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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극 <영지>, 온라인 공연제작의 가능성을 묻다
코로나 이후의 공연예술-이제 어떻게 연극하지? ②
7월 기획특집은 (재)국립극단과의 협력으로, 코로나19 이후의 연극계를 조망하는 기사를 구성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급변하는 세계 속에서 기존 공연예술의 방식을 재점검하고, 미래 연극의 새로운 표준을 고민하기 위해 국립극단에서는 ‘코로나 이후의 공연예술-이제 어떻게 연극하지?’라는 주제로 3회차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웹진에서는 현장취재와 사례소개, 연극의 뉴노멀을 종합한 기고 등으로 프로그램의 내용을 선별하여 싣습니다. 연극의 미래에 관심 있는 많은 독자 분들이 즐겁게 읽어주시기를 기대합니다. |
“나는 영지를 다 보고 영상통화를 할 때 재밌었다.
그런데, 영지를 TV로 보았지만 나중에는 실제로 가서 보면 더 재밌을 것 같다.”
- 강원 양양 공수전분교 제비꽃반 박찬별
나는 늘 드라마를 원한다. 내가 정의하는 드라마는 질문과 발견을 통한 여정이기도 하고, 작품 속에서 주인공이 겪어내는 삶이기도 하고, 함께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극적인 순간을 경험하는 것이기도 하다. 여기<영지>라는 작품이 2020년 올해 겪은 과정과 드라마를 소개하고자 한다.
#영지의 질문과 출발
<영지>는 2018년 ‘병목안’이라는 제목으로 처음 개발되었다가 2019년 초연, 2020년 재연을 한 국립극단 청소년극이다. 2019년 <영지> 프로덕션은 “10대 초반(12-13세)은 누구일까. 인생에서 이 시기는 어떠한 시간대이며, 우리 사회는 이들을 어떻게 호명하고 있는가. 그리고 이들을 위한 연극이 필요하다면 무엇일까?”와 같은 질문들을 안고 출발했다. 2020년에는 위의 질문을 바탕으로 주인공 ‘영지’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에서 나아가 관계를 형성하고, 자신의 내적·외적 세계를 확장시키는 질문을 던지고자 하였다.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
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는 2011년 5월 문을 열었다. ‘Practice by Research & Research by Practice(연구를 통한 실행, 실행을 통한 연구)’라는 비전을 갖고, 그간 청소년극 공연 제작, 어린이청소년극 연구·개발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이 비전은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찾아가는 동력인 ‘질문과 실험, 발견 그리고 다시 질문’이라는 과정을 경험하게 한다.
이 동력의 주춧돌이 바로 어린이와 청소년이라는 대상이다. 청소년극 제작 과정에서 청소년은 단순히 관객이나 대상으로만 존재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만드는 이는 성인 예술가이나, 청소년은 준비된 관객 또는 리서치 대상으로만 함께하는 것이 아니라, 유무형의 여러 형태로 작동한다고 볼 수 있다. 그 작동의 터전이 되는 것이 프로덕션과 예술교육이 함께 만나는 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
#코로나19
2020년 코로나19는 이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뒤흔들었다. 청소년극의 제작 과정에서 청소년을 못 만나고 또한, 공연장에 청소년 관객이 올 수 없다는 것은 공연의 존재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간 우리의 제작 시스템과 관객을 만남으로써 자연스럽게 해결되고, 취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서 돌이켜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프로덕션의 과정 자체가 연극의 존재 이유에 대해서 몸소 체험하고, 사유할 수 있는 실험의 장이 되기도 했다.
#Connection & Drama
인간은 모두 독립적인 존재를 추구하나, 연결되고 싶어 하는 존재이다. 1:1의 상호 대등적 관계이나 함께 연결될 수 있고, 그것이 온오프라인을 떠나서 심지어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감각하고, 느끼고, 뭉쳐내고, 만들어내는 존재인 것이다. 그것을 시각화하고, 에너지화하고, 만들어내는 것이 공연이라고 생각한다. 같은 시공간을 공유한다는 것은 한 세계에 정확하게 함께 체류하고, 그 세계를 공감각하는 것이며 심지어 거기에 더해 그 세계를 함께 만들어 나가는 것이 공연이 아닌가.
