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짚어보기] 문화예술 분야 사회적 기업 심층 분석

문화예술 사회적 기업의 두 마리 토끼 잡기

황준욱_전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최근 우리 사회에는 기존 자본주의 중심의 경제 체제에 대한 대안적 체제 및 생활방식으로서 사회적 경제에 대한 관심이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다.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사회적 기업과 협동조합 등 사회적 경제의 주요 사업 방식을 선택하는 사업체 및 단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기존 기업 형태와 사회적 기업 간의 차이점 중 가장 핵심적인 점은 대부분 기존 기업들이 이윤 추구로 대표되는 경제적 목적을 추구하는 반면, 사회적 기업은 경제적 목적(물론 과도한 이윤 추구는 아니다)과 동시에 사회적 목적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즉 사회적 기업은 경제적 지속 가능성을 확보함으로써 사회적 목적 실현을 가능하게 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사회적 목적이란 기업과 직접 관련된 주주, 직원의 이해를 증진한다는 기존 기업의 범위를 넘어 환경을 보호하거나, 문화 향유를 증진시키거나, 저소득층, 장애우 등 취약계층의 소득을 증대시켜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는 등 기업 활동을 통해 사회적 정의를 실현하는 데 기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사업체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보면, 치열한 자본주의 경쟁체제에서 이윤 추구라는 한 가지 목표 달성도 어려운데, 그것과 동시에 사회적 목적도 달성한다는 것은 마치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는 것과 같이 어려운 일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나라 문화예술 분야 사업체들은 왜 사회적 기업이라는 운영 방식을 택하는 것일까? 물론 사회적 기업에 대한 고용보조금이 중요한 매력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지원은 일정 기한이 지나면 종료되는 한시적 성격을 가지고 있어 제한적인 효과에 그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환경에서 문화예술 분야 사회적 기업을 택하는 사업체들은 경제적 목적과 사회적 목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어려움은 없을까? 이러한 문화예술 분야 사회적 기업 등 사회적 경제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 대해 몇 가지 단초를 제시하는 보고서가 지난여름 발표되었다. 이 글은 「2013 문화예술 분야 사회적 기업 실태조사 및 협동조합 인식 조사」에 대한 분석을 통해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대답을 찾아본다.

사회적 목적과 수익 창출의 동시성 추구해야

첫째, 우리나라 문화예술 분야 사회적 기업들은 사회적 기업의 두 마리 토끼 잡기라는 이중 목표를 잘 인식하고 있을까? 사회적 기업들의 목표 인식 여부를 직접적으로 질문하는 항목은 없다. 하지만 실태 조사 중 “문화예술 분야 사회적 기업이 증가해야 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을 통해 우리나라 문화예술 분야 사회적 기업들이 이중의 목표를 얼마나 잘 인식하고 있는가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아래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질문에 대답한 사회적 기업 중 절반 정도는 일자리 창출, 취약계층 문화향유 등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문화예술 분야에 사회적 기업이 증가해야 한다고 대답하고 있고, 10개 기업 중 3개 정도는 사업 수익성 보완을 통해 단체 및 사업체들의 자생력 확보를 위해 사회적 기업이 늘어나야 한다고 대답하고 있다. 종합하면 실태 조사에 응한 문화예술 분야 사회적 기업들의 대부분은 사회적 기업이 사회적 목표와 경제적 목표를 위해 만들어져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어 사회적 기업의 이중의 목표를 비교적 잘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림 1> 문화예술 분야에서 사회적 기업이 증가해야 하는 이유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문화예술, 경제, 사회적 환경에서 문화예술 분야 사회적 기업의 두 마리 토끼 잡기는 그리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기업 운영에 있어 가장 어려운 점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절반 가까운 사회적 기업들은 “사회적 목적과 수익 창출의 동시성”이라고 분명히 이야기하고 있다.

▲<그림 2> 사회적 기업 운영 시 가장 어려운 점

사회적 목적에 비해 경제적 목적의 달성도는 낮은 편

1) 경제적 목적과 사회적 목적 달성도에 대한 객관적인 기준이 어려운 상태에서 기업들이 느끼는 만족도를 통한 관찰은 간접적인 지표를 제공한다.


