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공연예술 종사자들이 모여 공연예술의 창작에서 유통까지의 단계를 논의하고 아이디어를 나누는 장인 서울아트마켓이 열리고 있다. 특히 올해 서울아트마켓은 아시아 권역을 포커스로 하여 다양한 세션과 프로그램으로 진행되고 있다. 웹진[weekly@예술경영]은 주요 프로그램의 리뷰와 7년차를 맞이한 서울아트마켓의 흐름을 짚는 특집을 마련했다.

바르샤바에만도 베트남 이민자가 7만 명이 되고 이미 이민 2세대가 정착하면서 새로운 문화의 형성과 변화가 진행 중인 도시의 상황은 폴란드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라고 했다. 아시아의 거대도시 또한 마찬가지인 상황에서 아시아를 수용하는 것은 지리적 개념에서 벗어나 폭넓은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을 밝혔다.
아담미츠키에비츠협회의 마르신 자코비
세존파운데이션의 히사노 아츠코
비지팅아츠의 션드 휴즈

▲▲▲ 아담미츠키에비츠협회의 마르신 자코비
▲▲ 세존파운데이션의 히사노 아츠코
▲ 비지팅아츠의 션드 휴즈

2011 서울아트마켓 학술행사로 진행된 포커스 세션은 ‘아시아, 창조적인 협업의 파트너’라는 주제 아래 구성되었다. 매년 포커스 권역을 선정해 해당 권역에 대한 공연예술 현황과 정보를 제공해 온 서울아트마켓은 2006년 아시아, 2007년 유럽, 2008년 중남미, 2009년 북미, 2010년 북유럽에 이어 2011년, 다시 아시아를 주목하게 되었다. 이는 최근 가시화되고 있는 아시아 공연예술의 해외진출이나 아트마켓의 성장을 통해 아시아 공연예술 시장의 잠재가능성을 재확인하게 되는 자리일 뿐 아니라, 아시아 간에 걸쳐져 있는 다양성과 고유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수평적 관계를 모색해보자는 취지도 담겨있다.

어떤 일을 해 왔는가

‘아시아에 질문하다 : 내가 아시아를 주목하는 이유’로 진행된 첫 번째 세션에서는 세계 각국의 공연예술 종사자들이 아시아에 대해 가지고 있는 시선과 입장, 그리고 협업의 내용 등을 살펴보고 이에 대한 정보를 나누었다. 이를 통해 협업의 파트너로서 아시아를 얼마만큼 주목하고 있는지 그리고 향후 협업의 전망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자리였다. 다양한 권역과 조직형태별로 모인 8명의 패널들은 각각 소속된 기관과 조직에서 진행하고 있는 주요 활동과 현재 진행하고 있는 아시아 협업의 내용과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폴란드 정부기관인 아담미츠키에비츠협회는 2009년부터 아시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데, 주로 아시아 문화행사에 폴란드 예술가들의 진출을 지원한다. 예술경영지원센터와 유사한 업무를 진행하는 곳이라고 소개한 아시아 담당자인 마르신 자코비는 아시아를 새로운 시장 활로의 대상으로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정치․경제적 관점에서 아시아를 주목하게 된 폴란드 정책 결정자들은 한국정부의 적극적인 문화홍보에 고무되어, 이전보다 더 긴밀한 아시아 문화교류의 기반이 다져진 셈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세존파운데이션 프로그램 디렉터인 히사노 아츠코는 향후 세계 경제의 변화 속에서 아시아의 문화성장을 전망하면서 정부 주도와는 다른 대안적인 접근에서 아시아 내부와의 교류를 지속하고 싶다는 밝혔다. 또한 민간 기관에서만 운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차별화를 통해 해외의 예술가와 예술경영 행정가에 대한 지원 내용을 소개했다. 특히 세존파운데이션은 예술 활동의 기반이 되는 인프라를 위해 해외의 예술경영 종사자를 초청해 국제교류를 위한 일본 리서치를 제공하고 있다.

