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짚어보기] 그림가격은 어떻게 변하고 있나
그림투자와 그림가격지수
최정표 _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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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컬렉터들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작품(작가)의 창의성이 시장에서 평가받는 상품의 한 요소가 되었다. 즉, 작가가 마음껏 발휘한 창의성이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으면 작품가격이 올라가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최근 들어 그림경매가 활성화되면서 많은 작가들의 작품이 공개적으로 거래되고 가격도 공개되고 있다. 말하자면 그림시장이 투명화 되었다. 따라서 구매자들은 감상을 위해서만 그림을 사는 것이 아니라 투자목적으로 그림을 구매하기도 한다. 우선은 내 마음에 드는 그림을 사려고 하지만, 나중에 값이 올라 돈벌이도 된다면 금상첨화이다. 그런 그림은 수요가 많아지고 가격도 올라간다. 이런 추세에 맞추어 그림시장도 활성화되고 있다.
그런데 그림시장은 주식시장이나 상품시장에 비해 경제학적으로 어려운 문제가 하나 있다. 시장에는 가격의 변화추세를 보여주는 가격지수가 있어야 한다. 주식시장에는 주가지수가 있고, 상품시장에는 물가지수가 있다. 그런데 그림시장에는 가격지수가 없다. 그래서 구매자들은 그림가격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그 추세를 파악하기가 어렵다. 그림이란 같은 상품이 반복해서 거래되지 않기 때문이다. 작년에 거래되는 그림과 금년에 거래되는 그림이 다른 상품이기 때문에 가격을 비교할 수가 없다.
주식투자보다는 낮지만 채권투자보다는 높은
부지런한 경제학자들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여 그림가격도 연도별로 작가별로 비교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말하자면 그림가격지수를 개발해 냈다. 미국의 경제학자들은 1875년부터 2000년까지 125년간의 그림가격을 비교하는 자료와 모델을 개발하여 이 기간에 그림격이 9,000배 가까이 증가했다는 것을 밝혀냈다. 그리고 그림투자는 주식투자보다는 수익률이 낮지만 채권투자보다는 수익률이 높았다는 것도 밝혀냈다. 콜렉터들에게는 매우 유용한 정보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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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KAPIX와 KOSPI의 변화 추세 |
우리나라도 경매자료가 축적됨에 따라 KAPIXKorea Art Price Index, 왼쪽 박스 참조라는 그림가격지수가 추정되었다.
이 지수에 의하면 우리나라도 과거 10여 년 동안에 그림가격이 5배 가까이 올랐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투기상품인 부동산에 결코 뒤지지 않는 수익률인 것이다. 소비자 물가지수보다는 훨씬 더 높은 상승률이다. 어떤 작가는 이보다 훨씬 더 높은 수익률을 보이기도 한다.
우리도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예술품시장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선진국이라는 의미 자체가 문화수준의 상승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림 소장가들이 감상을 위해 구매한 그림이 돈벌이까지 된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이를 위해서는 콜렉터들에게 그림시장에 대해 충분한 가격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제도를 구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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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최정표는 뉴욕주립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로 동 대학 상경대 학장과 한국아트밸류(Art Value)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jpchoi@konkuk.ac.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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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101_2010.11.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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