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투] 해외 문화예술단체의 소셜미디어 활용사례

조직의 역량, 관객의 니즈 먼저 파악해야

이혜원 _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

해외의 경우 3~4년 전부터 소셜미디어 활용을 통해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성공사례를 도출하였지마, 국내의 경우 무조건적으로 사례만 보고 따라 하기엔 위험부담이 크다. 소셜미디어 활용에 앞서 자신의 조직과 관객을 파악해야 한다.
 

트위터 오페라
트위터 오페라
유투브 심포니 오케스트라 2011 웹사이트 캡쳐
 
 
《Click!》전
《Click!》전
 

텔레비전이나 인쇄물 등의 전통적인 미디어가 쇄락해가고 디지털미디어가 성장하면서 문화예술계 전반의 홍보마케팅에서도 트위터, 페이스북 등으로 대표되는 소셜미디어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국내에서는 소셜미디어가 최근 도입되어 홍보마케팅 채널의 일환으로 인식되어 활용하고 있지만 해외의 경우 3~4년 전부터 단순 홍보를 넘어 창작, 매개, 향유 등의 전 과정에 폭넓게 활용하고 있다.

소셜미디어, 오페라를 만들고 오케스트라를 연주하다

2년 전 영국의 로얄오페라하우스는 트위터를 이용한 '온라인 공동 오페라 대본작성 공모'를 실시하여 세계 최초로 트위터 오페라(@youropera)를 완성, 전 세계 언론을 뜨겁게 달군바 있다. '트위터 오페라'는 약 3주 동안 900여 명의 트위터 사용자가 140자로 올린 대본 을 기반으로 만든 20분 간의 미니 오페라로, 2009년 로얄오페라하우스의 딜로이트 페스티벌 무대에 올려졌다. 단순 댓글 달기 수준의 참여이벤트로 끝난 것이 아닌, 사용자가 대본에 직접 참여하고 이를 실제 공연화하면서 소셜미디어를 창작 플랫폼으로 활용했던 최초 사례가 된 것이다.

젊은 층에겐 자칫 고루할 수 있는 오페라 장르에 대한 편견을 깨주는 인식제고 효과까지 덤으로 얻었으며 페스티벌을 후원한 기업에는 새로운 시도를 통한 혁신적 가치를 제공했다. 로얄오페라하우스는 이를 통해 26~35세의 젊은 관객 참여 26% 증가, 생애 첫 관객 유치 48% 증가라는 결과를 내며 대성황을 이루었다. 이야기 구조 자체는 부자연스럽고 몽상적이었지만, 애초에 청중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오페라를 목표로 하였기 때문에, 관객의 참여를 유도하고 잠재 관객을 개발했다는 목표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이다.

대중에게 어렵고 딱딱하게만 여겨지던 해외 순수 공연예술의 소셜미디어 활용은 이뿐만이 아니다. 인터넷 투표를 통해 선발된 전 세계 아마추어 연주자가 한자리에 모여 카네기홀 공연까지 올랐던 2009년 유튜브 심포니 오케스트바로가기라는 2회째를 맞아 2011년 3월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에서 공연을 앞두고 있다. 뉴욕필은 리게티의 현대오페라 <르 그랑 마카브르> (Le Grand Macabre)로 2010년 시즌을 열면서 유튜브를 활용한 파격적인 홍보영상바로가기을 만들었다. 캐주얼한 옷차림의 음악감독이 게임을 하고 아이스크림을 먹는 등 5분 영상시리즈 3개를 제작하였는데, 작품의 특성에 맞게 캐릭터를 살리고 코믹하게 제작되어 화제가 되었다. 또한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홍보한 결과 공연 전날까지 모두 5,500번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였으며, 티켓 판매 증가로 이어져 공연이 매진되는 등 소셜미디어 효과를 확실하게 체득한 바 있다.[New York Times], 2010.5.24 ';Orchestra`s Opera Gamble'; 참조.
 

