는 데서 큰 반향이 일어난 것이다. 소녀상 철거도 충격이지만 그 옆에 위치한 작품, 반정부 전단을 모아서 만든 그 작품을 같이 철거했다는 점이 일본 사람들에게는 더욱 충격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조지은 아이치 트리엔날레는 작년부터 국제적 명성이 더해지던 상황에 이 사건이 터져 세계적인 반향이 더해졌다. 개인적인 의견일 수도 있지만, 일본에 전시를 하러 가면 왠지 예술가들은 뭘 해도 되는 집단이라는 의식을 갖고 있는 것 같았다.
문화교류가 보다 활성화되기 위해서 정부나 공공의 역할이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실제 필드에서 구체적으로 필요한 내용이나 제안할 사항이 있다면?
이재상 지금처럼 지원은 하되, 정부의 개입이나 지원 행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시도는 자제해야 한다.
김규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나 한국영화진흥위원회 등, 문화예술 분야에서 행정적으로 최고위 기구들은 이러한 교류에 얽힌 문제가 있을 때는 예술가나 예술단체 입장에서 목소리를 내줄 필요가 있다. 예술 행사를 추진하는 예술인들이나 실무진 입장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배짱을 갖고 일을 추진하기는 쉽지 않다. 트라우마와 자기검열이 남기 때문이다. 지금 답을 낼 수는 없지만 예술인들이 편하고 자유롭게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정부와 NGO를 포함한 공공 섹터에서의 지지가 꼭 필요하다.
조지은 전시 지원이나 행사 지원보다는 실질적으로 만날 수 있는 지속적인 인적 교류 지원이 필요하다. 인적교류를 통해 전시나 다른 행사들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어떤 양질의 인적 교류가 가능한지 탐구해야 한다. 역시나 나는 한일 관계를 동아시아의 상황에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일 양자 간 문제들을 동아시아 안에서 다자간 관계로 바라본다면 문제의 해법이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