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웹진에 실린 글의 내용은 (재)예술경영지원센터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TEL 02-708-2293 FAX 02-708-2209 E-mail : weekly@gokams.or.kr
예술과 데이터 기반 디지털마케팅
공연예술 분야를 중심으로디지털마케팅의 핵심 키워드 중에 ‘데이터 드리븐’과 ‘퍼포먼스’가 있다. 디지털마케팅 활동은 철저히 실제적인 성과(퍼포먼스)로 이어질 수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선 주요 의사 결정을 내릴 때 데이터에 기반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마케팅 성과를 평가할 때 광고, 홍보 콘텐츠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봤고, 그래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홈페이지를 방문했는가를 살폈다. 하지만, 대다수가 광고, 홍보 콘텐츠만 보고 끝나버린다거나, 설령 홈페이지를 방문했다 하더라도 예매와 같은 우리가 절실히 바라는 행동을 하지 않고 그냥 떠나버리는 문제가 있었다. 광고, 홍보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할 때도 여러 의견들 중에 객관적인 사실에 기반해 선택하는 대신, 목소리 큰 사람, 직급이 높은 사람의 의견을 채택하는 불합리성도 있었다. 설령 마케터 1인의 재량대로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다 하더라도 정확하지 않은 본인의 감에 의존해야만 하는 문제 또한 있었다.
이러한 문제들을 디지털마케팅에서는 ‘데이터 드리븐 마케팅’과 ‘퍼포먼스 마케팅’으로 해결한다. 구글 애널리틱스와 같은 분석 도구를 활용해 특정 광고나 홍보 콘텐츠를 본 사람이 얼마나 많이 홈페이지를 방문했고, 그들 중 ‘우리가 바라는 행동을 한 사람’ 즉 예매자의 비율은 얼마나 되고, 그래서 광고, 홍보 활동별로 고객 1명을 발굴하기 위해서 쓴 비용은 얼마나 되는지를 확인하고 비교한다.
아무리 광고 노출 비용이 싸고, 광고 클릭당 비용과 홈페이지 유입 비용이 싸다 하더라도 예매 전환율이 낮아 고객 발굴 비용이 비싸면 효과적이지 않은 마케팅 활동이라 판단하고 보다 효과가 좋은 방식에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는 식으로 성과를 극대화한다.
그렇다면 디지털마케팅 방식을 예술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을까? 결론적으로 얘기하자면 부분적으로는 그렇다.
디지털마케팅 활동을 통해 성과를 극대화하려면 같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했을 때 일단은 더 많은 사람들이 광고나 홍보 콘텐츠에 반응해야 하고, 그 다음으로는 광고나 홍보를 통해 예매 사이트를 찾은 사람들이 더 높은 확률로 예매를 완료해야 한다.
예매 사이트 방문 횟수(광고, 홍보 콘텐츠 노출 수 X 광고, 홍보 콘텐츠 클릭률) X |
그렇게 되려면, 예매 사이트 방문 횟수가 지금보다 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끊임없는 비교와 실험을 통해 최선의 방법을 찾으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그리고 광고를 한다고 해도 많은 광고·홍보 매체(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구글 디스플레이, 카카오 모먼트, 네이버 키워드, 구글 키워드) 중 가능한 범위 내에서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같은 비용을 투자했을 때 어떤 매체가 더 좋은 성과를 내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모든 광고 매체는 각자 장단점을 갖고 있는 만큼, 어떤 매체가 우리 공연의 마케팅에 적합한지는 직접 광고를 집행한 후 성과를 비교해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 예를 들면 네이버 포털은 검색 점유율이 70%에 육박해, 타 검색 플랫폼에 비해 압도적으로 사용자가 많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그만큼 광고 경쟁이 치열하다. 구글은 상대적으로 점유율은 떨어지나, 네이버에 비해 경쟁이 덜하고 광고비가 싸다는 것이 장점이다.
검색 키워드 광고 중 네이버 키워드 광고는 ‘대학로 연극’ 등 당장의 수요를 반영한 검색어의 검색 결과로 공연을 소개할 ,수 있는 만큼 정확도가 높지만, 검색하는 만큼만 광고가 노출되는 데다 경쟁이 치열해 클릭당 광고비가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페이스북, 카카오 모먼트, 구글 디스플레이 광고는 공연 수요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절대 다수에게 저렴한 비용에 광고를 노출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검색 광고에 비해 정확도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비교 실험은 광고 매체 간 비교뿐만 아니라 특정 광고 매체를 활용하는 방식에도 적용할 수 있다. 특정 광고 매체로 타기팅을 할 때 한 가지 조건으로만 하지 않고 다양한 조건으로 타기팅한 후에 성과가 잘 나오는 조건을 찾아낼 수 있으며, 광고 콘텐츠도 여러 가지로 기획, 제작해 본 후 성과를 비교해 볼 수 있다. 디지털마케팅 업계 표현으로 이러한 비교 실험을 광고 타깃과 광고 소재의 ‘AB 테스트’라고 한다.
