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시장에 젊은 컬렉터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전체 시장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3040세대 젊은 구매자들이 서서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의논해 보았습니다. 소액 구매로 미술품 구입에 발을 들이며 문화적 저변을 넓히는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기대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진단이 공존합니다. OTT 서비스라고 하면 고개를 갸웃거려도 넷플릭스나 왓챠를 모르시는 분은 없을 겁니다. 코로나 상황이 지속되면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가 전성기를 맞고 있습니다. 소비자의 취향을 다양하게 자극하며 문화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는 OTT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21년 예산안을 발표했습니다. 올해보다 3,470억 원이 증가한 6조 8,273억 원 규모입니다. 무엇보다 코로나 이후 문화적 일상 회복을 첫머리에 내세웠는데, 편집위원들은 정보 격차로 인해 정책이 실효성을 갖지 못하게 될 우려, 일자리 사업에 치우진 예산내역, 기초예술 영역의 소외, 공공영역과 시장영역의 분리 필요성 등을 짚어주었습니다.

미술품 투자, 젊은 컬렉터와 소액다건

큰손 사라진 미술시장...3040 젊은 컬렉터 뜬다
200만 원 이하 미술품, 나 혼자 잘 나가


  • 안태호

    미술시장의 위축이 지속되고 있지만, 중저가 작품을 위주로 한 젊은 세대들의 구입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겠지만, 어떤 의미를 찾아볼 수 있을까?
  • 이한빛

    이전에 비해 새롭지는 않지만 경기가 좋지 않은 현재 상황에서 더 도드라지는 현상이라고 봐야겠다. 200만 원대 이하의 제품 판매는 폭발적이다. 프린트도 판매가 잘되고 있고, 예를 들면 쿠사마 야요이 작가의 프린트 가격은 엄청나게 올랐는데 시장에 나와도 살 수가 없다. 2천만 원대라도 나오기만 하면 바로 판매되는 식이다. 반면 1억~10억 이상의 고가 작품은 움직이지 않는 실정이다.
  • 설동준

    문화기획자 입장에서 컬렉터로서 작품을 구매하는 것과, 큰 소비 규모가 아니라도 라이프 스타일 관련 취향 충족을 위해 소비하는 것은 다른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미술품 구매가 어렵지 않은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일상의 수준으로 보편화된 것인지의 여부가 문화예술경영 혹은 문화기획적 측면에서 중요하게 살펴볼 부분인 것 같은데, 아직은 안정적 수입이 있는 중산층의 지출 양극화 중 하나인 것 같은 느낌이다.
  • 조인선

    젊은 친구들이 젊은 작가의 작품을 사고 싶어 하는 듯하다. 맨션9라는 복합문화공간에서는 도슨트 프로그램을 통해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판매하는 커뮤니티 행사를 많이 열고 있다. 판매가가 100~200만 원 선인데 오픈한 지 1년 만에 4호점까지 열 정도로 성적이 좋다고 한다. 젊은 작가들을 도슨트 프로그램에 초대해 표와 작품을 판매하는 프로그램에서 실제로 투자까지 연결된다고 한다. 중저가 작품의 판매도 유도하고 새로운 향유 프로그램도 운영하는 좋은 사례라고 본다.
  • 이한빛

    청년층에서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구매하려는 경향은 분명히 있다. 최근 헤럴드 아트데이에서 처음으로 김희수라는 작가의 초대전을 진행했었다. 이 작가는 크게 유명하진 않았지만 나름 인지도가 있었는데 BTS의 멤버 RM이 작품 몇 점을 구매해 SNS에 게재하니까 갑자기 확 뜨게 되었다. 작품가가 30~50만 원 선인데 구매 문의가 많다. 중저가 작품의 경우 투자 목적보다는 ‘집에 그림 한 점 있으면 좋을 것 같으니까’ 정도의 생각으로 구매하는 듯하다. 코로나19 이후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인테리어에 관심을 갖고 그쪽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맥락과도 맞닿아 있다고 본다.
  • 안태호

    미술시장에 끼치는 영향력은 미비하다고 해도, 저변을 넓힌다는 측면에서 바라보면 어떠한가? 결국 문화예술교육처럼 시장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지 않을까?
  • 이한빛

    저변 확대에 대한 기대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 우려스럽다. 2006~2007년에도 작가 개인전에 작품이 걸리기도 전에 판매가 종료됐던, 경기가 좋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한번 시장이 커졌을 때 작품을 구매했던 사람들이 오래 시장에 남아 있고, 그로 인해 투자로 재미를 봤어야 하는데 근 10년 사이에 작가도, 투자자들도 다 빠져나가고 없다. 시장에 젊은 작가들의 작품에 대한 니즈가 있고, 소액 구매로 미술 작품 구매에 발을 들인다는 건 좋은 현상이면서도 꾸준히 지속되어야 할 현상이다. 다만 현재의 미술시장에서 그게 가능할까 하는 의문이 계속 든다. 현상을 지속, 발전시키려면 미술시장의 고질적인 문제들이 해결되어야 한다.

