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짚어보기] 「국가통계에서 찾아낸 2013 뉴 블루슈머」

새로운 소비자, 새로운 가치를 찾아서

손혜정_[weekly@예술경영] 에디터


새 정부가 내세운 국정핵심 키워드는 '창조경제(Creative economy)'다. 창조경제는 창의적 상상력과 과학기술, 정보통신기술(ICT)의 결합된 신조어로, 새로운 산업과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의미를 뜻한다. 기존의 시장을 확대하거나 기업의 규모를 늘리기 보단 새로운 시장과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새 정부는 창업의 활성화를 위한 여러 대안들을 마련해놓고 있다. 정부는 15일 창업·벤처기업 활성화를 위해 약 26조원을 지원하기로 하고 규제도 대폭 완화하기로 했다. 국민 오디션 방식의 '창업 아이디어 공모전'을 도입하고 10만원 미만의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크라우드 펀드(Crowd Fund)'를 조성해 중소기업을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 통계청 고용동향 발표를 살펴보면 2012년 자영업자 수는 571만8천명으로 2011년보다 2.2% 증가했지만, 국세청의 '2011년 개인사업자 폐업현황'에서 2011년 폐업한 개인사업자는 82만9669명으로 4년 만에 최대수치를 기록했다. 창업의 부푼 꿈에 비해 현실은 녹록치 않은 셈이다. 그럼에도 새로운 시장을 꿈꾸는 자영업자들의 바쁜 움직임은 그칠 줄 모르는데 그들이 새로이 찾는 아이템에는 무엇이 있을까. 바로 '뉴 블루슈머(New Bluesumer)'다. '뉴 블루슈머'는 블루오션의 새로운 소비자로 경쟁자가 없는 시장을 의미하는 '블루오션(Blue Ocean)'과 '소비자(Consumer)'의 합쳐진 말이다. 소비는 줄고 치열해진 시장 환경에서 경쟁자가 없는 분야를 공략한 창업자들이 불황 속에서 성공 열쇠를 잡기 위해 '블루슈머(Bluesumer)'를 면밀히 관찰하고 분석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발맞추어 통계청은 2013년을 맞아 지난 몇 년간 발표했던 국가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2013 뉴 블루슈머'를 제시했다.

'뉴 블루슈머'란?

홍대 앞에서 살고 있는 한여주씨(29)는 지난 4월 29일 홈레코딩을 통해 디지털싱글 음원 '그댄 기억하고 있을까'를 출시했다. 서울 마포구 동교동에 위치한 '살롱 바다비'에서 두세 차례 무대에 서기도 한씨는 향후 인디가수로 활동하며 싱글 음원을 출시할 예정이다. 기타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직접 작곡과 작사를 하게 되면서, 자기만의 스타일을 살려 음반으로 출반하고 싶어 음반유통사들을 돌아다녀봤지만 그녀에게 기회는 좀처럼 쉽게 오지 않았다. 무엇보다 요즘 음반사는 5곡 이상을 담은 EP앨범을 선호하고 있다. 그러나 다행히도 1곡만 출시하고 싶은 그녀의 바람은 현실과 동떨어진 '희망사항'에 그치지 않았다. 홈레코딩으로 꿈을 이루게 된 것이다.

최근 디지털 기술이 빠르게 발전함에 따라 홈레코딩으로 음원을 출시하는 아티스트들이 많아지고 있다. 홈레코딩은 자신의 집이나 개인 작업실에서 고가의 장비 없이도 작곡, 작사, 편곡, 녹음, 믹싱, 마스터링 등의 제작과정을 할 수 있는 작업을 뜻한다. 자신만의 소리를 내고 싶은 창작자들이 많아지면서, 대중음악의 경우 대형음반사를 통해 정식앨범을 발매하는 비율보다 디지털싱글 앨범 발매율이 점차 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월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3 뉴 블루슈머'를 따르면 한씨는 홈레코딩 작업자인 '개인앨범제작'을 하는 사람으로 분류되어 '관객에서 선수로' 전향된 '뉴 블루슈머'의 예에 해당될 수 있다.

통계청은 '기후 양극화를 대비하는 사람들', '관객에서 선수로', '디지털 디톡스가 필요한 사람들', '유통단계를 뛰어넘는 소비자' 등 총 7가지의 블루슈머 항목을 선정했다. 여기서 앞서 언급한 7가지 블루슈머 중 '기후 양극화를 대비하는 사람들(Consumers responding to climate change)'와 '관객에서 선수로(Amateurs turning Professionals)', '디지털 디톡스가 필요한 사람들(Digitally addicted seeking digital detox)' 등 세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뉴 블루슈머'가 지갑을 연다

▲「국가통계에서 찾아낸 2013 뉴 블루슈머」자료출처: 통계청
▲「국가통계에서 찾아낸 2013 뉴 블루슈머」
(자료출처_통계청)
 

