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로나19로 공연·전시 분야 소비가 줄어들자, 예술 현장에서는 경영 부진을 영상저작물로 돌파하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결국 인터넷으로 저작물과 인간을 이어온 영상저작물은 콘텐츠의 다양화라는 장점을 느낄 수 있는 반면 그로 인해 우려되는 법적인 조짐도 예상된다.

온라인 공연과 온라인 전시를 한 기획, 제작자는 영상제작자의 지위를 확보한다

공연과 미술 분야는 홍보용이나 아카이브 기록용으로 영상 콘텐츠를 제작해왔던 관행으로 인해,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영상물을 제작했을 때의 법률관계에 대해 낯설게 느낄 수 있다.
온라인 공연과 전시라는 이름으로 영상저작물이 되면 저작권법상 영상저작물에 대한 특례 규정, 저작권법 제99조 등이 적용되는데, 영상저작물에 있어서 누가 영상저작물의 저작자인지를 확정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문제다. 영상 제작에는 작가, 감독, 스태프 등 많은 사람들이 관여하기 때문에 권리관계가 복잡하기 때문이다. 만약 영상저작물이 유통될 때마다 공동 저작자 전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면 원활한 이용이 저해될 수 있다.
저작권법에 따르면 저작권자와 실연자가 영상화 이용허락계약을 승인할 경우 저작권자와 실연자는 영상저작물의 이용을 위하여 필요한 권리를 영상제작자에게 양도할 수 있다. 이 규정은 자본 투여뿐만 아니라 영상물 제작에 있어서 기획부터 완료까지 책임을 지는 영상제작자의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 영상제작자가 투하자본 회수를 용이하게 하려면 영상저작물 이용에 관한 권리를 양도받아야 하며, 이는 곧 영상저작물의 원활한 이용에도 영향을 준다.

영상제작자는 권리에 해당하는 의무를 진다

공연제작자와 전시권자가 영상화권을 취득하게 되면 그 권리에 걸맞은 역할을 다하여야 한다. 만일 영상제작자가 된 공연제작자와 전시권자와 제휴를 체결하지 않은 자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유통하고 있다면 이는 불법유통이므로 영상제작자는 이를 저지해줄 것을 온라인서비스제공자에게 요청할 수 있다. 이는 저작권자와 실연자들의 정당한 수익을 보장하기 위한 영상제작자로서의 모니터링 의무이다. 또한 영상제작자는 관련 영상저작물에 대해 기술적 보호조치를 취해야 하고 기술적 보호조치를 무력화하는 자들을 고발하여 처벌하도록 해야 한다.
최근 온라인서비스제공자를 넘어서는 거대한 온라인 영상 플랫폼의 공룡이 있다. 바로 유튜브와 넷플릭스이다. 영상제작자는 더 많은 콘텐츠를 가진 플랫폼 매개자가 정하는 온라인서비스제공자 정책을 따라야 한다. 그들이 주는 정산 시기와 부율을 받아들여야 하고 플랫폼의 단속에 의해 영상 콘텐츠가 삭제될 수도 있다. 특히 상기 두 플랫폼에선 전세계 인구 모두가 소통할 수 있고 최근 콘텐츠 독식, 배타적 독점효과를 늘리는 콘텐츠가 증가함에 따라 필연적으로 콘텐츠를 권력의 도구로 만들고 이는 저작자와 이용자 모두에게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현재 저작권법은 온라인서비스제공자 면책 규정을 두고 있어 일정한 절차를 준수하면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책임을 감경하거나 면책해주고 있는 구조다. 그러나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가 스스로 콘텐츠를 제작하고 업로드하며 관리하는 플랫폼으로 변모하여 콘텐츠 유통사업자의 힘이 나날이 강해지는 현재로서는 더 이상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면책 규정이 아니라 그들의 책임 규정으로 전면 개정하고 오히려 최소한의 경우에만 책임을 감경하여 방조자적 지위가 아닌 기여자로서의 책임을 맡겨 온라인서비스제공자들을 국가의 통제 아래 두어야 한다.

