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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예술’, ‘장애 예술인’, ‘장애인 예술단체’라는 용어는 사용 그 자체로 논란의 대상이다. 다양성과 가능성을 근간으로 삼는 예술의 본령에도 어긋나거니와, 쉽지 않은 환경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는 아티스트들과 단체들의 굳은 신념을 는적거리게 만드는 멍에다. 특집의 방향성 제시를 위해 불가피하게 위 용어들을 가져왔지만, 원고 내에서는 최대한 사용을 자제하며 ‘아티스트’, ‘예술 단체’라는 범용적 용어를 사용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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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병태(2014), 「장애인 예술 장르별 지원 방안 연구」, 한국문화관광연구원 pp.21 |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 통계에 따르면1), 2013년 12월 기준 전국 등록장애인은 약 250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 중 장애 유형별 현황은 다음과 같다.
그렇다면, 장애인 직종별 취업자 수 및 취업률 현황은 어떻게 될까?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발표한 2014년 4분기 직종별 구인·구직자 수 현황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통계를 비교해 보자. 고용공단의 2013년 4분기 취업자 수는 6,249명으로 전체 등록장애인 수 250만 명 대비 0.2% 수준이다.
연도별 장애인 구인/구직자 수 비율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홀수년과 짝수년간 구인 수 낙폭이 큰 반면, 구직자 수는 느린 감소 폭을 보이고 있다. 전체 취업자 수가 2014년 4/4분기까지 꾸준한 상승 형태를 보이는 것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이런 추이에서 문화예술 분야의 취업자 수는 과연 증가했을까?
※ 직종별 구직자 수는 구직자의 희망 직종 기준임. ※ 한국고용직업분류(직업특수목적분류 지정-통계청 2012.3.28)에 따른 기준임.
※ 취업률 = 취업자 수/구직자 수*100 ※ 한국고용직업분류(직업특수목적분류 지정-통계청 2012.3.28)에 따른 기준임.
먼저 직종별 구인·구직자 수 추이를 살펴보면, 문화예술 분야에서 2013년도 4/4분기 구직자 수보다 구인 수가 더 많았음을 알 수 있다. 2012년 대비 2013년 구인 수 증가가 문화 분야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이다. <표 2>에 따르면, 구직자 수 대비 구인 수 비율이 118%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2014년도 동기간에 구인 수는 156명, 구직자 수는 237명으로 역전되면서 65%로 거의 절반에 이르는 감소를 보인다. 취업자 수가 64명에 42명으로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취업률이 0.2% 증가한 것은 구인 수의 현격한 감소가 그 원인으로 추정된다. 이는 무엇을 의미할까?
바로 관련 직종을 모집하는 단체들의 경제 사정이 확실히 열악해졌다는 것과 유형별 일자리 창출이나 취업 교육의 구체적 방안 마련이 절실하다는 것을 예측할 수 있다. 이는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2014년에 발표한 장애 예술인 설문 조사 결과 중, 응답 장애인 64.7%가 “예술 활동에 있어 경제적 능력 한계를 느낀다”라고 대답한 자료를 통해 이러한 분석이 충분히 가능함을 보여준다. 산업별 구인 및 취업자 수 현황이 2013년 4/4분기에 비해 61.8% 증가했다는 결과가 있지만, 산업의 구분에 있어 예술이 ‘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에 포함돼 있다는 측면은 예술 분야 그 자체의 취업자 수가 증가하지 못했음을 위의 설문을 통해 유추할 수 있다.
그렇다면 예술 유형과 장애 유형별 단체 현황은 어떨까? 한국장애인문화진흥회에서 2011년에 발간한 「한국장애예술인총람」을 살펴보자.
장애 유형과 예술 유형을 살펴보면 크게 두 가지 단서를 찾을 수 있다. 첫째, 장애로 인해 겪는 불편함을 ‘정면 돌파’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수화와 합창을 통해 청각 장애를 극복하려는 움직임이나 지적 장애일수록 팀워크를 요구하는 오케스트라나 합창 분야 단체가 많다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두 번째는 중복, 유형 구분이 없거나 장애·비장애 혼합 유형의 단체가 21개 단체로 절반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장애 예술 혹은 단체로 규정됨을 스스로 극복하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명이다.
살펴본 취업 현황과 유형별 단체 현황을 통해서 장애 예술의 ‘예술경영’ 도입은 시급한 것으로 분석된다. 단체 수 증가와, 단체가 지향하는 예술 성격 그리고 개인/단체들의 괄목할 만한 성과는 기존의 예술이 성취하지 못했거나 시도하지 않았던 긍정적 움직임들을 보여주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서울문화재단,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등 국공립단체의 예술 지원도 꾸준하다. 하지만 수혜를 필요로 하는 아티스트와 단체들의 숫자에 비해 지원 프로그램은 아직 부족하다. 국민들의 관심 수준도 저조하다. 이는 단순히 지원 문제에만 국한 될 수 없는 현실을 보여준다. 예술 성과에 비례하는 아티스트들의 직업 보장, 인력 수급 및 단체 운영 안정화 컨설팅이 지금 수준에서 절실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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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전병태(2014), 「장애인 예술 장르별 지원 방안 연구」, 한국문화관광연구원 pp.59~60 |
이 절실함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장애예술인들을 대상으로 수행한 설문 조사2)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장애인 문화예술정책의 만족도’와 ‘정책 결정에 있어 장애인 문화예술계의 의사 반영에 대한 만족도’는 채 10%를 겨우 넘나드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심각한 것은, 불만족에 대한 대답이 절반을 차지하지만, 동시에 ‘그저 그렇다’는 대답도 절반에 달한다는 것이다. 예술의 ‘자생력’ 강화를 핵심으로 삼는 예술경영 개념 도입을 서둘러야 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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