기상청은 지난해 6~8월의 전국 평균기온이 24.7도라고 밝혔다. 평년보다 1.1도 오른 수치로 우리나라에서 기상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래로 세 번째로 더운 여름이었다. 특히 8월에는 전국이 폭염에 휩싸였고 대전 36.5도(5일), 보령 36.3도(5일), 부여 37.3도(6일)로 역대 최고기온을 기록했다. 서울에서는 사상 최다인 17회의 열대야가 발생하기도 했다. 기상청이 2006년부터 2012년까지 시간당 30mm이상 비가 내린 '국지성 호우'를 조사한 결과, 매년 그 빈도수는 증가했다. 따라서 온난화가 지속될수록 아열대성 기후로 바뀜에 따라 새로운 소비마케팅이 생겨나고 있으며, 심야 시간(오후 10시 이후)에 열리는 심야공연이나 전시회들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객석을 벗어나 무대에 서고 싶은 이들이 점차 생겨나고 있다. 끼와 재능만 있다면 전문음악인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나게 된 것이다. 지난해 KBS의 , SBS의 뿐만 아니라 Mnet의 <슈퍼스타K4>, <엠넷 보이스코리아1> 등 오디션 프로그램만 해도 10여개를 넘었다. Mnet이 만든 '슈퍼스타K'의 시리즈는 해를 거듭할수록 지원자들의 수가 늘고 있다. 그 이유를 굳이 언급하자면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기획의도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홈레코딩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악기와 녹음스튜디오 산업이 성장하면서 악기 강습소와 보컬트레이닝 등의 업종도 크게 늘고 있으며 다른 공연분야인 뮤지컬, 댄스, 연극 등에서도 오디션 형태로 새로운 얼굴들을 뽑고 있다. 취미로 시작한 여가생활이 이제는 전문가 수준으로 도달할 수 있는 발판이 많아지고 있는 셈이다.

이런 현상은 출판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e북 제작 도구가 발전하고 전자책 시장이 넓어지면서 대형출판사가 아닌, 1인 출판사가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인터넷서점 Yes24가 상반기 e북 베스트셀러를 조사한 수치에 따르면 100권 중 17권이 출판사를 거치지 않고 개인이 출간한 책으로 밝혀졌다. 이에 발맞춰 SK플래닛은 2012년 2월부터 일반인들도 전자책을 제작할 수 있는 웹기반의 전자책 저작툴(Tool)을 선보였다. 제작된 전자책은 'T스토어'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해 전자책 출간을 원하는 작가들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문을 열었다. 또한 SK플래닛은 '국민이 뽑는 스타작가 발굴 프로젝트'를 통해 신예 작가들에게 창작지원금 100만원을 지원하고 독자들과 쉽게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스마트폰 이용자가 늘어감에 따라 전자책을 사용하는 독자들도 꾸준히 늘어갈 것이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는 아이폰을 도입했던 당시 81만 명(2009년)이었던 스마트폰 사용자가 3204만 명(2012년)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도입이 일상생활 전반에 끼치고 있는 영향은 막강하게 된 것이다. 스마트폰을 통해 날씨, 뉴스, 게임, TV다시보기 서비스뿐만 아니라 수면패턴을 분석하는 애플리케이션이 개발될 정도로 우리 생활 전반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러나 스마트한 환경이 우리에게 편리함을 주는 것은 아니다. 스마트폰을 너무 가까이하게 되면 손가락이 저리거나 엄지손가락에 통증을 느끼는 '손목터널 증후군'이나 '안구 건조증' 등 스마트폰 사용 후유증을 겪게 된다.

 

 
▲「국가통계에서 찾아낸 2013 뉴 블루슈머」자료출처: 통계청
▲ (자료출처_행정안전부)

행정안전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발표한 '2011년 인터넷중독 실태조사'를 살펴보면, 인터넷 중독률은 7.7%인데 비해 스마트폰 중독률은 8.4%였다. 스마트폰 중독률은 10대가 11.4%로 30대(7.2%)와 40대(3.2%)보다 높은 수치였다. 스마트폰 사용에 따른 부작용이 늘어나면서 인체에 있는 독소를 제거해 건강을 찾는 '디톡스(Detox)'요법이 IT분야에서 도입되고 있다. 일례로 SK텔레콤과 KT는 스마트폰 이용을 조절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렇듯 경쟁자가 없는 새로운 시장을 확보하기 위한 '뉴 블루슈머' 공략이 예술계에서도 효과적인 마케팅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바이다. 기술이 빠르게 발전됨에 따라 다채로운 상품들이 출시하고 있는 요즘, 예술계 시장도 '뉴 블루슈머'에 대한 집중적으로 고찰할 필요성을 서서히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예술에 대한 애호에 그치지 않고 전문가의 수준에 이르는 관객의 눈높이를 맞추다보면 그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지 않을까.

*본 기사는 통계청의 '2013 뉴 블루슈머'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재구성되었습니다.

통계자료 원문보기
'국가통계에서 찾아낸 2013 뉴 블루슈머'(2013.01.25)

관련기사
-'기후 양극화를 대비하는 사람들'

[리뷰] 현대공연예술네트워크 총회(2011.05.04)
[해외동향] 미국 친환경 그린 뮤지엄의 현재(2011.09.21)

-'관객에서 선수로'
[특집] 나의 추천 어플① 5인의 추천 어플1(2011.09.21) -브라보 구스타보

-'디지털 디톡스가 필요한 사람들'
[하우투] 공연홍보마케터의 SNS활용법 (2011.09.01)
[하우투] SNS를 이해하라 ① 현황- SNS, 홍보마케팅을 넘어 (2013.03.21)

 
 
김봉수 필자소개
손혜정_[weekly@예술경영] 에디터 이메일
 

 

 

 

 

 

 

 

 

 

 

 

 

 

 

weekly 예술경영 NO.213_2013.05.16 정보라이선스 정보공유라이선스 2.0

덧글 0개

덧글입력

quickmen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