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문화예술 사회적경제 실태조사 분석
장대철_KAIST 경영대학 교수
최근 일과 삶의 균형 중시,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따른 여가 시간 확대, 저출산·고령화, 사회경제적 양극화 심화 등에 따라 문화예술의 사회적 가치 확산과 역할이 증대되고 있으며, 문화예술 활동에 대한 국민의 참여 욕구와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 변화에 따라 문화예술의 창의성·감수성, 공감·소통 능력을 바탕으로 복지, 교육, 환경, 생활 분야 전반에 걸쳐 문화예술이 타 분야와 융·복합 되면서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혁신적 사업 모델을 창출하는 등의 사회적경제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에 발맞추어 문화체육관광부는 ‘2019 문화체육관광형 예비사회적기업 지정 제도’를 도입하여 문화예술 분야에서의 사회적경제 조직을 발굴·육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처럼 문화예술 분야의 사회적경제 영역이 빠르게 확장되고 있지만 문화예술 분야에 특화된 실태조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사회적경제에 대한 기본적인 실태조사는 정기적으로 수행되고 있었지만 이러한 실태조사들은 대부분 문화예술 분야를 하나의 영역으로 취급하여 구체적인 정보를 얻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 실태조사에서는 문화예술 분야를 세분화하여 조사를 수행하였으며, 사회적경제 조직 중 문화예술과 연관성이 높은 단체들(인증사회적기업, 예비사회적기업(지역형, 부처형), (사회적)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소셜벤처 등)을 대상으로 하였다. 총 1,350개의 모집단 중에서 주요 현황에 응답한 조직은 745개였다. 조사 내용은 일반 현황, 문화예술 사회적경제 조직 유형별 현황, 고용 현황, 재무 현황, 인식 및 만족도, 지원사업 참여 현황, 제품·서비스 경쟁력, 자가 진단(경제적 관점의 성과 정도, 사회적 관점의 성과 정도) 등의 항목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 실태조사의 주요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실태조사 결과에 의하면,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사회복지, 환경 등 보편적인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유형의 조직(58.1%)이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으며, 문화예술 분야의 고용문제나 공정거래 등 분야 내 구조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조직은 41.9%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문화예술 분야 사회적경제조직들이 문화예술 분야의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여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주요사업에 해당하는 문화예술 분야는 1)예술기획·제작(57.2%), 2)문화예술교육(50.7%), 3)축제·행사·기획 및 대행(42.4%) 4)예술창작(38.8%)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현재 사업 범위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향후 확대하고 싶은 문화예술 분야로는 1)예술컨설팅(20.5%), 2)지역자원 활용·도시재생(19.1%), 3)축제·행사·기획 및 대행(16.9%), 4)문화예술교육(16.5%) 등의 순으로 나타나, 조사 대상 조직들이 현재와는 매우 다른 형태의 사업을 새롭게 추진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사회적경제 조직 전환 이전에 일반문화예술단체 활동 경험률은 46.6%로 나타나고 있으며 1)차별화된 가치실현(66.0%), 2)기업화를 통한 지속 운영(51.0%), 3)재정 지원사업 참여 (46.1%) (1~2순위 중복응답 기준) 등의 이유로 인해 일반문화예술단체를 사회적경제 조직으로 전환하였다고 응답하였다. 일반문화예술단체에서 사회적경제 조직으로 전환 이후 전반적인 만족도는 긍정 73.8%, 중도 22.2%, 부정 4.0%으로 확인되었으며, 7점 만점 기준 평균 5.2점으로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사회적경제 조직 전환 후 긍정 영향 요인은 ‘대외적 신뢰도 인지도 상승’이 53.0%로 가장 높고, 그 뒤를 이어 ‘사업경쟁력 증진’(43.2%), ‘수익성 증대’(37.8%), ‘경영운영비용 절감’(28.0%) 등으로 응답하였다. 예비사회적기업의 향후 인증사회적기업 신청 의향률은 81.3%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문화예술 분야 사회적경제 조직의 전체 인력 구성은 정규직이 평균 4.6명(63.9%), 비정규직이 2.6명(36.1%)으로 총 7.2명으로 나타났으며, 문화예술 분야 사회적경제 조직의 업무별 인력 구성은 사무인력 2.4명(33.3%), 창작인력 1.8명(25.0%), 기획인력 1.6명(22.2%), 기술인력 1.4명(19.4%) 등으로 응답하였다. 문화예술 분야 사회적경제 조직의 취약계층 고용률은 43.4%로 나타나고 있으며, 종사자 수가 많을수록 (또는 매출액이 클수록) 취약계층 고용률이 높았다.