영국 비지팅아츠 프로그램 디렉터인 션드 휴즈는 기관의 활동을 국제교류를 하는 데 필요한 정보교류와 파트너쉽 구축, 해외 파견 근무 등으로 구분해 소개했는데 이중 ‘1평방마일’ 프로그램은 국제 협업의 새로운 형태로 제시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지정된 지역 커뮤니티와 긴밀하게 연결이 된 해외거주 참가자들이 다른 지역의 참가자들과도 동시다발적인 상호 네트워크를 형성해 자신이 안고 있는 문제들을 서로 공유할 수가 있었다. 국제협업이나 공동제작을 하는데 지역 간의 거리나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사례로도 이해할 수 있다.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아츠네트워크아시아의 테이 통
나탈리연극페스티벌의 마씨아 파봉
말타페스티벌의 미하우 메르친스키

▲▲▲ 아츠네트워크아시아의 테이 통
▲▲ 나탈리연극페스티벌의 마씨아 파봉
▲ 말타페스티벌의 미하우 메르친스키

싱가포르 아츠네트워크아시아 디렉터인 테이 통은 아시아 내부를 들여다보는 아시아인으로서 아시아를 구분 짓는 국경을 없애고 아시아의 다양성을 탐미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자발적인 참여와 교류를 통해 ‘아시아의 모빌리티펀드 조성’이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수행하는 등 철학에서 출발해 구체적인 지침까지도 제시했다. 이탈리아 나탈리연극페스티벌의 아시아 프로그램 담당자인 마씨아 파봉은 축제를 통한 아시아 협업의 구체적인 사례를 소개했다. 국적과 언어가 다른 구성원들로 극단을 만들고 작품을 제작한, 2008년부터 시작된 젊은 축제이지만 그래서 더욱 아시아와의 파트너쉽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예술축제로 나아가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폴란드 말타페스티벌의 디렉터인 미하우 메르친스키는 20년 넘게 축제를 운영하고 있으며 2012년에 아시아-유럽 주간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그는 지리적인 의미의 아시아를 염두에 두기보다는 사회문화적인 맥락에서의 아시아를 인식하고 있다. 바르샤바에만도 베트남 이민자가 7만 명이 되고 이미 이민 2세대가 정착하면서 새로운 문화의 형성과 변화가 진행 중인 도시의 상황은 폴란드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라고 했다. 아시아의 거대도시 또한 마찬가지인 상황에서 아시아를 수용하는 것은 지리적 개념에서 벗어나 폭넒은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을 밝혔다.

세션에 참석한 패널들은 아시아 시장의 가능성을 염두에 둔 활로개척과 새로운 파트너로서의 협업, 또는 이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아시아를 주목하고 있었다. 특히 서울문화재단 안호상 대표이사는 그간 서구 시장과 직접 교류를 하기 위해 외부로만 향해있던 아시아가 스스로 아시아의 내부 지형을 들여다보고 내부간의 교류가 필요하다는 인식의 전환을 감지했다고 말했다. 사실 향후 아시아가 세계경제 구도에서 우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아시아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에까지 어느 정도 영향을 준 건 사실이다. 하지만 아시아라는 지리적 범주에서 벗어나 아시아 대 아시아, 아시아 대 서구의 지속가능한 협업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결국 타 문화를 수용할 수 있는 이해심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참석자들의 공통된 의견이기도 하다.

현대공연예술네트워크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마리 안 디블리고는 결국 서구와 아시아의 교류는 서로를 공동체로서 의식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질 수 있음을 피력했다. 세션의 클로징멘트를 맡은 그는 세계금융 위기로 인해 벌어진 문화예술 분야의 예산삭감에 대응하기 위해 동료들과의 긴 토론 끝에 결국 어떤 시위나 항의를 표하는 것보다는 예술을 공공재로서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게끔 해당 커뮤니티와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직은 공동체적 파트너로서 아시아를 받아들이고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아시아를 주목한다는 것이 정치경제적인 효용성과 수월성으로 인해 작용되기 보다는 이보다는 더 중요한 상호교류의 가치가 있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포커스 세션1이 마무리 되었다.



염혜원 필자소개
염혜원은 예술경영지원센터 국제사업부 지식·정보파트에서 웹진을 담당하고 있다. byeyum@gokam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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