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의 위세는 여전하지만, 가을녘 들판에는 추수의 기쁨이 일렁입니다. 노동이 주는 결실에 동반되는 성취감과 보람은 무엇과도 바꾸기 어려운 삶의 동력이죠. 그런데, 공들인 노동이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한다면 어떨까요. 이번 호에서는 안소연 미술 비평가가 칼럼을 통해 원고료 문제를 다시 환기하고 있습니다. 글쓰기는 오랜 시간과 에너지를 투입하지만, 제대로 된 대우를 받기 어려운 분야입니다. 원고료 산정 기준의 불명확성, 지급 시기의 문제, 시간투입에 비해 지나치게 낮은 금액 등 필자의 개인경험을 따라가다 보면 아직까지 남아있는 불합리한 관행들에 씁쓸해집니다.
그런데, 공들인 노동의 산물에 빨간 줄이 죽죽 그어진다면 창작자는 어떤 기분일까요. 김현옥 학예연구사는 자료읽기에서 올해 아르코예술기록원 공개한 공연예술 심의대본의 전후맥락을 소개합니다. 1960~1990년대에 이르는 검열의 기록은 가파른 시대에 예술이 처했던 곤경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람읽기에서는 전강희 드라마터그가 조금은 낯설어보이는 ‘시노그래퍼’라는 영역을 개척하고 있는 여신동 감독을 만났습니다. 무대미술을 넘어 전시와 콘서트, 연출까지 영역을 넘나드는 그의 활약을 통해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이 엮여드는 순간을 함께 경험하실 수 있을 겁니다.
예술경영 웹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