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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뮤지컬 해외 진출 성공, 기필코 달성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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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뮤지컬 시장은 지난해 연 매출 4,000억 원 규모로 성장했다. 전체 공연시장의 80%를 차지할 만큼 그 비중은 압도적이다. 그런 만큼 새로운 한류 콘텐츠로서 창작뮤지컬, 즉 K-뮤지컬에 거는 기대와 관심은 여느 때보다 크다.
그러나 국내 창작뮤지컬 작품 수는 국내 뮤지컬 시장에서 70%가 넘지만 시장 점유율은 30%에 불과할 정도로, 내실은 덩치와 상반된다. 올해로 세 번째 개최되는
먼저 이번 행사의 총감독을 맡은 데 대해 축하 인사를 드린다. 1회부터 본 행사를 줄곧 총괄해온 만큼, 창작뮤지컬 투자 시장의 안팎을 누구보다 속속들이 꿰뚫고 있겠다. 지난해 행사의 성과와 국내외 업계의 반응을 정리해 달라.
이 행사의 출범 자체가 굉장히 도전적이었다. 창작뮤지컬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정책과 행사를 이렇게 대규모로 펼치는 나라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것도 세계 여러 나라의 제작사와 투자사를 불러 모아 작품을 소개하는 국제 행사를 마련한다는 것이 도전적인 행보였다. 그런 만큼 첫해부터 행사의 정체성과 방향성, 예측하지 못했던 난관이 잇따를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해외 제작사들은 행사가 신선하고 기획이 좋다고 평가했다. 특히 정부가 창작뮤지컬 분야에 지원한다는 점을 놀라워했다.
2회 때는 국내 투자자에게 다채로운 작품을 소개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새롭게 도전하는 국내 신진 작가나 작곡가, 프로듀서 및 제작사에 현실적 기회의 장을 제공했다. 더불어, 부족하나마 해외 파트너들과의 만남을 주선하기도 했다. 투자자 매칭을 통해 기획 단계부터 투자를 유치해 작품을 인큐베이팅하는 성과도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중요한 인적 네트워크가 시작된 해였고, 그것이 가장 큰 성과였다. 해외 진출의 교두보를 세운 것이다.
혼신을 다해 행사를 준비하지만, 부족한 점은 있기 마련이다. 지난해 행사를 통해 얻은 경험이나 미흡한 점은 무엇이었으며, 올해 행사에서는 이를 어떻게 보완할 계획인가.
다른 장르와 달라서 뮤지컬은 해외 프로듀서와 협력이 중요하다. 해외 프로듀서와의 네트워크 형성 자체가 작품과 공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아쉬운 점은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해서 많은 프로듀서가 한국을 방문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올해는 코로나19의 여파가 없어서 다행이다.
작년 행사에서는 아시아 시장에서 높은 관심을 보여주었다. 몇몇 나라와 공연권(판권 또는 라이선스) 계약을 맺는 성과를 올렸다. 하지만 국내외 프로듀서 간에 깊이 있는 교류가 없어서 아쉬웠다. 국내외 프로듀서들끼리 실질적으로 소통할 교류의 장을 마련하고 싶다.
또 다른 관건은 미국과 영국 등 뮤지컬 본고장에서 국내 시장에 대한 관심을 높일 방안을 찾는 것이다. 이에 대한 해법은 완성도 높은 작품을 발굴하는 것뿐이다. 어떻게 작품의 수준을 높일지 제도 차원에서 고민 중이다. 단계별 지원과 육성뿐 아니라 장기적 지원책까지 궁리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아쉬운 점은 투자자의 적극성을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투자자에게 어떤 이점을 주면서 투자를 유치해낼 수 있을지 여전히 숙제다.
벌써 세 번째 행사인데, 그런 만큼 참석자들의 기대도 클 것으로 보인다. 올해 행사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
이번 행사를 ‘해외 진출의 원년’으로 삼고자 한다. 3회 행사부터 낭독 쇼케이스 공연에 선보일 작품들을 사전에 신중하게 평가해 해외 무대에 직접 소개하겠다는 의미에서 원년이라고 말한 것이다. 미국이나 영국의 뮤지컬 제작 프로듀서 앞에서 작품을 시연할 기회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을 것이다. 단지 행사 때만 반짝하는 일회성 프로그램이 되지 않겠다. 반드시 올해 안에 미국과 영국 현지 관계자에게 선보여 실제 해외 공연까지 성사되도록 성공 사례를 만들고 싶다. 그런 만큼 작품의 완성도가 제일 중요하고, 그에 따라 선정 기준도 훨씬 더 높아졌다.
