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대륙, 중국에 세계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비단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sian Infrastructure Investment Bank) 설립을 위시한 국제금융시장에서 높아진 중국의 위상 때문만이 아니다. 오랜 역사와 풍부한 물적, 인적 자원을 가진 중국에 거는 세계인의 기대는 문화예술산업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공연예술 분야에서는 이미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항저우, 시안 등 주요 도시에 대규모 공연장인 국가대극원이 들어서 창작과 유통을 주도하고 있다. 또한 시각예술 분야에서는 이른바 차이나머니를 가진 수퍼 컬렉터들이 중국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미술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Weekly@예술경영》이 가깝고도 먼 나라, 중국의 문화예술산업을 둘러싼 다양한 환경과 정책, 기업문화, 그리고 예술시장을 소개하고 예술경영적 담론을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바란다./미지의 대륙, 중국의 문화예술산업 분석 - 주요 환경 /미지의 대륙, 중국의 문화예술산업 분석 - 음악·공연산업 시장 /미지의 대륙, 중국의 문화예술산업 분석 - 예술품시장 /미지의 대륙, 중국의 문화예술산업 분석 - 문화기업들의 운영 실태/미지의 대륙, 중국의 문화예술산업 분석 - 관련 정책

문화기업의 상장과 인수합병 현황

중국의 2014년 한 해 동안 문화기업들의 인수 합병에 투자된 규모가 1000억 위안대에 이르고 인수합병 대상 기업 영역이 대체로 ‘잉쉬미디어(影視傳媒)’, 게임과 애니메이션, 모바일 인터넷, 교육 훈련, 관광 포털 등 5개 업종이다. 문화기업들의 상장(IPO) 상황을 보면 2013년 80여 개사가 잇달아 국외 자본 시장에 상장을 했는데 주요 시장은 홍콩거래소와 미국의 나스닥 및 뉴욕거래소이다. 2014년의 상장비준을 받은 문화기업은 48개사로 “2014-2015년 중국문화기업보고”에서 집계하여 밝히고 있다.

2014년 중국의 문화기업들의 인수합병 현황을 보면 2014년 이후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가 합병 심사 절차를 관대하게 처리해줌으로써 상장회사들의 인수합병이 더욱더 탄력을 받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015 중국문화기업보고(2015 Chinese Culture Enterprises Report)’에 따르면 2014년 12월 20일까지의 문화기업 인수합병 건수가 159건으로 규모가 1000억 위안에 이른다고 기술하고 있다. 주요 사례를 보면 ‘화처잉쉬(華策影視)’는 16.05억 위안을 투자하여 ‘란스후오옌(藍色火焰)’을 합병하고 인터넷 대기업인 ‘알리바바(阿里巴巴, Alibaba)’는 62.44억 위안(한화 약 1조 1239억 원)을 투자하여 ‘문화중국(文化中國)’을 인수합병하면서 잉쉬(影視) 산업계로 진입했다.

여기서 우리에게 이미 익숙하며 세계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중국의 주요 문화기업들의 2013년과 2014년, 어느 특정 시점의 주가 총액과 영업 이익을 비교함으로써 중국 문화기업을 이해하는 데 보다 쉽게 접근해 보겠다.

2014 중국문화기업보고(2014 Chinese Culture Enterprises Report) 자료 재정리

▲출처: 2014 중국문화기업보고(2014 Chinese Culture Enterprises Report) 자료 재정리

①2014, 2015 중국문화기업보고(2014, 2015 Chinese Culture Enterprises Report) 자료 재정리

▲출처: ①2014, 2015 중국문화기업보고(2014, 2015 Chinese Culture Enterprises Report) 자료 재정리

*주(환율 환산 기준): 2014년 3월 17일 1홍콩달러=CNY0.7902/ 1USD=CNY6.1358 2015년 1월 27일 1홍콩달러=CNY0.806 / 1USD=CNY6.2495

여기서 2015년 1월 27일 기업의 시가총액에 있어 1위인 알리바바(阿里巴巴, Alibaba)의 시가 총액을 우리 돈으로 환산해 보면 약 291조 원에 이르고 2위인 텅쉰(騰訊, Tencent)의 시가 총액은 우리 돈 약 187조 원에 이르며 3위 바이두(百度, Baidu)의 시가총액도 우리 돈 약 91조 원에 각각 이르고 있으나 이미 수개월이 지난 지금은 그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다시 말해 규모 면에서 언급하기가 어려운 면이 없지 않다.

