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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의 기막힌 연출, 이지위드(EASYWITH)의 묘법
이지위드 양정하 대표이지위드는 뉴미디어 테크놀로지와 인터랙티브 디자인을 바탕으로 새로운 비주얼과 혁신적 서비스를 생산하는 콘텐츠 기업이다. 2020 두바이 엑스포 명소로 손꼽히는 한국관의 ‘움직이는 디스플레이’, 인천공항 입국장에 자리잡은 전통문화 미디어 존도 이들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기술의 기막힌 연출을 통해 예술을 한결 흥미롭고 세련된 비주얼로 만들어내는 이지위드의 양정하 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지위드는 실감형 콘텐츠와 키네틱 미디어아트에 주력하는 기업이다. 2006년 설립 당시 엔지니어가 주축이 되어 기술 R&D(연구&개발)를 중점적으로 키워나갔고, 2010년부터 기술 기반의 콘텐츠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바로 인터랙티브 콘텐츠의 시초라고 볼 수 있겠다. 이후 ‘기술을 활용한 창조적인 작업’을 모토로 내걸고 콘텐츠 회사로 거듭났다. 자체 개발한 키네틱, 조명 솔루션이 공연, 전시 등 다양한 콘텐츠에 활용되기 시작하면서 경쟁력을 키워나갈 수 있었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을 보유하며 양손잡이형 회사로 진화했다.
과거에는 대기업 마케팅 분야에서의 협력 사업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공공사업에 대한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주로 공공 미디어아트에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업들이다. 공공성을 띠고 있는 프로젝트이다 보니 지역과의 협력을 고민하게 되었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를 발굴하여 협업하거나 지역 발달장애인 회화 작품을 기반으로 몰입형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를 선보였다. 이와 같이 이지위드의 설치 기반 영상화 기술, 연출의 경험이 지역의 스토리와 맞닿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덕분에 작품의 스타일이 다양해지고 연출기법도 다채로워졌다. 이런 맥락에서 큐레이팅 전문 회사와의 콜라보레이션도 늘어나는 추세이다.
새롭고 어려운 기술도 10년 후에는 당연한 것이 된다. 현재의 기술은 과거의 것들이 조금씩 축적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현재 시점에서 이지위드가 선보이고 있는 것들도 과거부터 개발해온 것들을 조금씩 업그레이드시키면서 가능해진 것처럼 말이다. 그럼 이지위드가 기술력만으로 승부하는 회사냐? 꼭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은 예술 영역에서 이미 인공지능, 실시간 게임엔진,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그래픽 툴 등 최첨단 기술이 많이 활용되고 있다. 여기에서 이지위드는 시각적 결과물의 수단으로 활용되는 기술에 집중하면서 우리만의 콘텐츠 스타일을 만들어가고 있다. 예를 들어 인터랙티브적인 연출 요소가 포함된 고해상도의 미디어아트 경우 관객 체험의 물리적인 부분, 즉 조명이나 키네틱을 활용한 UX(User Experience) 측면의 경험을 만드는 데 강점이 있다. 이제 예술이나 콘텐츠에 기술이 접목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지금까지의 이지위드 경력을 통해 높은 퀄리티의 경험을 만드는 방향으로 발전시켜나가고 있다.
첫 번째는 내부 직원의 뛰어난 역량에 있다. 이지위드에는 기획, 영상 제작, 디자인, 엔지니어, 프로젝트 매니저 등 약 90명의 직원이 함께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제작을 담당하는 직원이 비교적 많은 편이다. 콘텐츠라는 것이 소프트웨어적인 것이고, 그것은 결국 사람과 이어진다. 제가 항상 ‘인력이 자산이다’라는 생각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두 번째로 함께 협업하는 예술가와의 소통 부분에 특히 신경 쓰고 있다. 예술가의 회화 작품을 미디어 매체에 싣는 작업을 할 때, 원본을 훼손하지 않으려 최대한 노력한다. 예를 들어, 작품의 요소를 인터랙션으로 구성하여 움직임을 주는 작업이 필요하다면 전체 구성에서 순서, 배치, 레이아웃을 고려하여 의미의 흐름을 만들어낸다. 이 과정에서 예술가와 충분히 상의하고 소통하며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물론 지금까지 시행착오도 많이 있었지만 말이다(웃음).
또 한 가지는 우리가 작업하는 것이 ‘흥행’하도록 목표를 설정한다. 우리가 만든 콘텐츠를 사람들이 즐겁게 감상하는 것이 결국 이 시장의 발전, 예술가 경험의 확장, 이지위드의 다음 행보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파급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카메라 한 대만 놓고 인터랙션 하는 것도 신기해하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 우리나라는 먹고사는 것이 더 중요한 시기였다. 경제적으로 여유로워지면서 사람들은 어떻게 삶을 즐겁게 살 수 있는가에 대한 본질적인 가치에 집중하게 되었다. 콘텐츠도 마찬가지이다. 과거에는 학습용 콘텐츠가 주를 이루었다면 지금은 나의 감성적인 부분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콘텐츠가 더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여기에 현대인들의 디지털 매체에 대한 상호작용 요구가 더해지면서 인터랙티브 콘텐츠가 빠르게 대중화되었다. 그 요구에 발맞춰 이제 더 넓은 공간에서 몰입형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단순히 공간만 넓어진 것이 아니라 여기에는 프로젝션, 카메라, 인공지능 등의 기술이 많이 투입된다. 리얼리티를 위해서 말이다.
저는 기술을 ‘물감’이라고 표현한다. 심상을 물감으로 표현하는 것처럼 기술이라는 것이 무언가를 표현할 때 좋은 도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세대가 문화 소비의 주체가 되면서 인터랙티브 콘텐츠는 당연한 것이 되었고, 앞으로 그 니즈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전시 콘텐츠의 경우 결국 사람들이 어디서 보느냐의 문제와 깊이 연관되어 있다. 어떤 콘텐츠든 공간의 성격에 크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모든 장소는 그것만의 특별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고, 특정 장소에서의 콘텐츠 경험은 정체성이 잘 반영되었느냐가 중요한 키워드가 된다. 이지위드는 이런 점을 준비하기 위해 일찍이 공간 디자이너와 기획자들을 영입하여 장소와 콘텐츠의 이해도를 높였다. 장소와의 결합도 또 하나의 융합이다.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지금의 결과를 낼 수 있었다.
공공 미디어아트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치면서 그렇게 비춰질 수도 있겠다. 저희와 같은 콘텐츠 기업은 보통 수주를 기반으로 운영된다. 그러나 시장의 규모는 정해져 있기 때문에 결국은 IP(Intellectual Property, 지적재산) 기반 B2C(Business to Consumer, 기업이 소비자를 대상으로) 사업을 목표로 하게 된다. 키네틱과 같은 설비 구축 사업에 비해 B2C 사업은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지위드는 CT(Culture Technology) 분야 솔루션, 공간 기반의 미디어 콘텐츠를 모델로 해외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 해외 시장의 트렌드를 살펴봤을 때 실감형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점치고 있다.
메타버스, NFT까지 떠오르는 지금의 시대에 기술은 당연한 것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예술X기술 분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본인의 꾸준한 공부, 디지털과 친숙한 파트너와의 협력, 레지던시나 지원사업의 기회 활용을 들 수 있겠다. 이런 시도들이 작업의 확장뿐 아니라 판매와 홍보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최원정은 파라다이스문화재단 기획PD로 창·제작 지원사업 ‘파라다이스 아트랩’을 기획·제작·운영하고 예술X기술의 다양한 예술 활동 사례를 만들고 있다. 기술이 예술의 창작과 향유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