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문화예술인들의 경제적 동기와 관련한 문항을 살펴보자. 조사는 문화예술인들에게 "문화예술인의 활동에 대한 경제적 보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질문하였다. 2012년에 질문에 대답한 문화예술인들의 고작 1%만이 높다고 생각하고 있고, 그저 그렇다고 이야기한 사람들의 비중은 7.3%인 반면, 낮다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은 전체의 91.7%였다. 그런데 이 결과를 2009년과 비교하면 높다고 평가한 사람들의 비중은 0.7% 포인트, 그저 그렇다고 평가한 사람들의 비중은 5.8% 포인트 감소한 반면, 문화예술인들의 활동에 대한 경제적 보상이 낮다고 평가한 사람들의 비중은 6.5% 포인트 증가하였다.
|
▲ <그림 2> 문화예술 활동의 경제적 보상에 대한 인식
(자료출처_2012 문화예술인 실태조사, <표 II-1-9> 사용하여 작성.) |
3년 전인 2009년과 비교하여 2012년 문화예술인 활동의 사회적 동기와 경제적 동기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많은 문화예술인들은 자신의 활동에 대한 경제적 보상 및 사회적 평가가 그리 높지 않으며 그 정도가 최근 더 심해지고 있다고 생각함을 알 수 있다. 즉, 문화예술인들이 일을 하는 사회적, 경제적 동기는 상당히 약하며 최근 더 약화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문화예술 활동에 관한 예술적 동기는 두드러져
그렇다면 우리나라 문화예술인들은 왜 일을 할까? 무엇을 바라면서 문화예술 활동을 하는 것일까? 문화예술인들이 일하는 데에는 다른 분야의 노동자들이 갖고 있지 않거나 혹은 적게 가지고 있는 동기가 존재하는데, 바로 예술적 동기다. 예술적 동기는 그 범위와 양태가 넓고 다양하여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예술적 동기는 경제적 동기, 사회적 동기와 뚜렷하게 구별되며, 많은 문화예술인들의 창작과 관련한 활동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예술적 동기는 문화예술인의 내부에 존재하여 외부의 보상이나 평가에 연연하지 않고 스스로 자신의 활동에 만족하는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하며, 자신의 예술활동을 인정하는 외부 환경과 연관을 맺으며 나타나기도 한다. 문화예술활동에 있어 경제적, 사회적 동기가 미흡한 우리나라 문화예술인들은 주로 이러한 예술적 동기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문화예술인들이 자신의 문화예술 활동에 대해 비교적 높은 만족도를 보이는 조사 결과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문화예술 활동에 힘을 주는 사회적, 경제적 동기들이 더욱 약화되고 있다고 평가하는 상황에서도 문화예술인들 중 절반에 가까운 48%가 자신들의 문화예술 활동에 대해 만족한다고 대답하고 있으며, 불만스럽다고 대답한 사람들의 비중은 27.6%에 그친다. 그런데 만족도에 대한 문화예술인들의 생각은 2009년과 비교하면 상당히 부정적이 되어감을 알 수 있다. 2009년 조사에서 만족한다는 대답이 전체의 59.3%, 불만이 15.4%였던 것에 반해, 2012년에 만족은 48%로 1/5 정도가 줄어든 동시에 불만이라는 대답이 27.6%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경제적, 사회적 동기에 상관없이 자신이 생각하는 문화예술 활동을 하면서 스스로 만족하던 과거 문화예술인들의 활동 및 보상 구조가 최근 들어 조금씩 그 기반이 흔들리고 있음을 시사한다.
|
▲ <그림 3> 문화예술 활동에 대한 만족도
(자료출처_2012 문화예술인 실태조사, <표 II-1-37> 사용하여 작성.) |
물론 여전히 자신의 예술활동에 만족하는 사람들이 절반에 이른다는 사실은 아직도 상당수 문화예술인들이 외부의 평가 혹은 환경에 의존하여 활동하기보다는 자신 내부의 예술적 동기에 힘입어 활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최근 만족도의 급격한 감소가 보여주듯, 문화예술인들이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경제적, 사회적인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지 못하지만 활동을 계속하는 일종의 '예외적' 상황은 그리 오래 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문화예술인들이 일하는 데 있어 경제적, 사회적, 예술적 동기는 어느 하나 다른 것으로 대체될 수 없는 필수 요소이다. 이중 어느 한 가지라도 부족하게 되면 지속 가능한 문화예술 작품 활동은 어렵게 될 수 있다. 2012년 문화예술인 실태 조사는 지속적으로 미약해지는 문화예술인들의 경제적, 사회적 동기와 더불어 더 이상 예술적 동기만으로는 예술활동을 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점을 우리에게 경고하고 있다.
관련자료
「2012 문화예술인 실태조사」 보고서 보기 (자료제공: 한국문화관광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