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짚어보기]「2012 공연예술실태조사 분석보고서」

공연시설 수도권과 공공부문 집중, 재정규모별 민간시설 분포이동 두드러져

이승엽_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경영과 교수

○ 조사대상 : 공연시설 868개 (최종유효응답: 418개/전수 및 표본) ○ 조사내용 : 시설 기본현황, 일반현황, 인력현황, 재정현황, 공연실적 현황 등 ○ 조사기준시점 : 2011년 12월 31일 ○ 조사대상기간 : 2011년 1월 1일~12월 31일 ○ 조사실시기간 : 2012년 6월 8일~7월 13일 (약 5주)

<공연예술실태조사>는 우리나라 공연예술 실태를 파악하기 위하여 2005년 처음 시행되었으며, 2007년 통계청의 통계작성승인(승인번호 제11315호) 획득 후 매해 실시되고 있는 조사이다. 이 기사는 이 조사의 분석보고서 중 “주제별 분석”을 일부 발췌하여 고쳐쓴 글이다.

집중화

공연예술은 대도시중심의 특성을 갖는다. 공연예술이 최종적으로 이루어지는 공연장이 다수 소재하는 대도시에 예술가나 작품, 관객도 집중된다는 뜻이다. 중앙집권의 오랜 우리 전통도 한 몫한다. 거기에 소위 '승자독식의 슈퍼스타 경제학'이란 말에서 보이는 것처럼 공연시장은 독과점적인 선두주자들의 시장비중이 매우 높은 분야다. 그러므로 집중화 현상은 2011년 조사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공연예술계 지형을 설명하는 핵심적인 키워드인 것이다. 여기서는 수도권 집중과 공공부문의 선도라는 우리 공연예술부문의 두 측면을 살펴보았다. 이 기사에는 언급하지 않지만 이 이외에도 상위 5개의 공연장(0.6%에 해당된다)이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하는 전형적인 시장쏠림의 현상 등이 있다.



◇ 수도권 집중

인프라에 해당하는 공연시설의 수도권 집중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인구당 공연시설수와 객석수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인구 1백만 명당 공연시설수는 수도권 18.3개, 비수도권 16개로 약간의 차이를 보이지만 인구 1천 명당 객석수는 수도권(9.7석)과 비수도권(9.6석)이 비슷하다. 문제는 공연횟수와 매출 및 관객의 수다. 아래의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인구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거의 비슷하다. 공연건수도 큰 차이가 없다. 그런데 관객수(58.1%), 매출액(66.5%), 공연횟수(68.9%) 등에서는 심각한 집중화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그림 1> 수도권 및 비수도권 공연실적 비중(2011년)(단위: %)
▲ <그림 1> 수도권 및 비수도권 공연실적 비중(2011년)(단위: %)

1) 주로 객석 크기를 말한다



◇ 공공부문의 선도

원래 공연장은 다 다르지만 특히 콘텐츠와 크기1)에 따라 그 폭이 크고 다양하다. 본 조사에서는 크기에 상관없이 시설수와 공연장수를 기준으로 분석하기 때문에 체감하는 것과 차이가 난다. 아래의 그림은 크기를 반영하여 공공 공연장의 비중을 다시 보여준 것이다. 설립주체를 기준으로 공공 공연 시설수는 48.4%로 절반에 조금 못미친다. 그러나 실제로 공연시장에 영향을 주는 규모를 기준으로 할 경우 그 비중은 70%에 육박한다. 즉 전체 공연장의 68.9%가 공공 공연장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림 2> 공공 공연장의 규모 비중(2011년)(단위: %)
▲ <그림 2> 공공 공연장의 규모 비중(2011년)(단위: %)