비영리 공연이라는 착각을 멈추어야 한다

온라인 공연과 전시를 하는 수많은 영상제작자가 스스로의 콘텐츠를 비영리 공연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베를린 필하모닉 디지털 콘서트홀,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등 해외 공연 단체의 무료 온라인 공연 실황을 시작으로 국내 미술계에서도 국립현대미술관의 <미술관에 書>, 서울시립미술관의 <강박> 등이 서비스되었다.
이에 대해 영상제작자는 먼저 권리자와 실연자의 허락을 별도로 받고 사용료를 수익 분배하여야 함에도 이용자에게 비용을 받지 않았으므로 분배할 수익도 없고 자신은 비영리 공연에 해당하므로 공정 이용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온라인 공연과 온라인 전시를 하게 된 영상제작자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청중이나 관중 또는 제3자로부터 어떤 명목으로든지 반대급부를 받지 않고 저작물을 공연 또는 방송하는 경우 비영리 공연이므로 사후 정산 등 그 어떤 조치도 할 필요가 없다고 여길 수 있다. 그러나 실연자가 통상 보수를 받은 경우라면 저작권법 제29조의 비영리 공연에 해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유튜브 같은 플랫폼은 비영리 유통 플랫폼이 아니고 광고 수익 등으로 수익을 정산하는 유료 플랫폼이다.
베를린 필하모닉의 연주자나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단원들이 통상 보수를 받지 않을 리가 없으므로 이는 더 이상 비영리 공연이 아니라고 보아야 한다. 또한 화가의 전시권 허락이 온라인 전시를 포함한 것이라 생각한다면 곤란하다.

저작권법 제29조(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는 공연ㆍ방송)
①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고 청중이나 관중 또는 제3자로부터 어떤 명목으로든지 반대급부를 받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공표된 저작물을 공연(상업용 음반 또는 상업적 목적으로 공표된 영상저작물을 재생
하는 경우를 제외한다) 또는 방송할 수 있다. 다만, 실연자에게 통상의 보수를 지급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개정 2016. 3. 22.>

②청중이나 관중으로부터 당해 공연에 대한 반대급부를 받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상업용 음반 또는 상업적
목적으로 공표된 영상저작물을 재생하여 공중에게 공연할 수 있다. 다만,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개정 2016. 3. 22.>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그러므로 비영리 공연이 아닌 이상 반드시 권리자의 사전 허락과 사용료 협의가 필수적이라고 하겠다. 심지어 몇몇 온라인 전시에서 아직 사후 70년이 되지 않은 작곡가의 음악을 재생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였는데 이는 명확한 저작권 침해이며, 만일 권리자 단체 등에서도 권리자를 찾지 못하여 이를 협의하지 못하게 되면 법정허락제도를 이용하여 한국저작권위원회에 보상금을 공탁하여야 한다. 특히 많은 문화재단이 '우리는 공공기관이고 국고보조금을 사용하니까 저작권 허락을 받지 않아도 괜찮겠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저작권법 제2관 ‘저작재산권의 제한’ 규정에 열거되어 있지 않은 사유로 저작물의 허가 없는 사용은 불가하며 권리 허락으로 정당하게 만들어진 공공저작물의 경우에만 그것을 저작권법 제24조의2(공공저작물의 자유이용)에 따라 자유 이용이 가능하다. 물론 저작권법 제35조의4 규정에 따라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문화예술 활동에 지속적으로 이용되는 시설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문화시설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는 상당한 조사를 하였어도 공표된 저작물의 저작재산권자나 그의 거소를 알 수 없는 경우, 그 문화시설에 보관된 자료를 수집ㆍ정리ㆍ분석ㆍ보존하여 공중에게 제공하기 위한 목적(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를 제외한다)으로 그 자료를 사용하여 저작물을 복제ㆍ배포ㆍ공연ㆍ전시 또는 공중송신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저작재산권자가 해당 저작물의 이용을 중단할 것을 요구할 수 있으며, 요구를 받은 문화시설은 지체 없이 해당 저작물의 이용을 중단하여야 하며 보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온라인 공연과 온라인 전시 역시 사후 70년이 되지 않은 저작자의 저작물을 사용하는 경우 반드시 저작권사용료를 내고 사전 협의가 되지 않는 저작자의 저작물은 법정허락제도를 이용하여 한국저작권위원회에 문의하여 일정 금액을 공탁하여야 한다.

저작권법 제24조의2(공공저작물의 자유이용)
①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업무상 작성하여 공표한 저작물이나 계약에 따라 저작재산권의 전부를
보유한 저작물은 허락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저작물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개정 2020. 2. 4.>
1. 국가안전보장에 관련되는 정보를 포함하는 경우
2. 개인의 사생활 또는 사업상 비밀에 해당하는 경우
3. 다른 법률에 따라 공개가 제한되는 정보를 포함하는 경우
4. 제112조에 따른 한국저작권위원회(이하 제111조까지 "위원회"라 한다)에 등록된 저작물로서
「국유재산법」에 따른 국유재산 또는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에 따른 공유재산으로 관리되는
경우
② 국가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4조에 따른 공공기관이 업무상 작성하여 공표한 저작물이나
계약에 따라 저작재산권의 전부를 보유한 저작물의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공공저작물 이용활성화 시책을 수립ㆍ시행할 수 있다.
③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제1항 제4호의 공공저작물 중 자유로운 이용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국유재산법」 또는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에도 불구하고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사용하게 할 수 있다.
[본조신설 2013. 12. 30.]
[시행일 : 2020. 8. 5.] 제24조의2

