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서울아트마켓 음악기획자 라운드 테이블 현장
사이먼 바커
두비 렌츠
2010 서울아트마켓 극장프로그래머 라운드 테이블 현장
토마스 왈그라브
고다나 브눅
2010 서울아트마켓 축제기획자 라운드 테이블 현장
피파 밸리
스캇 터너 스코필드

2010 서울아트마켓의 마지막 날이었던 10월 15일, 국립극장 산아래연습실과 별오름극장에서는 라운드테이블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었다. 아시아예술극장, 무용기획자, 프로듀서, 음악기획자, 극장 프로그래머, 축제기획자 등 직군별로 마련된 이번 라운드테이블은 국내외 아트마켓 참가자들이 자유롭게 참가하는 네트워크 프로그램이었다.

각 라운드테이블에서는 같은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참가자들이 서로의 작업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각국 공연예술계의 현황을 살피고 더불어 같은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동료들의 문제의식을 함께 토론하면서 서로 다른 사회문화적 환경에도 불구하고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하였다. 음악기획자, 축제기획자, 극장프로그래머 세 세션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전통음악의 국제적 커뮤니케이션
음악기획자 라운드테이블

박지훈 _ 전주세계소리축제 사무국장

음악은 안녕하지 못하다! 전라북도에는 많은 전통음악 전공자들이 있지만, 이들은 그 전공을 살려서 어떻게 해 나가야할지를 늘 고민한다. 그래서 우리는 협찬사들의 축제협찬금 일부를 축제운영이 아닌 전통음악가들의 창작, 세계진출 프로젝트에 지원하고 있다. 또 판소리와 다른 장르의 음악과 만나게 하는 실험에도 지원하고 있다. 한국 전통음악은 지금, 변혁기이자 새로운 활로를 모색 중이다.

전주세계소리축제는 2001년 창설되어 매년 열리고 있는 우리 전통음악인 판소리에 근간을 둔 축제이다. 우리나라와 외국의 다양하고 독특한 소리를 한자리에 모아 소리의 향연을 펼쳐내며 세계음악과의 벽을 허무는데 기여하고 있다.


사이먼 바커 Simon Barker _ 뮤지션, 호주

과거만 해도 뮤지션들이 타국의 전통음악과의 협력, 교류는 자신의 음악에 이색적인 요소로 첨가를 하는 것 같은 음악적인 방법으로 제한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자신의 문화와 상대의 문화를 좀 더 심도 있게 탐색하는 것 같다. 어떤 먼 곳에서가 아닌 내 주변에서 답을 찾으려고 하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하나의 문화적 자본이라고 생각한다. 전통은 음악으로서도 살아있지만, (삶의) 핵심적인 원칙으로서도 살아있으며 이것이 음악의 방향성을 이끈다.

사이먼 바커는 호주를 대표하는 재즈 음악인이다. 한국, 중국 등 아시아에서 재즈 앙상블을 연주를 펼치고 있다. 교육 분야에서도 활발히 활동하여 우리나라는 물론 태국, 홍콩에서 대학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 음악의 진수를 찾아 나서는 다큐멘터리 영화 <땡큐 마스터 킴>에 출연하기도 하였다.


두비 렌츠 Dubi Lenz _ IDF 국영라디오 IDF National Radio, 이스라엘

한 나라의 전통음악을 다른 나라 관객들이 완벽하게 이해하기란 어렵다. 그래서, 해외에서 활동을 하고자 하는 전통음악가들에게는 퓨전-전통을 뛰어넘는다는 의미의- 작업이 필요하다. 하지만 진흙 속의 진주처럼 퓨전 중에 좋은 것을 찾기 매우 힘들기도 하다. 한국 전통음악을 세계에 알리고 싶다면, 그냥 쓴 약이 아닌, 고기에 말아 함께 먹을 수 있도록 잘 융화시켜야 할 것이다.