그러하기에 공연을 온오프라인 매체로 나누고, 대면과 비대면의 형태로만 구분하는 것은 분명히 논의의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시공간성에서 우리가 불가피하게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은 시간성(온라인 생중계 등을 통해서)이었지만, 그리고 이후 온오프라인으로 관객을 만나가는 과정에서 기존 프로덕션에서 취할 수 있었던 관객의 몫을 간신히 채울 수 있었지만, 당연하게도 질량을 채웠다고 해서 그 밀도와 에너지, 파장은 충분히 채울 수가 없었다.
청소년극은 대상이 확실한 공연이고, 국립극단 청소년극은 사전 제작 단계부터 사후 단계까지 끊임없이 관객과의 소통과 관계 맺기 작업을 즉 프로덕션과 청소년이 리서치와 예술교육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서 서로 독립적으로, 또는 교차해가며 영향을 받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그런데 코로나19는 불확실한 환경 속에 우리를 대기하게 했고, 중단하고, 무력하게 만든 부분이 있다. 왜냐하면 우리는 만나는 것이 누구보다도 필수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를 움직이게 한 것은 위협 변수에 지고 싶지 않다는 것, 즉 이때까지 해왔던 것을 어떻게든 하고 싶다는 것, 그리고 이 환경 속에서 새로운 것을 시도해볼 수 없을까라는 막연하지만, 실험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가장 중요하게는 어떻게든 어떠한 방법으로든 관객을 만나보고 싶다는 그 욕구가 그나마 관객의 몫(?)을 다양한 방식으로 만날 수 있게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러하기에 코로나19는 다시 좀 더 명확하게 관객과의 만남, 관계 맺기와 경험의 키워드를 돌아보게 했다.
#Connection & Drama를 향한 실험·여정·증거
청소년극 <영지>의 제작 과정은 ‘Connection & Drama’ 두 개의 키워드가 상당히 극명하게 작동했다. ‘Connection'은 관객과 연결되고 만나기 위한 드라마를 만들어내었고 생성되고, 축적된 ‘Drama’는 새로운 연결을 만들어낸 것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19로 부득이하게 만들어진 ‘비대면’이라는 상황에서 ‘커넥션’의 온도를 유지해주는 것은 함께 만들어내는 ‘드라마’였던 것이다.
이제부터 펼쳐낼 <영지>의 기록과 과정들은 ‘Connection & Drama’를 만들기 위한 실험이자, 여정이며, 증거이자 수많은 이야기들이다.
#프로덕션 기록
위의 기록처럼 코로나19는 오디션부터 대본 창작, 예술교육, 공연의 형태, 관객과의 대화 등에까지 2020년 프로덕션 <영지>의 여정에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끼쳤다. 이 중 예술교육과 온라인 생중계를 중심으로 좀 더 상세히 그 과정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예술교육
2020년 <영지> 예술교육파트에서는 2월부터 학교 섭외 및 참여자 모집과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었다. 서울 경복초등학교 연극반 15명을 섭외하여, 3월 13부터 5월 8일까지 매주 금요일 90분간의 만남을 계획했다. 연극반과 프로덕션이 좀 더 깊이 있는 관계를 맺고, 예술교육 워크숍 등을 진행하고자 했다. 그러나 부득이하게도 개학이 계속 연기되면서 3월 중순에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 “더 이상 코로나에 흔들릴 수 없다”라는 판단하에 ‘비대면 예술교육’을 결정하였다.
이 비대면 예술교육에는 이러한 방식에 동의한 경복초 연극반 6명과 프로덕션 관계자 자녀 3명 총 9명이 참여하였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유튜브를 활용한 비대면 연극놀이 <영지를 찾아라!>이다. 레파초파 행성에서 영지의 신호를 받고 지구에 온 유랑극단과 금용아파트에 사는 ‘영지들’의 만남을 통해서 서로 영상을 올리고 댓글을 다는 형태로 진행하였다.
먼저, 각 가정에 있는 참여 청소년들에게 예술교육 활동에 필요한 준비물을 패키지 형태로 발송했다. 우편으로라도 청소년들에게 처음 닿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준비물을 결정하고, 배송하는 방식 등에 대해서 무척 섬세하게 접근했다. 그리고 마치 온라인 방송국을 개설하는 분위기처럼 들떴던 것도 사실이다.