 

뉴욕필 유튜브 홍보영상
뉴욕필 유튜브 홍보영상

소통의 수단에서 창작의 플랫폼이 되다

공연예술계뿐만이 아니다. 해외 미술계에도 다양한 사례들이 쏟아져 나왔다. 2010년 구겐하임미술관은 유튜브와 공동으로 '유튜브 플레이'바로가기를 개최했다. 전 세계에서 제작된 동영상 중 우수작 20편을 선정하여 전 세계 구겐하임 미술관에 전시하는 것. 이전시는 온라인 동영상의 예술적 가치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8년 미국 뉴욕의 브루클린 박물관은 《Click!》이라는 전시를 기획하면서 관객이 사진을 직접 등록하고 전시에 올릴 사진을 직접 고르는 방식으로 큐레이팅까지 하는 전시를 진행했다. 총 3,344명의 사람들이 참여하여 성공적으로 끝난 이 전시는 대중의 지혜를 모은 사례로 관객이 예술가가 될 수도 있고 큐레이터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처럼 미술계 역시 소셜미디어 활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데, 이에 따른 연계 사례는 너무나 많다. 지난 10년간 새로운 관객에게 다가가기 위해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시도들은 지속적으로 있어왔지만 최근 들어 소셜미디어를 통해 보다 쉬운 방법으로 예술에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 이를 활용한 시도가 늘어나게 된 것이다.

이뿐 아니라 뉴욕현대미술관(MoMA), 영국 테이트갤러리 등 각국의 대표적인 미술관/박물관들은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플리커, 포스퀘어(Foursquare) 등 평균 6~7개 이상의 소셜미디어 채널을 공식적으로 운영해오고 있다. 각 채널의 특성에 맞게 홍보마케팅, 콘텐츠 유통 등에 활용하면서 관객과의 상호작용을 도모하고 있다. 트위터 오페라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소셜미디어의 활용은 문화향유 및 홍보마케팅뿐만 아니라 창작의 영역으로 확장된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향유자는 정보 확산의 주체가 되고 창작까지 참여하면서 문화예술계 전반에 관객이 이끄는(audience-led) 문화를 만들어냈다.


소셜미디어 똑똑하게 활용하려면

이처럼 해외의 경우 3~4년 전부터 소셜미디어 활용을 통해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성공사례를 도출하였지만, 국내의 경우 무조건적으로 사례만 보고 따라하기엔 위험부담이 크다. 소셜미디어 활용에 앞서 자신의 조직과 관객을 파악해야 한다. 해외사례를 바탕으로 조직과 관객을 알기 위해 점검해야할 점을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다.



역량분석
소셜미디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문화예술 단체 내부에서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단체의 역량에 맞는 소셜미디어를 찾아 도입하기 위해 소셜미디어에서 대화를 양산해 낼 이야기와 콘텐츠는 있는지, 꾸준히 운영할 수 있는지, 이를 효과적으로 운영할 인력은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생각해봐야 한다. 단순 보도자료 채널로 활용하여 일방적으로 딱딱한 이야기를 전달할 것이라면 소셜미디어가 갖는 효과는 미비하다.

인식제고
연구자로서 각종 사례연구를 하면서 깨달은 바는 문화예술 단체의 경우는 소셜미디어 및 디지털 환경변화에 따른 인식전환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예술가, 홍보담당자, 단체장까지 단체 전체가 소셜미디어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소셜미디어의 빠른 속도에 맞추려면 홍보 담당자에게만 맡겨두면 안되며 조직 내 각 부분이 전에 없이 긴밀하게 움직여야 하고 활동을 분담하여야 한다.

비전과 전략
영국의 대표적인 테이트 미술관은 2010년 새로운 온라인 운영 원칙 등을 세우며 소셜미디어를 포함한 다양한 온라인 전략을 정비한 바 있다John Stack, 「Tate Online Strategy」 2010-12 참조. 관객참여, 홍보, 콘텐츠 배포 등의 3대 전략으로 세우면서 가장 먼저 한 실천전략은 소셜미디어를 새로운 광고 채널로 인식하지 않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였다고 한다. 테이트는 관객의 '참여'가 콘텐츠가 될 수 있게 하는 목표를 세우고 다양한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창작-마케팅 프로젝트를 실시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단체가 새로운 미디어를 수용하고 지향하는 비전과의 일치성도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예술창작에 있어 관객의 참여를 도모하는 부분은 특히 단체의 비전에 부합해야 한다. 또한 소셜미디어를 통해 투명하게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어디까지를 개방할 것인가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세워져야 한다.

