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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지난 9년을 돌이켜볼 때 서울아트마켓(이하 PAMS)을 통해 공연시장, 특히 국제교류 측면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 얘기를 해보자.
최석규 PAMS는 3분기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2005년부터 2008년까지는 해외에서 한국 공연에 대한 인지도가 거의 없던 시기였다. 마켓이라는 방식이 과연 한국에 적당한가, 판매 가능한 것만 지나치게 팔고 있지 않은가 하는 비판도 많았지만, 한국 공연에 대한 종합적 인지도 제고의 역할이 컸다고 본다. 그래서 두 번째 시기에 해외 진출에 대한 전략적인 방안들이 나올 수 있었고, 해외에 상품을 파는 것만이 아닌 국제 네트워크에 대한 근본적인 방향이 설정되었다. 판매 위주의 구성에서 ‘커넥션사업‘ 등을 추가하면서 마켓에서는 유통만 가능한지, 아시아적 마켓을 추구할 때는 어떤 차별성을 가져야 하는지 고민해온 것 같다. 9년 동안 국제교류의 방향도, 한국 공연에 대한 인지도도 달라졌다. 네트워크가 쌓여가는 변화도 PAMS를 통해 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김신아 서울세계무용축제(이하 시댄스·SIDance)는 국제교류가 원래 강했다. PAMS를 통해 지원 기회가 늘었다는 건 매우 긍정적이고 바람직하나 기술적인 방법이나 네트워크의 차이는 크게 모르겠다. ‘센터스테이지코리아(이하 센터스테이지)‘ 같은 사업이 생기면서 프로젝트를 만들어 해외에 나갈 수 있게 된 것은 매우 긍정적이다. 정책 면에서 공연예술마켓을 통해 한국 공연에 대한 해외 인지도도 높아졌다. 그런데 초기에 미친 듯 붐이 일어나는 건 걱정이었다. 콘텐츠는 없는데 꼭 하지 않으면 큰일이 날 것처럼 보였다. 콘텐츠가 없는 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참가작 선정 방식 변화에 대한 요구
사회 (재)예술경영지원센터(이하 KAMS)에서 아비뇽페스티벌(Avignon Festival)이나 에든버러국제페스티벌(Edinburgh International Festival) 참가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하지 않았나? 그런 사업들을 통해 혜택을 본 민간단체가 많다고 생각되는데, 일부에서는 ‘팸스초이스‘에 단체들이 반복해서 나온다는 지적도 있는 것 같다.
성무량 처음 마켓을 운영할 때는, 사람들이 너무 모르고 있어 그들에게 참여를 부탁했을 수도 있다고 본다. 2005년 국립극장 마당에서 단체들이 어떻게 할지 몰라 아무도 오지 않는 그곳을 그냥 지키고 있던 기억이 난다. 나중에 좀 젊은 단체들도 나오는데, PAMS 아니어도 시댄스(SIDance)나 모다페(MODAFE)를 통해 얼마든지 해외에 갈 수 있는 친구들이었다. 그런데 연극이나 복합 쪽은 PAMS가 아니었으면 못 갈 만한 팀도 좀 있는 것 같다. 내가 연극을 대변하는 건 아니지만, 무용은 이미 언어가 배제된 상태로 가기 때문에 국제사회에 쉽게 적응할 수 있었을 것 같다. 물론 극단 사다리와 연출가 양정웅은 기존 노출이 있었기에 PAMS 없이도 가능했을 거다. 마켓이 많은 걸 해줄 수는 없다. 플랫폼이나 허브 이상의 역할을 하면, 지나친 관 주도의 정책을 위한 정책이 나와 현장감이 떨어질 수도 있다. 그런데 PAMS를 통해 많은 부분이 진화했다. 국내에서는 선 제작에 투자하지 않았던 것이 가능하게 됐고, 말로만 듣고 문화원에서 작게만 해왔던 ‘레지던시‘도 확장되었다. 리서치 출입 지원 등도 나아졌다. 정책을 위한 정책적인 면도 없지 않았으나, 방향을 3분기로 나누든 2분기로 나누든 다시 돌아볼 시기가 됐고, 앞으로 어떻게 갈 건지 고민해야 할 것 같다. 이제 필요 없는 걸 정리해야 한다. 아시아 아트마켓의 선발주자인 싱가포르나 일본은 신진 아티스트를 중심으로 하든, 포럼 위주로 하든 어떤 식으로든 변화해왔는데, 우리는 팽창만 했다.
