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로보는예술시장]「2008 뮤지컬 실태조사」③ 국내 뮤지컬 관람객 현황 및 관람실태

연극관객과 뮤지컬관객, 같을까? 다를까?

안성아 _ 추계예술대학교 문화예술경영대학원 교수

「2008 뮤지컬 실태조사」(문화체육관광부 · (재)예술경영지원센터 발행)가 발간되었다. 이번 조사에서는 제작, 유통, 관람객, 교육 등 뮤지컬과 관련된 다양한 영역의 현황 및 실태 등이 포함되어 있다.(조사연도 2007년 기준)[통계로보는예술시장] 에서는 다음과 같이 3회에 걸쳐 그 결과를 게재할 예정이다./편집자 주  」③ 국내 뮤지컬 관람객 현황 및 관람실태

연극 관객과 뮤지컬 관객은 같은 사람일까?『2008년 연극, 뮤지컬 관람객 조사-마케팅 관점에서』보고서에 따르면 두 부류의 관객들은 상이한 특성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는 연극관객 1000명과 뮤지컬관객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하였다. 연극 및 뮤지컬 관람정도에 따라 다음의 4집단으로 세분화하여 각 집단의 특성을 비교하였다.

ㆍ연극을 주로 보는 "연극 선호형"
ㆍ뮤지컬을 주로 보는 "뮤지컬 선호형"
ㆍ연극 및 뮤지컬을 둘 다 많이 보는 "공연 마니아형"
ㆍ두 공연을 둘 다 소량 관람하는 "여가소비형"

 

<그림1> 공연관객 세분화
<그림1> 공연관객 세분화


이성적 연극관객 vs. 감성적 뮤지컬관객

먼저 연극관객과 뮤지컬관객의 뚜렷한 차이는 관람동기에서 드러났다. 연극 선호형 관객은 공연을 통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싶은 이성동기가 강한 반면, 뮤지컬 선호형 관객은 감동과 흥분을 느끼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감성동기가 높았다. 이러한 결과는 관객들이 왜 연극과 뮤지컬을 보는가를 알려줌과 동시에 이들이 다른 공연을 왜 적게 보는가도 유추하게 해 준다. 연극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감성에 호소하는 뮤지컬을 가볍고 대중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반면, 뮤지컬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내레이션이 강한 연극을 지루하다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공연을 많이 보는 마니아형과 연간 1-2편 보는 소량관객(여가소비형) 간에도 관람동기의 차이가 있었다. 공연 마니아 관객은 감성동기가 가장 높고, 이성동기도 (연극 선호형 다음으로) 높아 감성동기와 이성동기 점수가 모두 높았다. 반면, 여가소비형은 모든 동기가 낮았고, 그나마 남에게 인정받기 위해 본다는 상징동기가 높았다. 이 결과는 마니아형은 공연을 선택할 때 공연의 질을 중요시하지만, 여가소비형은 편의성이나 공연장 위치가 더 중요하다는 조사결과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보고서 참조).

<그림2> 공연관람 동기 비교
<그림2> 공연관람 동기 비교

* 감성동기는 기분전환, 감동, 흥분, 즐김, 스트레스 해소와 관련된 동기를 의미하며, 이성동기는 생각하고, 지식 습득 및 교육을 위한 이유를 말함. 또한 상징동기는 외부의 인정이나 고급스러워 보이고자 하는 동기를 말하며, 관계동기는 사교 및 가격 등의 관람이유를 의미함
** 위 수치는 요인분석(factor analysis)으로 도출한 상대적인 수치이므로 크기를 비교하는 것 외에 절대적 의미는 없음



의미를 찾는 연극관객 vs. 재미를 쫓는 뮤지컬관객

연극관객과 뮤지컬관객은 선호하는 공연 내용에 있어서도 차이를 보였다. 뮤지컬 선호형은 액션, 코미디, 멜로와 같이 재미있고 대중적인 내용에 대한 선호가 높았고, 연극 선호형과 공연 마니아형은 사회극이나 역사극 등 의미를 중시하는 내용을 선호하였다.

특히, 공연 마니아형과 여가소비형은 선호가 확연히 엇갈렸는데, 마니아형은 의미를 추구하는 내용(사회극, 역사극, 드라마)을 매우 선호한 반면, 여가소비형은 이에 대해 가장 낮은 선호도를 보였다. 여가소비형이 재미나 자극을 주는 내용에 대한 선호점수가 높은 것도 마니아형과는 반대되는 결과이다.

보고서에 의하면 공연관람객들은 다른 유형의 공연을 볼 때도 자신의 성향을 이어간다고 한다. 예를 들면 연극 선호형 관객은 뮤지컬을 관람할 때도 의미추구 내용(사회극, 역사극, 드라마)을 선호하고, 뮤지컬 선호형은 연극을 볼 때도 재미추구 내용(액션, 멜로, 코미디)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공연의 유형이나 포맷이 바뀌어도 자신이 선호하는 성향에 따라 작품을 선택한다는 이러한 결과는 연극 중에서도 감성적 측면이 강하고 재미를 추구하는 내용은 뮤지컬 관객에게 어필할 수 있고, 뮤지컬 중에서 진지하고 의미를 주는 내용이라면 연극관객을 타겟으로 삼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림3> 공연 선호내용 비교
<그림3> 공연 선호내용 비교

* 재미추구에는 액션, 멜로, 코미디 내용이, 의미추구에는 사회극, 역사극, 드라마가, 자극추구에는 공포, 스릴러, 애로 내용이 포함됨.
** 위 수치는 요인분석(factor analysis)으로 도출한 상대적인 수치이므로 크기를 비교하는 것 외에 절대적 의미는 없음



관람객을 나눠 보는 재미

놀이동산은 아이들과 부모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지만, 전체 관람객의 평균 연령을 구하면 20~30대쯤 될 것이다. 만약 경영자가 평균연령 정보에만 의지하여 20대 위주의 마케팅을 펼친다면 누구를 만족시킬 수 있겠는가?

공연계에 관람객이 증가하면서 그만큼 이질적인 구성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의 요구를 하나로 보지 않고, 세분화하여 귀를 기울이는 관객지향적 마인드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러한 조사가 연극, 뮤지컬 뿐 아니라 다른 공연예술분야에까지 확대되어 관객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바란다.


[관련자료]
2008 연극/뮤지컬 관람객조사 보고서

 


안성아  

필자소개
안성아는 KAIST에서 경영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추계예술대학교 문화예술경영대학원 및 영상비즈니스 전공 부교수로 문화예술 및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마케팅을 강의하고 있다. 번역서『문화예술기관의 마케팅』을 비롯해 '한국영화에서 스타의 신호역할과 재무적 가치'(2007), '음반 판매 영향요인에 관한 연구'(2005) 등 다수의 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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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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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금연
  • 2009-04-18 오전 11:50:53
잘 봤습니다.[Del]
  • 박지호
  • 2009-05-23 오전 2:49:27
흥미있는 기사였습니다. 이런 세분화된 정보들이 고객을 부르는 마케팅으로 이어져 많은 사람들이 문화생활을 즐겼으면 좋겠네요^^[D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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