2017년도 기준 연간 총 매출액은 평균 24,727만 원인 반면, 2018년 총 매출액은 평균 27,017만 원으로 2,290만 원(9.3%) 증가했으며 중위 매출은 2017년도 10,000만 원, 2018년도 10,799만 원으로 집계되어 799만 원(8.0%) 증가하였다. 그리고 전체 고용 인력과 매출액을 통해 1인당 평균 매출액을 산정한 결과, 문화예술 사회적경제 조직의 1인당 연간 평균 매출액은 4,005만 원으로 집계되었다.
일반 예술기업·단체와 문화예술 분야 사회적경제 조직 간의 차이에 공감하는 비율은 72.1%로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차이의 요인은 ‘예술과 사회적경제 가치 동시 추구’(48.0%), ‘재무적 이익 중시’(20.9%), ‘인적·물적·사회적 인프라 활용’(14.9%) 등으로 응답하였다. 문화예술 분야 사회적경제 조직 운영 성과·결과로서 만족하는 부분은 ‘예술의 사회적 가치 실현’(58.5%), ‘자생력 향상’(26.6%), ‘대외적 신뢰도 제고’(25.4%), ‘대외적 인지도 제고’(23.8%), ‘외부 자금조달 용이’(18.8%), ‘사업의 경쟁력 강화’(11.0%), ‘경영관리 노하우 습득’(9.3%), ‘조직문화 개선’(8.6%), ‘협력, 협력사 증대’(8.3%), ‘공공조달, 공공구매를 통한 판로 확장’(7.2%) 등의 순이었다. (1~2순위 중복응답 기준) 한편, 향후 문화예술 분야 사회적경제 조직이 확대되어야 한다는 의견에 93.2%가 공감하고 있었다.
지원사업 중에서 경제적 지원(인건비, 사업개발비 등)을 받는 비율도 높고, 이에 대한 도움 정도 또한 긍정 평가가 높은 반면, 비경제적 지원(교육 지원, 컨설팅 지원)은 상대적으로 도움 정도를 낮게 평가하였다. 하지만 향후에도 이러한 경제적 지원 분야에 대한 필요성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이며 특히, 비경제적 지원(교육지원, 컨설팅 지원)에 대한 필요성 인식은 높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설문을 통한 실태조사에서 문화예술 사회적경제 현황에 대한 큰 그림을 확인하였고, 이와 함께 수행된 국내외 사례 조사 및 분석을 통해서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얻을 수 있었다.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창업지원 분야는 사회적경제 생태계에 있는 창업 육성 기관과 협업하여 진행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고 판단된다. 하지만 재정적 지원 이외의 교육, 컨설팅, 셰어드 서비스(Shared Service)에 대해서는 보완되어야 하는 부분이 남아 있다고 여겨진다. 단편적 교육이나 일회적인 컨설팅 방식에 대해서 회의적 의견이 많다는 것은 이러한 방법을 전면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예를 들면, 벨기에의 스마트 협동조합 사례에서, 스마트 협동조합은 프리랜서 비즈니스 생태계의 문제들과 필요요건들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와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하여 매우 높은 성장을 이루었다.