김신아 특정 단체가 지원받는 문제에 대한 이야기가 있지만 해외에서 원하는 작품이라면 10년, 20년 나가서 한국 공연의 대외적 이미지까지도 제고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센터스테이지‘도 마찬가지고 ‘팸스초이스‘ 선정에 대한 불만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어쨌든 마켓을 통해 결과물을 국제적으로 유통시키겠다는 거라면, 팔리는 콘텐츠의 경쟁력을 점점 강화하는 쪽으로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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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규 작품 선정 기준은 그 마켓의 미션이 무엇이냐에 따라 만들어진다고 본다. 해외 진출의 가능성이 있는지, 작품 수준이 되는지, 기획력은 되는지의 기준이 있을 텐데 마켓의 목적이 해외 진출의 가능성을 보는 거라면, 한국 연극이 이 부분만 있는 게 아니지 않느냐는 말이 있다. 텍스트 베이스의 작품도 있다는 거다. 한국 연극 현실의 단면을 보여주는 데 대한 비판이었다고 생각한다. 뭘 하든 미션에 따른 비판은 있을 거다. 그 후에 공연계 스펙트럼이 넓어진 걸 수도 있다. PAMS 색깔에 따른 비판은 있을 수 있다고 본다. 연극과 다원 쪽은 그런 것 같다. 요코하마공연예술회의(TPAM in Yokohama, 이하 ‘TPAMiY‘)는 다원예술적이고 작가적이다. 메인 스트림을 절대 뽑지 않는다. 우리 내부에서도 토론을 많이 했는데, 수용할 수 있는 비판은 이런 거다. 극단 여행자의 <한여름 밤의 꿈>이 10년 이상 간다면 문제다. 몇 년 후에는 <햄릿>이 가고 또 다음 작품이 나와야 바람직한데, 한 작품만 계속 간다면 한국에 그 작품밖에 없느냐고 비판할 수도 있다. 극단 자체에서도 자생력을 강화해 승부해야 할 부분이다.
공연예술단체가 PAMS에서 얻은 것들
사회 아시아나우와 작업했던 단체들이 PAMS를 통해 얻은 것은 무엇인가?
최석규 PAMS가 있었기에 국제교류의 인프라를 만들 수 있었고, PAMS가 플랫폼 역할을 해준 것 같다. 다양한 국제교류의 형태라든가 네트워크의 구체화, 이런 면에서 PAMS가 있었기에 지금 당장 외국에 갈 수 없는 단체들 혹은 노하우를 모르는 단체들이 정보를 갖게 되고 시도를 해보는 기회가 된 것이다. PAMS의 가장 큰 효과, 성과는 한국 공연예술 국제교류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계기가 된 점이다.
성무량 특히 국악 쪽은 국내 시장이 없으니까 국제교류를 많이 시도한다. 그전에는 '공명' 등 두세 개 단체밖에 없었는데, 지금은 십여 개 단체가 마켓을 뚫으면서 다닌다. PAMS가 있어서 가능하지 않았겠나. 어떤 사람은 돈을 가져가고, 또 어떤 사람은 정보를 가져간다. 그런데 PAMS에서 쇼케이스만 하면 갑자기 작품이 팔릴 것처럼 생각하지만, 네트워크 능력과 작품 수준이 뒤따르지 않으면 곤란하다. 자료를 보니 해외 참가자들의 수가 최근 몇 년간 200여 명까지 늘었다. PAMS 선정작의 해외 진출 성과가 지금 100건을 넘는다. 깜짝 놀랐다. 나는 PAMS의 역할에 대해 생각할 때, SPAF가 중요한 축제이기 하지만 매년 PAMS라는 정기적인 마켓이 없었으면 그저 그랬을 것 같다. PAMS에 오면 늘 SPAF가 있지 않았나. '팸스링크‘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기 전에도 쇼케이스 외에 뭐가 있느냐고 자꾸 물어왔다. 그래서 프로그래밍할 때 그 기간을 전략적으로 생각하게 되었는데, 그러한 간접적인 효과가 많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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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물론 2006년(2회) 해외에 나간 단체가 14곳밖에 없다는 건 아니지만, PAMS의 식구가 된 단체 수가 그만큼 많아졌다는 거다. PAMS에서 취합할 수 있는 정보가 많아진 것과 전체적으로 많아진 것, 두 측면이 같이 있을 것 같다.