이 과정은 매주 미션과 영상을 주고받는 형태로 4주간 진행되었다.예술교육파트에서 유튜브를 통해 미션을 올리면 청소년들이 1주일에 한 번씩 영상을 올리는 방식이었으며, 이 레파초파 유랑극단의 영상 제작에는 프로덕션의 출연 배우들도 함께 참여했다. 즉 원래는 모여서 함께 연극놀이 예술교육 워크숍을 진행하는 것인데, 청소년 한 명씩 각 가정에 연극 경험을 할 수 있는 방을 만들어서 온라인에 함께 공유하는 방식을 선택한 것이다.
참여 청소년들은 금용아파트라는 가상의 공간에 사는 자신의 정체성을 새롭게 설정해서 자기만의 명함을 만들었다. 그리고 준비물로 보내준 철사, 조개껍질 등을 이용해서 각자의 이야기를 만들어서 올리는 등의 활동을 진행했다.
또한, 유튜브 소통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서 두 차례에 거쳐 이야기책을 발송했고, 그 이야기책을 통해서 더 다양한 예술 활동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혹여 숙제처럼 느껴지지 않도록 힘들다면 하지 않아도 좋다고 자율성을 부여하기 위해서 노력했다.
4월 08일 <영지를 찾아라!>: 유랑극단의 1편 영상 송출 |
함께 모여서 연극놀이 워크숍을 진행할 수 없었기 때문에 참여 청소년이 개별 연극 경험을 오롯이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집중하였으며, 가상의 공간이지만 참여 청소년들이 서로, 그리고 프로덕션과 연결되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하지만 함께한다는 것 즉 청소년들이 서로서로 함께하는 것과 청소년과 배우들이 연결되는 지점을 충분히 경험할 수는 없었다. 실시간성을 함께 공유하지 못한 것과 청소년들의 워크숍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순간의 드라마를 포착할 수 없었던 것은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오픈 리허설
국립극단 청소년극 제작 과정에는 청소년 관객과 함께하는 오픈 리허설이 필수적인 단계이다. 공연 시작 2,3주 전에 청소년들이 직접 연습실에 와서 리허설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고, 워크숍 등도 함께하는 프로덕션과 청소년과의 적극적인 대면이 이루어지는 장인 것이다.
그러나 2020년 <영지> 프로덕션에서는 영상으로만 오픈 리허설을 진행하는 것은 어렵다는 판단을 했고, 모든 참여 청소년들의 대면 참여가 어렵기 때문에 참여 청소년 중에서 프로덕션 관계자의 자녀 3명을 초대하여, 리허설을 진행했다. 3명의 실존하는(?) 청소년들이 극장에 왔었을 때 마치 심폐소생술을 받은 기분이었다. 각 존재들이 함께 극장에서 마주쳤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었다. 연출은 몇 주 만에 웃었고, 배우들도 스태프 앞에서 자체 리허설할 때의 몇 배의 에너지로 3명의 관객을 만났다.
#온라인 생중계
프로덕션의 시작 단계부터 ‘코로나19’가 공연 시작 전에 종식이 되더라도 청소년 관객이 극장에 오기는 무척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을 하였고, 또한 코로나와 연계해서 변수가 많은 시점이었기 때문에 대면과 비대면 공연 모두를 준비하였다.
“녹화본 송출을 할 것인가. 라이브로 공연을 할 것인가.”를 두고 여러 논의가 있었지만, 공연이 시공간성을 공유하는 것이라면, 코로나19 때문에 공간성을 포기해야 한다면, 시간성과 라이브성은 꼭 유지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그리하여 청소년들이 등교 개학 이후 함께 볼 수 있는 시간을 선택하였는데, 또한 이것은 공연은 회차를 더해가면서 관객을 계속 만나면서 발전하는 것이 있는데, 한 번의 공연 녹화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공연도 함께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하는 것도 고려했다. 즉 시간의 축적도 고려한 것이다.
1. 프로덕션과 관객의 안전을 위한 이유 외에는 공연을 전면 취소하지 않는다. |
온라인 생중계를 5회 진행한다는 것은 효율성과 예산, 영상 자체의 완성도 측면을 중심으로 고려했을 때는 추진될 수 없었다. 또한, <영지> 프로덕션에서 주요한 지점은 오프라인 6회의 공연을 한 것이다. 5월 22일 첫 공연을 시작으로 대면 형태의 공연을 하는 중에 24일 온라인 첫 라이브 공연을 하게 되었고, 이후 5월 28일, 수도권 주요 공연장들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결정되면서 오프라인 마지막 공연을 올리게 되었다. ‘코로나19’와 관련해 급변하는 상황으로, 당일 공연 직전에 배우들과 제작진은 오늘이 관객과 함께하는 마지막 공연이라는 알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그날의 공연은 공연의 완성도와 출연진들의 에너지도 최고였고, 안타까워하는 관객들과 함께 만든 커튼콜은 남북 이산가족이 만났다가 헤어지는 것처럼 또 다른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이렇듯 관객과 직접 만난 공연 경험을 하였기 때문에 출연진 및 제작진들도 이후에 진행된 4회의 온라인 라이브를 의미 있게 소화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누가 어떻게 보았을까?