두비 렌즈는 현재까지 15년 간 이스라엘 국영라디오방송에서 주요 음악프로그램의 제작 및 DJ를 맡아왔다. 자국과 유럽 전역의 여러 축제 음악감독 및 이스라엘 내 대학에서 월드뮤직 강의 등의 활발한 활동을 하는 세계적인 음악 전문가이다.


미구엘 산토스 Miguel Santos _ 레드오렌지 Red Orange, 영국

말 이전에 존재했던 것이 바로 음악의 소리이다. 현대성을 중시하는 트렌드 탓에 전 세계적으로 음악뿐 아니라 모든 예술의 과거가 상실되고 있다. 하지만, 과거를 잊어서는 안 된다. 과거는 과거대로 보존되어야 한다. 퓨전은 쉽지만, 위험한 접근법이다. 물론 뛰어난 퓨전 작품도 있지만, 순수함은 강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야말로 내가 찾고자 하는 것이고 한국에도 존재하는 것이다. 한국은 문화적 정체성이 강하고 독특하다. 런던 사람들에게 친숙하지 않다 해도 그 순수함을 통해 풍요로움, 다양성, 다채로움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레드오렌지는 런던을 기반으로 한 관객과 아티스트 개발 에이전시이다. 레드오렌지는 런던에서 개최되는 음악축제인 LIFEM(London International Festival of Exploratory Music)을 주관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축제를 위한 미션
축제기획자 라운드테이블

임수택 _ 과천한마당축제 예술감독

한국의 축제들은 예산을 지원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정치적 상황에 운명이 좌우된다. 중앙정부가 적극적으로 예산지원에 나서야 지자체의 일방적인 영향력을 견제할 수 있을 것이다.

관객이 적은 것도 지자체에 강력하게 어필할 수 없는 이유가 된다. 참가아티스트와 지역 학생과의 워크숍, 섬이나 오지에서의 공연을 통한 관객 개발 등, 찾아가는 축제로서의 구조도 고민해야 한다.

과천한마당축제는 1997년 세계마당극큰잔치라는 이름으로 처음 시작되어 현재 과천한마당축제로 이어져 오고 있다. 마당극, 거리극, 야외극을 중심으로 공식 선정된 국내외 작품들과 자유참가작으로 구성된다.


토마스 왈그라브 Thomas Walgrave _ 알칸타라 페스티벌 Alkantara Festival 예술감독, 포르투갈

유럽의 축제에서도 다원화된 재원 조성, 특히 티켓수입의 확대는 간과할 수 없는 과제이다. 또한, 관객의 양적인 증가만큼 예술적 조예가 깊은 관객을 개발하는 것이 공연예술 축제의 과제다. 유럽의 경우 국가단위의 공공지원에 더해 EU차원의 지원 (EU Culture Programme 2007-2013)이 좋은 작품을 제작하는 데 큰 힘이 되었다. 하지만 예술의 공공성이 사회적 가치로 이야기 되는 유럽에서도 우파정권의 문화예산 삭감, 유럽통합의 기제로 한시적으로 지원 되었던 EU 컬처 프로그램 2007-2013 이후의 상황을 예측할 수 없다.

알칸타라 페스티벌은 포르투갈 리스본을 중심으로 격년으로 개최되는 현대무용축제로 최근에는 연극까지 장르를 확장하고 있다. 벨기에 쿤스텐페스티벌, 독일의 시어터데어벨트(세계연극제)와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컨템퍼러리 공연예술을 소개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리사 트메이 Lissa Twomey _ 뉴질랜드인터내셔널아츠페스티벌 New Zealand International Arts Festival

뉴질랜드페스티벌의 예산은 시정부와 중앙정부가 각각 20%, 기업협찬이 20%, 그리고 티켓수입이 40%를 차지한다. 티켓수입의 높은 비중은 축제운영의 안정성을 담보하는 것과 함께, 공적 지원을 이끌어 내는 선순환 구조가 된다.