2014년 6월 상하이 국제영화제의 주제 토론장에서 “미래의 영화 회사 모두가 BAT(Baidu, Alibaba, Tencent)의 따공(打工: 아르바이트)할 것이다”라는 말로 큰 논쟁을 불러일으켰듯이 인터넷 거두들의 힘은 막강하다. 여기서 인터넷 기업들의 2014년 인수합병 사례를 몇 가지 소개한다.

2014년 6월 말은 인터넷 기업들의 잉쉬(影視) 영역 진입이 강하게 일던 시기이다. 이때 알리바바가 ‘문화중국(文化中國)’의 주식 60%를 사들임으로써 디지털 음악 산업계로 뛰어들어 8월에 인수합병한 ‘문화중국(文化中國)’을 ‘알리잉예(阿里影業)’로 개명한다. 2014년 7월 바이두의 ‘아이치이(愛奇藝)’는 잉예(影業)회사로 선포하면서 ‘예쉬잉예(樂視影業)’와 2개 회사를 영화 시장의 동영상 웹사이트에 발을 들여놓았고 2014년 8월 유쿠투더우(優酷土豆, Youkutoutu)는 ‘허이잉예(合一影業)’를 창립한다. 같은 해 9월에는 텅쉰이 ‘텅쉰(騰訊)영화+’를 새로 만들어 영화, 게임, 애니메이션, 문학을 창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문화기업에 대한 정부의 최근 주요 정책

위성 TV 채널 프로그램 조정 정책

2013년 말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國家新聞出版廣電總局)은 “2014년 위성TV 채널프로그램 편성과 등록공작에 관한 통지”를 공포했는데 이 통지문은 각 위성TV가 2014년 방송하는 국산 다큐, 국산 애니메이션, 소년·아동 프로그램 수량을 보증할 것을 요구하고 있고 해외 판권(版權) 수입으로 진행되는 가수 선발 쇼프로인 가창류(歌唱類)와 TV의 대형음악 쇼 공연인 완후이(晩會) 개최 횟수를 줄이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2014년 4월 “전국TV드라마방송공작회의” 개최 후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은 “위성종합채널 프라임 시간대 방송 방식 진행에 관한 조정”이라는 문건을 하달하면서 2015년 1월 1일부터 1편의 드라마를 2개 위성 채널에서 방송할 것과 매일 저녁 2집을 방송하도록 하는 정책 시행에 들어갔다. 매일 밤 프라임 시간대에는 드라마를 2집 이상 방송할 수 없다는 얘기이다. 이 정책의 시행 목적은 위성종합채널 프로그램 구성의 균형을 기하고 위성종합채널로서의 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고 있다.

R/TV 운영서비스 기업 발전을 위한 세수우대 정책

국무원은 2014년4월 “문화체제 개혁 중 상업적 문화사업 단위제도 전환기업과 문화기업 발전지원 2개 규정에 관한 통지”를 공포, R/TV 기본 시청률 보호 유지와 농촌 유선TV의 시청료에 대하여 부가세를 면제하는 것을 결정하고 2014.1.1-2016.12.31 기간 시행하는 것으로 발포되었다. 아울러 업종 내 고신기술(高新技術)기업으로 인정받은 문화기업은 기업소득세를 15%로 인하하여 징수토록 하고 있어 R/TV 운영서비스 기업의 발전 지원을 위한 세수우대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소형미니(小微)기업의 양성 정책

중국에서 말하는 소형미니(小微)기업의 범위를 소형기업, 미니기업, 가내수공업, 소규모 자영기업 등을 포함하는 것으로 중국의 문화기업 중 소형미니(小微)기업이 전체 문화기업의 80%를 훨씬 넘고 있다고 전해진다.

