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로보는예술시장] 2009 큐레이터 실태조사연구
김지우 _ [weekly@예술경영] 편집실
미술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전문직이라고 하면 어떤 직업군을 떠올릴까? 많은 이들이 ';학예사'; 또는 ';큐레이터';, 간혹 ';에듀케이터'; 정도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미술관의 업무 영역은 전시뿐 아니라 작품 수집 및 보존, 연구, 교류 등의 다양한 전문분야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외에도 미술관 경영(행정), 교육, 홍보 등의 전문 분야가 있다.
그러나 아직 우리 미술관의 대부분은 분야별로 전문가가 분화되어 있기보다는 큐레이터가 여타 영역의 활동을 다 아우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큐레이터협회에서 진행한「2009 한국 미술관 큐레이터 실태조사연구」 결과가 그렇다. 이 조사는 국립미술관, 공립미술관, 사립미술관, 대학미술관에 종사하고 있는 큐레이터를 대상으로 하고 하였으며, 총 응답자 수는 129명이다.
미술관 전문인력, 큐레이터가 유일
국내 미술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큐레이터들에게 ';미술관 내에서의 공식직함';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 응답자의 36.4%가 ';학예연구사'; 또는 ';학예연구원';이라 대답하였고, 29.5%가 ';큐레이터';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술관은 큐레이터 외에도 소장품 매니저, 등록담당자, 보존 과학자, 교육 담당자, 전시 디자이너, 기록 보관인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 인력들이 있으며, 각자의 전공분야에 충실한 동시에 유기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미술관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 미술관의 구조는 큐레이터가 유일한 전문인력으로서, 미술관의 소장품·자료의 수집·보존관리, 전시, 소장품 관련 조사, 교육 프로그램 및 행정, 홍보 등 모든 업무를 담당하는 제너럴리스트로 기능하도록 요구받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미술관 전문인력';을 총칭하는 ';큐레이터';라는 용어가 미술관 업무의 전문성 강화의 필요성을 보여준다 하겠다.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국내 미술관 큐레이터들이 실제로 담당하고 있는 업무는 국제적으로 표준화된 큐레이터의 역할에 비해 훨씬 방대하다. 참고로 동 보고서 내에서 밝히고 있는 국제적 규준에서 큐레이터의 역할은 다음과 같다.
그러나 국내 미술관에서 큐레이터들들은 소장품에 대한 조사·연구, 관리, 전시 관련 프로그램 개발 및 진행은 물론 교육, 행정, 경영, 인사, 홍보, 서비스 등 미술관의 모든 업무에 관여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전시 분야에 과도하게 집중되고 있다.
또, 미술관 전문직으로서의 ';큐레이터';의 역할 범주에 관해 묻는 질문에 대하여 전체 응답자의 91.5%가 ';전시기획';을 꼽았으며, 조사연구 76,7%, 소장품 관리 및 수복 57.4%, 교육 45% 대답하였다. 이는 국내 미술관들은 큐레이터 역할의 중심을 전시기획에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술관 전문 업무 분야 정리 필요
미술관의 규모, 조직체계, 재정, 근무환경 등이 다양하고, 그 역할과 기능이 계속적으로 변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미술관 전문직 포지션을 하나로 표준화하는 일이란 불가능하다. 그러나 현재 인력의 전문성을 측정하는 기준으로, 전문성을 향상시키는데 필요한 훈련의 방향으로, 또 앞으로 경력을 쌓고자 하는 예비인력들에 대한 가이드라인의 하나로 미술관 전문 업무 분야와 필요한 실무기술을 정리하는 일은 반드시 진행되어야 과제이다. 기존의 큐레이터들이 제너럴리스트로서 담당하였던 업무를 각 분야별로 전문성을 강화하고, 이를 분화할 수 있어야 미술관 전문직으로서의 그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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