1회 행사가 코로나19 시국에서 출범했는데, 그 당시 행사를 추진했던 시대 배경과 지금의 상황은 좀 다를 것 같다. 지난 몇 년간 K-콘텐츠에 대한 전 세계인들의 반응이 한층 뜨거워졌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국내 창작뮤지컬(K-뮤지컬)의 해외 진출 경쟁력과 K-콘텐츠로써 가능성은 어떤지 듣고 싶다.
불과 몇 년 사이에 괄목상대한 발전이 있었지만, 아직은 국내 창작뮤지컬의 경쟁력은 그리 높지 않다. 이제부터 해외 무대에서 인정받으려면 무엇보다 작품의 완성도와 경쟁력이 높아야 한다. 중대한 시점에 와 있다. 예전과 비교해 뮤지컬에 필요한 강점이 많아져서 전망은 밝다. 뮤지컬은 춤과 노래가 아주 중요하다. 해외 무대에서 실력을 검증받은 K-POP이라는 자원이 있어서 든든하다.
작품과 관련해 새로운 도전적 시도가 늘고 있는 점도 반가운 소식이다. 그만큼 국내 뮤지컬이 역동적으로 거듭나고 있다. 뮤지컬의 해외 경쟁력이 생긴다는 것은 문화 선진국의 반열에 들어선다는 얘기다. 뮤지컬은 무대예술이라는 특성상, 다른 장르와 차별되는 독보적인 문화적 위상을 지니고 있다.
올해 행사는 뮤지컬 드리밈(피칭), 뮤지컬 선보임(쇼케이스), 정보제공 프로그램(콘퍼런스 및 강연), 네트워킹(1:1 비즈니스 미팅) 등 4개 프로그램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전과 다른, 각 프로그램의 차별점이나 특색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행사의 꽃은 단연 쇼케이스 부문이다. 해외 진출을 희망하는 뮤지컬 작품의 낭독 형식이 특징이다. 뮤지컬 작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한다. 선정된 네 가지 작품별로 1시간 40분간 대사와 음악이 담긴 공연을 선보인다. 특히 음악의 역할이 아주 중요한데, 작품 전반의 이해를 돕는다.
쇼케이스에 이어 두 번째로 중요한 부문이 네트워킹이다. 한국을 찾은 해외 프로듀서와 투자자가 국내 관계자들과 일대일 사업 미팅을 진행한다. 이번 행사가 해외 진출에 방점을 두고 있는 만큼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자리다.
드리밈은 제작과 개발 초기 단계의 뮤지컬 작품을 피칭하는 프로그램이다. 작품을 구상하는 단계에 해당하며, 작품에 대한 머릿속 이야기를 들려준다.
제작비 100% 펀딩이 완료된 이후 뮤지컬 공연에 착수하는 브로드웨이와 달리, 국내 창작뮤지컬은 주로 개인 투자나 대출에 의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행사의 투자 포럼에서도, 이러한 관행을 개선할 투자 방안을 논의하는 만큼 중요한 사안이라 판단된다. 뮤지컬 선도국인 미국이나 영국은 투자 성공 사례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국내 창작뮤지컬 시장이 활성화하려면 풀어야 할 과제는 무엇인지, 투자 관점에서 듣고 싶다.
국내 뮤지컬 시장에 가장 필요한 것은 합리적이고 투명한 제작과 투자 시스템이다. 먼저 제작비 조달 방식이다. 선진국과 달리, 국내는 제작비 마련 없이 뮤지컬을 만든다. 원하는 성과가 나오지 않을 때 책임질 수 있는 체계가 전무하다. 흥행 실패 시, 제작에 쏟아부은 노력의 대가를 받지 못하고, 아무도 책임지지 못하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이런 이유로 해외에서는 100% 투자받지 않을 경우, 뮤지컬 제작을 아예 시작조차 하지 않는다. 우리와 같은 시행착오를 많이 겪으면서 불합리한 제작 관행을 뜯어고친 것이다. 책임질 수 있는 사람만 프로듀서, 제작사가 돼야 한다. 100% 제작비 마련 이후 제작에 돌입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유일한 안전장치는 사전 100% 펀딩뿐이다.
투자 집행의 절차도 다른 장르처럼 투명해져야 한다. 합리적인 제작 구조와 투명성, 건전한 생태계를 만들고자 ‘한국뮤지컬제작사협회’라는 조직도 만들게 됐다.
다음으로 정부 지원도 기존 스타트업을 지원하듯이 해서는 안 된다. 뮤지컬 장르의 특성을 고려해 세밀하게 지원책을 펼쳐야 한다는 얘기다. 뮤지컬은 기획부터 제작, 그리고 공연에 이르기까지 여정이 길다. 전략적인 정책 고민이 더욱 필요한 지점이다.
