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로보는예술시장] 2008 광주-부산비엔날레 만족도 조사
최창희 _ 예술경영지원센터 지원컨설팅팀
2008년도 가을, 미술계는 무척이나 분주했다. 이곳저곳에서 대규모 미술행사가 개최되었기 때문인데, 특히 광주비엔날레와 부산비엔날레가 2008년도 9월 5일과 9월 6일에 개막하여 미술의 대향연을 열었었다. 이젠 비엔날레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광주비엔날레와 부산비엔날레를 찾았다. 많은 관람객이 비엔날레에 방문하는 만큼-혹은 많은 관람객을 유치하려는 만큼- 비엔날레는 어려운 난제에 봉착한다. 관람객을 위한 대중적 전시와 전문가를 위한 실험적 전시! 이 둘은 화해할 수 없는 것인가.
설계 : 관람객 vs 전문가 조사
'2008광주비엔날레'와 '2008부산비엔날레' 만족도 조사는 일반관람객과 전문가를 구분하여 조사한 후 그 둘의 응답 결과를 비교, 분석한 것이다. 구체적인 문항은 기본 관람관련 정보와 참여한 행사(전시행사 및 부대행사), 참여행사 만족도, 홍보성과, 서비스 만족도, 전시행사 만족도, 비엔날레 개최 성과 등으로 세분화하였다. 조사방법으로는 일반관람객은 주 행사 장소에서 전시관람객을 무작위로 추출(random sampling)하여 면접 조사를 실시했으며, 큐레이터 및 미술관 관계자, 갤러리스트 및 화랑 관계자, 미술이론가 및 평론가, 작가, 문화예술기자 등으로 전문가 모집단을 별도로 구성하고 이중 비엔날레를 관람한 전문가를 대상으로 이메일, 전화, 면접조사를 시행하였다. 그 결과 일반관람객과 전문가가 상이한 응답을 보여준 내용들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이전 행사 대비 2008년도 행사 만족도 : 관람객과 전문가의 상반된 만족도
'2008광주비엔날레' 만족도 조사에서 일반관람객의 전시행사에 대한 전반적 만족도는 전문가에 비해 다소 낮았으며, 그 이유로는 작품이 난해하고 설명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와 일관되게 이전 행사와의 비교 평가에 있어 일반관람객은 2008년도 행사보다 이전 행사에 대한 만족도가 더 높았으며, 전문가는 이전 행사보다 2008년도 행사 만족도가 높았다.
[그림 1] 이전행사 대비 ';2008광주비엔날레'; 만족도 : 관람객 vs 전문가
'2008부산비엔날레' 역시 이와 두 대상간 상이한 만족도라는 측면에서 유사하나, 그 구체 내용은 사뭇 상반되어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부산비엔날레의 경우 2008년도 전시행사에 대한 전반적 만족도는 전문가보다 일반관람객의 만족도가 더욱 높았다. 이와 일관되게 2008년 이전행사와 비교, 평가할 때 관람객은 작품이 다양하고 볼거리가 많아 2008년 행사가 더 우수하다고 평가한 반면, 전문가는 미흡한 주제의식과 평이한 내용의 전시로 2008년 행사보다 이전 행사에 대한 만족도가 더 높았다.
[그림 2] 이전행사 대비 ';2008부산비엔날레'; 만족도 : 관람객 vs 전문가
이를 통해서 '2008광주비엔날레'는 전문가가 보다 선호한 전시 및 행사를 개최하였으며, '2008부산비엔날레'는 일반관람객이 보다 만족하는 전시 및 행사를 기획하였음을 알 수 있다. 관람객은 쉽고 대중적인 전시를 선호하고, 전문가는 기획력과 우수한 작품의 전시를 선호하기 때문에, 이에 따라 비엔날레 행사 만족도의 결과도 양분되었음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대중적이면서 전문적인 비엔날레 개최만이 관람객과 전문가의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것일까? 그리고 대중적이면서 전문적인, 즉 이해하기 쉬우면서 기획력이 우수한 전시는 과연 가능할 것일까라는 질문을 다시 던져본다.
성과 만족도 : 관람객과 전문가의 비엔날레 성과 평가의 공통점과 차이점
비엔날레 개최의 성과로서 새로운 화두 제시 외에 예술적인 기여도와 사회적 기여도 등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광주비엔날레의 경우 관람객과 전문가 모두 새로운 화두제시와 국제 미술행사로서 경쟁력 확보에 다소 미흡하다고 평가하였다. 반면에 일반관람객은 개최지역의 문화적 이미지 제고와 지역경제 활성화 등 비엔날레 개최를 통한 사회적 차원의 기여도에 높은 만족도를 보인 반면, 전문가는 세계 현대미술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 것으로 평가하였다.
[그림 3] ';2008광주비엔날레'; 성과 만족도
부산비엔날레도 이와 유사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는데, 일반관람객과 전문가 모두 국제미술행사로서 경쟁력 확보가 미흡한 것으로 평가했으며, 관람객은 미술교육의 장으로서 높은 성과가 있다고 평가하였으며, 전문가는 세계현대미술의 흐름 이해와 개최지역 문화이미지 제고에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하였다.
[그림 4] ';2008부산비엔날레'; 성과 만족도
행사의 성과 만족도 분석에 있어서도 광주비엔날레는 전문가의 만족도가 전반적으로 높은 반면에, 부산비엔날레에서는 일반관람객의 만족도가 보다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관람객과 전문가 모두 광주비엔날레와 부산비엔날레의 성과 중 국제적 미술행사로서 경쟁력 확보가 미흡하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지적하였다. 반면 공통되는 성과로는 비엔날레 개최를 통해 세계 현대미술의 흐름을 제시하고, 개최지역의 문화 인프라 구축에 기여하였다고 평가하였다.
일반관람객과 전문가의 견해차! 화해의 방법?
사실 관람객이 선호하는 전시를 단순히 이해하기 쉬운 대중적 전시라고 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관람객의 경우, 작품 설명이 부족하거나 어렵다는 것을 전시에 대한 불만족 이유로 들고 있는데, 이는 전시의 내용보다는 그것을 표현하는 형식에 대한 평가이기 때문이다. 또한 관람객의 ';작품이 어렵고 난해하다';, ';매회 행사 내용과 규모가 비슷하다'; 등의 평가는 전시개념이 명확하지 않아 작품과의 연관성이 부족하고, 현대미술의 새로운 이슈를 제시하지 못하였다는 전문가의 평가와 같은 맥락에 있다.
즉 전시에 대한 만족도, 이전 행사와의 비교를 통해 나타난 일반관람객과 전문가의 의견 차이는 그 실질적인 내용에 대한 차이라기보다 관람객의 경우 표현형식에 대한 평가이고, 전문가의 경우 기획력에 대한 평가로 평가방향에 있어서의 차이로 해석이 가능하다. 따라서 관람객이 선호하는, 혹은 전문가 가 선호하는 비엔날레 기획에 대한 고려보다 새로운 개념, 새로운 예술형식의 비엔날레를 기획하였을 때 관람객과 전문가가 서로 상반되지 않는 좋은 평가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것이 바로 두 비엔날레가 공통으로 놓쳤던 '국제적 비엔날레로서 경쟁력 확보'라는 성과를 이루고 이를 통한 부가적인 성과를 획득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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