우리나라 문화예술 분야 사회적 기업들이 느끼는 사회적 기업의 두 마리 토끼 잡기 현황은 어떨까? 사회적 기업들의 만족도에 대한 대답을 통해 알아보자.1 우선 사회적 목적에 대한 생각은 어떠할까? 실태 조사는 기업 운영에 만족하는 사회적 기업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문화예술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아래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사회적 기업의 사회적 목적과 관련되어 있는 문화예술 사회적 가치 실현/확장과 사회에 공익서비스 제공이라는 두 답변을 합하면, 10개 중 6개 기업이 사회적 기업 운영 만족을 높이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사회적 목적 달성을 꼽고 있다.

▲<그림 3> 사회적 기업 운영에 만족하는 이유

경제적 목적 달성은 어떠할까? 실태 조사에 응한 문화예술 분야 사회적 기업들은 사회적 목적에 비해 상대적으로 달성도가 덜한 것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아래 그림에서 보듯이 사회적 기업 운영에 만족하지 못하는 기업들이 꼽은 이유 중 가장 중요한 항목이 “경제적 이익 창출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대답하고 있는 반면, “사회적 목적 달성이 어려워서”라고 대답한 경우는 상대적으로 매우 적기 때문이다.

▲<그림 4> 사회적 기업 운영에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

이러한 결과들을 종합하면, 우리나라 문화예술 사회적 기업들의 만족도를 통해서 볼 때, 사회적 기업들의 사회적 목적 달성은 경제적 목적 달성에 비해 비교적 만족스럽게 이루어지고 있는 반면, 경제적 목적 달성은 다소 만족스럽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지속성을 위해 사회적 경제 생태계 조성과 공공의 지원 촉구

그렇다면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 우리나라 문화예술 사회적 기업들의 장래는 어떠할까? 일단 실태 조사에 응한 사회적 기업들은 어려움 속에서도 사회적 목적과 경제적 목적 두 마리 토끼 잡기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보여주고 있다. 사회적 기업에 대한 지원 사업이 종료된 이후에도 사회적 기업을 유지하겠다는 기업들이 전체의 70퍼센트를 넘고 있다. 하지만 지원사업 종료 이후에 인력 감축 계획이 있다는 사회적 기업의 비중이 절반에 가까워 지원사업 종료 이후 문화예술 분야 사회적 기업들의 지속 가능성은 그리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림 5> 지원사업 종료 후 지속적인 운영 의사

한편 현실적인 어려움에 둘러싸인 문화예술 분야 사회적 기업들이 실제로 경제적, 사회적 목적을 동시에 달성하여 지속 가능한 구조를 갖추게 하기 위해 정부와 사회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실태 조사는 문화예술 분야 사회적 기업들의 활동 지원을 위해 현행 인건비 중심의 지원에서 더 나아가 서로 도움을 받으면서 활동할 수 있는 문화예술 분야 사회적 경제 생태계 조성이 가장 요구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범사회적 차원에서는 사회적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문화예술 분야 공공시장의 영역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가장 많고, 문화체육관광부 수준에서는 생태계 조성을 위한 간접 지원 확대가 가장 필요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013 문화예술 분야 사회적 기업 실태조사 및 협동조합 인식 조사」는 우리 사회에서 사회적 목적과 경제적 목적 달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일을 하고 있는 문화예술 분야 사회적 기업들이 사회적 목적에 비해 경제적 목적 달성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으며, 문화예술 사회적 기업들이 우리 사회에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관련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고, 이에 대한 사회와 공공의 지원이 필요함을 보여주고 있다.
 


관련자료
[통계짚어보기] 2013 문화예술분야 사회적기업 실태조사

 

 
 
임정진 황준욱
황준욱은 서울에서 태어나 교육을 받았다. 프랑스 파리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한국에 들어와 기획예산처, 노동연구원을 거치면서 정부 혁신을 기획하고 문화예술노동을 연구했다. 2010년대 제주도에 입도하여 연구 활동과 발효식품 개발을 하고 있다 블로그
 

 

weekly 예술경영 No.235_2013.11.14 정보라이선스 정보공유라이선스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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