김신아 그런데 이 많은 공연 중 성과를 내고 1년에 두 번 이상 나가는 단체는 극소수다. 다 나가지는 못한다. 이제 사이즈를 얘기할 때는 아닌 것 같다. 큰 시장을 노려봄 직도 한데, 작품 규모도 그리 부담스럽지 않아 사람들이 아시아에 눈을 돌리고 있다. 예컨대 한국이 무용은 굉장히 감각적이다. 중요한 건 작품 자체가 가지고 있는 힘이 팔리는 성과를 내는 것이지, 선정 작품의 수는 아닌 것 같다. 지금의 교육 제도하에서 대단히 훌륭한 안무가가 나올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시장에 따라 다르다. 유럽에 가면 우리는 영원히 창작자가 없는 것 같지만, 중남미에 가면 창작자가 훌륭하다고들 한다. 그들의 시선에 따라 우리 작품이 적합한 시장이 있고, 부적합한 시장이 있다. 시장에 따라 작품을 적절히 안배하면서 키우는 데 시간을 들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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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마켓 형식이 여전히 유효한가?
사회 PAMS는 시장이기에 유통만 해야 되나, 공연수준 향상을 위해 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나, 창작지원은 순전히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것이고 KAMS가 관여하면 안 되나 하는 원론적 이야기가 있었다. 당시 KAMS는 유통전문기관이고 국제교류를 위한 기관이기 때문에 이미 만들어진 작품만 내보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최석규 마켓의 미래와 관련한 문제다. 지금의 마켓 상태가 유효한가? 시장에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있는데, 이 시기에 마켓이란 무엇인가? 그렇다면 국제교류를 하고 있는 KAMS나 각 문화재단 등의 작업이 중복되지 않고 어떻게 국제교류의 방향성을 가질지 두 가지 고민을 논의해야 할 듯하다. 후자를 먼저 얘기하면, 어떤 것들이 통합되고 공유되는 건 바람직하다. 기관이 갖고 있는 성격들을 분명히 해주는 부분이다. KAMS가 갖고 있는 ‘마켓‘과 ‘유통‘이라는 부분에 방점을 두는 건 맞다. 초기 마켓은 사실 아무것도 없기에 인지시키는 마켓이 가능한데, 그 다음에는 콘텐츠만 있으면 어떤 게 있고, 몇 팀이 괜찮은지 말하게 된다. 거기까지는 괜찮다. 그런데 지금의 마켓은 마켓이 형성되려면 프로덕트라는 작품 콘텐츠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고, 또한 파는 사람이 프리젠터가 누구냐에 따라서, 매칭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마켓의 규모와 질이 달라진다. 그 부분이 제일 어려운 지점 같다. 실험적인 걸 좋아하는 사람, 시장 통용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 않나. 그러나 마켓은 수요를 계산하거나 수요자를 데려와 매칭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초기부터 프로듀서들의 예술가 역량을 강화하자는 측면에서 시도된 것이 ‘커넥션 프로그램(이하 ‘커넥션‘)‘이다. 처음부터 시장을 몇 군데만 개척하자고 했다. 그러다 변형된 형태가 나오고, 프리젠터의 폭을 넓히기 위해 센터스테이지라는 것도 만들었다. 마켓에서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있다면, 센터스테이지나 커넥션이나 또 다른 마켓 구분 등 마켓이 할 수 없는 다른 것이 나와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사회 냉정하게 시장이라고 보면 물건이 많아야 많은 사람이 올 것 같은데, 한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몇 개국에서 그해 주제가 되는 한국 공연 서너 개를 보려고 여기까지 오는 게 쉽지 않은 결정이지 않나. 사실 서울이라는 도시는 지구촌에서 여행하기 쉬운 곳도 아니고 찾아가기도 힘든데, 과연 경제적인 쇼핑인지 잘 모르겠다. 해외 예를 들면, 요코하마는 신진 예술가 위주로 바뀌었고, 페스티벌이지만 세계 최고의 아트마켓이라고 부르는 에든버러프린지페스티벌은 그 축제 자체가 60년이 넘으면서 자연스럽게 마켓의 기능을 하게 됐다. 그래서 1시간 반 사이 공연을 보러 일부러 영국에 가지 않나. 무용과 연극을 20개 정도 뽑고 그것을 중점적으로 보게 하지만, 그것만 보는 게 아니라 해외에서 온 다른 작품도 몇 십 개를 볼 수 있다. 그런 시장의 규모로 따지면 PAMS는 도저히 상대가 안 된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가 모델로 삼을 해외 사례가 있나?