활용목적
남들이 하니까 우리도 한다는 식의 활용 목적이 분명하게 정립되지 않은 접근은 오히려 안하느니만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꾸준한 운영을 통해 형성된 신뢰도를 기반으로 움직이는 소셜미디어의 경우는 장기적인 목적과 지속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젊은 관객층이 줄어들어 고민이었던 예술 단체라면, 젊은 잠재 관객과의 소통확대, 첫 고객 유치 등의 목표를 세우고 목표 관객층과 소통하기 위해 대화에 참여하고 인기채널을 활용하는 전략을 선택할 것이다. 관객이 없는 곳에 가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보다 시험 운영 기간, 테스트 활용 등의 시간 투자를 해야 한다. 우리가 찾고 있는 관객들이 어디에 모여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오랜 기간 '청취'하여 적합한 미디어와 이야기를 찾아내는 노력이 더욱 절실하다.

마케팅 채널이 아닌 커뮤니케이션 창구

 

 

Remember that you are the LSO and everything you say will be viewed as official, 'no swearing or nudity', 'don't drink tweet' and 'NO MARKETING!!' 당신이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이다. 당신이 말하는 모든 것이 공식적 의견으로 여겨질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단언하거나 모든 것을 드러내지 말라. 술 마시고 트위터 하지 말라. 그리고 마케팅하지 말라. _LSO의 소셜미디어 활용을 위한 문구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의 온라인 마케팅 담당자는 한 인터뷰에서 소셜미디어 활용전략을 짜면서 위와 같은 가이드를 단체 내부에서 지침으로 활용했다고 한다. 마케팅 채널로 인식하지 않는 것이 이들의 첫 번째 전략이었던 것이다. 소셜미디어가 단순한 홍보채널이 아닌 관계형성 채널이자 커뮤니케이션 채널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그 화법(톤&매너), 부정적 피드백에 대한 대처방안, 위기관리까지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뜻이다. 해외 문화예술 단체 담당자들이 전하는 소셜미디어 전략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마케팅적인 화법은 효과가 없으며 친구에게 말하듯이 청중에게 말해야 한다. 어떤 직접적인 질문에도 회신해야 하는데 즉시 회신하지 않는 것은 소셜미디어의 핵심을 간과한 것이다. 업데이트를 지속적이며 평균적인 흐름으로 유지해야 한다. 너무 많으면 사람들을 성가시게 할 위험이 있으며 너무 적을 경우는 관심에서 멀어질 수 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하는 이야기는 조직을 대표하는 말임을 기억해야 한다. 즉 담당자의 말이 공신력을 갖게 될 것이므로 논쟁의 여지가 있는 것을 피해야 한다. 아직까지 국내 소셜미디어 활용에서 가장 간과된 부분이 이 부분이다. 미디어를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좋은 말과 나쁜 말을 동시에 들을 수 있기 때문에 부정적 피드백에 대한 대처방안을 마련해 둬야 한다.

이 외에도 소셜미디어 활용에 대한 전략은 각 단체의 특성에 따라 활용하는 채널에 따라 사뭇 다르다. 한국시장에 맞고 문화예술 조직 특성에 맞는 소셜미디어 활용전략이 도출되기 위해서는 관객들의 니즈에 대한 폭넓은 분석이 필요하며, 문화예술 관람객의 소셜미디어 활용에 대한 객관적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이를 통해 무조건적인 소셜미디어 도입이 아닌 관객의 요구를 반영하고 각 단체의 특성에 맞는 소셜미디어 운영 전략이 도출될 수 있을 것이다.

디지털 환경에서 나고 자라난 미래의 잠재관객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급변하는 디지털 트렌드 변화에 주목하여 현재의 변화뿐만이 아닌 그 다음도 준비해야할 것이다. 이제 막 소셜미디어 도입을 시작하는 단계라면, 소셜미디어를 통해 담당자간 적극적으로 교류하고 노하우를 공유하며 적합한 방법과 상생의 길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낯설고 어렵다는 인식보다 먼저 현명한 수용을 찾기 위한 노력을 계속한다면 문화예술계도 패러다임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이혜원 필자소개
이혜원은「문화예술단체의 소셜미디어 활용사례 분석」이라는 논문으로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경영 전문사를 취득했으며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미디어아트그룹 태싯그룹(Tacit Group) 기획, U-AT 디지털콘텐츠포맷팅 연구원, 다수의 문화예술분야 웹사이트 제작기획, 온라인 마케팅, 정보화 연구 등에 참여한 바 있다. 현재는 현대경제연구원에 재직 중이다.
 

 

weekly 예술경영 NO.111_2011.01.13 정보라이선스 정보공유라이선스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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