2014년 8월 문화부, 공신부(工業和信息化部), 재정부는 “소형미니(小微) 문화기업 발전 지원에 관한 실시 의견(關于支持小微文化企業發展的實施意見)”을 공동 발포, 소형미니 문화기업이 문화산업 발전 시장의 주체가 되도록 양성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2014년 12월 재정부는 다시 “소형미니기업 관련 정부기금 징수 면제에 관한 통지”와 “행정 사업적 성격의 비용 징수 면제 및 비용 징수 정지, 취소에 관한 통지”를 연이어 발포하여 소형미니기업의 다양한 정부기금 징수 면제와 중앙에 설치되어 있는 42개의 각종 행정 사업적 성격의 비용 징수를 면제하고 있다.

2015년 1월 국무원 상무회의에서는 400억 위안(한화 약 7조 2000억 원)의 국가신흥산업창업투자유도기금을 설립하여 창업창신(創業創新)과 신흥 산업에 대한 조·중기산업으로의 발전을 위해 초기에 창신형(創新型) 기업에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공연업계 발전을 위한 정부의 재정 지원 강화

2014년 문화산업 발전 전용 자금이 모두 1,163개 항목인데 이 중 중점 항목이 8개 부문 858개 항목으로 전체의 74%를 차지했다. 이 중점 항목에는 플랫폼 건설(18%), 시설 건설(14%), 해외교류 확대(25%), 공연 활동(43%)으로 구분되어 연예 기업과 연예 활동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2013년 12월 31일 ‘국가예술기금’이 창설되었다. 2015년 말까지 20억 위안을 조성키로 되어 있는 동 기금은 국유나 민영, 단체 또는 개인 할 것 없이 예술 생산, 홍보 확대, 수장품 수집, 인력 양성 등에 지원하는 것으로 하고 있는데 2014년 기금 설립 첫해에는 394개 항목에 4.29억 위안을 지원했다. 이 394개 항목 중에 181개 항목이 무대예술 창작 항목으로, 이에 2.3억 위안(한화 약 414억 원)을 지원한 것으로 “2015 중국문화기업보고”에서 밝히고 있다. 이와 같은 정부의 재정 지원 강화는 ‘한사령(限奢令)’ 시행 이후 새로운 공연시장의 질서를 구축하면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는 공연업계에 큰 힘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 밖에도 여러 가지 정책들이 있으나 하나를 더 추가한다면 2014년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 “인터넷 해외드라마 관리 진일보 정책 수행에 관한 유관 규정 통지”를 발포하여 무분별한 인터넷상의 해외드라마 유입으로 인한 국내시장 질서 유지 보호 정책을 펴고 있다. 어쨌든 자국의 문화산업 진흥을 위해서는 갖가지 최선의 정책을 시행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그러한 정책들이 하나의 보호막이 되어 온실 속의 화초처럼 된다면 국제 경쟁력을 잃게 되고 끝내는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당하는 결과를 초래할지 모른다는 인식을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

맺는말

중국의 문화와 문화 관련 기업 수가 90만 개를 넘고 있으나 숫자보다도 상당한 수의 문화기업들의 규모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대형화되어 있다. 아시다시피 2014년 9월 19일 알리바바의 뉴욕거래소에서의 주가총액이 2,285억 달러였을 때 이미 ①애플 ②구글 ③MS 다음으로 세계 4대 기업으로 등극했고 아울러 세계 2대 인터넷 회사로 올라섰다. 그리고 이들 BAT(Baidu, Alibaba, Tencent)의 영업 활동 영역이 광범위한데 온라인 교육시장에도 이미 뛰어들었다.