OTT(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전성시대

넷플릭스만 본다고? 국산 OTT도 꿀잼
OTT가 바꾼 슬기로운 시청생활
OTT 발전에 따라 디지털 마케팅 전략 바꿔야


  • 안태호

    2019년 5월 이슈토크에서 플랫폼을 넘어 콘텐츠 전쟁에 돌입한 영상 산업에 대해 이야기를 했었다. 그때하고는 상황이 달라졌고 한국 업체들이 많이 진출하기 시작하면서 시장판도가 달라진 감도 있는 것 같다. 어떻게 보셨나?
  • 설동준

    OTT에 일종의 아카이빙 측면이 있다. 소위 ‘정주행’이 가능한 드라마 패키지화는 비교적 몇 년 사이 등장한 특이한 콘텐츠 소비 현상이라고 여겨진다. 마치 교육 분야에서 무크, 온라인 러닝사이트가 떴을 때 오프라인에서 2시간짜리 활동을 온라인상에서는 마이크로러닝 프로덕트라는 형식으로 7분으로 끊어 올리는 기법을 떠올리게 한다. OTT 서비스를 볼 때, 마치 디지털 음원 시장으로 접어들면서 음원 길이가 3분 30초 내외로 조정되었던 것처럼 드라마나 영상물이 적절한 형태로 시간 쪼개기를 하는 것 같다. 감상 방식의 변화처럼 창작 프레임도 OTT 서비스에 맞춰 몰아보기 적당한 사이즈와 속도로 바뀌는 것이 아닐까?
  • 안태호

    그런 트렌드에 편승하거나 혹은 그런 트렌드를 만들어낼 것이다. 웹드라마는 더 짧은 단위도 만들어진다.
  • 연수현

    조금 다른 영역의 이야기일 수 있는데, 최근 문화누리 카드의 온라인 가맹점에 OTT 서비스가 추가되었다. 원래는 사용이 불가능했는데, 코로나19가 발생하고 문화활동지원을 위해 넷플리스나 유튜브, 왓챠플레이, 웨이브, 티빙 등이 추가된 것이다. 문화누리 카드 사용 대상자들에게 코로나19로 인해 제한적이었던 문화 선택지가 넓고 다양해졌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라고 볼 수 있다.
  • 안태호

    그동안 사용처가 한정되어 있다는 비판을 많이 받았었다. 행정의 고민도 이해가 됐었다. 완화하며 생기는 부작용들에 대한 고민들. 그럼에도 보수적으로 운영한 것은 많았지만, 이제 OTT를 문화 영역에 포함시킨 것은 의미 있는 변화로 보인다.
  • 연수현

    모바일 OTT 시장이 분화됨에 따라 선택·중복적으로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웨이브 등 등 각각 가진 특색이 달라 그걸 다 섭렵하는 사람들 많이 봤다. ‘넷챠’나 ‘웨플릭스’라고 복수 OTT이용자를 부르는 말이 생겨났을 정도다. 월정액 구독료 외에도 인터넷·통신로 연계 할인, 콘텐츠 건당 결제, 실시간 방송을 서비스, 다회선 접속 기능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용하는데 결국엔 취향의 다양성을 충족하고자 하는 심리인 것 같다. 
  • 변순영

    넷플릭스의 초기 비즈니스 모델은 비디오 대여업이었다. OTT 플랫폼마다 서비스하는 영역에 특징이 있는데, 예를 들면 넷플릭스는 수작 다큐들이 많다고 알려져 있다. 넷플릭스에 올라오는 수작 다큐들과, 유튜브에서 개별 채널이 각자 콘텐츠를 창작하고 업로드하는 자율성이 서로 다른 재미를 갖고 있는 것 같다. 오프라인으로 공연이나 전시 관람이 힘든 상황에서 플랫폼들을 활용하는 것이 가능할까 싶기도 하다.

