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에게 단체의 재무정보를 제공해 준다. 문화예술계 안팎의 변화로 인해 문화예술과 관련한 이해관계자들은 더욱 다양해지고 있으며, 문화예술영역 전반에서 예술의 공공성과 상업성, 영리와 비영리의 개념을 떠나 재무정보에 대한 수요와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문화예술영역에서 재무정보는 이러한 수요증가와 그 중요성에 비해 실제 재무정보의 작성 및 공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문화시설 운영단체들을 위한 회계처리기준을 제시하고 있는 「문화시설 회계기준 연구」(예술경영지원센터, 2012)를 통해 관련 내용을 살펴보고자 한다.
운영단체와 정보이용자 모두에게 필요
Q. 문화예술단체만의 회계기준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우리나라의 문화예술단체는 그 법적형태에 따라 기업회계기준을 적용하거나 단체 자체의 내부규정에 의하여 재무제표 기업이 회계 연도가 끝나는 때 결산보고를 하기 위하여 작성하는 여러 가지 종류의 회계보고서를 표시하고 회계처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임의단체 또는 영세 개인사업자 형태인 문화예술단체는 재무보고에 대한 필요성 및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으며, 인식하고 있더라도 해당 단체의 내부관리 목적으로 현금흐름과 관련한 사항만을 정리하여 단체의 책임자에게 보고하기 위한 보고서 작성의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단체에서 재무정보를 제대로 작성하고 싶어도 예술단체에서 발생하는 특수한 거래형태를 어떻게 담아야 할지에 대한 기준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 어떠한 기준으로 작성하여야 예술단체의 재무정보를 가장 적절하게 표시할지에 대한 기준이 없는 것이다. 이러한 상태에서 작성된 재무정보는 다른 단체와 통일성을 가질 수 없으며, 재무정보를 받은 이해관계자들도 어떻게 재무정보를 해석하여야 할지 알 수가 없다. 예술단체에 적합한 회계기준을 정한다는 것은 재무정보를 작성하는 예술단체와 정보를 활용하는 이용자 모두에게 필요한 것이다.
Q. 전체 문화예술단체가 아니라 문화시설만을 대상으로 회계기준을 연구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일반적으로 문화예술단체는 관리 정도에 있어서 편차가 매우 크다. 조직이 잘 갖춰져 있고 시스템화 되어 있는 곳도 일부 있지만, 대부분의 예술단체는 조직의 형태를 갖추지 못하고 회계인력이 따로 있지도 않다. 또한 문화예술은 장르에 따라 문학, 미술, 음악, 무용, 연극, 영화 등으로 구분되며, 업종에 따라 창작, 유통, 기획, 제작, 시설운영 등으로 다양하게 구분된다. 이로 인해 문화예술의 다양한 장르 및 업종에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회계기준을 마련하는 것은 쉽지 않다. 따라서 이번 연구에서는 다양한 문화예술단체 중에서 업무의 특성상 표준화가 비교적 용이하며, 회계기준 적용 가능성이 높은 문화시설(공연장, 미술관, 박물관 등)을 운영하는 법인 및 단체를 주된 범위로 설정하였다.
이번 연구는 문화시설 운영단체의 다양한 이해관계자 및 정보이용자에게 적정하고 유용한 회계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써 문화시설 운영단체에 적합한 별도의 회계기준의 방향을 제시하고, 구체적인 회계처리기준을 제시하여 나아가 문화시설 운영단체의 바람직한 회계시스템 구축의 초석을 모색하기 위한 목적으로 실시되었다.
통일성 있는 재무정보, 운영단체의 정보가치 높여
Q. 문화시설에서 회계기준을 적용하고자 할 때 고려할 점은 무엇인가요?
문화시설이라고 할지라도 비영리법인, 영리법인, 개인사업자, 임의단체 등 법적 성격이 다르다. 문화시설 회계기준에서는 모든 법적 유형을 포괄하고 있기 때문에 단체가 어떠한 성격인지를 고려하여 기준을 적용하여야 한다. 영리법인 중에서 회계감사를 받아야 하는 문화시설의 경우에는 이번 문화시설 회계기준보다 기업회계기준을 우선적으로 적용하여야 한다. 또한 비영리법인이나 임의단체의 경우 영리법인과 달리 자본금의 개념이 없고 대신 순자산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Q. 문화시설 회계기준을 적용하여야 하는 강제성은 있나요?