아래에 그림 3개가 있다. <그림 3>은 1951년부터 2011년까지의 공연장 개관추이를 나타낸 것이다. <그림 4>는 이 그림의 2007년부터 2011년까지에 해당되는 부분을 떼온 것이다. 기존의 방식 그대로다. <그림 5>는 규모를 반영하여 새로 개관한 시설을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비중을 비교한 것이다. 두 그림을 비교해보면 차이가 확연하다. 여전히 하드웨어의 확장은 공공부문이 선도하는 것이다. 시설수를 기준으로 할 때 30%~40%에 머물던 것이 규모를 반영하니 60~70%로 높아진다. 특히 2011년에는 공공 공연장이 72.3%에 이르렀다. 이러한 추세를 수십년간 누적된 결과가 오늘날 공연장 풍경이다. 하드웨어는 추이가 장기간 지속된다는 점에서 공공부문이 공연장 판도를 선도하는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그림 3> 공연시설 개관년도 추이(단위: %)
▲ <그림 3> 공연시설 개관년도 추이(단위: %)

<그림 4> 공연시설 개관년도별 시설수 추이(2007~2011년)(단위: %) <그림 5> 공연시설 개관년도별 객석수 비중 추이(2007~2011년)(단위: %)
▲ <그림 4> 공연시설 개관년도별 시설수 추이
(2007~2011년)(단위: %)
<그림 5> 공연시설 개관년도별 객석수 비중 추이
(2007~2011년)(단위: %)
 

재정규모 기준의 프로파일링

본 보고서는 시설특성을 층화 기준으로 삼아 분석하였으나, 재정규모를 기준으로 한 분류 역시 공연시설의 속성별 분석에 적합한 기준이라고 판단했다. 전체 조사대상 공연장을 재정규모 기준으로 5개의 그룹으로 나누고, 여기에 공공과 민간으로 분류하여 모두 10개의 그룹을 생성하였다. 이런 그루핑을 통해 비교적 특성이 비슷한 공연장들끼리 모아 보다 세분화된 내용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했다. 재정규모별로 2010년과 2011년을 비교하여 공공과 민간의 시설 수 비중 추이, 매출액과 공공지원금의 비중 추이, 재정자립도 추이 등을 살펴보았다. 본 보고서를 보완하는 차원의 분석으로 받아들여주기 바란다.



◇ 시설 수

재정규모별로 시설수 비중 변화를 보면 가장 눈에 띄는 현상은 민간부문에서 가장 규모가 작은 그룹인 1억원 미만과 가장 큰 그룹 2개의 공연장 비중이 크게 줄었다는 사실이다. 이에 비해 두 번째로 규모가 큰 그룹(1-10억원 미만)은 크게 늘었고 세 번째로 큰 그룹(50-100억원 미만)은 조금 늘었다. 공공부문은 이와 정반대의 경향을 보였다. 즉 규모가 가장 작은 그룹과 가장 큰 2개의 그룹의 비중은 크게 늘어난 반면 중간 규모 둘은 비중이 줄었다.

결과적으로 2010년에는 민간부문과 공공부문이 재정규모 분포에 있어서 극단적인 대조를 보인 재정규모가 가장 작은 그룹이 2011년에는 그 간격이 많이 좁혀지게 되었다. 심지어 두 번째로 규모가 작은 그룹(1-10억원 미만)은 2010년에 65.6% 대 34.4%로 공공부문이 2배정도 많았는데 2011년에는 47.6% 대 52.4%로 역전되었다. 이에 비해 규모가 큰 그룹 2개는 공공부문의 비중이 많이 높아졌다.


<그림 6> 공공시설 재정규모 비중 추이(2010년~2011년)(단위: %)
▲ <그림 6> 공공시설 재정규모 비중 추이(2010년~2011년)(단위: %)

한편 공공과 민간부문별로 비중을 살펴보면 같은 맥락의 변화가 발견된다. 전체적으로는 두 번째로 재정규모가 작은 그룹(1억~10억 미만)의 비중이 크게 높아지는데 이는 주로 민간부문의 변화 때문이다. 절대 다수가 재정규모가 가장 작은 그룹(1억원 미만)이 속해 있었던 2010년에 비해 그 비중이 26.6%나 낮아졌기 때문이다. 민간부문의 영세한 공연장이 다음 그룹으로 다수 이동한 것은 주로 그룹의 구간 경계 근처에 머물던 공연장들이 조금 규모가 커지면서 다음 그룹으로 분류된 때문으로 보인다. 재정규모가 가장 큰 2개의 그룹도 2010년의 5.2%에 비해 4.1%로 낮아졌다. 이 그룹은 전체 공연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런 변화를 통해 가운데 그룹이 통통해지는 항아리 모양을 띠게 되었다.