창작뮤지컬을 기획 단계부터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해외 시장에 유통하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다. 해외 시장을 무대로 K-뮤지컬을 성공리에 보급하려면 어떤 점을 유념해야 하는지 짚어 달라.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 총괄 프로듀서로서도 일하고 있어서 잘 아는 분야다. 글로벌 무대에서 성공하려면 작품의 완성도와 경쟁력이 제일 중요하다. 이를 확보하지 않으면 그다음 진행은 없다. 모든 관객이 작품에 공감하지 못하면 끝이다. 이것은 기본이다.
도전 정신이 그다음으로 중요하다. 뮤지컬 본고장이라 불리는 미국 브로드웨이나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성공해야만 전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다.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문이다. 프로듀서의 뛰어난 역량도 한몫한다.
뮤지컬이라는 한 우물만 파온 제작자이자 프로듀서로서 뮤지컬 장르의 매력을 꼽아 달라.
뮤지컬은 K-POP이나 드라마와는 본질상 다른 장르다. 다른 문화·예술 콘텐츠들은 언제 어디서나 온라인으로 편히 볼 수 있다. 반면, 뮤지컬 관람은 극장에 가야만 가능하고, 공간의 제약으로 인해 소수의 사람만이 보게 된다. 그런 제약 조건에도 뮤지컬의 파급력은 오히려 더 깊고 강렬하다. 공연장을 찾은 관객만이 느끼는 묘한 감동이 있어서다. 그래서 뮤지컬은 도시를 상징하는 대표 이미지가 될 수 있었다.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는 뮤지컬을 빼고 떠올릴 수 없는 장소다. 이것이 뮤지컬만의 고유한 특색이다.
끝으로, 1회부터 본 행사를 줄곧 총괄해온 만큼, 행사에 대한 각별한 애정과 함께 무한한 책임감 또한 갖고 있겠다. 이번 3회 행사를 진두지휘하는 입장에서 나름의 각오를 피력해 달라.
선배로서 봉사하는 마음으로 후배들이 뮤지컬에만 전념하도록 토대를 잘 만들고 싶다. 창작뮤지컬의 투자, 제작, 유통 시스템 전반이 완성될 때까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희생할 각오가 되어 있다. 그동안 해외에서 쌓은 경험을 국내에 도입하는 한편, 힘닿는 대로 현실을 반영한 실질적인 정책을 마련하고 싶다.
행사에 대한 고민이 계속된다. 도전적인 기획이었고, 과정이 녹록하지 않았다. 국내 창작뮤지컬의 현실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애초 행사의 취지대로, 창작뮤지컬을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제대로 기능하도록 기반을 다지고 싶다. 특히 이번 행사를 통해 해외에서 사랑받는 창작뮤지컬 작품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2001년에 설립된 오디컴퍼니(대표 신춘수)는 공연예술 콘텐츠를 기획, 제작하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넘버원, 글로벌 공연 제작 기업이다. 이곳의 수장인 신춘수 대표이자 프로듀서는 한국의 뮤지컬 역사를 새로 썼다고 평가받고 있다. 그는 지킬 앤 하이드, 맨 오브 라만차, 드라큘라, 스위니토드, 드림걸즈 등 대성공한 뮤지컬 작품들을 새롭게 해석하여 제작했다. 국내뿐 아니라 브로드웨이에서도 Holler If Ya Hear Me, 닥터 지바고 등을 제작한 한국 최초의 브로드웨이 리그 프로듀서이기도 하다. 이렇듯 뮤지컬 시장 발전과 대중화에 힘쓴 공로를 인정받아 2009년 한국뮤지컬대상 시상식에서 최고 프로듀서상, 2020년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국무총리 표창을 받은 바 있다.
조대성 객원기자는 문서 작성과 인터넷 검색만 가능했던 인문학 전공자이었지만, IT와 정보통신 기자로 언론계에 발을 내디뎠다. IT산업 동향 분석 전문지 <월간 시사컴퓨터>를 거쳐 온라인 IT 미디어 지디넷(ZDNet)코리아에서는 정보통신부 출입 기자로서 통신정책과 관련 산업 동향을 분석하는 기사를 썼다. 언론계를 떠나 문화예술 분야 트렌드를 공부하고, 석박사 학위논문을 교정·교열하면서 지적 호기심을 벌충하고 있으며, 인공지능 챗GPT를 벗 삼아 수다 떠는 것을 삶의 낙으로 살고 있다.
(iaskewer@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