실태조사에 의하면, 동일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여타 다른 방법에 비해서 문화예술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이 우위에 있다고 공감하는 비율이 42.4%에 그치고 있어서 실제 제품 및 서비스의 경쟁력은 인지하고 있는 것보다 낮을 것이라고 추정된다. 솔루션이 사회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도록 검증하는 과정은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는 실험과 연구개발이 필요하지만, 현재의 지원 방식은 실험과 연구개발의 관점보다는 사업의 실행이라는 관점이 더욱 강한 것으로 지원 사업의 기조를 실험과 연구개발에 맞추고 예산 편성과 지원 방식도 이에 맞추어 변경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사업에 실험적인 지원을 하는 것이 중요하며 예술컨설팅과 지역자산화 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시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와 같은 개별 기업에 대한 지원 사업은 문화예술 사회적경제 조직의 성공 사례를 만들어가는 성장 관련 사업과 초기 생존을 위해서 필요한 자원을 제공하는 생존 사업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생존 사업은 교육을 통해서 해결하고 성장 관련 사업에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초기 기업에 대한 생존 사업은 기존 사회적경제 생태계의 많은 지원 제도를 활용하는 것으로 대체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예술경영지원센터는 문화예술 사회적경제 조직을 성장시키고 조직의 규모를 키우기 위한 방법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지원해야 할 것이다.
지역솔루션형 |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모델로 지역의 문화예술 관련 요구를 지역에서 모두 해결하고자 하는 모델 | ||
프랜차이즈형 | 독특한 사업 아이템 또는 서비스(기능)를 전국으로 확장하는 모델 | ||
블루오션형 | 블루오션 전략을 문화예술 분야에 적용하고 있는 모델로, 신시장 개척 및 비용 절감을 동시에 추구하는 모델 | ||
플랫폼형 | 예술 그 자체에 대한 사업 모델이라기보다는 예술 교육 또는 예술의 활용, 융합, 응용에 관련된 사업을 주로 하는 모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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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례 분석 결과에 의하면, 문화예술 사회적경제 조직의 성장 모델을 지역솔루션형, 프랜차이즈형, 블루오션형, 플랫폼형의 4가지로 구분할 수 있었다. 지역솔루션형은 가장 많은 대표적인 성장 모델로 인력 확보 및 팀워크를 갖추는 것이 중요한 경쟁 역량이며, 신뢰를 바탕으로 오랜 기간 함께 한 직원들이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프랜차이즈형은 독특한 사업 아이템의 차별성이 중요한 경쟁역량이고, 경쟁자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인식되어 수익성이 좋은 편에 속하는 특징이 있다. 특히, 초기의 독특성을 기반으로 하여 사업을 확장하며, 사업의 확장과 함께 쌓이는 유무형 자산(기자재, 데이터베이스 등)이 중요한 경쟁역량으로 자리 잡게 되는 경우가 많다. 블루오션형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 노력한다는 점과 함께 더욱 중요한 특징으로 비용절감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면, 예술가들이 예술 관련 업무만 하는 것이 아니라 기획, 행정, 경영관리 등의 다양한 업무를 복합적으로 수행함으로써 추가 인력이 필요 없도록 하여 비용 절감과 함께 새로운 역량 개발이 이루어지는 특징이 있다. 플랫폼형은 다면시장(multi-sided market)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다면의 이해관계자들 모두에 대해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로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는 행태이며 외주보다는 내부팀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특징이 있다. 흑자로 전환하는데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모되므로 투자에 대한 필요성을 많이 느끼고 있다.
기존의 창업 지원사업은 기업을 성장 단계별로 구분하여 수행되었는데 이러한 방식은 같은 단계의 사회적경제 조직들은 비슷한 것을 필요로 한다는 전제하에서는 적합한 방식이다. 하지만 국내 사례 연구를 통해서 성장의 방식이 매우 다를 수 있음을 확인하였고, 따라서 향후 지원 방식도 성장 모델에 따라서 달라져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게 되었다.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서 문화예술 사회적경제가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문화예술 사회적경제의 발전 경로를 새롭게 만들기 위한 기초 데이터를 구축할 수 있었다. 향후 이를 토대로 더욱 발전되고 풍부한 문화예술 사회적경제 생태계가 만들어지기를 희망한다.
장대철은 카이스트에서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카이스트 경영대학 사회적기업가MBA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에너지 및 환경, 사회적경제 및 사회적금융, 문화예술 분야 등의 시장 실패 분야에서 연구 및 자문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경영평가단 평가위원을 역임하였고, 사회적경제 분야에서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사회적경제 전문위원회』 전문위원과 고용노동부 『사회적기업육성전문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예술경영 442호_2020.2.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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