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분주하게 지나갔습니다. 18번의 뉴스레터, 발행기사 85건, 외부필진 56명(편집위원 제외), 좌담회 참석 패널 16명, 인터뷰 대상자 15명으로 예술경영 웹진의 한 해를 정리해 봅니다. 물론, 한 해가 숫자 몇 개로 치환될 수는 없습니다. 올해도 5명의 편집위원은 매 달 치열하게 기획 논의를 진행해 왔습니다. 여러 분이 매달 격주로 받아보셨던 뉴스레터에 실린 글들은 수많은 고민과 토론을 거친 선택의 결과물입니다. 편집위원들을 포함해 다양한 방식으로 웹진 제작에 함께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올해 가장 주목받았던 기사들을 꼽아봅니다. 아래는 2021년 가장 많은 조회수를 얻은 꼭지 10개를 정리해 본 결과입니다.


올해 기획특집 기사에서는 조직과 관련한 내용들이 관심을 많이 얻었습니다. 다양한 문화재단 실무자들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조직의 문제를 점검한 주성진 편집위원의 ‘문화재단은 좋은 직장일까’, 지역문화재단의 입지와 지향을 분석한 가톨릭대 임학순 교수의 ‘지역문화재단의 역할과 미래’, 지역문화재단을 공연/전시-도서관-축제/관광사업-지역/생활문화 등으로 구분한 장석류 편집위원의 ‘기초문화재단은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 등이 순위에 들어왔습니다. 기획특집에서는 두 개의 꼭지가 10위권에 더 들어와 있네요. 해마다 숱한 전시 공간들이 새롭게 생겨나고 사라지기를 반복합니다. 최정윤 편집위원은 ‘2021년 그리고 신생공간’을 통해 올 한해 신생공간들의 지형도와 전망을 그려내 독자들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청년문화기획 슈필렌의 유상진 이사는 ‘팔길이 원칙을 넘어서 : 정의론 관점에서 본 예술행정’을 통해 행정과 현장의 새로운 계약관계를 물었습니다.

올해는 와우책문화예술센터 이채관 대표가 너무나도 일찍 세상을 등져 문화기획의 일선에 있는 많은 이들에게 형언할 수 없는 슬픔을 안긴 해이기도 합니다. 이채관 대표의 오랜 친구인 영등포문화재단 강원재 대표가 ‘이채관, 그가 바란 세상과 남기고 간 생각들’을 통해 고인의 삶과 철학을 전해주었습니다.

지난 해 이 꼭지의 제목을 ‘코로나 이야기를 하지 않는 방법’으로 뽑았던 기억이 납니다. 네, 아직도 이 지긋지긋한 감염병은 우리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백신접종센터에서의 예술활동 등을 소개한 인컬쳐컨설팅 서지혜 대표의 ‘코로나19는 예술기획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가’와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사례와 정책방향을 소개한 국제학술대회를 다룬 경희대학교 문화예술경영연구소 이진우 학술연구교수의 ‘코로나19 시대의 문화예술경영’ 등 코로나19를 다룬 꼭지들도 많은 독자들의 선택을 받았습니다. 이 밖에도 코로나19와 관련된 동향을 다룬 꼭지들로는 ‘샌프란시스코의 예술가 보장소득 실험’, ‘로이드-웨버가 나를 체포하라고 한 까닭’, ‘비로소 보이는 내 방의 사물들과 집의 풍경’, ‘접종률 60%, 브로드웨이가 돌아왔다!’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에 대응하는 해외 정책들을 소개하는 한편으로 기존 활동과 정책기반을 새롭게 인식하는 과정을 다뤘습니다.

웹진은 가끔 아주 실용적인 내용을 다루기도 합니다. (주)리스트의 임영숙 수석연구원은 ‘문화예술 빅데이터를 알려드립니다’를 통해 빅데이터의 개념부터 실제 구체적인 응용이 가능한 플랫폼까지 소개하는 것을 통해 독자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외에도 트렌드를 읽어낸 기사로 클럽하우스의 가능성을 짚어준 ‘클하, 새로운 소셜 미디어의 입구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읽기’의 변화양상을 보여준 ‘코로나19와 읽기 양극화’ 등도 함께 챙겨 읽어볼 만합니다.

공정 이슈가 사회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문화예술계 내에서도 그간의 관행을 개선하고 불공정 환경을 바꿔내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김화용 작가의 ‘악습을 관행이라 부르지 말자’는 그간 관행으로 여겨져 왔던 시각예술 이미지의 무단사용 문제를 거론해 독자들의 공감을 받았습니다. 이 외에도 공정과 관련한, 혹은 적정 비용책정과 관련한 꼭지로 ‘일한 만큼만 지원하면 됩니다. 참 쉽죠?’, ‘예술인 표준사례비 지급이 마주한 세 가지 쟁점’, ‘예술인 기본소득 가능성과 한계’, ‘나의 글쓰기와 원고료’ 등을 꼽아볼 수 있습니다.

