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은 수직적인 방식으로 커리어를 쌓지 않는 경향이 있다. 또한 남성과는 다른 영역, 예를 들면 네트워크나 소셜미디어와 같은 분야에서 남성의 업무를 지원하는 일을 주로 하고 있다. 또한 결혼과 출산, 양육 등의 이유로 커리어의 공백이 생기는 경우가 종종 생기고, 복직하는 경우 다시 그 위치로 돌아오는 데 반해 남성은 그 동안 여성보다 높은 지위를 획득한다.

영국 [가디언]에서는 104번째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하여 ‘문화전문가네트워크’ 섹션에 ‘예술분야에서의 여성’을 주제로 기획기사를 실었다. 여성이 노동운동의 역사에 등장한 지 100여 년이 지난 오늘, 문화예술계에서 활동하는 여성들의 위상은 어디만큼 왔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내용으로 이루어졌다.

낮은 임금, 낮은 지위의 예술분야 여성

낮은 임금, 낮은 지위의 예술분야 여성

영국의 [에이투엔](a-n)에서 발간한 「예술가로 생계유지하기」(Making a Living as an Artist)라는 보고서에서는 예술분야에 종사하는 남성의 평균 연봉이 약 2만3천5백 파운드원화 4천2백만원, 여성이 약 1만9천3백 파운드원화 3천5백만원라고 밝힌다. 창조문화 분야의 통계조사기관인 ‘크리에이티브 블루프린트’(Creative Blueprint)에서도 역시 이러한 통계가 보이는데, 예를 들어 문화유산 분야에서 2만 파운드원화 3천6백만원 이하를 벌고 있는 남성의 비율이 57%임에도 불구하고 여성은 70%에 이르며, 2만9천 파운드원화 5천2백만원 이상을 버는 남성이 26%인 데 비해, 여성은 11% 정도이다. 영국예술위원회의 ‘민간 비영리단체 평등 영향력 평가’(NPO Equality Impact Assessment)에서도 역시 여성 인력들의 임금이 상대적으로 떨어짐을 확인할 수 있다.

많은 보고서들에서는 예술 분야에서 여성 인력들의 능력이 더욱 훌륭할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수가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문화예술 분야의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해 설립된 클로레 듀필드 파운데이션(Clore Duffield Foundation) 의 「창조문화 분야의 여성 리더십」 보고서는 여성에 비해 남성 리더들의 숫자가 2.5배에 이르며 이 고위직 남성의 100%가 그 자리에 만족하는 데 반해, 여성의 경우 단지 75%만이 그 자리에 남길 원한다. 또한 [가디언]의 독자 중 문화전문가 집단의 남성 응답자 중 22.3%가 대표나 감독급인데 반해, 여성 응답자들은 12.4%에 머물렀다. 반면 운영인력 부문에서는 여성이 33%, 남성이 22.2%를 차지 여성이 남성에 비해 높았다.

이러한 현상은 실제 예술행위가 벌어지는 극단이나 예술단체에서도 마찬가지다. ‘여성중심 무대공간’을 지향하는 극단인 ‘스핑크스’(Sphinx)의 조사에 따르면, 2010년 영국 전역에서 여성 극작가가 쓴 연극은 전체 연극 중 17%에 그쳤다. 그리고 배우의 35%, 그리고 연출의 23%만이 여성이었다. 그리고 물론, 남성들이 여성에 비해 더욱 오래 극작생활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는 어떨까?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서 발간한 「2009 성별 문화인력통계 DB 실태조사」본지 33호 통계 '성별로 본 문화인력의 입직 및 고용 현황' 보기와 「2008 여성문화인력 DB 통계지표 구축 방안 연구」등에 따르면, 문화예술인의 취업상태는 여성의 경우 임시고용직에 종사하는 경우가 남성의 2배 이상이며, 자영/고용주나 자유전문직, 정규고용직 등의 안정된 직종에 종사하는 경우는 남성이 여성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저임금, 비정규직 고용에서 여성의 비율이 남성의 비율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낮은 임금, 낮은 지위의 예술분야 여성

가능한 실천들

이런 현상들을 두고 문화컨설턴트인 카라 커리지(Cara Courage)는 ‘예술 속의 여성’(Women in the arts)이라는 기사에서 다음과 같은 가정을 내리고 있다. 첫째, 낮은 연봉의 인상을 요구하는 여성이 남성보다 적으며 따라서, 여성들의 노동이 남성들의 노동에 비해 가치가 낮은 것으로 인식된다. 둘째, 여성은 보다 수평적인 방식으로 일을 하며 수직적인 방식으로 커리어를 쌓지 않는 경향이 있다. 또한 여성은 남성과는 다른 영역, 예를 들면 네트워크나 소셜미디어와 같은 분야에서 남성의 업무를 지원하는 일을 주로 하고 있다. 또한 결혼과 출산, 양육 등의 이유로 커리어의 공백이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고, 복직하는 경우 다시 그 위치로 돌아오는 데 반해 남성은 그 기간 동안 여성보다 높은 지위를 획득한다. 세 번째로 여성의 리더십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부족하다. 이외에도, 높은 지위에 있거나 자금을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나이 든 여성의 역할이 부족하다는 등도 문제로 지적되었다.

이러한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많은 이들이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여성 배우와 연출가, 극작가 등 여성만으로 구성된 극단들이 속속 등장하기도 하고, 소수민족이나 장애인이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듯 국가가 개입하여 여성 예술인을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여성만으로 구성된 극단이 생기는 것은 지금 당장 여성의 영향력을 키우는 데는 도움이 될지도 모르지만, 장기적인 대안으로 보기 힘들다는 성찰도 있다. 남성과 여성의 대립과 경쟁을 바탕으로 한 발전은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금 여기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멀게는 정치·사회제도의 변화, 뿌리 깊은 인식의 전환부터 가까이는 복지, 처우의 개선과 지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크레이티브 붐(Creative Boom) 웹사이트 운영자인 케이티 코원(Katy Cowan)은 그 이전에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가장 가깝고 현실적인 방법으로 ‘성공적이고 창조적인 여성의 열 가지 특성’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과 확신(self-belief), 포부(ambition), 긍정적인 마음(confidence), 열정(passion), 겸손하고 기꺼이 배우려는 의지(humility and a willing to learn), 분명한 목적의식(sense of purpose), 자기주장(assertiveness), 각고의 노력(hard work), 용감함(bravery), 끈기(persistence) 등이다.

기사·자료 원문 보기
「예술가로 생계유지하기」(Making a Living as an Artist) 바로가기
‘예술 속의 여성’(Women in the arts) 바로가기
‘성공적이고 창조적인 여성의 열 가지 특성’ (The top 10 traits of successful,
creative business women) 바로가기

김연임 필자소개
김연임은 경희대에서 영어교육학과 예술경영, 서울대에서 마케팅을 공부했다. 전통음악부터 현대무용, 미술, 음악, 디자인, 미학, 다원예술, 미래 전략 및 제품 시나리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관심사를 바탕으로 기획, 리서치, 컨설팅, 편집, 글쓰기 등의 작업을 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창작과 배움의 즐거움을 위해 노력 중이다. caretaki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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