5회의 온라인 생중계는 사전 신청을 받았다. 초중고 총 362개 학교에서 신청하였고, 예상 신청 관람 인원은 총 2만 7천여 명이었다. 또한, 부득이하게 생중계를 못 보는 학교에는 비공개 링크를 보내주어, 그 시간에만 관람하는 것으로 진행하였다.
사전 신청을 받기는 했지만, 제한된 형태가 아니라, 누구나 볼 수 있도록 열려 있는 관람의 형태였기 때문에 최대한 청소년 관객의 경험과 사후 활동을 돕기 위해서 관람 가이드북과 워크북을 만들어서 보내고, 홈페이지에 공유했다.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서 지역에 있는 청소년 관객과 만나게 된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성과였다. 이 결과는 향후 청소년극 제작, 개발 시 꼭 염두에 두고 극복되어야 할 지역성을 포괄할 수 있는 주요한 시사점이라고 생각한다.
위의 표를 살펴보면, 평일 낮 공연에 수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온라인 생중계 사용자 수와 지속 시간이 좀 더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각 라이브마다 특징이 있었는데, 첫 온라인 라이브 공연이었던 24일 일요일 공연에서 라이브 채팅창을 열어두었는데, 10대 초반 청소년 관객부터 일반 관객이 함께 하는 채팅창에서 세대 간의 다양한 반응을 실시간으로 살펴볼 수 있어서 상당히 흥미로웠다. 하지만 청소년 관객이 주로 보게 된 첫 번째 평일 낮 공연 때 익명성이 보장된 라이브 채팅창을 열었다가 공연 관람의 동기가 약한 청소년 관객 때문에 채팅창 테러의 심각함을 알게 되었다. 그 이후로는 댓글은 열어두고, 라이브 채팅은 닫고 진행했다.
그로부터 청소년의 온라인 관극 경험에 대한 질문이 나오게 되었다. “과연 이렇게 무작위로 많은 관객들이 보는 것이 좋은 것인가? 온라인 공연은 오프라인 공연보다는 사전, 사후 준비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또한 연극을 처음으로 경험하는 경우, 온라인 공연이 과연 적합한가?” 등이다.
예를 들어 <영지> 온라인 생중계 연구팀에서 온라인 생중계를 관람하는 학교를 직접 탐방해서 살펴본 바에 따르면 청소년이 자신의 교실에서 설치된 TV를 통해서 연극을 관람하는 것과 시청각실로 이동해서 암전 등이 제대로 이루어진 공간에서 보는 것 중에서 교실보다 시청각실에서 보는 것이 훨씬 집중도가 높았고, 준비되지 않은 교실에서 단체 관극을 하는 것보다는 개인 기기를 통해서 개별 관람을 하는 것이 관극의 질이 높다는 것이다. 이것은 관극 경험에 있어서 최대한 관극의 사전/관람/사후까지 극장의 공간이 주는 경험을 체험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또한, 창작진과 공연 종연 이후 나눈 이야기 자리에서 앞으로도 온라인 라이브를 하게 된다면 무대 미니어처 또는 공연에 사용되는 중요한 소품을 관객과 공유하는 것이 어떨까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공연은 온라인이지만, 사전, 사후로 오프라인으로 관객과 어떠한 관극의 경험을 나눌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을 하게 되었다.
#드디어, 관객과 대화!
프로덕션 제작 과정에서 청소년 관객을 직접 만나지 못한 것은 공연을 올리고 나서도 갈증을 나게 만들었다. 그래서 온라인 생중계를 하는 날, 공연이 끝나고, 2회의 ‘예술가와의 대화’ 생중계를 진행하였다. 유튜브 라이브 채팅창을 통한 관객과의 대화 외에 협력 학교를 섭외하여 화상회의 앱을 통해서 대화를 가졌다. 처음 하는 생중계였기 때문에 여러 기술적인 운영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마치 이것이 최종 도착 지점이었던 것처럼 아주 중요한 과제를 해결한 것 같았고, 출연진 전원과 작가, 연출이 모두 출연하여 진행한 ‘관객과의 대화’는 어느 때보다 간절하고, 쌍방향적인 ‘대화’였다.