올해 웹진 설문조사에는 총 540명의 독자들이 응답해 주셨습니다. 설문에 응한 독자 중 2-30대 독자의 비율은 61.2%를 기록했습니다. 뉴스레터를 구독한 지 2년 미만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48%로 절반에 가깝고, 문화예술계 최신 정보를 파악하는데 도움을 받고 있다는 응답이 51.3%로 나타났습니다.

만족도조사에서 나타난 웹진 구독 기간
독자들이 웹진에서 기사로 읽고자 하는 분야

웹진에서 정보를 얻고 싶어하는 분야(중복응답)에는 기획 제작분야 52.6%, 소비트렌드 및 홍보마케팅 분야 47.2%로 응답했습니다. 주요 활동지역은 서울/경기/인천을 포함한 수도권이 69.4%를 기록했으며, 활동분야는 정책과 행정 등 문화예술 일반이 24.5%로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설문 결과로만 보자면 예술경영 웹진의 가장 평균적인 독자는 수도권에 거주하는 2-30대의 정책/행정분야 종사자입니다. 그러나 평균은 평균일 뿐, 예술경영 웹진은 모든 독자의 요구에 조금이라도 가까이 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웹진 독자 전국 분포도
웹진 독자 연령대 분포도

사실, 해마다 설문 결과를 두고는 고민에 빠지는 이유가 있습니다. 독자들의 상반된 요구 때문입니다. 그러나 올해는 비교적 일관된 의견들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뉴스레터의 콘텐츠가 너무 많다는 의견과 너무 적다는 의견이 상충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올해의 전반적인 의견은 콘텐츠의 확충입니다. 웹진의 발행횟수를 늘려달라는 의견과 더 다양한 콘텐츠와 업데이트가 필요하다는 제안이 상당수 있었습니다. 해외의 동향과 이슈에 대해 더 많이 다뤄달라는 분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현장의 목소리를 더 많이 들려달라는 의견도 설문조사에서는 단골손님입니다. 그런데 올해는 좀 더 구체적인 제안들이 눈에 띕니다. 대표나 팀장, 연출 등 이미 궤도(?)에 오른 이들이 아닌 젊은 기획자, 현장 스태프, 실무인력들의 목소리와 고민을 더 많이 담아달라는 주문입니다. 특정한 소수가 의사표현을 독점하는 시대는 확실히 지나간 것처럼 보입니다. 물론 일정한 성취를 이룬 이들의 이야기를 아예 듣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이런 독자들의 목소리는 향후 웹진이 사람을 만나고 인터뷰를 하는데 중요한 참고사항이 될 것 같습니다.

종종 그런 생각이 들곤 합니다. 초등학생들의 꿈이 모두 유튜버인 시대에 텍스트를 기반으로 한 매체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입니다. 제법 여러 분들이 브이로그나 웹툰, 카드뉴스 등의 형식을 통해 가독성을 개선시켜 줄 것을 요구하는 말씀을 남겨주셨습니다. 사진을 더 많이 써서 빽빽한 텍스트가 주는 압박감(?)을 해소해 달라는 주문도 있었습니다. 뉴스레터 자체가 더 많이 유통될 수 있도록 별도의 홍보 방안을 마련해 달라는 요구도 상당수 있었습니다.

독자들과의 소통방안을 마련해달라는 의견도 상당수 제시되었습니다. 이슈토크 등에 독자의견란을 만든다든가, 자유기고 등을 통해 독자들의 참여공간을 확보하는 방안을 이야기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웹진-독자 소통을 넘어 독자간의 소통에 대해 고민해 달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사실, 편집위원회 내부에서 독자위원회나 독자기고 등을 의논하기는 했었습니다. 현실적인 여건상 추진을 하지는 못했지만, 향후 적극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2021년 웹진의 마침표를 찍습니다. ‘읽는 사람’이 갖는 힘은 디지털 시대에도 퇴색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올해도 웹진을 꼭꼭 씹어 읽어주시고 다양한 방식으로 피드백을 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웹진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 본 원고 내용은 필자 개인의 의견으로, (재)예술경영지원센터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 안태호
  • 필자소개

    안태호는 한국문화정책연구소,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이사. 민예총 활동가를 시작으로 웹진 ‘컬처뉴스’ 편집장, 부천문화재단, 제주문화예술재단 팀장 등을 거쳤다. 함께 쓴 책으로 『나의 아름다운 철공소』, 『노년예술수업』 등이 있다. 스무 살 무렵 빼어난 재능들에 주눅 들어 창작에서 도망친 후, 예술 동네 근처에서 얼쩡거리며 문화정책과 기획 관련 일을 해왔다. 장르를 가리지 않는 왕성한 문화 소비자가 꿈이며, 여전히 만화를 보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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