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쩍 증가한 국내 문화예술 관련 예산에 대한 관심은 고갈되는 문화예술진흥기금의 대체 재원 문제와 정부의 ‘문화재정 2%’ 발표와 관련되어 있다. 또한 2008년 이후 연평균 8.6%를 보이는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예산의 증가, 지역문화재단 설립의 가속화, 기업의 문화예술 후원방식의 다양화 등 공공과 민간 차원에서 예술지원의 확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예술지원의 재원과 지원 주체가 확대되면서 재원 사용의 효율성 및 지원주체별 역할에 대한 이슈가 제기되고 있으나, 이를 판단할 수 있는 전체 예술지원 현황에 대한 자료는 미흡한 상황이다. 정책 공급자와 수혜자 간 발전적인 논의를 진행하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문화융성’을 국정기조로 내세운 정부 차원에서도 새로운 예술 정책을 개발하고 과거의 정책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지원현황 전반을 파악할 수 있는 신뢰성 있는 통계가 요구된다.
본 조사는 이러한 문제인식을 바탕으로 공공과 민간의 다양한 지원주체들로부터 데이터를 취합하여, 국내 예술지원의 총 규모와 지원구조의 흐름, 사업유형별과 지원주체별로 지원특성 등을 분석하였다. 추가로 2014년에 실행한 조사설계를 보완하고, 예술지원기관 및 조사기관과 연계하여 조사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했다.
2014년 공공부문 예술지원 총규모
총 예술지원규모 2조 1,348억 원, 전년 대비 5.1% 증가
공공부문의 총 지원규모는 2조 1,384억 원으로, 전년 대비 5.1% 증가했다. 재원 구조를 보면 재원출처 차원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41.8%(8,942억 원), 기초자치단체가 29.8%(6,378억 원), 광역자치단체가 22.6%(4,830억 원)로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비중이 크게 나타났다.
사업실행비 차원에서는 문체부가 전년 대비 2.0%(105억 원) 감소한 반면, 문체부 소관 예술지원기관은 57.4%(1,106억 원), 광역문화재단은 30.6%(486억 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문체부 일반회계사업(전문무용수센터지원, 문화예술기관연수단원지원, 예술경영지원센터지원 등)이 문예기금사업으로 이관된 것과 지역문화예술활동지원 등 위탁사업 및 이전금을 반영하는 결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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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 총 지원규모 |
▲ 2013-2014년 지원주체별 사업실행비 |
‘공공시설 및 공공단체 운영’의 집중과 ‘교육 및 향유 지원’의 편중
지원주체별로 문체부의 예술지원 예산은 ‘타기관으로의 이전금’이 42.9%(1,442억 원)로 가장 많았다. 문체부가 직접 실행한 사업 중에서는 ‘공공시설 및 공공단체 운영’이 68.1%(3,478억 원), 문체부 소관 예술지원기관은 ‘교육 및 향유 지원’의 비중이 54.1%(1,659억 원),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는 ‘공공시설 및 공공단체 운영’이 각각 57.0%(3,147억 원)와 72.5%(5,339억 원)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광역자치단체의 경우 전체 예산 대비 예술지원 금액의 비율은 평균 0.59%를 차지했다.
‘창작 지원’의 다변화와 ‘하드웨어 건립’의 감소
사업유형별로 ‘창작 지원’은 광역자치단체와 문체부 소관 예술지원기관이 각각 35.4%(757억 원)와 35.2%(753억 원)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유통/매개 지원’, ‘교육 및 향유 지원’, ‘예술가 복지 지원’은 문체부 소관 지원기관 비중이 34.6%(201억 원), 53.5%(1,659억 원), 97.6%(311억 원)로 가장 높았다. ‘하드웨어 건립’은 문체부가 45.7%(1,307억 원), 지방자치단체가 52.5%(1,500억 원)로 절반의 비중을 차지했다.
‘공공시설 및 공공단체 운영’은 기초자치단체 비중이 44.1%(5,339억 원)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2014년에 처음 조사된 ‘예술형 지역재생’ 또한 기초자치단체의 비중이 35.4%(87억 원)로 가장 높았다. 사업유형별 지원금을 전년도와 비교하면 ‘유통/매개 지원’과 ‘하드웨어 건립’은 감소하고 나머지 사업유형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민간부문 예술지원 총규모
총 지원규모는 1,569억 원으로, 기업과 기업재단의 경우 전년 대비 6.2% 증가
민간부문의 총 지원규모는 1,569억 원으로 나타났다. 기업 및 기업재단에 의한 지원금이 91.6%(1,436억 원)로 민간부문 전체 규모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개인 및 기타재단(개인이 설립한 재단)에 의한 지원은 기타재단의 지원금 43억 원과 개인의 일반기부 90억 원을 합산한 8.4%(133억 원)로 집계됐다.