다음은 관객과 제작진의 온라인 생중계에 대한 피드백이다.
<관객>
“생중계 장면 속 텅 빈 객석이 너무 슬프다.”
“학생들의 채팅창 도배로 보기 힘들었다.”
“직접 앉아 장면에 시선을 두는 경험 없이 공연에 진심일 수가 있을까?”
“영지를 집에서 봐서 어쩌면 행운인 것 같다. 영지는 영지의 공간에서, 나는 나의 공간에서 이야기를 듣고 느꼈다.”
“그냥 전에 찍은 것을 반복 재생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 라이브를 위한 공연을 해줘서 부족한 현장감을 더 채워주었다.”
<출연진 및 제작진>
“6회의 오프라인 공연이 없었다면 온라인 공연이 힘들었을 것 같아요.”
“온라인 공연으로는 관객을 안 만난 것 같아요.”
“제대로 촬영하고, 편집한 녹화본 송출이 좀 더 좋지 않을까요.”
“저는 생중계여서 매번 다른 공연을 만들 수 있는 것이 의미가 있었어요.”
“내가 출연한 공연의 막공을 집에서 원래 종연 예정일에 보는 것은 정말 독특한 체험이었어요.”
“다음에는 온라인 생중계 녹화본을 보고, 피드백도 하고 좀 더 준비해서 하면 좋을 것 같아요.”
“멀리 경남에 살고 있는 조카가 제 공연을 처음 봤어요.”
#청소년 관객은 온라인 공연을 좋아할까?
#질문은 계속 ing!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는 <영지> 온라인 생중계 공연 관객 경험을 중심으로 한 연구를 현재 진행 중이다. 9월 발간을 목표로 진행되는 연구의 핵심 질문은 ‘청소년 관객이 극장으로 찾아오기 어려운 환경에서 새로운 관객 소통 전략과 방법은 무엇일까?’이다. 또한, 연구의 과정에서 새로 생겨난 발견과 질문들은 아래와 같다.
- 비대면 공연에서 ‘동시간성’이 갖는 의미와 새로운 관점은 무엇인가?
- 청소년 관객층의 공연 관람 환경 변화에 따라 관객 경험은 어떻게 달라지는가?
- 포스트코로나 시대, 공연 팀과 청소년 관객의 예술적 소통은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으며,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가?
<영지> 온라인 생중계 연구팀에서 만나게 된 초등학교 선생님들의 이야기로 긴 글을 닫고자 한다.
“아이들이 오지 않아서 편해진 부분도 있다. 하지만 학교가 뭐하는 곳이지? 내가 뭐하는 사람이지?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아마 극장과 학교가 이렇게 우리의 정체성에 대해서 같은 고민을 하게 되는 것 같다.” |
그 연결 지점에 청소년극, 연극은 무슨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아직 <영지>의 드라마의 결론을 쉽게 내리기는 어렵다. 그러나 어느덧 10월에 예정된 십대 초반 남자 청소년의 이야기를 담은 <상호(가제)>를 준비 중이다. <영지>가 생성해낸 질문들과 관객과 연결되기 위한 드라마에 어떠한 변형과 새로운 드라마가 만들어질지 궁금하다.
김미선은 2012년부터 (재)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 프로듀서로서 새로운 청소년극 제작, 개발에 힘쓰고 있다. 흥미로운 질문과 찾아가는 힘든 과정을 즐기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극단 목화레퍼토리 컴퍼니에서 연극기획을 시작했고, (주)파임커뮤니케이션즈에서 다양한 공연물을 제작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영아트프론티어에 선정, 프로듀서로 활동하며, ‘월드뮤직’과 ‘인형극’을 중심으로 리서치를 진행하였다. <아시아 민요 프로젝트 Asian Folk Song Project>를 기획, 아시아의 여러 연주자를 만나고, ‘홈메이드 뮤직 1 – 유포포 upopo’를 무대 위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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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 ‘코로나 이후의 공연예술-이제 어떻게 연극하지?’
(재)국립극단 청소년극 <영지> 공연 소개 및 프로그램북·교육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