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소유물’이라는 인식에서 공공의 공간을 점유하고 있는 공적재산의 하나라는 생각으로 인식의 차원을 넓히고, 시나 국가가 제도적으로 관리기준을 마련하여 지속적인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지난 4월 26일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최로 ‘공공미술을 위한 제도의 역할’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이 열렸다. 뉴욕시와 서울시의 공공미술 관계자와 작가, 기획자 등 공공미술에 관한 전문가들이 모여 현황과 제도적 장치, 그리고 문제점과 개선방향을 제시하고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9.11 이후 공공미술에 대한 인식변화

뉴욕시 문화부 공공미술 프로그램인 ‘퍼센트포아트’(Percent for Art)의 디렉터 사라 라이즈만(Sara Reisman)과 서울디자인재단 전시사업부장 박삼철이 발제자로 참여하였다. 심포지엄은 뉴욕의 대표적인 공공미술 프로젝트인 ‘워터폴즈’(The Waterfalls), ‘게이츠’(The Gates)의 소개로 시작했다. 사라 라이즈만은 이들 프로젝트가 9.11사태 이후 뉴욕에 대한 불안정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변환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뉴욕의 공공미술이 활력을 얻어 퍼블릭 아트펀드, 크리에이티브 타임과 같은 예술단체들이 공공미술에 참여함으로써 다양한 영역에서 다양한 연출로 이루어졌다.

이러한 공공미술의 활성화는 ‘퍼센트포아트’에 의해 주도적으로 이루어졌는데, 이는 1982년 지역법(local law)을 근거로 공공미술의 제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은 뉴욕시(市) 소유지에 2천만 달러 이내의 건축물이 신축되는 경우 건축비의 1%, 그 이상의 신축물은 건축비에서 2천만 달러를 제외한 예산의 0.5%를 공공미술에 사용하여야 하며, 과도한 부담을 막기 위해 상한선을 40만 달러로 정해놓고 있다. 뉴욕시는 ‘퍼센트포아트’ 프로그램을 통해 예술가들을 시의 디자인화에 끌어들이고 있다. 작가 선정은 개별공모 대신에 작가등록제를 운영하여 등록된 작가 중 선정하고 있다. 사라 라이즈는 해외작가의 등록의 어려운 작가 등록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과 함께 지역공동체의 요구사항인 지역 작가의 참여, 지역적 특성과 민족성의 반영과 같은 항시 쟁점이 되는 사안을 해결하기 위해 계속적인 제도적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심포지엄
게이츠 프로젝트

▲▲심포지엄
▲게이츠 프로젝트
출처 www.mccullagh.org

사회의 필요를 보완하는 솔루션 필요

서울을 무대로 도시갤러리프로젝트를 운영해 온 박삼철 부장은 현 서울시 건축물 미술작품 운영현황과 문제점 및 개선사항 설명하였다. 서울시의 건축물 미술작품 제도본지 38호 관련기사 정책제도읽기 ‘건축물 미술장식제도’ 보기는 연면적 10,000㎡ 이상의 신축건물 건축비용의 1%이하를 작품설치에 사용하도록 되어있다. 박삼철 부장은 건축물 미술작품 제도의 문제 핵심은 대체로 공공미술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당위성이 없기 때문에 목적성은 없고 규정만 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건축주의 문화적 참여 동기 부족, 편의주의적 추진, 심의의 비객관성, 형식적인 가격형성 등의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건축물 미술작품 제도는 첫째, 사회적 실패가 있다. 공공미술에 대한 비전, 미션이 없고 사회의 필요를 보완하는 솔루션을 갖지 못했다. 둘째, 법의 실효성이 보장되지 않은 제도 운영의 실패이다. 제도와 행정의 연계가 부족하다. 셋째, 미술의 공공적 인식의 부족이다. 미술의 필요성에 대해 사회적 정당성만을 주장할 뿐 사회와 공동체의 필요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며 제도의 문제점을 진단했다.

문제제기는 단순한 비판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나은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방법이다. 박삼철 부장은 이러한 진단에 따른 서울시의 개선점에 대해 제안했다. 첫 번째는 건축물 미술작품의 사후관리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다. ‘개인소유물’이라는 인식에서 공공의 공간을 점유하고 있는 공적재산의 하나라는 생각으로 인식의 차원을 넓히고, 시나 국가가 제도적으로 관리기준을 마련하여 지속적인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절차의 정비와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통한 관리를 제안했다. 공공성을 위해서 건축물 인허가 기관이 건축물 미술작품 설치를 확인한 후 관리대장을 작성하여 자치구에 제출하고 자치구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작품정보를 데이터베이스에 입력한다. 이렇게 구축된 데이터베이스를 서울시에서 지속적으로 현황 및 사후 관리를 맡는 것이다. 다음으로 공모 대행제도를 제안했다. 건축주와 관할지역 인허가권자에 의해 작품이 선정되면 서울시 미술작품심의위원회를 통해 적격심의를 거쳐 최종선정 여부를 결정하자는 것이다. 공공미술에 신진작가와 젊은 작가의 참여할 수 있는 공모사업 추진을 위해 전년도부터 건축물에 미술품 설치 대신 문화예술진흥기금으로 납부할 수 있는 기부제본지 131호 관련기사 정책제도Q&A ‘개정된 문화예술진흥법’ 보기를 시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건축물 미술작품과 도시갤러리사업 그리고 시의 공공미술 관련 사업을 하나로 연계할 수 있는 ‘3 인 1 솔루션’(3 in 1 solution)을 제안하며, 이를 통해 공공미술의 이상적인 형태가 이루어 질 수 있음을 강조했다.

토론에서는 각기 공공미술과 실질적으로 연계되어 있는 다방면의 전문가들이 토론을 통해 공공미술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였는데, 주목할 만한 내용은 ‘커뮤니티아트’라는 새로운 형태의 공공미술을 수용하자는 제안이다. 공공미술을 하나의 유형적인 작품에 그치는 것이 아닌, 시민이 주체가 되어 창작을 통한 참여자체를 예술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한 제도의 문제점을 넘어 더욱 근본적인 공공미술에 대한 개념과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형식이 논의된다는 사실은 공공미술의 의미를 다층적으로 생각하게 하는 계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제공]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박순영 필자소개
박순영은 홍익대 미학과를 졸업하고 선화랑, 노화랑, 노암갤러리, 토탈미술관에서 큐레이터로 근무했으며, 현재 서울시립미술관 큐레이터로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다. 주요기획으로는《After the Pictorial turn》(두산갤러리), 《Paintings ; 지금, 회화로 표현되는 것들》(가나아트스페이스) 등이 있으며, 토탈미술관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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