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예술적 목적을 가지고 있는 극장간 네트워크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러한 극장간 네트워크를 통한 작품 제작이 국제적 수준의 작품 제작이라는 열매 외에도, 경제적 부담의 분산과 함께 창작주체들의 예술적 성장이라는 씨앗이 생성됨을 강조했다.

조성주
조성주
르쥬 랑고니
르쥬 랑고니
토마스 왈그라브
토마스 왈그라브

2010 서울아트마켓 주제포럼 ‘극장과 축제, 역할의 확장을 논하다’가 10월 13일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개최되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창작에서 유통까지’가 주제로 반복되는 데에는 서울아트마켓이 완성작품의 쇼케이스 시장에 머물지 않고 전통적 마켓 역할에서 대안적 역할을 찾아 가고 매개하는 플랫폼이고자 하는 고민이 담겨 있다.





2009년 주제포럼이 창작을 지원하는 다양한 협력형 프로젝트 또는 지원‘사업’ 사례를 살펴보았다면, 올해는 지원성 프로젝트를 넘어 매개의 주체, 즉 극장과 축제의 역할 고민에 집중되었다. 즉, ‘극장과 축제, 역할의 확장을 논한다!’는 바이어로서의 소극적인 구매자가 아닌 제작과 유통의 주체를 지향해 가는 ‘제작극장’과 ‘제작축제’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의뢰자 아닌 사려 깊은 파트너

첫 번째 사례발표에 나선 조성주 LIG아트홀 예술감독은 ‘제작극장’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가에서부터 논의를 시작해 나갔다. 지금의 새로운 제작극장들은 자신들의 역할과 가치, 운영방안에 대해 새로운 답변을 해야 하는 요구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성공적인 해외 사례들을 우리에게 곧바로 적용하기보다는 각자의 상황에서 예술적 비전을 세우고 환경을 파악하고, 자산을 점검하여, 각자의 ‘제작극장’으로서의 방법론을 찾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누구를 위해’, ‘무엇을 제공’하며, ‘그로부터 무엇을 얻느냐’의 질문과 자기 답변을 통해 제작극장의 정의를 각자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조성주 예술감독은 예술가를 극장의 고객으로 보고, 예술가의 니즈에 화답하는 지원자로서의 적극적인 주문제작형 매개활동을 강조했다. LIG아트홀의 ‘the ARTIST’와 ‘작곡가 시리즈’는 모두 작업의 의뢰자가 아닌, 작업의 사려 깊은 파트너로서 작품제작의 프로세스 정의, 연구조사, 컨셉 생성, 실제 제작 및 점검, 실행 및 분석의 과정의 결과임을 강조했다.

극장간 다양한 교류프로그램으로 지속적 협력제작

벨기에 플라스극장(Theatre de la Place)에서 온 세르쥬 랑고니(Serge Rangoni) 예술감독은 유럽 각국의 극장간 협력사례인 프로스페로(PROSPERO)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사례 소개에 앞서 유럽사회의 특성 즉, 공통적인 문화적 자산을 갖으면서도 또한 이질성을 갖고 있는 맥락 속에서 유럽의 예술가와 공연단체, 극장들과 더불어 국제적 수준의 작품 제작과 협력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2007~2013 EU문화 프로그램 (European Union Culture Programme)의 지원을 받은 프로스페로 프로젝트는 플라스 극장과 프랑스의 브르타뉴 국립극장(National Theatre of Brittany)의 주도로 이탈리아의 에밀리아 로마그나 극장 재단(Emilia Romagna Theatre Foundation), 포르투갈의 벨렘문화센터(Belem Cultural Center), 독일의 샤위뷔네 (Schaubuhne am Lehniner Platz), 등이 참여한 협력 프로그램이다.

그는 비슷한 예술적 목적을 가지고 있는 극장간 네트워크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러한 극장간 네트워크를 통한 작품 제작이 국제적 수준의 작품 제작이라는 열매 외에도, 경제적 부담의 분산과 함께 창작주체들의 예술적 성장이라는 씨앗이 생성됨을 강조했다. 프로스페로 프로그램 안에는 작품의 제작과 네트워크간의 투어뿐 아니라, 신인연출가와 거장간의 멘토링, 트레이닝코스, 연구 및 심포지엄, 희곡 작품의 교류 등 프로덕션 외의 다양한 교류프로그램을 함께 하고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제작협력을 유지하고 있다.

축제 성격 서로 달라도 협업으로 작품 개발

포르투갈 리스본에 근거한 알칸타라(Alkantara)의 토마스 왈그라브(Thomas Walgrave)는 축제 간 네트워크인 넥스트스텝(Next Step)의 사례를 소개하였다. 넥스트스텝 또한 2007~2013 EU문화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은 프로젝트이다. 총 7개의 예술축제들의 네트워크인 넥스트스텝의 기본적인 협력 방식과 역할은 프로스페로와 유사하다. 넥스트스텝에 참여하고 있는 7개의 페스티벌은 유럽의 대형페스티벌들은 아니며 각자의 규모와 지향은 매우 다양한다. 각 축제들의 상이한 성격에도 불구하고 의견의 조율과 의사결정에 큰 어려움 없이 소통하고 프로젝트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었다고 한다.

넥스트스텝은 기본적으로 결과물로서의 공연작품을 전제로 하지만, 네트워크간 정보와 인적교류의 역할을 한다. 참여 축제는 넥스트스텝을 통해 작품 제작비, 투어 및 홍보 비용을 지원받고 있으며, 작품의 유통 경로 확대를 함께 모색한다.

이들 축제는 작품의 미학, 창작과정, 방법론에서 실험성을 탐구해 나가는 작품들을 넥스트스텝을 통해 함께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발제자가 소개한 작품 제작 사례들의 공통점은 실력과 가능성을 인정받은 중견 예술가들이 어떻게 다음단계의 작업으로 발전시켜 나갈지를 함께 고민하며, 그들의 가능성에 투자해 왔다는 것이다.

유병진 필자소개
유병진은 예술경영지원센터 국제교류팀에서 공연예술 국제교류 지식정보 포털사이트 더아프로(www.theApro.kr)을 담당하고 있다.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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