예를 들어, 서울에서 하는 연극 공연을 페이스북 광고로 홍보한다고 할 때, 타깃을 아래와 같이 세 집단으로 설정하고 그중 어떤 타깃이 좋은 성과를 내는지를 확인해볼 수 있다.
● 타깃1: 서울 거주, 19-59 연령, 연극 관심 |
2018년까지만 해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광고 타기팅은 타깃1처럼 좁고 명확하게 설정하는 것이 효과적이었다. 하지만 인공지능·머신러닝 기술에 힘입어 타기팅을 하지 않아도 광고 플랫폼이 스스로 실제 타깃을 찾아 광고를 노출하는 정확도가 올라감에 따라 타깃 그룹을 크게 설정하는 것이 효과적인 경우가 많아졌다. 이는 일반적으로 그런 경향성을 보이고 있다는 것일 뿐이기 때문에 일반화해서는 안 되며 직접 비교를 통해 효과적인 타기팅 방식을 찾아내야 한다.
페이스북 광고 소재를 만들 때에도 비교 실험이 가능하다.
● 광고1: 관람객 후기 |
같은 공연이라 하더라도 광고 소재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클릭당 비용이 많게는 3배 이상 차이 날 수 있는 만큼 광고 효율을 높이려면 AB 테스트는 필수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참고로 AB 테스트를 진행하면 광고 플랫폼이 자동으로 성과가 잘 나오는 광고 타깃과 광고 소재의 노출량은 늘려주고 그렇지 않은 광고 타깃과 광고 소재의 노출량은 줄여준다. 물론 위에 나열한 타깃들과 광고 소재는 예시일 뿐, 실제 광고를 할 때는 각자에 맞게 타깃을 정의하고 광고 소재를 기획해야 한다.
광고 매체와 광고 타깃, 광고 소재를 비교 실험할 때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평가 기준은 광고 클릭당 비용으로 해서는 안 된다. 어떤 광고 매체는 광고 클릭당 비용은 저렴하지만 예매 전환율이 극도로 낮고, 어떤 광고 매체는 광고 클릭당 비용은 비싸지만 예매 전환율이 훌륭할 수 있다. 그런 만큼 제대로 비교를 하려면 철저히 예매 전환당 비용을 핵심 성과 지표로 삼아야 한다.
앞서 예술 분야에 디지털마케팅의 적용이 ‘부분적으로’ 가능하다고 한 것은 바로 이 지점 때문이다. 성과 비교를 위해서는 예매로의 전환당 비용이 도출되어야 하는데 이 작업은 구글 애널리틱스와 공연 예매 사이트 간 연동이 필요하다. 또한 연동을 위해서는 예매 사이트에서 프로그래밍 코드를 수정해야 하는데, 네이버나 인터파크 등 공연 티켓 예매 플랫폼들은 코드 접근을 막아 놓아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다시 말해, 외부 예매 플랫폼에서 공연 예매가 이루어지는 경우라 제대로 된 성과 비교가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물론, 공연 기획사나 단체에서 홈페이지를 보유하고 있고 그 홈페이지를 통해 일반인, 기업·기관 고객을 발굴하고 있다면 철저히 성과 중심으로 마케팅 활동을 비교하는 일이 가능하다. 외부 플랫폼을 활용한다 해도 광고 자체의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비교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아무리 부분적이라 하더라도 가능한 범위 내에서 데이터 기반 마케팅을 하는 것과 감에 의존하는 것은 성과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물론, 실험을 진행하고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도 일이다. 그 일을 통해 더해진 성과보다 그 일에 투자한 시간 비용이 더 클 수도 있다. 하지만, 실험과 분석을 반복하다 보면 시간은 줄고 개선되는 성과는 더 커지게 된다. 데이터 드리븐 마케팅과 퍼포먼스 마케팅은 꾸준함이 중요하며, 담당자가 충분히 성과를 낼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줄 수 있는 인내를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