안타깝지만 강제성은 없다. 그렇지만 문화시설 회계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 그동안 문화시설에서 회계처리를 할 때 애매하였던 부분을 통일되게 적용할 수 있도록 정하였기 때문에 문화시설의 재무정보를 더 현실에 맞게 표시할 수 있다. 또한 통일성 있는 재무정보는 정보의 가치를 높이고, 비교가능성을 높이며 취합이 가능하여 정책적으로도 활용이 가능해져 결국 문화시설에 도움이 될 것이다.
Q. 문화시설이 아닌 예술단체가 이번 회계기준을 적용할 수 있는 것인지요?
일반적으로 인정된 회계기준에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라면 예술단체들도 문화시설 회계기준을 이용하는 것이 가능하며, 그렇게 하는 것이 예술단체의 재무정보를 더 잘 나타낼 것이다. 다만, 예술단체만의 특수하고 다양한 상황들을 이번 문화시설 회계기준에서 담아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들이 있다. 문화시설 회계기준을 적용하며 부족한 부분을 계속 보완하여 향후 예술단체 회계기준도 작성할 것이다.
Q. 문화예술 단체들이 신뢰할 수 없는 재무관리로 인하여 손해를 보거나 문제가 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투자자들이 공연예술에 투자를 잘 하지 않는 이유는 공연의 수익성보다 단체의 투명성 때문이다. 공연에 투자한 경험이 있는 기관투자자들을 만나보면 한결같이 토로하는 것이 예술단체 회계의 불투명성이다. 기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나라 사회복지 기관들의 기부가 급증한 중요한 이유는 투명성 확보 때문이라고 할 수 있으며, 반대로 예술에 대한 기부가 잘 되지 않은 이유 역시 투명성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또한 예술에 대한 정책에서도 회계정보가 전혀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많은 예술단체들이 재정적인 어려움을 토로하지만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투명한 회계가 예술을 발전시키지는 않지만, 지원금이나 기부, 투자유치에 분명하게 도움이 될 것이다.
경영자의 회계 인식 필요
Q. 향후 문화시설 회계기준이 어떻게 보급되어 활용될 것인지, 또한 회계기준과 관련된 추가적인 계획은 무엇인가요?
우선 한국박물관협회, 사립미술관협회, 한국문예회관연합회 등의 기관을 통해 각 문화시설에게 기준을 전달할 것이다. 또한 문화시설 회계기준은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2012년부터 문화시설 회계담당자를 대상으로 하여 집중적인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며, 이때 기준을 설명하기 위한 교재들이 만들어진다. 이러한 교재들을 보완하여 2013년에는 문화시설 회계기준에 대한 매뉴얼을 작성할 계획을 갖고 있다. 또한 2013년에는 문화시설 회계기준을 적용한 후 일부 내용을 보완해야 할 것이며, 대상을 확대하여 전체 예술단체가 적용할 수 있는 회계기준도 추가적으로 연구할 계획이다.
Q. 적절한 회계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문화예술 단체들(회계담당자나 재무 담당자)은 어떤 구체적인 노력을 기울어야 하는지요?
가장 중요한 것은 단체가 투명하게 회계처리를 해야 한다는 인식을 단체의 경영자가 가져야 한다. 단체 내에서 그러한 인식을 하지 못한다면 회계기준 자체가 필요 없을 것이다. 회계정보를 작성하는 것은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가져야 하지만 단체에서는 그러한 인력을 대부분 보유하고 있지 못하다. 그렇지만 작성은 못하더라도 최소한 회계정보를 이해하고 활용할 줄은 알아야 한다. 문화시설 회계기준은 기본적으로 복식부기 모든 거래를 계정계좌의 오른쪽, 왼쪽으로 나누어 기입한 다음에 각 계좌마다 집계하여 재산의 이동과 손익을 파악하는 조직적 기장법를 아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복식부기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회계기준을 읽어도 의미를 파악하기 어렵다. 따라서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관련 교육 프로그램에 꾸준히 참석하는 것을 권한다.
관련자료 「문화시설 회계기준」보고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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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김성규는 현재 한미회계법인 대표이사이며, 추계예대 예술경영대학원 겸임교수이다. 다움문화예술기획연구회 이사, 고양문화재단 감사, 예술단체경영연구회 대표 등을 맡고 있으며, 예술경영지원센터 전임컨설턴트로도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문화예술단체 설립과 관리실무』(2002),『예술단체의 재원조성과 투자유치』(2004),『문화예술을 위한 회계와 세무』(2004),『예술경영 조직론』(2008) 등이 있다. ceo@hanmi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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