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상반기 이슈
이상의 정량적 경기 실적과 더불어 패널들이 응답한 상반기 공연계 전반의 여러 이슈 중 좌담회를 통해 몇 가지 주요 이슈를 도출해보았다.
■ 공연예술의 새로운 리더십
새 정부 출범과 더불어 예술의전당, 정동극장, 한국공연예술센터, 국립극단, 국립현대무용단 등 여러 공연예술기관 및 단체가 새로운 리더십의 전환을 맞았다. 리더십에 따른 각 기관의 운영정책과 프로그램의 변화가 있을 터라 어느 때보다 공연예술계의 리더십 문제가 부각되었다.
■ 장기화된 경기침체, 소득층별 공연소비의 양극화 현상 두드러져
장기화된 경기침체로 공연 소비의 양극화 패턴이 두드러졌다. 비교적 소득층이 높은 고정 관람층이 확보되어 있는 발레, 오페라 장르는 현상을 유지했다. 공공영역에서 문화이용권(구 문화바우처) 등 '문화 향유'를 위한 지원 사업이 양적으로 확대되면서 소외계층을 중심으로 한 문화참여도 확대되었다. 공공지원금의 의존도가 높은 순수예술 공연 역시 주 관람객 층에 큰 변화 없이 경기 영향에 다소 둔감한 양상을 보였다. 반면, 중위 소득층을 중심으로 형성된 뮤지컬 중심의 자발적인 공연소비는 경기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해 소득층별 공연소비의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 과열된 작품수, 가장 큰 타격은 대형 뮤지컬
상반기에 대형 뮤지컬 기획제작사를 중심으로 시장 수요를 고려하지 않은 채 작품 공급이 과다하게 이뤄졌다는 지적이 많았다. 경기침체에 직접적 타격을 받은 대형 제작사들은 실적 만회를 위해 시장에 안착한 작품의 재공연 위주로 작품수를 늘렸다. 하지만 다양성이 결여된 물량공세에 소비자 반응은 시들할 수밖에 없고, 한정된 자원의 배우들은 신작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배우와 스태프의 절대적 부족 현상이 반복되었다. 배우 부족 현상은 제작비 상승으로 이어졌고, 결국 하반기 라인업으로 웨스트엔드나 브로드웨이의 오리지널 캐스팅 뮤지컬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 정체된 수요, 확장되는 대형 인프라
학전 그린 소극장, 배우세상 소극장 등 그동안 활발하게 활동해오던 대학로의 민간 소극장들이 올해 상반기 폐관했다. 반면 올해 상반기에 개관한 대학로뮤지컬센터를 포함, 대학로에만 10여 개의 중대형극장이 개관할 예정이다. 객석수로만 비교해보더라도 기존 대학로 소극장의 몇 십 개에 해당되는 숫자이다. 문화특구이자 순수예술의 창작거점이 되어온 대학로에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한 해일 수밖에 없다. 대형 인프라의 확장은 대학로 지역뿐 아니라 서울 전역에서 진행 중이다. 정체된 관객 수요와 중대형 인프라를 중심으로 본격화될 과잉공급 사이의 불균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 공공부문의 약진 vs 민간부문의 운영여건 악화
경기침체에 비교적 둔감했던 공공부문은 국공립 공연장을 중심으로 차별화를 위한 변신을 시도했다. 국립극장, 예술의전당 등의 시즌레퍼토리가 정착되었고, 제작 기능 역시 강화되었다. 국공립 공연단체의 창작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가속화되면서 결실을 보았다. 강동아트센터나 평촌아트홀 등 장르 특성화 공연장으로 거듭나려는 문예회관의 노력 역시 돋보였다. 반면 민간부문의 제작환경과 운영여건은 상대적으로 악화되었다. 공연예술창작산실 지원사업(구 창작팩토리) 등으로 새롭게 발굴된 창작 작품들의 선전도 있었지만, 다수의 소규모 민간 공연단체는 운영여건이 악화되어 오래 작품 활동을 해왔던 중견 단체들이 휴업을 선언하기도 했다.
그 밖의 이슈로 '공연예술분야의 인문학 프로그램 확대'가 있었으나 트렌드로 그치지 않고 관객개발의 차원까지 긴 호흡으로 기반을 다지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제언의 목소리가 많았다. 또한 '뮤지컬 '그날들'의 극장 논쟁', '시민참여 예술의 확산', '지역 기반의 문화시설, 커뮤니티 역할 증대' 등의 이슈가 언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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