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투] 나의 공연계 입문기 ③

새로운 세계를 즐기는 자세

정성진_공연기획자

태풍 너구리와 함께 찾아온 여름방학! 본격적으로 '스펙쌓기'에 돌입할 대학생들과 어디선가 정성스레 이력서를 작성하고 있을 취업준비생들을 위해 [Weekly@예술경영]에서 전문 기획자 3인의 공연계 입문기를 소개합니다./[하우투] 나의 공연계 입문기 ① 김덕희 서울예술단 기획팀장/[하우투] 나의 공연계 입문기 ② 계명국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사무국장/[하우투] 나의 공연계 입문기 ③ 정성진 국립박물관문화재단 공연운영팀

축제 현장 체험을 통해 공연계 매력 느껴

현재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소속으로 박물관 야외 공연 축제 '박물관문화향연'과 극장 용 기획 공연 '한글문학극장' 기획, 홍보 등을 담당하고 있다. 그런데 조금 의아하겠지만, 학부에서는 화학을 전공했다. 대학교 3학년 말에 접어들면서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화학이라는 전공을 살려 연구원이나 선생님이 될까? 아니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볼까?' 학교 공부 이외에 어린 시절부터 꾸준하게 관심 갖고 있었던 것들을 돌아봤다. 어린이 성가대, 고교 합창반, 대학교 노래패, 청년 성가대 활동과 초등학교 육상부, 중학교 수영부, 대학교 스키부 활동, 무주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와 용평 스키월드컵 등 국제 스포츠 대회 심판과 용평 펀 스키 강사로 참여했던 것을 떠올리며, 막연하게 문화 기획자가 되어 볼까 하는 마음이 생겼다. 대학교 4학년 때, 다양한 문화계 현장을 체험하고자 휴학을 한 후 '한국영화축제', '과천세계야외공연축제', 'DMZ축제' 등 다양한 축제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다. 문화계 현장, 특히 '공연예술축제'는 내게 화학 실험실과는 전혀 다른 재미와 생동감을 느끼게 해주었다. 그리하여, 전공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세계! 공연계로 뛰어들게 되었다.

공연예술기획 이일공:
공연 기획자 정성진이라는 그릇을 빚어 준 곳

우리나라 순수 예술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기획력을 과시하고 있던 '공연예술기획 이일공(대표: 윤성진)'에 높은 경쟁률(?)을 뚫고 입사하게 되었다. 시네트레인, 지하철 예술무대, 창무국제예술제, 서울아동청소년축제, 서울세계무용축제 등 다양한 축제와 현대무용, 전통 무용, 발레, 연극, 창작 뮤지컬, 창작 오페라, 현대음악, 재즈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들을 기획하고, 호암아트홀 무용 분야 전담 운영을 했던 공연예술기획 이일공은 공연계에 대한 지식이나 경험이 거의 없던 내게는 백과사전 같은 곳이었다. 당시 담당했던 지하철 예술무대나 음악 분야 이외에도, 선배 기획자들이 담당하는 공연 현장에 따라다니며, 업무 미팅이나 리허설을 참관하고, 공연장 매표소 업무 등을 보조하며 그들의 노하우를 배웠다. 첫 직장을 통해 경험했던 모든 것들은, 이후 내가 하는 모든 일의 자양분이 되었고, 대표님과 선배․동료 기획자들은 평생 함께할 친구이자 파트너가 되었다.

 

국립박물관 문화향연 공연모습

국립박물관 문화향연 공연 모습

 

첫 직장은 매우 중요하다. 비록 재정적으로 어렵거나, 급여 조건이 좋지 못하더라도, 회사의 대표가 올바른 가치관과 비전을 갖고 조직을 경영하느냐 얼마나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느냐 어떤 역량을 갖고 있는 파트너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가를 살펴보고 첫 직장을 선택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러한 요소들이, 나를 공연 기획자라는 그릇으로 빚어 주고 나아가 평생의 길잡이가 되어 주기 때문이다.

축제 홍보, "알아야 한다."

2005~2007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홍보팀장, 2006 서울국제공연예술제 홍보팀원으로 홍보 전략과 예산, 업무 추진 계획 수립, 광고물 제작, 언론 홍보 등을 진행하였다. 홍보 업무에서 핵심은 우선 내가 잘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축제 홍보는 개별 작품의 홍보보다 훨씬 많은 공부를 필요로 한다. 예술 감독이나 기획자들과 많은 대화를 해야 하고, 개별 콘텐츠에 대해서도 많은 정보를 모아 분석해야 한다. 담당자들에게 전달받은 기본적인 자료 이외에도, 궁금한 점이 생기면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고, 자료를 요청해야 한다. 홍보 담당자 머릿속에 나무의 뿌리와 같은 '축제의 정체성', 가지와 같은 '그해의 주제', 열매와 같은 '개별 콘텐츠'들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아름다운 나무가 그려지면 그다음은 매끄럽게 흘러간다. 보도 자료나 광고물 텍스트 작성도 용이해지고, 기자들과 만나면 이야기도 술술 잘 풀리게 된다. 광고물 디자이너와의 소통도 명쾌해진다.

"즐기세요! 그래야 오래합니다!"

평소 주 2~3회 공연을 보러 다닌다. 가끔은 2주에서 길게는 2개월까지 시간을 만들어 런던, 베를린, 더블린, 아비뇽, 에든버러, 프라하, 텔아비브 등등 축제나 공연으로 유명한 도시로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공연 장르는 따지지 않는 편이다. 뭐든지 흥미롭다. 그러는 동안 15년이 흘렀다. 여러분도 공연을 통해 새로운 재미와 에너지를 얻기 바란다. 그래야 지치지 않고 오래할 수 있다.

 

사진제공_필자

 
 
정성진 필자소개
정성진은 1999년 과천세계야외공연축제를 통해 공연계에 눈을 뜨고, 2001년 공연예술기획 이일공에 입사해 공연기획자로서의 기본기를 다진 후, 2005년부터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에서 홍보팀장과 기획팀장으로 근무했다. 명동예술극장 공연기획팀(개관 멤버)에서 근무하며, 동국대 연극학과 석사과정에 입학했다. 이후 세종문화회관-남산국악당에서 다수의 전통 기반 창작 공연물을 프로듀싱했다. 현재는 국립박물관문화재단에서 박물관 야외 공연과 극장 용 기획 공연을 기획, 운영하고 있다. 페이스북
 

 

weekly 예술경영 NO.266_2014.07.10 정보라이선스 정보공유라이선스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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