저작권법 제35조의4(문화시설에 의한 복제 등)
①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문화예술 활동에 지속적으로 이용되는 시설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문화시설(해당 시설의 장을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문화시설"이라 한다)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는 상당한 조사를 하였어도 공표된 저작물(제3조에 따른 외국인의 저작물을
제외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의 저작재산권자나 그의 거소를 알 수 없는 경우 그 문화시설에 보관된
자료를 수집ㆍ정리ㆍ분석ㆍ보존하여 공중에게 제공하기 위한 목적(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를
제외한다)으로 그 자료를 사용하여 저작물을 복제ㆍ배포ㆍ공연ㆍ전시 또는 공중송신할 수 있다.
② 저작재산권자는 제1항에 따른 문화시설의 이용에 대하여 해당 저작물의 이용을 중단할 것을 요구할
수 있으며, 요구를 받은 문화시설은 지체 없이 해당 저작물의 이용을 중단하여야 한다.
③ 저작재산권자는 제1항에 따른 이용에 대하여 보상금을 청구할 수 있으며, 문화시설은 저작재산권자와
협의한 보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④ 제3항에 따라 보상금 협의절차를 거쳤으나 협의가 성립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문화시설 또는
저작재산권자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에게 보상금 결정을 신청하여야 한다.
⑤ 제4항에 따른 보상금 결정 신청이 있는 경우에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저작물의 이용 목적ㆍ이용 형태ㆍ
이용 범위 등을 고려하여 보상금 규모 및 지급 시기를 정한 후 이를 문화시설 및 저작재산권자에게
통보하여야 한다.
⑥ 제1항에 따라 문화시설이 저작물을 이용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이용되는
저작물의 목록ㆍ내용 등과 관련된 정보의 게시, 저작권 및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보호되는 권리의 침해를
방지하기 위한 복제방지조치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⑦ 제2항부터 제5항까지의 규정에 따른 이용 중단 요구 절차와 방법, 보상금 결정 신청 및 결정 절차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본조신설 2019. 11. 26.]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실연자의 보상청구권은 강행규범이다

실연자는 자신의 성명표시권, 동일성유지권, 복제권, 배포권과 같은 저작권법 제66조 이하의 보상청구권을 가지므로 그동안 클래식을 방송해주는 지상파 방송사들은 실연자들에게 별도의 보상을 하지 않았고 공연제작자에게도 무료로 콘텐츠를 요청하였으나 이 역시 저작권법 침해가 될 수 있으므로 유의하여야 한다. 즉, 현재 권리자 단체인 음악실연자연합회에 가입하지 않은 클래식 실연자는 해당 소속 공연제작자와 사용료를 협의할 수 있고 방송사는 이를 지급하여야 하는 것이다. 방송사가 편성권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온라인 공연 콘텐츠를 공연제작사가 별도의 플랫폼(유튜브 포함) 등에서 제공하고 있다면 저작권법 제35조의5 저작물의 통상적인 이용 방법과 충돌하지 않고 저작자의 정당한 이익을 부당하게 해치지 않는 경미한 상황이라고 볼 수 없다.

마치면서

그동안 온라인 공연과 온라인 전시는 아카이브 구축이나 홍보 3분 이내 원칙 등을 준수하며 홍보용으로만 제공되어 왔고 별도의 영상화권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았다. 그러나 온라인 공연 콘텐츠의 이용자가 지불하는 가격과 상관없이 저작권법은 전 세계가 준수하여야 하는 국제규범이고 이를 넘어서는 권리자와 실연자의 동의 없는 이용은 법률에 위반될 수 있음을 주의하여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저작권법 학계는 사적 복제의 영역 확장, 대체제가 아니라 보완제로서의 영상 콘텐츠 사용료, 플랫폼 집중화 완화, 저작권상 강제 실시 인정 영역으로 콘텐츠 독점 완화와 보편적 이용에 대한 숙제를 떠안았다. 그러나 여전히 예술계에서 온라인 영상화 작업의 비중이 커지는 정황에서는 현장 예술을 일부 포기하게 될 수도 있으므로 시장에서 해답을 줄 것으로 보인다.

  • 박정인
  • 필자소개

    박정인 해인예술법연구소장은 2009년 법학박사학위 취득 후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근무하였으며 2018년 2월 해인예술법연구소를 개소하여 예술업계와 기술업계의 어려운 점과 적절한 정책을 매칭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현재 대통령 국가지식재산위원회 본위원회 민간위원, 문화체육관광부 저작권보호심의위원회 심의위원, 문화체육관광부 여론집중도조사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겸하고 있다.
    페이스북

  • 페이스북 바로가기
  • 트위터 바로가기
  • URL 복사하기
정보공유라이센스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