뉴질랜드인터내셔널아츠페스티벌은 뉴질랜드 수도 웰링턴에서 1986년부터 개최되는 종합예술축제로, 짝수해 2~3월에 열린다. 2010년 축제는 2월 26일부터 3월 21일까지 개최되었고, 피터브룩의 <11 그리고 12> 등 총 30개국 930여 아티스트가 참가하였다.

고다나 브눅 Gordana Vnuk _ 유로카즈 페스티벌 Eurokaz Festival 예술감독, 크로아티아

크로아티아는 사회주의 문화의 영향으로 공공재정의 의존도가 높다. 유로카즈의 경우 2/3가 시정부에서 나머지 1/3이 중앙정부의 지원금이다. 시민들이 티켓을 사지 못해도 작품을 보고자 찾아오는 경우도 많다. 크로아티아의 경우 공동제작에 협력극장의 인프라를 최대한 이용하고 있다.

유로카즈 페스티벌은 1987년부터 매년 6월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시에서 개최되는 공연예술축제다. 2010년부터는 자그레브현대예술미술관과의 협력하에 Eurokaz 프로젝트와 초청공연을 프로듀싱, 프리젠팅하고 있다.

이종호 _ 서울세계무용축제 예술감독

요즘은 공동제작에 회의가 든다. 공동제작은 시간과 예산 투여 등 많은 노력이 필요하며, 그 결과물인 작품도 회의적일 때가 많다. 하지만 공동제작 과정에서의 성과, 즉 다른 문화권의 예술가들이 만나서 얻는 경험, 영감 등을 생각하면 공동제작작품에서 열매를 맺지 못한다 하더라도, 결국은 그들의 다음 작업에서 언젠가 결실을 보게 된다. 이는 공공의 축제가 담당해야 할 마땅한 투자이다.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는 지난 1998년 시작된 국내 최대의 무용축제이다. 유네스코 국제무용협회 한국본부가 주최하는 축제로 무용인과 무용작품을 교류하고 공동제작과 순회공연을 진행하여 문화교류의 첨병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극장의 역할, 극장의 의무, 극장의 가능성
극장프로그래머 라운드테이블

조성주 _ LIG아트홀 예술감독

&lsquo;기획자의 시대&rsquo;라고 불린지 꽤 됐는데, 우려되는 지점이 있다. 어디까지나 예술가가 주도적이고 장기적인 계획을 짜고, 실행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장기 레지던스를 통한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 이 플랫폼이 구체적인 성과물보다는 예술가의 힘, 예술의 자율성의 힘이 살아나는 플랫폼이길 희망한다.

LIG아트홀은 2006년 LIG손해보험에서 기업 메세나 활동을 펼치기 위해 설립한 공연장이다. 현대공연예술의 다양한 형식과 가치를 전달하고자 젊은 예술인들의 창작, 교류, 교육 및 공연활동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피파 밸리 Pippa Bailey _ 토털시어터어워즈 Total Theater Awards, 비딩타임 Bidingtime, 영국

관객들이 무엇을 원하는지(needs)를 파악해야 한다. 관객에게는 관심이 없고 다른 예술가들에게 보이기 위해 작업하는 예술가가 많다. 그렇게 되면 예술가와는 문화적 배경이 다른 관객에겐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는 작품이 되고 만다.

영국(국립)극장이 정치적 비판 등에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은 사회 전반적인 매커니즘에 기인한다. 하지만, 영국사회에서는 정치적 입장보다 계급이, 암묵적이긴 하나, 아주 큰 문제이다. 그런 의미에서 영국의 무대에는 문화적 다양성이 반영되지 않고 있다. 에든버러페스티벌만 봐도 얼마나 백인위주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계급, 교육문제와 직결되어 있다.

사회의 계급체계와 연결되는 강성공연을 주로 하기 때문에 평론이나 언론과의 관계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과연 평론가들이 실제 예술발전 속도를 잘 따라잡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토털시어터어워즈는 영국의 토탈시어터(Total Theater)에서 운영하는 시상식이다. 극장, 비주얼 퍼포먼스, 마임, 거리극, 댄스 등 다양한 장르에서 혁신적인 작업을 한 예술가들과 회사들에 수여된다.