‘문화예술시설 운영’과 ‘인프라 운영’에 집중된 기업 및 기업재단의 지원
기업 및 기업재단의 지원규모는 총 1,436억 원으로 2013년 지원규모인 1,352억 원보다 6.2% 증가했다. 기업은 전체 지원액의 51.3%(736억 원), 기업재단은 48.7%(699억 원)의 비중을 차지했는데, 기업은 전년 대비 1.7% 감소한 반면 기업재단은 16.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상위권 기업 및 기업재단의 지원금 비중이 매우 높게 나타났는데, 지원금 기준 Top20 기업이 기업 지원총액의 91.0%를 점유하고 Top5 기업재단이 기업재단 지원총액의 86.0%를 점유하는 결과를 보였다. 사업유형 차원에서는 기업과 기업재단 모두 ‘문화예술 시설 운영’이 가장 높았는데, 각각 33.5%와 64.5%를 차지했다.
기업재단의 1/16 규모인 기타재단은 ‘창작지원’에 집중
기타재단의 지원규모는 총 43억 원으로, 기업재단 지원규모의 1/16 수준으로 집계됐다. 총 지원 건수는 113건, 재단당 평균 지원 건수는 약 4건이며, 건당 평균 지원 금액은 약 4천만 원으로 나타났다.
사업유형별 차원에서는 ‘창작 지원’, ‘유통/매개 지원’, ‘교육 및 향유 지원’ 순이며, ‘창작 지원’이 지원금(46.1%)과 지원건수(42.5%) 비중에서 모두 가장 높게 나타났다. 지원사업의 장르 차원에서는 ‘문화예술교육’의 지원금이 25.9%로 가장 높았으며, 지원 건수는 ‘미술/전시/사진’이 40.7%로 높게 나타났다. 지원방식은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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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타재단의 지원규모 및 기업재단과의 비교 |
▲ 기타재단 지원사업 유형 |
소액다건으로 지원하는 개인의 참여확대를 위한 채널 다양화 중
개인의 예술지원 규모는 문화예술분야 크라우드 펀딩 후원금, 예술나무운동 개인 정기 후원금, 전문예술법인・단체 개인기부금의 총액을 구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크라우드 펀딩 후원금 규모는 9억8천만 원이며, 성공 프로젝트 건당 평균 후원금은 3백만 원으로 집계되었다. 예술나무운동 개인 정기 후원금 규모는 2억8천만 원이며, 후원유형 중 ‘순수예술 창작 지원’이 후원금액(전체의 78.7%), 후원건수(전체의 67.2%), 후원자수(전체의 72.5%)의 모든 부분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예술법인・단체 개인기부금의 규모는 77억3천만 원이며, 전년 대비 32.6% 감소했다. 전문예술법인・단체 중 전문예술법인에 대한 개인기부금은 전년 대비 44.2% 감소했으나, 전문예술단체에 대한 개인기부금은 전년 대비 60.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은 시스템의 정비를, 민간은 참여자의 확대를
공공부문의 총 지원규모는 2조 1,384억 원이다. 이는 2012년 1조 8,355억 원에서 10.9% 증가한 2013년 2조 348억 원보다 절반가량인 5.1%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원금 총액은 안정적 증가를 보이는 반면 재원구조에서는 지원사업 실행기관들의 예산이 확대되었는데, 이는 양적인 측면에서 예술지원기관의 ‘실질적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메시지로 해석된다.
민간부문의 총 지원규모는 1,569억 원으로, 기업과 기업재단의 경우 전년 대비 6.2%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재단 수의 증가와 더불어 기업 및 재단별 평균액도 전반적으로 소폭 증가했고, 특히 기업재단의 조건부 기부액이 전년 대비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기업 및 기업재단 외 민간부문의 예술지원이 아직 미미한 수준인 것은 민간지원의 숙제로 남는다. 예술나무운동의 경우 기부액은 소액이나 후원자 수가 1,494명으로 가장 큰 규모를 보이는데, 이처럼 좀 더 많은 기업이나 단체, 개인이 참여할 수 있는 채널 개발이 필요할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최근 국외의 다양한 사례들처럼 사회적 이슈에 예술이 참여하는 과정에 대해 민간과 공공, 예술단체가 함께 참여하는 방식도 좋은 시도로 보인다.
본 조사를 진행하면서 예술지원 사업의 범주화가 통일되지 않은 관계로 지원주체별 사업의 유형 구분에 어려움을 겪었다. 또한 예술지원 예산은 증가하고 있으나, 현장의 체감온도는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지원대상에 대한 구분과 정보전달 체계에 대한 개선도 생각하게 되었다. 지원사업의 범주를 통일하고 더욱 세부화하는 방향으로 세출예산 계정을 정비한다면 예술지원의 효율적 재원관리가 가능해질 것이다. 더욱 적극적인 공공과 민간부문의 예술지원 방향 설정, 이해관계자 간 역할 논의, 지속적인 데이터 축적도 중장기 재정운용을 위해 반드시 검토해야 할 부분이다.
※ 참고링크
2014 공공·민간 예술지원 실태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