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경영교육자학회
(Association of Arts Administration Educators, 이하 AAAE)

1979년에 창설된 AAAE의 미션은 예술경영 교육자와 프로그램을 위한 포괄적이고 공정한, 그리고 회복탄력성을 갖춘 환경 조성을 추진하는 것이며, 동시에 관련 지식 허브로서의 기능을 수행하는 데 있다. AAAE는 예술경영, 예술 리더십과 기업가정신, 문화정책 등에 대한 교육 및 인력 육성을 선도하는 예술경영 프로그램을 대표하는 국제적 협회로서 회원제로 운영되고 있다. (단, 학회는 비회원도 참여 가능하다.) AAAE 네트워크는 현재 유관 교육기관에서 수학한 졸업생과 교수자로 재직 중인 개인회원, 그리고 기관회원으로 구분하여 운영되고 있으며, 간단한 신청 절차를 통해 가입할 수 있다.

출처: 2023 AAAE Conference Program

2023 AAAE 주제와 개요 - The Creative Ecosystem: People, Process, Power

2019년도 이후 처음 대면으로 진행된 이번 학회는 월리스재단(Wallace Foundation)과 전미교육협회(National Education Association : NEA)의 후원을 받아 뉴욕시립대학교 Baruch College에서 개최되었다. ‘창의 생태계’를 주제로 한 이번 AAAE에서는 문화 다양성에 대해 개념과 의미, 인력 및 이해관계자, 지역의 측면에서 다양하게 다루었으며, 주제 탐색 방법 역시 사례 연구와 분야별, 지역별, 그리고 실행 과정에서 관찰되는 의미 고찰도 포함되었다. 더불어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 AI), 웹 3.0(Web 3.0), 게임 산업 등 기술 활용과 그 안에서 나타나는 사람들의 정체성 또는 사람들이 드러내지 않는 정체성을 주제로 한 연구가 함께 논의되었다.

올해 AAAE 학회 주제에서도 드러나듯이 근래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구 문화예술경영 분야에서는 DEI(Diversity, Equity, Inclusiveness: 다양성, 공정, 포괄성의 준말)에 대한 논의와 환경 변화를 위한 역동이 중요한 축을 이루고 있다. 이에 따라 2023 AAAE 학회 구성도 이러한 흐름을 반영한 흔적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먼저 참가자를 위해 기획된 문화 프로그램과 뉴욕시에서 진행되고 있는 추천 문화예술 프로그램 목록에 북미 원주민 작가의 전시(Whitney Museum), 남미 이주민 작가들의 전시(MoMA), 그리고 인종, 성 정체성, 계층을 주제로 한 전시(Park Avenue Armory)를 포함하였다. 또한, 개회 기조연설은 미국 유색인종의 창의 활동을 주창하는 Museum Hue의 총괄 디렉터 스테파니 존슨-커닝햄(Stephanie Johnson-Cunningham)이, 폐회 기조연설은 토니상과 그래미 어워드(Tony® and Grammy® Award)를 수상한 프로듀서 머라 아이잭스(Mara Isaacs)가 맡았다.1)

출처: AAAE LinkedIn Page

DEI Agenda for Action: 다양성, 공정, 포괄성의 문화예술경영 환경을 위한 실천적 노력

올해 AAAE 학회에는 총 5개국의 73곳 기관에 소속된 참여자들이 참석하였다. 여타 문화예술경영 및 정책 분야 학회에 비하면 국가별 다양성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에 속한다. 북미 지역 기관 및 교수자 중심인 현재 네트워크 구성 상황에서 ‘AAAE 국제소위원회(AAAE International Committee)’가 이번 연도에는 글로벌 패널 세션(Global Conversations: People, Process, Power: Stakeholders in Asia Cultural Sectors panel)을 준비했다. 해당 패널에서는 본 기고자(한국, 경희대·홍익대)를 포함한 싱가포르(LASALLE College of the Arts, Dr. Natalia Grincheva), 홍콩(The Education University of Hong Kong, Dr. Sunnie He) 교육기관 교수자 세 명이 참여하여 미리 전달된 다섯 가지 질문 중 일부(1번과 3번)를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했다. 다음은 패널 전에 전달된 질문의 번역본이다.

1. 아시아의 예술경영에 있어 공통적인 국내, 그리고 국제적인 관심사는 무엇인가?
2. 지역별 예술경영 교육 관련 주요 이해관계자는 누구 또는 어떤 집단이며, 이들 간 상호 경쟁 또는 보완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3. AI가 각국의 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국내에서 문화예술(분야)을 홍보하는 것에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가?
4. 팬데믹을 지나온 지금, 예술경영 학생들은 어떤 변화 양상을 나타내고 있는가? 학생들의 예술경영에 대한 흥미도 양상에 변화가 있는가?
5. 차년도 아시아를 생각해볼 때, 학생과 동료들이 가장 크게 우려하는 점은 무엇인가?