최석규 앞으로의 마켓은 유통보다 '네트워크'의 방점이 강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통은 갈 만큼 가고, 알 만큼 안다고 볼 수 있다. 일본 마켓은 되는 것만 찍어서 되는 것만 보내는 형태, 일본을 대표하는 한 팀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형태였다. 사실 그래서 일본이 죽었다. 요코하마도 메인스트림이 아닌 다른 형태에 대한 지원으로 커진 것이다. 한국도 그렇게 할 것인가, 아니면 다른 형태로 갈 것인가 하는 여러 가지 과제가 있다. 하지만 지금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간다면, 유통보다는 네트워크 강화가 중점이어야 한다. 시장은 국가정책에 대한 변화와 이해 등 여러 가지가 수반되어야 한다. 전에는 작품을 다 만들어서 가져갔는데, 지금 젊은 친구들의 경우 대부분 콘셉트만 가져가고 현지에서 작업하는 스타일이다. 그렇다면 작품이 아니라 사람에 대한 지원일 수 있고, 상품에 대한 투자라기보다 예술가와 프로듀서, 사람에 대한 투자가 강화된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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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무량 전체적으로 국제교류의 경향인 것 같다. 나는 주로 구매보다 바이어 입장에 많이 있었다. 그전에는 판매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점점 프로덕션을 같이 하자는 쪽으로 가는 것 같다. 예산 감축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그리고 협업하는 데 있어 예전에는 아티스트 역량에 의존하는 예술성이 높았다면, 이제는 그것보다 정책 기조나 문화 다양성에 대한 포용 등 주변의 것들이 중요해지면서 협업 제안이 늘어났다. 작은 극장도 있고 큰 극장도 있는데, 특히 프리프로덕션을 같이 하자는 경우가 많다. 프랑스 오데옹극장 같은 곳에서 대전문화예술의전당에 협업을 제안하기도 한다. 최근 몇 년간 국제무대에서 ‘문화유동성(Mobility)‘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지 않았나. 이제는 작품 전체를 가져가는 게 아니라 작품 제작 방식도 콘텍스트에 맞게 하는 등 이미 현장이 바뀌었다. 마켓을 없애진 않았으면 좋겠다. 대표 선수와 협업하는 프로덕트가 있어야 한다. 기금을 주는 법도 지금은 굉장히 딱딱한데, 국립단체라고 제외하는 건 바뀌었으면 좋겠다. 프로덕션이 잘 나올 수 있게끔 하자는 거다.
김신아 예술가 자체에 대한 투자를 제안했는데, 실적을 내고 있는 사람, 확실하게 뭔가 갖고 온 사람한테 투자할 방법이 없다. 거기에 대한 연구를 할 만한 여력이 없어서겠지만, 새로운 걸 만드는 게 참 더디고 힘들다. 그런 걸 개발하면 참 좋겠다. KAMS의 영향이 안 닿는 데가 없다. KAMS를 알린 건 중요한데, 내가 가지고 간 콘텐츠를 적절하게 홍보했느냐 하는 건 약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정보나 내용들이 쌓이고 축적되는 데 있어 내실 없이 그냥 쌓이는 거다.