욜란다 커사흐 Yolanda Cursach _ 시카고현대공연예술센터 Museum of Contemporary Art Chicago, 미국

미국 예술가들에게는 정말 불굴의 의지가 필요하다. 예술가들은 원래 어렵기 때문에 경제공황기에도 특별히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성공의 보증수표도 좋지만, 균형감 있게 새로운 기회를 예술가들에게 부여하려는 극장의 일관된 의지가 더 중요하다.

시카고현대공연예술센터는 현대예술을 위한 혁신적인 공간으로 매년 100회에 걸쳐 춤, 연극, 음악, 다원예술을 포함한 20여개의 다양한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지역 사회 문화기관과 함께 공연예술 프로그램을 기획하며 공공 문화 기관의 역할도 함께 하고 있다.

스캇 터너 스코필드 Scott Turner Scofield _ 알래스카 아츠 VSA Arts of Alaska, 아웃 노스 Out North, 미국

알래스카는 예술적으로 미개척지이다. 이 말은 누구라도 와서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우리의 고립성이 미래의 방향성과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그러기 위해 문화적 담론을 만들어가야 하며 포용력 있게 어떤 문화나 예술가도 받아들이고자 한다.

알라스카 지역에는 아직도 검열이 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공연은 불허하고, 예산지원에 대한 협박을 당하기도 한다. 공공이 예산을 무기로 예술조직과 작업에 개입하면서, 예술가들이 자체검열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물리적, 외부적 제약이 있더라도 제작자와 예술가들이 만나 극장으로의 접근성을 확장시켜야 할 것이다.

알래스카 아츠는 지난 20년간 현대 시각 예술, 미디어, 문학, 음악 그리고 라이브 공연들을 소개해왔다. 예술 탐험가들을 찾아내고, 공유하는 작업을 진행하며 예술과 인문학들을 함께 배우고 느끼는 창의적인 공간을 지향한다.


존 허버트 John Herbert
_ 아이오와 리전 아츠 Legion Arts, 미국


미국의 가장 큰 수출품은 소비주의다. 비싸지 않으면 좋지 않은 것이라 생각한다. 즉, 사물에 대해 가치를 매기는 방법이 잘못되어 있고,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환경이 보장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예술에서는 인간 간의 관계를 중시해야 한다. 훌륭한 작품은 인간성을 표현한다. 아무리 첨단적인 공연이라도 예술가가 진정성을 가진다면 누구에게나 소구할 수 있다.

아이오와 리전 아츠는 &lsquo;The Drawing Legion';으로 1980년대에 설립되었다. 옛 체코 사교홀인 CSPS에 기반을 두었으며 현재는 예술가들의 공연을 선보이며 민간에 기반을 둔 프리젠터로서의 활동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웨슬리 몽고메리 Wesley Montgomery _ 미국공연예술네트워크(NPN)

전통이 대중화되어야 컨템퍼러리도 받아들이기 쉬워진다는 객석의 지적이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이다. NPN은 철학적인 컨템퍼러리를 지지하며, 전통과 현대 사이의 균형점을 찾으려 노력한다. 힙합, 재즈, 시 모두가 전통장르였다. 우리 모두는 과거를 보는 동시에 미래를 보아야 하며, 전통이란 우리 모두가 내재적으로 갖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건드려줘야 한다.

미국공연예술네트워크는 예술가와 기획자들을 지원, 다양성과 예술적 실험을 장려하는데 힘쓰고 있으며 이 분야의 앞서가는 단체이다. 예술가 위원회, 레지던시, 지역사회와 연계한 문화 프로젝트 등의 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정리 _ [weekly@예술경영] 편집실 고주영, 유병진, 박은조 weekly@gokam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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