질문으로 미루어 보아 아시아 지역의 문화예술경영 교육에 있어 나타나는 특징과 시대적 공통성을 논의하고자 한 것으로 짐작된다. 이번 논의에서 관심 있게 논의된 부분은 ChatGPT를 포함한 AI 신기술이 현재 그리고 향후 예술경영 교육에서 어떻게 다루어질 것인가에 대한 물음이었다. 여전히 구체적인 활용 방안은 불확실하다는 점을 재차 확인할 수밖에 없었으나, AI 활용 관련 윤리교육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예술경영교육기준 개정안 발표
출처: AAAE Facebook Page

글로벌 패널
출처: AAAE Facebook Page

폐회 기조연설(Closing Keynote)
출처: 기고자 현장촬영

예술경영 교육 표준(Arts Administration Education Standards)

AAAE 네트워크에서는 ‘예술경영 교육 표준’2)을 개발하여 발표하였다. 이 교육 표준은 학부와 대학원 커리큘럼 두 가지 안이 개발되었으며, 현재 개정안 준비 막바지에 있어 이르면 올해 6월 말 회원들을 대상으로 공개할 계획이다. ‘예술경영 교육 표준’은 관련 분야 교육 프로그램에 따라 리더십, 정책, 예술 교육 등 서로 다른 중점을 가지고 운영될지라도, 예술경영의 핵심적인 교육 철학은 보존되고 의미 있는 교육 성과가 발현될 수 있도록 하는 데 목적을 둔다. 또한, 본 교육 표준은 각 교육 프로그램의 목적과 방향성에 따라 벤치마크하여 자가 평가 및 프로그램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활용되도록 고안되었다.

예술경영 교육의 내용적 다양성에서 생태적 다각화로

2023 AAAE는 예술경영 교육 현장의 다양성과 참여하고 이끌어가는 과정에 참여하는 인력을 중점적으로 논의하였다. 원주민과 이주민의 문화적 뿌리의 다양성을 특징으로 한 북미 지역의 환경이 한국의 문화적 환경과 다르다는 것을 고려하더라도, 예술경영 교육 생태계에 있어 다양한 관점을 포괄하고자 하는 노력은 의미 있는 시사점을 제공한다. 법, 회계 등 다양한 학술적 배경과 직업을 가지고 예술경영 분야에 참여하는 전문가들의 다양한 시각을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 또한 현장 실무자로서 강의를 진행할 때 자신의 업무와 교육자의 역할에서 어떤 연결성과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경험하게 되는지를 청취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이는 현장 중심인 예술경영을 교육한다는 시각에서 중요한 지점일 것이다. 이는 교육내용에서의 다양성을 넘어 예술경영 교육 생태계의 다각화 고민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 필자 소개

    WECULTURE research and consulting(위컬처 리서치 앤 컨설팅)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교에서 문화정책·예술경영 전공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는 홍익대학교와 경희대학교 문화예술경영학과에서 학생들과 만나고 있다. 국제문화교류, 문화정책, 예술경영, 문화예술교육을 중심으로 연구하고 강의한다.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지나 AI가 키워드로 곳곳에 등장하는 요즘, 결국 문화예술생태계 안팎을 잇는 다채로운 연결과 행위자 간 협력의 중요성이 기술적 용어를 통해 다시 떠올랐다는 생각에 고민만 많다.

각주 1) 2023 AAAE 폐회 리셉션에서 발표된 4개의 수상 연구 및 패널의 주제는 다음과 같다. Best Student Paper: “Integrating Design Thinking into Arts Organizations: An Approach to Developing DEI-Centered Community Engagement Programs (Albert Martínez-Fernández), Best Presentation: “International Research and Educational Ecosystem of Cultural Diplomacy as an Academic Discipline: (Dr. Natalia Grincheva; Dr. Hyesun Shin; Dr. Christina Kiel, Dr. Zülâl Fazlıoğlu Akin, & Noor Danielle Murteza), Best Paper by Arts Administration Educator: “Integrating Tessitura CRM Training into An Undergraduate Arts Marketing Class: A Case Study at Xavier University” (Jason C. White & Kristen Olson), Best Paper by Emerging Arts Administration Educator: “Artists as Co-Creators: Advancing Artists-in-Residence Models in the Local Government Context” (Hsin-Ching Wu & Kate Keeney) (출처: https://www.linkedin.com/company/aaaeducators/) 2) 현재 ‘예술경영 교육 표준’의 세부 항목은 커뮤니티 협력(engagement), 재정관리, 조직 리더십과 관리, 예술의 국제환경, 예술의 법과 윤리환경, 마케팅과 관객개발, 재원조성, 예술정책, 예술 프로덕션과 유통, 연구방법론, 전략계획, 기술 관리와 연수로 구성되어 있다. (출처: https://artsadministratio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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