현장과 정책을 넘나드는 사람 간 교류 전략
사회 마지막으로 미래 비전 수립을 위한 대안은 무엇이 있을까.
성무량 문화원과의 역할을 분명히 하고, 네트워크와 파트너십을 가지고 융통성을 발휘해야 한다. 문화원의 역할은 지역 문화재단으로 넘어가면서 이미 많은 부분 축소되었다. KAMS가 양적 팽창을 하면서 이제 다시 질적으로 정리해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 우리는 국립이라고 기금을 안 주는데, 예산이 더 많을 듯한 민간극장이 기금을 받으면 화난다. 행정을 하는 데 있어 문구들에 얽매이지 않는 유연한 사고와 정책실행이 필요하다.
김신아 자료가 많이 축적될 것 같은데 공유가 안 된다. 다섯 명한테 보내도 공유가 안 된다. 공유하면 어마어마한 자료가 될 텐데 말이다.
최석규 답이 있는 건 아니지만 제일 중요한 건 자기 미션을 잃지 않는 거라고 본다. 마켓이 가져야 될 미션들은 ‘유통‘과 ‘네트워크‘다. 제작과 유통을 새롭게 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그전에는 작품 하나 만들어서 10년 정도 유통이 가능했는데, 지금은 멀리 바라보는 게 아니라 제작 기준으로 2년 정도 바라보는 것이 제작자 입장에서도 리스크가 적고 극단에게도 좋은 것 같다. 기존에 만들어놓은 작품을 싸가는 게 아니라 새로운 작업 방식으로 하자는 거다. 그렇다면 유통에 대한 의미 변화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전략이 필요하겠다. 네트워크라는 건 극장이든 축제든 공동제작을 위한 네트워크든 다양하게 변이된 형태로서 나와야 살아갈 수 있다고 본다. 그런데 제일 중요한 건 사람이다. 사람에 대한 투자들이 좀 많았으면 좋겠다. 현장과 정책을 넘나들 수 있는 사람 간 교류에서 전략이 나올 거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전략이 정책은 정책대로, 현장은 현장대로니 답보에 빠진다. 그런 부분들이 개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사회 프랑스 외무부 소속 AFAE는 국제교류 정책을 만들고, 프랑스 예술가들의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 해외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샬롱페스티벌‘을 가든 ‘아비뇽페스티벌‘을 가든 수십, 수백 개 작품에 대해 그 직원들은 다 안다. 나이와 업무에 상관없이 전부 공연 전문가다. 그 사람들은 프로듀싱을 해달라고 만나는 것도 아니고, 지원해달라고 만나는 것도 아니다. 개개인이 외국 프로모터들에게 자국 정보를 주고, 소개시켜서 만날 수 있게 하는 마당 역할을 한다. 한 사람 한 사람 공연예술에 대한 지식이 엄청나서 신뢰가 쌓인다. PAMS 직원들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8년밖에 안 됐고 직원 이동률이 높다. 네트워크도 만들 수 없다. 결국 다 사람 관계인데 말이다. 독일문화원 맹완호 선생은 그곳에 30년이나 있었기에 공연계에서 그분 모르는 사람이 없다. 미국문화원에는 김완수 선생님, 프랑스문화원 양미을 선생님이 계셨다. 언제나 한 사람이 수십 년 축척한 데이터를 가지고 네트워크 할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지금 KAMS에서 그렇게 전문인력을 키울 수 없는 한계가 극복되어야 한다. 그리고 직원들이 정말로 열심히 사람을 만나 지식을 축적해야 한다. ‘제너럴리스트‘가 아닌 ‘스페셜리스트‘를 키워야 한다. 순환보직제라는 이름으로, 한 사람에게 권력을 주지 않기 위해 모든 사람을 제너럴리스트로 만드는 것이 한국의 문제다. 국제교류나 공연예술은 그러면 안 된다는 자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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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황보유미_[Weekly@예술경영] 책임편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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