<그림 7> 연도별 재정규모별 설립주체 비중(2010년~2011년)(단위: %)
▲ <그림 7> 연도별 재정규모별 설립주체 비중(2010년~2011년)(단위: %)


◇ 매출액 및 공공지원금 비중

공연시설의 주요 수입원인 매출액과 공공지원금의 평균금액의 변화추이를 살펴보면 공공과 민간부문 모두 큰 변화는 없다. 그러나 민간시설은 3.2%가 비중이 늘었고 공공시설은 반대로 3% 비중이 줄어 57%이던 격차가 64.3%로 늘었다. 공공부문은 공공의존도가 더 높아지고 민간부문은 벌어서 충당하는 비중이 더 높아진 것이다. 다만 2011년 조사가 일부 조사표를 변경했고 이 숫자가 매출액이 아닌 비중을 나타내는 것이기 때문에 규모의 추이를 나타낸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을 덧붙인다.


<그림 8> 설립주체별 매출액, 공공지원금 비율(2010년~2011년)(단위: %)
▲ <그림 8> 설립주체별 매출액, 공공지원금 비율(2010년~2011년)(단위: %)

재정규모별로는 재정규모가 작을수록 매출액의 비중이 크게 나타났다. 2010년에 비해 1억~50억원 미만 규모 시설의 2011년 매출액 비중이 늘고, 50억 원 이상 대규모 시설의 매출액 비중은 낮아졌다. 1억 원 미만의 공연시설에서도 매출액 비중은 크게 줄고 공공지원금 의존도 증가가 두드러졌다. 50억-100억원 그룹과 100억 원 이상인 공연시설에서도 공공지원금 비중은 전년에 비해 크게 늘었다. 100억원 이상 공연시설은 공공지원금 비중이 76%에 달했다.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상하위 두 그룹에 지원된 공공지원금 비중이 늘고, 지원금 비중 대비 매출액 비중이 줄어든 것이다.

<그림 9> 재정규모별 매출액, 공공지원금 비율(2010년~2011년)(단위: %)
▲ <그림 9> 재정규모별 매출액, 공공지원금 비율(2010년~2011년)(단위: %)


◇ 재정자립도

재정자립도는 공연시설의 총 지출액 대비 매출액의 비율로 산출된다. 공공시설보다는 민간시설의 재정자립도가 3.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재정규모가 작은 공연시설일수록 재정자립도가 높았다. 2010년 대비 2011년의 재정자립도는 50억원 미만의 두 그룹은 높아졌으나 그 이상의 두 그룹은 낮아졌다. 재정규모가 가장 큰 그룹(100억 원 이상)은 17.8%로 가장 낮았는데 특히 2011년에는 이 그룹에 속한 공연시설이 모두 공공부문이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민간부문은 소폭이나마 재정자립도가 상승했지만 그나마 낮은 재정자립도를 보여온 공공부문은 더 떨어져 그 간격이 넓어졌다.


<그림 10> 설립주체별 재정규모별 재정자립도(2010년~2011년)(단위: %)
▲ <그림 10> 설립주체별 재정규모별 재정자립도(2010년~2011년)(단위: %)


관련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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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필자소개
이승엽은 1987년부터 예술의전당에서 극장운영과 공연제작 일을 하다가 2001년 한국예술종합학교로 자리를 옮겨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weekly 예술경영 NO.198_2013.01.17 정보라이선스 정보공유라이선스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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