2013년 바이두는 ‘바이두 교육’을, 알리바바는 ‘타오빠오통쉐(淘宝同學)’를 출시했고 텅쉰(Tencent)은 이보다 앞서 ‘QQ인터넷교실생방송(QQ罔路課堂直播)’을 출시했다. 또한 2014년에 와서 바이두는 ‘완쉐(万學)교육’에, 알리바바는 온라인 교육기관인 ‘튜터그룹(Tutor Group)’에 투자하고 텅쉰은 기존 교육업계 거두인 ‘신동팡다청(新東方大成)’과 합작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에는 온라인 교육시장이 매년 30% 이상 성장하고 있고 2015년에는 시장 규모가 1600억 위안(한화 약 28조 8000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문 연구 기관인 중국의 아이미디어 리서치(iMedia Research)가 분석했다. 이뿐만 아니라 의료시장에도 진출을 시도하고 있는 등 중국은 BAT들의 전성시대를 맞고 있는 것이 틀림없어 보인다.

앞서 언급했듯 국유 문화기업들의 지속적인 개혁이 이루어지고 있고 사치 풍조 퇴치 제창의 ‘한사령(限奢令)’ 시행으로 특히 연예업계의 시장이 리모델링되는 가운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정부의 각종 지원책은 새로운 시장질서 회복에 적지 않은 힘이 되고 있다.

그리고 문화기업들의 상장으로 재원 확보가 보다 용이해지고 인수합병으로 기업들의 대형화, 전문화가 보다 강화되는 상황에서 중국의 인터넷 내수시장 환경이 문화기업 발전에 큰 동력이 되고 있어 문화기업들의 전망을 밝게 해 주고 있다.

※ 1부 기사는 아래 링크를 클릭하시기 바랍니다.
미지의 대륙, 중국의 문화예술산업 분석 – 문화기업들의 운영 실태Ⅰ

※ 참고링크
[칼럼] 미지의 대륙, 중국의 문화예술산업 분석 - 주요 환경Ⅰ / 경제지표와 인구, 국가 투자, 그리고 네티즌
[칼럼] 미지의 대륙, 중국의 문화예술산업 분석 - 주요 환경 Ⅱ / 인프라 건설과 문화 소비, 그리고 정책
[칼럼] 미지의 대륙, 중국의 문화예술산업 분석 – 음악시장Ⅰ / 음반시장 및 온라인 음악시장
[칼럼] 미지의 대륙, 중국의 문화예술산업 분석 – 음악시장Ⅱ / 무선 음악시장 외
[칼럼] 미지의 대륙, 중국의 문화예술산업 분석 – 공연산업 시장Ⅰ / 공연시장의 규모와 동향 파악
[칼럼] 미지의 대륙, 중국의 문화예술산업 분석 – 공연산업 시장Ⅱ / 장르별 공연시장의 특성
[칼럼] 미지의 대륙, 중국의 문화예술산업 분석 – 공연산업 시장Ⅲ / 음악공연의 유형 및 시장 규모
[칼럼] 미지의 대륙, 중국의 문화예술산업 분석 – 공연산업 시장Ⅳ / 근검절약 정책 이후의 공연산업
[칼럼] 미지의 대륙, 중국의 문화예술산업 분석 – 예술품시장Ⅰ / 예술품시장의 구조
[칼럼] 미지의 대륙, 중국의 문화예술산업 분석 – 예술품시장Ⅱ / 예술품시장의 유형별 특징
[칼럼] 미지의 대륙, 중국의 문화예술산업 분석 – 예술품시장Ⅲ / 중국 예술품시장 거래 동향
[칼럼] 미지의 대륙, 중국의 문화예술산업 분석 – 예술품시장Ⅳ / 중국 예술품시장 규모 및 주요 정책

유재기 필자소개
유재기는 중국 사회과학원에서 한·중문화비교 연구를 했으며 주중 한국대사관에서 1등 서기관으로, 문화체육관광부 해외홍보원에서 해외홍보과장, 문화교류과장으로 근무를 했다. 또한, 주중 한국대사관 참사관, 대한민국예술원 사무국장, (재)국제문화산업교류재단 사무처장을 거쳐 현재 (사)한·중문화예술포럼에서 회장직을 역임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수교 이후 한 중 문화 교류사』, 『한눈에 알아보는 중국의 문화산업 시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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