2021년 문화체육관광부 예산 6.8조 편성

문체부, 내년도 예산안 6조 8,273억 원 편성
문체부, 3500억 증액한 6.8조 편성...포스트 코로나 준비


  • 안태호

    문체부가 6조 8,273억원의 2021년도 예산안을 발표했다. 역시 코로나 이후 무너진 일상의 회복을 어떻게 지원하느냐가 관건일텐데, ‘새로운 일상과 문화’를 표방하고 있다. 발표내용을 어떻게들 보셨는지 궁금하다.
  • 연수현

    그간 문체부가 긴급지원과 추경을 통해 긴급지원의 형태로 진행하여 왔다면, 이번 2021년 예산은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일상과 문화’라는 기조로 지속가능한 생태계 구축에 방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완전히 새로운 일상이 펼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문체부도 온라인·디지털 환경으로의 전환을 준비하고자 하는 포부가 보였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비대면 서비스 지원 대부분이 개발·제작 지원에 그치고 있으며, 문화예술교육 또한 비대면 콘텐츠 개발이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빠른 온라인화로 인해 문화적 활동에 더욱 소외되고 있는 정보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이 문화 분야에서는 더욱 강조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들은 더 쉽게, 다양하게,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들이 누군가에게는 더 어려워지는 디지털격차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스마트폰 보급률은 전 국민 1대 이상의 시대를 살고 있다고 하지만, 2019년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에 의하면 디지털 취약계층의 정보화 활용 수준이나 기기 이용 능력은 일반국민대비 60% 수준이라고 한다. 이를 생각한다면 우리가 생산하고자 하는 비대면 문화예술 서비스가 전혀 도달할 수 없는 계층이 꽤나 많이 존재할 것이라는 것이다. 모든 콘텐츠 생산에는 (나이, 지역, 성별, 장애, 언어 등과 상관없이 누릴 수 있는) 무장애·유니버셜 디자인 원칙 등이 필요하고, 문화예술 향유를 위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도 세밀하게 구성되어야 할 것이다.
  • 이한빛

    문체부 예산을 증액하고 코로나19로 망가지다시피 한 예술 생태계를 지원하겠다는 것 다 좋다. 다만 이번 예산 증액도 모두 '일자리 창출'에 매몰되어선 안 된다고 본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공공미술 프로젝트도 사상 최초로 1,000억 가까운 금액이 배정돼 긴급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모두 '일자리'에 초점을 맞춰 일선 작가들 사이에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조흉물에 가까운 공공조형물도 문제지만, 모두 일자리를 늘리는 차원에서 진행된다는 것이 더 문제다. 문화예술 일자리가 늘어나는 건 좋은 일이다. 그러나 문화예술의 KPI가 대규모 고용이 된다는 건 앞뒤가 안 맞는 이야기다.
  • 설동준

    문체부 보도 자료를 보면 근본적으로 3가지 문제가 느껴진다. 우선 기초예술 영역에 대한 지원의 관점이 문체부에 있는가 하는 의문이다. 보도 자료 기준으로 예술인 기초예술 창작 지원 확대 내용이 국립예술단체의 특성화 사업 지원이라고 한다. 그 내용도 온라인 맞춤 콘텐츠 제작 및 유통이다. 재난의 여파가 약한 고리를 중심으로 심각한 상황을 만든다는 사실에 대한 인식이 전무한 수준이라는 생각이 들어 참담한 마음이다. 다음으로 시장 영역에서 할 일과 공공인 정부가 할 일을 구분했으면 싶다. 중소형 기획사를 위해 실감형 콘텐츠 스튜디오를 만든다고 하는데, 온라인 콘텐츠가 대형 기획사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은 그것이 단순히 콘텐츠 단독의 문제가 아니라 다양한 지원 기능과 스태프 등 시스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촬영용 스튜디오 하나 만든다고 중소 기획사 및 콘텐츠 제작자가 제작 및 유통의 길이 열리는 게 아닌데, 이것에 대한 이해가 없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문화예술인을 지원하는 것과 용역사업으로 티를 내는 것을 구분했으면 좋겠다. 위기의 시대에 업계의 구성원을 보호하기 위한 대인보호 정책 자체에 주목해도 모자를 판이다.사람에 대한 지원은 인색하고 어떻게든 일거리를 중심으로 사람을 간접지원하겠다는 것인데... 문화와 예술 영역은 정서가 아주 중요한 영역인데, 참으로 사람의 마음을 소진시키는 행정적 발상이다. 그야말로 문화예술행정의 부재를 느끼게 하는 예산 및 사업 계획이다.
  • 페이스북 바로가기
  • 트위터 바로가기
  • URL 복사하기
정보공유라이센스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