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 저널 오브 아츠 매니지먼트](International Journal of Arts Management
, IJAM)의 2012년 겨울호의 ‘전략적 매니지먼트 섹션’에는 ‘예술기관의 재정위기는 어떻게 막을 수 있나’(Can Good Governance Prevent Financial Crises in Arts Organizations?)라는 연구 보고서가 게재되었다. 연구자인 캐나다 HEC몬트리올(HEC Montréal)의 요한느 튀흐비드(Johanne Turbide) 교수는 예술기관과 같은 비영리조직일수록 훌륭한 ‘관리’(governance)가 그 열쇠가 될 수 있다고 한다.

활동확대가 재정위기로 이어지는 이유

요한느 교수는 2003년부터 2006년까지 캐나다 퀘벡주의 비영리예술단체들 중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단체를 중심으로 재정위기의 원인을 연구했다. 재정위기의 주요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관찰되었는데, 첫째는 예술활동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얻기 위한 프로그램 확대, 두 번째는 미술관이나 박물관의 경우 수준 높은 작품을 소장하기 위해, 공연예술의 경우 새로운 시장이나 활동을 개척하기 위한 공간 확장이었다.

그렇다면 왜 이러한 활동들이 재정위기를 불러올까. 그것은 이러한 프로그램이나 시설의 확장에 들어가는 비용만큼 재정이 확충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의사결정과 관련되는 것이 바로 ‘관리’와 직결된다. 요한느 교수는 이러한 관리체계를 크게 단체의 최고경영자와 이사회, 실제 운영주체인 직원들, 그리고 외부 주주나 은행 등으로 구분하여 설명한다. 일반적으로 재정어려움을 겪는 단체의 경우 이러한 관계들의 균형이 깨져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위기상황은 세 단계로 진행된다. 최고경영자의 카리스마나 역량이 너무 커서 이사회 임원들이 거의 운영에 관여하지 않아 문제가 생기고, 다음 단계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위원회가 나서면서 최고경영자는 힘이 줄어들고 오히려 위원회의 힘이 커지며, 마지막으로 위기의 충격에서 벗어나 안정을 찾은 후 위원회는 새로운 운영자와 협력을 하거나 조정하는 단계이다.

부적절한 관리는 반드시 문제를 낳는다

부적절한 관리는 반드시 문제를 낳는다

미주리대학 내 미드웨스트센터(Midwest Center) 디렉터인 데이빗 렌츠(David Renz) 교수는 비영리단체의 경영 역시 과도기에 접어들었다고 지적한다. 기존에 기업이나 국가에서 적용하던 관리와 통제 그리고 이해 당사자들 간의 불신을 기반으로 하던 방법은 대화와 균형을 바탕으로 하는 관리의 개념으로 변하고 있다. 렌츠 교수는 이러한 맥락에서 “관리는 비영리기관에 전략적 리더십을 제공하는 과정이다. 그것은 방향을 설정하고, 정책을 정하며, 전략적 결정을 내리고, 조적 활동을 예측하고 관찰하는 것이다. 그리고 전반적인 책임을 지는 것이다. 비영리단체의 관리는 다양한 기능과 이익당사자들과 연관된 정치적이고 조직적인 프로세스”라고 정의한다.

요한느 교수는 영리를 추구하는 관리방식을 그대로 비영리단체에 적용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주장하면서 재정위기를 막기 위한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첫째, 이사회 구성원들은 더욱 적극적인 태도로 활동하며 최고경영자를 견제하는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 상황에 직면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사회 구성원들이 최고경영자의 카리스마에 위축되지 않고 자기가 맡은 부분에 보다 전문성을 가지고 임해야 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는 이사회와 경영팀, 기금담당자가 더욱 적극적으로 상호협력을 해야 한다. 국가기관의 기금 담당자들은 관리 체계의 한 부분으로서 간주되어야 하며 변화의 주체가 되어 위원회와 운영주체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지원해 주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사회 구성원을 선임할 때 그 조직이 필요로 하는 경험과 자질을 갖춘 사람을 뽑는 것이 중요하다. 요한느는 비영리예술단체에서 필요로 하는 경험으로서 예술적인 경력, 경영분야의 경력, 기금모금의 경력을 든다.


요한느 교수는 “관리란 분명히 단순한 역할과 책임 그 이상이며, 관계에 대한 것이다. 그것은 참여와 도전, 논의와 갈등을 수반한다”고 말한다. 관리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각 주체 간의 힘의 균형과 신뢰, 그리고 적극적인 의사소통이 관건이다. 훌륭한 관리가 모든 재정위기를 막을 수 있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부적절한 관리는 반드시 문제를 야기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훌륭한 관리를 하는 것보다 훌륭한 관리를 할 수 있는 사람을 뽑는 것이 오히려 더 쉬운 일이다.

김연임 필자소개
김연임은 경희대에서 영어교육학과 예술경영, 서울대에서 마케팅을 공부했다. 전통음악부터 현대무용, 미술, 음악, 디자인, 미학, 다원예술, 미래 전략 및 제품 시나리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관심사를 바탕으로 기획, 리서치, 컨설팅, 편집, 글쓰기 등의 작업을 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창작과 배움의 즐거움을 위해 노력 중이다.caretaking@gmail.com

베를린 구국립미술관(Alte Nationalgalerie, Berlin-Germany) 프리어갤러리(Freer Gallery of Art, Smithsonian, Washington DC – USA) 뉴욕 프릭 컬렉션(The Frick Collection, NYC-USA) 베를린 국립 회화관(Gemaldegalerie, Berlin-Germany) 뉴욕 현대 미술관(MoMA, The Museum of Modern Art,NYC-USA) 레니아소피아 국립미술센터(Museo Thyssen-Bornemisza, Madrid-Spain) 마드리드 티센 미술관(Museo Thyssen –Bornemisza, Madrid-Spain) 프라하 캄파 미술관(Museum Kampa, Prague-Czech Republic) 런던 내셔널 갤러리(National Gallery, London – UK)  베르사유 궁전(Palace of Versailles – France)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Rijksmuseum, Amsterdam-The Netherlands) 에르미타쥬 박물관(The State Hermitage Museum, St Petersburg-Russia) 모스크바 트레차코프 미술관(State Tretyakov Gallery, Moscow-Russia) 테이트 브리튼(Tate Britain, London-UK)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Uffizi Gallery, Florence – Italy) 반 고흐 미술관(Van Gogh Museum, Amsterdam – The Netherla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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